Reincarnated Heavenly Demon RAW novel - Chapter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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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장은 소리 없이(2)
마정수는 전표가 든 혁낭을 금고에 넣었다.
생각지 못한 일을 해냈다는 기쁨에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지지 않았다.
여인을 불러서 자신이 돈을 빌린 일을 전했다. 내가 했던 것을 마치 자신이 한 일처럼 떠벌린 후 자랑스럽게 덧붙였다.
“놈들이 벌벌 기는 꼴을 직접 봤어야 했는데.”
나는 문밖에서 그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어떻게 저렇게 뻔뻔할 수 있을까? 심지어 내가 밖에서 듣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말이다.
“제대로 전해! 알았지?”
그 말이 들리고 곧이어 여인이 나왔다. 그녀가 나를 힐끗 쳐다보았다.
그녀의 눈빛이 묻는다. 이게 다 네가 한 일이냐고.
아마도 한동안 마정수를 지켜봤을 터이니, 그가 저런 용기를 발휘할 사람이 아님을 알고 있을 것이다.
나는 그렇다, 아니다를 판단할 눈빛을 주지 않았다.
그녀가 곧바로 그곳을 떠나갔다.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문득 그런 의구심이 들었다.
그녀를 정말 마봉기가 보낸 것일까? 마정수가 아무리 후계 싸움에 밀린 인성 더러운 자라지만, 그래도 자신이 모시는 주인의 혈육인데 저런 쌀쌀한 반응을 보일 수 있을까?
물론 어려서부터 살인병기처럼 키워져서 아무런 두려움이나 감정이 없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
만약에 마봉기가 키워낸 것이 아니라면? 그렇기에 저런 행동을 보일 수 있는 것이라면?
하지만 그런 가정에도 의문은 존재한다. 왜 제 삼의 인물이 키운 사람을 마봉기의 혈육들에게 딸려 보낸 것인가? 마봉기는 왜 그걸 허용한 것일까?
“갈무인, 들어오게.”
“네.”
안으로 들어가자 그가 웃으며 말했다.
“갈무인의 활약상을 내가 좀 빌렸네. 괜찮지?”
“물론입니다.”
“하하, 역시 그릇이 크군. 내 그럴 줄 알았지.”
마음에도 없는 칭찬에 나는 기분 좋게 웃어보였다.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뭔가?”
“다른 후계자들에게도 저 여인 같은 이들이 따라간 것입니까?”
그러자 마정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고 알고 있네.”
“여자들입니까?”
“여자도 있고, 남자도 있다고 들었지. 한데 왜 묻나?”
“앞으로 마대협을 도우려면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죽이기 전에 최대한 정보를 빼내려는 것이다.
그것도 모르고 마정수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하면 아버님은 어떻게 맹주가 되신 겁니까? 오랫동안 준비를 하신 겁니까?”
“그야…… 당연하지.”
곧바로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마정수 역시 잘 알지 못한다는 뜻이다.
하긴 스무 명이 넘는 자식을 마구잡이로 싸지른 자인데, 어찌 그들 모두를 챙길 수 있었겠는가?
“그건 왜 묻나?”
“조금 전 마대협께서 무림맹주가 되시는 장면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내가 맹주가 되는? 너무 허황된 이야기가 아닌가?”
“꼭 허황된 이야기는 아니지요. 후계자가 되면 충분히 가능한 일 아닙니까?”
“자네가 나를 돕는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
“기왕 말이 나온 김에 여쭙겠습니다. 마대협께서 생각하시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누굽니까?”
“아무래도 마철군이겠지.”
마철군은 마봉기의 스물두 명의 아들 중 다섯째로 현재 천도문의 임시문주직을 맡고 있는 인물이었다.
예전에 마철군을 본 적이 있었는데, 마봉기의 아들답지 않게 똑똑하고 명석했으며 성격 또한 괜찮았다.
“다음은요?”
“마령인(麻令寅)은 간사하고, 마양화(麻養華)는 요사스럽지. 마궁태(麻穹太)는 무식하게 힘만 센 놈이고, 마성후(麻城厚)는 물정 모르는 어린애라네.”
