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340
처음에는 분위기가 참 좋았다.
사람들로 붐비는 공간에서 오로지 서로의 존재만을 의식하며 걸어가는 감각.
전체에 녹아드는 것 같으면서도, 이 세상에서 자신과 그녀 단 둘만이 존재하고 있는 듯한 기분.
그러한 감정은 자신만이 느낀 것이 아니리라.
“날 왜 그렇게 쳐다보니?”
“그, 그냥…, 어쩌다가…. 그러는 서나 넌 왜 계속 웃고 있는 건데?”
“나? 나도 그냥 어쩌다가.”
눈이 마주칠 때마다 눈을 반짝이며 심장을 뜀박질 치게 만드는 미소는 자신의 감정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던 감정은 급격하게 식고 말았다.
“─안녕? 정말 오랜만이다.”
“”…….””
KK제약의 직계 진세나 때문에.
상대방을 의식하고 있던 나머지, 두 사람은 헤집고 나온 인파 너머에 진세나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사전에 그녀의 존재를 알았더라면, 은혁은 서나를 이곳으로 데려오지 않았을 것이다.
서나가 그녀를 싫어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으니까.
아니, 그녀만이 아니었다.
“그래, 안녕.”
자신을 비롯해 친구들도 진세나를 좋아하지 않았다.
싫어했다.
혹시라도 서나가 꺼려할까, 그는 그녀의 앞으로 나서며 진세나에게 인사했다.
그러나 그녀가 까칠하게 대꾸했다.
“눈이 삐었니? 너한테 인사한 거 아닌데?”
“…….”
“그러고 보니 너, 아직도 노은하 따까리 짓이나 하고 있다면서?”
코웃음을 치는 진세나.
은혁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자신이 설마 그런 소리를 들을 줄 몰랐다.
은근히 자존심이 상했다.
특히 서나의 앞에서 그런 소리를 들었기 때문에.
하지만 은혁은 진세나에게 싸움을 붙일 수는 없었다.
그녀가 KK제약의 직계이기 이전에 그녀의 옆에는 단군그룹의 직계가 눈을 빛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단군그룹의 직계 홍진우.
그는 마치 사람을 내려다보는 듯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면 너는 자존심도 없나 봐? 아카데미에도 네 소문 쫙 퍼졌는데. 네가 홍진우 선배의 두 번째 첩이란 소문 말이야.]“……!”
하지만 은혁은 모르고 있었다.
그와 홍진우가 서로 시선을 나누고 있던 사이.
서나는 은혁의 복수를 대신하고자 진세나에게 텔레파시를 보냈다.
텔레파시는 원하는 사람에 한정해 일방향적으로 보낼 수 있는 아인의 통신수단.
다시 말해, 텔레파시를 받지 않은 사람은 텔레파시의 존재를 파악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안녕. 나도 보고 싶었어. 그동안 잘 지냈니?]“이게 어디서 친한 척이야!?”
“진세나?”
“아, 오빠, 그러니까 이건….”
[왜 혼자 발광하고 그러니? 이건 너한테만 들리는 텔레파시라 그렇게 행동했다 손해 보는 건 너뿐이야.]“…큭…!”
[그래서 얘. 남자한테 꼬리치고서 나 잘났다고 말하고 싶은 거니?]은혁이 자신을 가리고 있다.
서나는 그것을 이용해 진세나에게 연이어 텔레파시를 보냈다.
더군다나 그녀의 실력은 작년보다 눈에 띄게 증가했으니.
이제는 딴청을 피우면서 스파크가 쉽사리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텔레파시를 다룰 수 있었다.
괜히 부문 대회에서 학년 우승자로 뽑힌 게 아니란 뜻이었다.
[나한테 툭하면 천하다느니 말하던 네가 어떻게 살지 궁금하긴 했는데, 그게 네가 선택한 삶의 방식이구나. 그런 식으로 너보다 잘난 사람한테 기생한다고, 네가 뭐라도 될 거라고 생각하니?]당하고만 살았던 진서나는 더 이상 이 세상에 없었다.
서나는 생긋 웃었다.
여우 꼬리를 살랑거리며.
