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ed Joseon's Royal RAW novel - Chapter 286
286화 북경이 점령되다.
그야말로 하늘에서 떨어지는 불벼락 같았다.
뻐버벙!
콰쾅! 콰콰콰쾅!
— 흐아악……!
우레 소리와 폭발음이 귀를 찢듯이 들려왔다.
사방에서 군사들이 비명을 질렀으니, 그토록 두려움과 공포를 느껴본 적이 없었다.
“헉! 헉!”
“폐하! 폐하……!”
신하와 장수들을 뒤로하고 전력 질주했다.
그저 살아남기 위해 사지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썼다.
천자의 군사들을 압도하는 오랑캐들을 목격하고 있었다.
‘어떻게! 어떻게! 어떻게 이런 일이…! 짐은 황제다! 황제란 말이다! 그런데 미개한 오랑캐 따위가 어째서……!’
악몽이길 소원했다.
그러면 나쁜 꿈이라도 깨어나서 천하가 머리를 조아리는 고귀함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꿈이 아닌 현실이었고,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헉! 헉! 헉……!”
정신없이 뛰다가 황성으로 향하는 길을 보았다.
겁에 질린 백성들이 비명을 지르면서 이리저리 뛰고 있었다.
“꺄아악……!”
“어서 피해……!”
“으아앙!”
여인이 비명을 지르고 있었고, 아이가 울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교위와 병사들이 백성을 피신시키는 가운데, 달려온 황제를 보고 다급히 소리치게 됐다.
“폐… 폐하……?!”
“뭣들 하느냐! 어서 바닥에 엎드려라!”
“……?!”
피하던 백성들이 놀라면서 엎드리려고 했다.
하지만 일부는 황제가 있음을 확인하고도 뛰고 있었다.
살아남기 위해 이리저리 뛰었다.
그러나 그들에게 도망칠 수 있는 곳 따위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것은 주익균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빌어먹을……!”
성벽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우르르릉!
쿠쿠쿵!
— 아아아……!
군사들의 비명소리와 함께 조선군의 돌격이 시작되고 있었다.
새로운 소총으로 무장한 군사들이 무너진 성벽을 넘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 적이 보이면 즉시 발포혀야!”
— 적이 도망칩니다! 장군!
“투항하는 자들만 살려! 발포!”
— 쏴라!
타타탕! 타탕!
총성이 울려 퍼졌고, 황진이 앞에서 군사들을 지휘하고 있었다.
그의 명령대로 도망치는 적을 향해서 군사들이 소총을 쐈다.
한쪽 무릎을 꿇으면서 방아쇠를 당겼고 도망치던 적이 신음하면서 쓰러지게 됐다.
“커흑……!”
“억……!”
아직 남아 있던 명나라 군사들이 응전을 벌이려고 했다.
“뭣들 하나! 어서 조총을 쏴라!”
타탕!
“빗나갔습니다! 놈들이 자세를 낮추고 있어서……!”
“어서 다시 장전해서 놈들에게…….”
탕!
“억……!”
“장군?!”
군사들을 지휘하던 교위가 총탄에 목이 뚫리면서 흰자위를 보였다.
그로 인해 주위 명나라 병사들이 놀랐고, 그들 사이로 던져진 수류탄에 의해 비명을 지르게 됐다.
꽝!
“흐아악……!”
파편상을 입으면서 피를 뒤집어썼다.
그리고 절명하였으니, 다른 명나라 군사들이 질겁하게 됐다.
“주… 죽을 거야…! 여기에 있다간……!”
“요형? 요형?! 요형!”
“다들 도망쳐! 어서…! 아아아……!”
전투를 포기하고 살아남으려고 했다.
조선군의 진격을 무디게 할 수 있는 길목이 있었지만, 버티지 않고 무기를 내 던지고 도망쳤다.
그리고 남아 있던 자들이 총탄과 수류탄에 휩쓸리면서 비명을 질렀다.
— 크악……!
— 아악……!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는 군사들도 있었다.
“사… 살려 줘……!”
“손들어! 그리고 가만히 있어! 통제를 따르지 않으면 죽일 거다!”
항복한 명군에게 성으로 들어온 조선군이 소총을 조준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전투를 벌였고, 겁에 질린 백성들을 지키려고 했다.
울고 있는 아이를 품에 안아다가 어쩔 줄 몰라 하는 여인에게 데려다줬다.
“아이를 잘 챙겨!”