물론 이 평가는 어디까지나 이 마정수의 평가다. 실제로 어떤지는 만나봐야 알 것이다. 모르긴 해도 이 마정수보다 못한 인물들은 아닐 것이다.
마철군, 마령인, 마양화, 마궁태, 마성후, 마정수. 이들이 바로 후계자 싸움을 하고 있는 여섯 명이었다.
“이들 중 누군가가 내 일을 방해하고 있다네.”
마정수가 이를 바득 갈았다.
“마대협이 후계 싸움에 가장 위협적이니까 그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달콤하기 그지없는 말에 마정수의 표정이 밝아졌다.
내가 진심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앞으로 제가 성심껏 돕겠습니다.”
“갈무인만 믿겠네.”
마정수가 생각지 못한 말을 꺼냈다.
“참, 그리고 우린 제남으로 갈 것이네.”
“제남으로요?”
“그래. 자네에게만 하는 말인데. 근래 곤란한 일을 겪었다네. 산동상회에서 지원하기로 한 돈이 끊어지면서 무관설립계약이 파기되었다네.”
“아,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그래서 이번에 내가 돈을 가지고 직접 가려고 하네. 가서 하루라도 빨리 계약을 해야 하네.”
그쪽에서 계약할 사람을 부르는 방법도 있었다. 하지만 소식을 전하는 시간이 들어가고, 소식을 전했다고 그가 당장 온다는 보장이 없었다. 자신이 파산했다는 소문이 있었으니까. 아마 속임수라 생각하고 핑계를
대고 오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직접 가려고 하네.”
내가 목소리를 낮춰서 말했다.
“하지만 십만 냥이나 되는 거금을 가지고 이동하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계약금으로 필요한 이만 냥만 가져갈 거네. 자네와 아까 그 년까지 데려가면, 호위는 충분할 것이네.”
여인이 싫고 못마땅했지만, 그 보다 더 싫은 일은 돈을 도둑맞는 일이었다.
물론 안전하게 돈을 옮길 방법은 있었다.
이곳 전장에 돈을 넣고 제남지부에 가서 찾으면 된다.
하지만 그러려면 최소 열흘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하루가 급한 상황에서 그럴 수는 없었다.
“그녀가 함께 간다면 안심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녀를 믿는군.”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마대협께서 조심하라고 경고까지 해주셨는데요. 다만 한 손 보다는 두 손이 낫다는 뜻으로 드린 말씀입니다.”
“내일 일찍 출발할 거네. 준비하게.”
“네.”
오늘 밤에 제거해 버릴까 잠시 고민했다.
하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다. 제남까지 함께 가면서 그 여인의 정체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니까.
며칠 더 살아남았다고 좋아하지 마라. 넌 운이 나쁜 거다. 전표가 가짜라는 더 깊은 절망까지 맛봐야 하니까.
* * *
다음날 나는 마차를 몰고 있었다.
내 옆에는 여인이 앉아 있었다. 반드시 함께 가야한다는 마정수의 명령을 거절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한참을 달렸지만 그녀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원래 말이 없는 것을 잘 알았으니 굳이 말을 걸지 않았다.
그녀의 손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여자 손 답지 않게 손이 아주 거칠었다. 손등의 굳은살은 제대로 정권을 단련한 사람의 그것이었다.
역시 권법을 익혔구나.
그것도 아주 고된 수련을 오랫동안 했음을 알 수 있었다.
거기다 상처도 있었다. 왼쪽 손등에서 팔로 길게 이어지는. 옷에 가려졌기에 어디까지 상처가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어쩌면 저 상처 이외에도 몸에 많은 상처가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시선을 느꼈는지 여인이 손을 슬그머니 감췄다.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못 본 척하면 더 실례일 것 같았다.
“권법을 익혔소?”
잠시 후 그녀가 대답했다.
“그래요.”
“왜 하필 권법을 익혔소?”
권법은 여자들이 잘 선택하지 않는 무공이었다. 아무래도 선천적으로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내겐…… 선택권이 없었어요.”
잠시 대화가 끊어졌다. 그 말로 그녀가 아주 어려서부터 어떤 조직에서 키워졌다는 것이 거의 확실해졌다.
