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ed Joseon's Royal RAW novel - Chapter 67
067화 개마대가 창설되다.
편전이었다.
이연이 몸을 뒤로 젖힌 채 보고를 전한 이이에게 거만하게 말했다.
“봐. 내가 잘할 거라고 말했었잖아.”
“예. 전하…개마대가 창설되다.”
“검증이 안 되었다는 병판의 말이 옳긴 하지만, 역시 과인이 생각했던 대로야. 착호군도 잡기 어려운 게 범인데 이리 잘 잡을 줄 누가 알았겠어? 이만하면 권율의 지휘력이 충분히 입증된 것과 다를 바 없어.”
생색내듯이 이야기했고 당연한 권리를 누리고 있었다.
왕이 믿어준 인물이 활약했기에 왕이 한 것과 다를 바 없었다.
그 사실을 이이가 인정하면서 권율에 대해서 생각했다.
‘대체 어떻게 아셨을까? 권율은 문과에 급제했을 때도 성적이 중하위권이었다. 그의 재능을 알아볼 수 있는 요소는 어디에도 없는데…….’
기이한 일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볼 수 없는 것을 오직 상감만이 보고 있었다.
그가 하고자 하는 것은 반드시 되었고, 그러한 모든 것은 나라와 백성을 위한 것이 되었다.
그 비결이 궁금해서 이이가 상감에게 여쭈었다.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뭔데?”
“처음에 소신은 곡성 현감을 믿질 못했었사옵니다. 하온데 전하께서는 그의 어떠한 부분을 믿으셨는지요? 어리석은 소신이 전하께 가르침을 구하옵니다.”
“…….”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이었다.
때문에 이연이 움찔하면서 고민에 잠기게 됐다.
하지만 길지 않았다.
이내 미소를 지어 보이면서 이이에게 알려줬다.
“한량이잖아.”
“예?”
“권율이 문과에 급제하기 전에 어떤 사람이었어?”
“소신이 알기로는, 집에서 놀고먹었었던 것으로 기억하옵니다.”
“그래서야.”
“……?”
“놀고먹는다는 것은 생각이 자유롭지. 그리고 성리학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것을 배울 수 있어. 사람과의 관계나 백성의 생각, 혹은 천민의 생각도 배울 수 있지. 관심만 가지면 무엇이든지 배울 수 있으니까, 분명히 병법에 관해서도 배웠을 거야.”
“…….”
“물론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다면 그저 한량에만 머물렀겠지. 그렇지만 권율은 나이 40세를 넘겨서 무엇을 했어?”
“문과에 급제했사옵니다.”
“과인이 알기로 아비의 유언을 듣고 공부했었던 것으로 아는데, 그걸 생각하면 의지만 가지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양반이야. 그리고 급제 1년 만에 정 6품에 오르는 문관이 어디 있겠어? 능력이 있으니까 과인이 보고 판단한 거야.”
“…….”
“과인도 생각 없이 사람을 부리려고 하지는 않아.”
권율에게 군 지휘를 맡기려 했던 이유에 대해서 알려줬다.
그 이야기를 듣고 이이가 몹시 놀라게 됐다.
‘그런 뜻이 계셨을 줄은……!’
그저 신비한 능력이 상감에게 있는 줄 알았었다.
하지만 깊이가 다른 지혜와 판단력을 가지고 있었고 그 실체를 목격한 후에 더욱 탄복하게 됐다.
이내 머리를 숙이면서 이연을 찬양했다.
“참으로 소신이 어리석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우치옵니다! 이 세상의 어떤 사람도 전하의 깊으신 뜻을 알지 못할 것이옵니다! 가르침을 주셔서, 성은이 망극하옵나이다! 전하!”
그의 감사를 듣고 이연이 피식하면서 웃었다.
하지만 심장은 이미 바닥 위에 놓여 있었다.
‘와, 씨! 갑자기 그런 질문을 하다니! 이거, 통한 거 맞지? 아는 선에서 적당히 둘러댄 건데… 다음엔 나름의 이유를 미리 찾아 놓아야 할 것 같아! 어휴!’
최대한 여유 있는 모습으로 찻잔을 들었다.
손이 떨리는 것을 확인하고, 두 손으로 붙잡고 떨림을 지우려고 했다.
그리고 목을 한 번 축인 뒤 고개를 드는 이이를 보았다.
찻잔을 내려놓고 이이에게 물었다.
“이 정도면 군의 지휘를 맡겨도 되겠지?”