“꺄악……!”
“진정해! 진정하라고! 명 황제가 적이지 백성들이 아냐! 아이를 데리고 안으로 피신해 있어!”
“……?!”
아이를 되찾은 여인이 죽을까 봐 비명을 질렀지만, 그녀를 조선군 병사가 겁간하거나 해치지 않았다.
그저 아이를 돌려주고 안으로 피신하라는 말만을 했다.
그 말을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손짓과 시선으로 여인이 그 뜻을 알게 됐다.
떨리는 마음과 함께 골목 안으로 뛰어 들어가면서 피신했다.
그리고 황성으로 달리는 조선군을 보았다.
“명 황제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막아라!”
— 오오오!
해일이 되어 북경 안을 휩쓸고 황성으로 향했다.
그리고 성 밖에 있던 화포들을 안으로 끌고 왔다.
쿠쿵! 쿠쿵!
“…….”
“폐… 폐하……!”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었다.
천진에 조선군이 상륙한 직후부터 황도와 황성은 이미 조선군에게 포위되어 있었다.
의미 없는 발걸음을 더 이상 가지지 않았고, 때문에 정전인 황극전으로 향하면서 용상 위에 앉았다.
마지막까지 천자로서의 위엄을 보여주려고 했다.
‘오랑캐 따위가, 감히 짐을……!’
용상의 난간을 손으로 붙잡고 이를 물었다.
왕가병을 비롯한 대신들이 어쩔 줄 모르는 가운데, 밖에서 일어나는 큰 폭발음을 듣게 됐다.
콰쾅!
밖을 확인한 환관들이 다급히 소리쳤다.
“폐하! 궁문이 뚫렸습니다……!”
“어서 후원으로 피신을……!”
“…….”
환관들의 외침에도 입을 다문 채 자리를 지켰다.
밖에서 함성소리와 병장기 소리들이 들렸고, 총성과 폭발음이 연속해서 들렸다.
그리고 정전문 앞으로 가벼운 갑옷을 입은 군사들이 나타나 위압적인 모습을 보였다.
소총을 든 황진이 환관들과 대신들을 훑어보고 장교로부터 보고 받았다.
“황제입니다. 장군.”
“확실혀?”
“예. 장군. 뒤편으로 도망가는 자가 없었기에 황제일 확률이 높습니다.”
이미 황성의 반 이상을 장악한 상태였다.
황성을 장악하는 동안 어디에도 황제가 도망간다는 외침이나 보고가 없었다.
때문에 신하들과 함께하는 자가 정말로 황제일 수도 있었다.
“제압해서 포박혀야.”
“예! 장군!”
황진의 명을 받들면서 군사들이 움직였다.
“황제를 잡아라!”
“명나라 신하들을 무릎 꿇려라!”
정전으로 밀고 들어온 조선군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환관과 대신들이 앞을 막으려고 했다.
“지나갈 수 없다!”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퍽!
“어억……?!”
탕! 타탕!
“아아아……!”
소총이 발포되면서 황극전 문에 구멍이 생기고 기둥에 흠집이 났다.
황진과 조선군을 막으려던 환관들이 폭행당하면서 쓰러졌다.
몸부림치면서 저항하는 자들에게 밀침과 발길질이 함께 일어났고, 악을 쓰는 자에게는 여지없이 총성이 일어나고 총검이 내질러지게 됐다.
정전 양편으로 환관들과 대신들이 쓸려나가면서 주저앉았다.
“폐… 폐하……!”
퍽!
“커흑!”
“가만히 있어!”
소리치는 신하의 얼굴로 소총의 견착대가 내리 찍혔다.
그것을 지켜보고 있던 주익균이 벌떡 일어나면서 고함을 질렀다.
“네 이놈! 이런, 쳐죽일!”
일갈하면서 황진과 군사들에게 호통을 쳤지만 군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흔들림 없이 명령을 수행했다.
범을 사냥했던 장교들과 그들이 키워냈던 장교들, 육진에서부터 싸워왔던 병사들이 함께하고 있었다.
그들이 곧 조선의 최정예군이었다.
그리고 대명국의 심장을 마비시켰다.
환관들과 신하들이 잔뜩 겁에 질려 있는 가운데, 다시 황극전 문 앞에서 묵직한 발걸음 소리가 일어났다.
저벅저벅.
발걸음 소리에 군사들이 돌아보고 크게 놀랐다.
“헉?!”