반면에 진세나는 얼굴이 붉어진 채 뭐라 말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녀에게는 그게 고통이었으리라.
게다가 서나가 그녀가 정신을 차릴 시간을 주려 하지도 않았으니까.
[네 인생이 정말 불쌍한 것 같아. 그렇게 위로 올라가려고 아등바등 발버둥 치더라도 행복해지는 것도 아닐 텐데….] [단군그룹의 직계에 편입된다 해도 그래봤자 너는 호적에도 못 오르는 첩밖에 더 되겠니?] [솔직히 네가 질렸다고 버려지면, 거기서 끝인 거잖아? 겨우 그런 게 뭐가 좋은지 난 잘 모르겠다.] [아, 참. 내가 말이 좀 많았지?] [근데 요새 좀 힘든가 봐. 얼굴에 다크써클이 가득한 것 같은데 잠은 제대로 자고 있는 거니?] [내가 얼마 전에 수업에서 지칠 때 편안해지는 주문을 배웠어. 이참에 너한테 알려줄게. 주문이 꽤 길어서 녹음해두는 게 좋을 거야.] [아, 맞다. 이건 텔레파시였지, 참. 그럼 외워두는 게 좋을 거야.]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관자재보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오온이 공한 것을 비추어보고 온갖 고통에서 건너느니라. 사리자….]“그만! 그만 하라고, 제발…! 정신 사나워 죽겠단 말이야!” “진세나! 너 왜 그러는 거야!?”
결국 진세나는 머릿속을 뒤흔드는 텔레파시를 이기지 못했다.
그동안 잘 참고 있던 그녀는 돌연 패닉을 일으킨 듯이 자신의 머리를 감싸 쥐었다.
홍진우는 목 놓아 소리치는 그녀를 황급히 끌어안았다.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몰린 건 덤.
자신의 약혼녀가 많은 이들 앞에서 발광했다는 소문을 만들 수 없었던 홍진우는 서나와 은혁을 거들떠도 보지 않고 지나쳤다.
“아아아아아악!!”
저 멀리서 진세나가 몸부림을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홍진우에게 부축을 받으며 가면서 서나의 텔레파시를 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서나는 진세나가 사라지자 주변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이 연신 스파크를 튀겨댔다.
“…서나야….”
이제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알겠다.
그녀의 삼각 귀 사이에서 일어나는 스파크를 목격한 은혁은 얼떨떨한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
그러자 그녀가 텔레파시를 멈추고 뒤돌아보았다.
조금 전처럼 생긋 미소를 지으며.
“왜애?”
“…아무것도 아니야.”
서나가 그동안 담아두고 있던 게 많았나 보다.
은혁은 앞으로 그녀에게 잘하기로 다짐했다.
☆
아카데미에서 호시미야 카에데는 유별난 인물로 알려져 있었다.
레인저를 지망하는 그녀는 국궁을 주무기로 삼은 것이다.
총기가 존재하고, 총기의 파괴력과 장전속도가 지배적인 시대에서.
학생들은 모두 그녀를 비웃었다.
그녀가 뛰어난 실력으로 유망주로 불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국궁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라고 떠들며.
그럼에도 그녀는 중등아카데미에 입학하고 지금까지 한 번도 국궁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이 방법도 안 된다면 이렇게…!
그렇기에 민지는 마음 한편으로는 레인저 부문대회 2학년 결승전에서 그녀를 만났을 때 안심하고 있었다.
호시미야 카에데가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김민지 그녀도 유망주로서 통용되는 자신의 실력을 믿어 의심치 않았으니까.
하물며 자신은 아주 어렸을 적부터 은하에게 훈련을 받아왔다.
다른 친구들에게 밀린다고 해도, 그녀는 같은 학년 내에서 강하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레인저 부문에서.
“…말도…, 안 돼….”
적어도 아직 자신을 이길 수 있는 동기생은 없을 것이다.
그녀의 바람은 호시미야 카에데와 결승전을 치르며 산산이 부서지고 있었다.
“지금 봤냐? 저게 말이 돼?”