이이가 속히 상감의 하문에 대답했다.
“예. 전하.”
“솔직히 농토를 완전히 개간할 때까지 보려고 했는데,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뻔할 것 같아. 벌목과 개간에 관한 일은 다른 신료들도 할 수 있고 말야. 그래서 생각한 건데, 권율과 황진이 길러낸 군사들을 새로운 착호군으로 삼는 게 어떨 것 같아?”
“새로운 착호군으로 말씀이옵니까?”
“화기로 한 번에 범 두 마리를 퇴치했는데, 세 마리든지 네 마리든지 충분히 퇴치할 수 있잖아. 안 그래도 백성들이 호환을 당하기도 하는데, 범이 출몰하는 지역에다가 보내서 소탕해 버리는 거야. 군사 훈련을 벌이기에도 제격이고 말이지. 어때?”
다시 이연이 이이에게 물었고 이이가 잠시 생각한 후에 대답했다.
“영명하신 판단이옵니다.”
“부대명도 정하도록 하지. 부대명이 있으면 군사들에게 소속감 같은 것도 줄 수 있으니까. 이름이 정해지면 애착이 생겨서 부대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더욱 힘내게 될 거야. 이름에 걸맞는 문양 같은 것도 말야. 병조에서 논의해서 이름을 올려 봐.”
다시 범인을 뛰어넘는 생각이 일어났다.
자신의 지혜를 뛰어넘는 상감의 혜안에 감탄하면서 이이가 대답했다.
“어명을 받들겠사옵나이다. 전하.”
성심을 다하여 존경의 뜻을 전했다.
자신보다 16살이나 어린 상감이 너무나 큰 사람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명을 받들면서 일어나 병조로 돌아갔다.
그리고 권율이 지휘하는 군사의 부대명들을 추려내서 다시 상감에게 보고했다.
보고를 받은 이연의 미간이 좁혀지게 됐다.
“이건…….”
시선을 끄는 이름이 한 가지 있었다.
보고문에 쓰인 이름을 짚으면서 이이에게 물었다.
“이건, 누구 생각이야?”
이이가 상감에게 대답했다.
“참판의 생각이옵니다.”
“김명원이 떠올렸다고?”
“예, 전하. 신무기에 고구려의 국호가 새겨졌기에, 군사들의 걸맞는 이름은 개마대일 것이옵니다. 우리 역사 중에 가장 강대했던 나라의 군사들이옵니다.”
답변을 듣고 이연이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다시 이름을 보고서 그 위로 동그라미를 그려주었다.
부대 명칭을 정하고 이이에게 보고문을 돌려주면서 말했다.
“그러면 부대기를 삼족오로 해도 되겠어. 어차피 다 고구려와 연관되어 있으니까. 무기가 확보되는 대로 병력을 100명에서 500명까지 늘리고, 호랑이를 빨리 퇴치해서 백성들을 편안하게 하자고.”
“예. 전하.”
“호랑이 퇴치되면 백성들이 팔도를 다닐 수 있도록 길을 정비할 거니까, 과인이 아니라 백성들을 위한 일이라는 것을 곡성 현감에게 알려. 사명감을 갖고 힘써 주기를 바란다고 과인의 말을 전해.”
“예.”
또 한 번 생각을 뛰어넘는 계획이 있었다.
이제는 놀랍지도 않았다.
오직 상감만이 할 수 있는 생각이었다.
이이가 머리를 숙이면서 이연의 명을 받들었고, 속히 병조로 향하게 됐다.
이이에게 명을 내리기 전에 이연에게 주어졌었던 후원 미션이 있었다.
[ 왕도둑_문 님이 100냥을 후원합니다. ]산길이 안전해지면 물산이 오가는 것이 안전해집니더.
– 목표 : 대호 30마리 퇴치.
– 보상 : 500냥.
– 보상 : 백성들의 호환이 크게 줄어듦.
– 보상 : 행상이 늘어남.
– 보상 : 신하들이 도로 정비에 동의함.
[ 미션을 수락하시겠습니까? 예 / 아니오 ] [ 미션을 수락합니다. ]새로운 위인이 입장하면서 미션을 걸었었다.
미션을 수락했을 때 채팅 창에서 인사와 대화가 이뤄졌다.
이지란이 ‘왕도둑_문’이라는 위인에게 먼저 말을 걸었었다.
— 조선_꽃미남_지란_:) : 이야~ 오랜만이우다. 이제 슬슬 나보다 나이 많았던 성님들이 오는구마.