“저… 전하……?!”
갑옷을 입은 상감이 정전문 앞에 서 있었다.
그와 권율과 율곡 선생이 함께 있었으니, 묵직한 발걸음과 함께 안으로 들어오게 됐다.
놀란 황진이 이연에게 군례를 올리고 이야기했다.
“저… 전하. 여기는 위험한 곳이라…….”
이연이 돌아보면서 말했다.
“이미 뭐 다 끝냈구만. 황제의 궁궐도 접수한 상태인데, 별일 있겠어? 성 밖은 해병들이 지키고, 2사단과 3사단이 북경을 통제하고 있어.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알림을 듣고 황진이 자세를 낮추었다.
그리고 권율을 보았으니, 그가 함께하는 것으로 별일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말로 위험했다면 상관인 권율이 나서서 막았을 게 분명했다.
그렇게 이연이 들어와서 정전안을 잠시 살폈다.
“저 위에 있는 놈이 황제야?”
용상 위에 앉아 있는 사람과 대신들, 환관들을 본 후에 이이에게 물었다.
상감의 하문을 받고 이이가 환관들을 훑었다.
그때 한 사람이 눈치를 살피다가 슬쩍 나왔다.
“저자를 공격하지 마라!”
미리 이야기를 들었었던 권율이 소리쳤고, 명나라 환관이 틈 사이에서 나오게 됐다.
그가 조선군이 있는 곳으로 향하자 황제의 신하들과 환관들의 어안이 벙벙해졌다.
“뭐냐, 대체……?”
“어째서 자네가… 조선군에게……?”
순간적으로 알아차렸다.
‘설마……?!’
환관 중에 배신자가 있었다.
그가 명 조정의 상황을 조선에게 알렸었고 조선군이 오기를 기다렸었다.
정보국에 매수되었었던 환관이 군사들 사이를 지나서 이연의 편에 섰다.
혐오의 시선으로 황제를 바라보곤 이연과 이이에게 이야기했다.
“저 위에 앉은 자가 황제입니다.”
지켜보던 주익균이 이를 갈다가 소리치게 됐다.
“네놈이 어떻게 감히, 짐을……!”
이연이 비웃으면서 말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잘했어야지.”
“뭐… 뭐라고……?!”
“백성을 도구로만 여기고 나라를 개판으로 만드니까 이딴 일이 일어나는 거잖아? 애초에 잘했어 봐, 환관이 배신을 때리나.”
통역 장교가 이연의 말을 명나라 말로 통역했다.
그 말을 듣고 주익균이 이연을 빤히 보면서 알아차렸다.
“설마… 네놈이 조선왕인가……?”
주익균의 물음에 이연이 대답해줬다.
“그렇지. 내가 조선의 임금이지.”
“조선왕이 직접 이곳에… 설마, 짐에게 머리를 조아리기 위해서 온 것인가?!”
두려움을 가리기 위한 오만함이었다.
그리고 도발이었으니, 이연이 피식하면서 비웃곤 주익균에게 이야기했다.
“폭군을 처벌하기 위해서 친히 온 것이지.”
“뭐라고……?”
“백성들을 괴롭히고 천하를 도탄에 빠트렸는데 마땅히 벌을 내리러 왔지. 그러니 달게 받아.”
“……!”
용상 위에 주익균이 앉아 있었지만 그를 깔아 봤다.
그리고 입꼬리를 이연이 끌어당겼으니, 주익균이 속이 끓는 것을 느끼며 이연을 다시 도발하게 됐다.
“짐에게 폭군이라고…? 감히, 오랑캐 따위가 짐에게?!”
노성을 일으키면서 이연에게 소리쳤다.
그 말에 이연이 매우 귀찮아하는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따지듯이 주익균에게 물었다.
“아니, 자꾸 오랑캐, 오랑캐 거리는데, 대체 근거가 뭐야? 설마하니 명나라가 세상의 중심이다 어떻다 하는 말로 근거를 삼는 것은 아니겠지? 네놈이 대체 뭔데 이웃한 나라를 자꾸 오랑캐로 칭하지?”
그 말에 명나라 대신들과 환관들을 밀어낸 군사들이 주익균을 쳐다봤다.
‘근거가 대체 뭐지?’
‘뭔데 우리보고 자꾸 오랑캐라고 하는 거야?’
‘어디 지껄여 봐. 들어나 보자.’
주익균이 생각하는 바가 궁금해졌다.