“나도 한 때는 권법에 매료된 적이 있었소. 아무 무기도 없이 맨 주먹으로 싸운다는 것이 더 없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지요.”
진심으로 하는 말이었다. 나는 검술 이외에 여러 무공을 익혔다. 도법이나 창술, 권법까지 역시 여러 무공을 익혔다.
그 중에 특히 권법에 흥미가 있었는데, 당시 익혔던 광세풍신권(曠世風神拳) 때문이었다.
광세풍신권은 전전대 권왕의 무공으로 무림맹의 보고에서 비급을 발견해서 익혔던 무공이었다.
혼자서 익히기 어렵기도 했거니와, 당시에는 추혼수라검술에 대한 자부심이 하늘에 닿아있던 시절이라 오성 정도까지 익히다 그만두었다.
“내가 검술을 익히지 않았다면 권법수련을 본격적으로 했을지 모르겠소.”
그러자 그녀가 툭 한 마디를 내뱉었다.
“핑계에요.”
내가 그녀를 돌아보자 그녀가 빤히 쳐다보았다.
“그냥 권법을 익히기 싫었던 거겠죠.”
“검술은 정교한 손놀림이 필요한 반면, 권법은 패도적인 성향이 강하지 않소? 내가 익힌 무공이 도법이었다면 모를까, 검술과 권법은 궁합이 맞지 않소.”
“누가 그래요?”
순간 난 흠칫했다. 조금 전 내가 한 말은 무공을 조금이라도 배운 사람이라면 다 아는 내용이었다. 그녀라고 저런 말을 들어보지 못한 것이 아닐 것이다.
“천하제일고수에게 물어보기라도 했나요?”
“아니오.”
이것 보게, 정체불명의 소저. 이건 천하제일고수가 하는 말이라네.
그때 그녀가 말했다.
“아마 천하제일고수는 저런 말을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런 격식에 메여있지 않을 테니까요.”
순간 뭔가가 가슴을 쿵하고 두드렸다.
천하제일고수쯤 되면 저런 격식에 메이지 않다는 말, 예전이라면 이렇게 말해줬을 것이다.
이보게, 천하제일고수라고 남다르지 않다네. 오히려 평범한 무의를 쌓고, 또 쌓아서 그것을 천하제일까지 쌓아올린 것에 불과하다네.
한데 방금 전 그녀의 말을 들었을 때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녀의 말처럼 남달라야 하지 않을까?
오랫동안 무학의 정설로 내려온 것이라고 하더라도, 천하제일고수라면 다르게 해석하고 적용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천하제일고수니까. 천하에 단 한 사람이니까.
모두가 옳다고 믿는 것도 옳지 않은 것으로 밝힐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나는 직접 확인하지 않았다.
정말 검술과 권법이 궁합이 맞지 않다는 것을. 두 개의 무공을 모두 극의에 도달하지 못했으니까.
권법이 궁극에 이르고, 검술 또한 궁극에 이른다면, 두 개가 상호작용을 하면서 내가 생각지 못한 어떤 경지가 펼쳐지지 않을까?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나는 애초에 이런 마음으로 무공을 익혔어야 하지 않았을까?
그 어떤 틀도 없이 무(武)를 무(無)로 보았을 때, 그래서 모든 틀을 깨버렸을 때, 진정한 심검을 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나는 계속되는 의문에 잠겨 무아지경에 빠져들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 마차는 그녀가 몰고 있었다. 내가 깊은 생각에 잠긴 것을 보고 그녀가 대신 말을 몰아준 것이다.
그녀의 정체를 알고자 떠난 여행이었는데, 내 한계와 틀을 느낀 소중한 경험을 얻은 것이다. 지금은 그저 깊은 생각에 잠긴 것에 불과하지만, 오늘의 이 깨달음은 앞으로 무공수련을 해나가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예감이 들었다.
그녀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려고 할 때, 달리던 마차가 큰 길의 모퉁이를 돌아서 나갔다.
“아!”
그녀가 짤막한 감탄을 내뱉었다. 저 멀리 보이는 산에 울긋불긋 화려한 단풍이 져 있었다. 정말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전혀 그런 것에 감탄할 것 같지 않은 여인이었기에 그 감격이 더 크게 느껴졌다.