— 왕도둑_문 : 잘 지냈었나?
— 조선_꽃미남_지란_:) : 잘 지냈었지비. 성님이 목화씨 나눠준 덕분에 동북면에서도 따뜻하게 지냈서. 근데 별명을 왜 그리 지은 거우까?
— 왕도둑_문 : 내 별명?
— 조선_꽃미남_지란_:) : 설마 붓두껍에 목화씨 넣어서 밀수했다느니 하는 이야기 때문에 만든 별명이우까? 그거 죄다 뻥인 걸로 아는디.
— 왕도둑_문 : 백성들을 위해서 힘 좀 썼다는 이야기가 나쁜 거는 아이다 아이가. 나도 좋은 썰 좀 써묵구로 가만 놔 도.
— 조선_꽃미남_지란_:) : 알겠서. 성님메.
‘문익점’이 역사적 진실을 알리려는 이지란에게 정색했다.
본래 그는 원나라에서 목화씨를 밀수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밀수한 적이 없었고, 그저 고려에 목화씨를 잘 가지고 와서 파종에 성공했을 뿐이었다.
남방 작물인 목화가 온대와 냉대에 걸쳐 있는 고려에서 잘 자라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보급에 성공하면서 백성들이 따뜻한 솜옷을 입게 됐다.
때문에 조선의 역사에 지대한 공적을 세운 인물이었다.
이연이 문익점의 시청자 등급을 확인했다.
‘애청자구나. 그리고 상업 속성을 가지고 있어. 다른 애청자는 100냥까지가 제한인데 문익점은 1000냥까지가 제한이야. 금전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겠어.’
문익점에 대한 것을 살피고 다시 미션 후원 창을 확인했다.
미래에 조선의 국력이 약했던 것은 경제 발전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중 한 가지 원인이 발전하지 못한 상업 때문이었고, 상업이 발전하지 못한 이유로는 길이 험했기 때문도 분명히 있었다.
험한 길은 결국 사람과 물건이 오가는 것을 막는 일이었다.
부의 분배를 막고 민심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었다.
호랑이를 퇴치해야만 백성들이 산길을 다닐 수 있었다.
이이가 다시 직접 곡성으로 향했다.
그리고 권율을 만나면서 상감의 명을 전하게 됐다.
첩지를 받은 권율이 황당한 표정으로 이이에게 물었다.
“아니, 그러면, 벌목과 개간은 어떻게 됩니까? 기껏 호랑이들을 사냥하고 나랏일 좀 볼까 했는데, 멈춥니까?”
따지듯이 이이에게 물었고, 감정이 격해진 권율의 물음에 이이가 차분히 알려줬다.
“벌목과 개간은 그래도 쉬운 일일세.”
“절, 대, 로 쉽지 않습니다. 대감.”
“자네가 해야 되는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세. 다른 고을에선 범 때문에 열흘마다 한 번씩 호환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오직 자네와 개마대만이 그것을 진정시킬 수 있네.”
“…….”
“전하께서 자네를 정 5품의 품계로 승차케 하셨으니, 부디 어명을 받들어 백성들을 구하게. 전하께서 자네에게 힘써 달라는 당부를 전하셨네.”
가지고 온 깃발을 이이가 건네주면서 권율에게 말했다.
깃발을 받은 권율이 곧바로 펼쳐 보았고 안에 삼족오 문양이 새겨져 있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
자신이 키워낸 군사들이 개마대라고 불릴 때부터 예상했다.
고구려를 상징하는 문양을 확인하고 그대로 접어서 덮어버렸다.
그리고 솟구쳐 오르는 짜증을 느끼게 됐다.
‘아니, 도대체 왜 자꾸 뭘 시키냐고! 잘한 게 죄야?! 잘해서 공을 세웠으면 편한 일도 좀 해볼 수 있잖아! 팔도의 호랑이들을 퇴치하라니 이 무슨……!’
이가 갈렸고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여태 꿈꿔 왔던 관직 생활과 점점 멀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아니, 이미 너무 멀어져 있었다.
돌아서서 달려가기엔 그 시작점이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머릿속에서 병조판서가 했던 말이 맴돌고 있었다.
‘부디 어명을 받들어 백성들을 구하게. 전하께서 자네에게 힘써 달라는 당부를 전하셨네.’
한숨을 푹 쉬었다.
“후우…….”
억지로 상감의 명이 담긴 첩지를 받게 됐다.
“어명을 받들겠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났을 무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