아니, 명 황실에서 주장하는 바가 무엇인지 직접 듣고자 했다.
명나라 신하들과 환관들도 지켜보는 가운데, 이연의 질문을 받은 주익균이 이를 갈면서 소리쳤다.
“짐은 하늘이 택한 천하 지존이다! 하늘의 자식이며 짐이 거하는 곳이 곧 세상의 중심이다! 존귀한 존재를 알아보지 못하는 네놈과 족속들이 미개함을 벗을 수 있겠는가?!”
“…….”
“네놈들이 황성을 어지럽히고 짐의 나라를 정복한다고 해서 존귀해지는 줄 아는가?! 처음부터 끝까지 그저 오랑캐일 뿐이다!”
황제의 일갈에 군사들이 노려보면서 이를 갈았다.
군사들이 흉흉한 살기를 드러내기 시작했고, 지켜보던 권율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저놈 때문에, 다 죽게 생겼구만.’
대신들과 환관들이 죽음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때 이연이 피식 웃으면서 또 한 번 주익균을 비웃었다.
“명나라가 세상의 중심이라고 말하는데, 입은 삐뚤어져도 말은 똑바로 해야지!”
“뭣……?”
“땅이 둥근데 천하의 중심이 어디에 있어?! 해를 중심으로 둥근 땅이 돌아서 낮과 밤이 찾아오는 건데 말야!”
“……?!”
“어디서 감히 거짓말을 해? 그리고 하늘이 택하기는 뭘 택해? 네놈의 아비인 주재후가 장, 차남 뒈져서 울며 겨자 먹기로 네놈에게 황위를 물려준 건데, 안 그래?”
“이… 이놈이……!”
“그리고 네놈이 여자 밑에서 태어났지. 천자는 또 뭔 개소리야?”
“……?!”
“애초에 주원장부터가 소작농 출신인데 존귀는 개뿔이지! 그러니까 쌉소리 그만하고, 그만 인정해라. 이 양치기 소년 같은 놈아.”
“큭……!”
발가벗기듯이 주익균에게 이연이 독설을 뿜어냈다.
아니, 오직 사실만을 전했다.
그것만으로도 주익균은 아무 말도 못 하고 쥔 주먹을 떨어야 했다.
지켜보던 대신들과 환관들의 눈이 커져 있었다.
‘폐… 폐하……!’
‘조선왕의 논리대로면… 황실의 정통성이……!’
황제의 곁에서 권세를 누리기 위해 가렸었던 진실이었다.
언급조차 해서는 안 되는 말이었고, 그것을 조선왕이 말하자 심히 당황하고 있었다.
‘난리가 났구만.’
함께 서 있는 권율이 보면서 비웃었다.
그리고 정전이 떠나갈 듯이 크게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를 듣게 됐다.
“크하하하! 하하하하!”
“…….”
광기 어린 웃음소리에 모든 이들의 이목이 다시 주목되었다.
그리고 주익균이 이연과 비슷한 비웃음을 보이면서 물었다.
“그러면 너도 마찬가지이겠군!”
“뭐?”
“짐이 그러하다면, 네놈도 똑같은 셈이지 않나? 똑같이 여자 밑에서 나고 사람의 자식이지 않아?”
“당연하지.”
“그런데 감히, 백성을 도구로 삼아?! 사람에서 났다는 놈이?!”
논리의 빈틈을 주익균이 파고들었다.
그가 이연에게 따지면서 소리치자, 이연이 눈을 크게 뜨고 조금 놀라워했다.
‘오호? 이것 봐라?’
그리고 다시 입꼬리를 당기면서 주익균을 비웃었다.
“나에게 백성은 도구가 아닌데?”
주익균이 다시 물었다.
“그러면 뭔가?! 도구가 아닌데 감히 다스리기를 하나?!”
정해진 답을 요구하는 명 황제의 물음에 이연이 이를 드러내면서 말했다.
“백성은 나에게 있어서 하늘이지.”
“뭐… 뭐라고……?”
“하늘이니까 경외하고 눈치를 보는 거야. 진노하지 않도록 말야.”
“……?!”
“네놈에게는 백성이 종이겠지만 나에게는 하늘이야.”
차분한 어조였다.
하지만 격정적이었다.
직선처럼 곧은 이야기에 모든 사람들의 가슴이 짙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주익균의 심사가 뒤틀리고 있었다.
그의 모든 관념과 인생이 부정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