그녀에게 내가 말했다.
“고맙소.”
그녀가 흠칫하는 것이 느껴졌다. 고맙다는 말을 듣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지 그녀는 못 들은 척 단풍에서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
저 앞으로 말을 탄 일단의 무리가 이쪽으로 달려왔다.
선두에 선 사람을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바로 송우경이었던 것이다. 그의 옆으로 송화린도 말을 타고 있었다. 함께 달리던 사람들은 송가장의 무인들이었다. 아마도 송가장의 일로 어딘가 다녀갔다가 돌아가는 길인 모양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그들을 만나자 내심 깜짝 놀랐다.
당연히 인피면구를 쓰고 있었기에 그들은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들이 옆으로 지나갔다.
바로 그때였다. 마차 안에서 마정수가 내게 말했다.
“마차를 멈춰.”
내가 마차를 세웠다.
그가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며 큰소리로 말했다.
“송장주님!”
지나쳐 가던 말들이 멈춰 섰다.
송우경이 마정수를 알아보고 이쪽으로 말고삐를 돌렸다.
“오! 마대협 아니십니까?”
마정수가 그들을 불러 세운 것은 송우경 때문이 아니었다. 옆에 늘씬한 몸매의 여인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송우경이 말에서 내렸다. 송화린과 무인들이 따라 내렸다.
“여긴 내 딸 화린이오. 인사드려라, 천도문의 마대협이시다.”
송화린이 마정수에게 인사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화린이라고 합니다.”
“오, 이렇게 아름다운 분이셨다니? 이 사람의 심장이 두근거립니다.”
농담처럼 말하고 있었지만 마정수의 진담이었다. 그는 송화린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부담스러운 시선에 송화린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쩌지요? 아쉽지만 저는 약혼자가 있답니다.”
“아, 저도 들었소. 벽씨검문의 망나니, 아 죄송합니다.”
의도적으로 말해놓고서 실수인 척 사과했다.
나는 놈의 본성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야상을 상대할 때는 두려움에 떨었다. 하지만 자신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상대에게는 저렇게 능글능글 온갖 수작을 다 부린다.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한 전형적인 소인배다.
“외람된 질문을 하나 드리자면, 송소저께서 파혼을 요구했다고 들었소만?”
난감할 수 있는 말에 송화린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여자는 변덕스러운 존재지요.”
“파혼하지 않겠다는 뜻이오?”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벽공자는 강호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이란 말씀뿐이에요.”
“오, 여인에게 이런 믿음을 받다니. 벽공자는 남자들이 보는 것과는 아주 다른 면이 있나 봅니다.”
망할 놈, 나를 못 까서 안달이 났구나.
송화린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건 마대협도 비슷한 것 같네요.”
“그게 무슨 뜻이오?”
송화린은 뜻 모를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하지만 나도, 마정수도 알 수 있었다. 마정수가 대단하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실제로 보니 많이 부족하다는 말임을. 송화린이 그를 돌려서 깐 것이다.
내 앞에서 저런 행동을 했다면 덜 고마웠을 것이다. 한데 보이지 않는데서 저런 행동을 하는 것을 보니, 고마움을 넘어서 감동스럽기까지 했다.
그때 옆에 있던 여인이 나직이 말했다.
“당신도 별 수 없군.”
“뭐?
그녀를 돌아보았다.
“저 여자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군요.”
“그건…….”
송화린과의 관계를 설명할 수 없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한편 썰렁해진 분위기를 느끼고 송우경이 재빨리 작별을 고했다.
“오늘은 바빠서 이만 가보겠소. 다음에 정식으로 본장에 초대하겠습니다.”
“그럽시다.”
마정수가 싸늘해진 표정으로 마차에 올랐다.
송우경 일행이 빠르게 반대쪽으로 사라졌다.
마차 뒤에서 그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건방진 년! 감히 나를 무시해? 이 망할 년이!”
씩씩거리는 말을 들으며 나는 미소를 지었다. 남을 깔아뭉개기 좋아하는 소인배는 자신이 당하는 것을 결코 참지 못한다.
하하하. 잘 했다, 화린아.
내가 마차의 속도를 올렸다. 바람소리에 마정수의 말소리가 묻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