“와, 씨…, 장난 아니네. 지금 활로 저 위치에 있는 트랩을 부쉈다고?”
“장전 속도가 좀 느리기는 해도, 정확도 하나는 뛰어난데?”
레인저 부문대회 2학년 결승전.
다른 부문과 다르게 오후에 시작된 대회는 장애물로 둘러싸인 장소에서 진행되었다.
교관들이 급조해서 만든 장애물.
두 사람은 장애물과 트랩이 설치된 경기장을 세 바퀴나 완주해야 했다.
참가자는 경기장을 완주하는 사이 상대방을 견제하는 것도 가능했다.
또한 경기장의 지형은 한 사람이 한 바퀴를 돌 때마다 변형되었다.
난이도가 더 어려워지는 식으로.
왜, 왜, 어째서…!
차이가 더 벌어지는 거냐고!
그러다 보니 한 번 뒤처지게 되면 차이는 점점 벌어졌다.
어느새 호시미야 카에데는 저 앞을 달려가고 있는 마당에 민지는 이제 두 바퀴째에 접어들었을 뿐이었다.
실력 차이가 나도 너무 났다.
경기를 막 시작했을 때만 하더라도 별다른 차이가 없던 두 사람은 이내 트랩이 발동되면서 이만큼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민지가 트랩을 해제하려는 사이, 호시미야 카에데는 순식간에 트랩을 해제해버렸고.
그 외에 호시미야 카에데는 재빨리 숨겨진 트랩을 찾아내서 해제하고, 가동의 기미를 보이는 트랩을 향해 화살을 날렸다.
반면에 민지는 가까운 거리에 있던 트랩을 찾는 것밖에 하지 못했고, 트랩이 가동해서야 트랩의 존재를 인지하기도 했다.
급기야 그녀는 저번 학기 종평에서 자각한 기프트를 발동시켰다.
체내 마나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자동적으로 발동하는 기프트.
마나를 소모하면 소모할수록 몸이 가벼워지고, 이동속도가 증가하는 기프트가 그녀의 등을 밀어주었다.
그렇게 격차는 좁혀지나 싶었다.
이런 게 어디서…!
그러나 나무에서 뛰어오른 순간, 무언가가 날아와서는 그녀의 신체를 붙들어 맸다.
종이로 접은 제비였다.
호시미야 카에데의 트랩.
몇 마리의 제비들이 몸을 펼쳐서는 그녀의 움직임을 봉쇄하는 마법을 전개한 것이다.
가속도가 떨어진 민지는 어떻게든 제비의 술식을 풀어내야 했다.
술식이 왜 이렇게 촘촘해!
민지는 신경질적으로 봉인마법을 해주했다.
그리고 그녀는 제비를 이용해서는 호시미야 카에데에
게 역으로 트랩을 날렸다.
때마침 호시미야 카에데는 조금 전 자신이 트랩을 설치해둔 지점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참이었다.
“……!”
이중트랩.
후방에서 날아드는 제비에 눈이 간 그녀는 곧 발밑에서 발동한 트랩에 흠칫 놀랐다.
민지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소리만 요란한 폭발마법.
그러나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청각의 상실은 곧 방향감각의 상실을 의미했으니까.
星取り(별 따기)
바로 그때.
천장을 향해 솟구치는 화살이 하나 있었으니.
폭발을 돌파한 화살이 날아오르고, 호시미야 카에데가 화살이 그리는 빛의 궤적을 손에 쥐고는 하늘 위로 솟구쳐 오른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공중에서 떨어지며, 머리가 지면으로 향하는 와중에도 민지를 향해 화살을 겨누고 있었다.
“…큭…!”
화살은 정확하게 그녀를 노렸다.
가까스로 방벽을 펼쳐 화살을 막은 민지는 짧은 신음을 흘렸다.
어느새 지면에 착지한 그녀는 다시 경기장을 달리고 있었다.
자신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민지는 그것이 너무 분하면서도, 결국 그녀는 경기가 끝나는 때까지 아무것도 못했다.
그날, 호시미야 카에데는 당당히 레인저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
“이제는 괜찮은 거야?”
“…네. 고마워요.”
문화제 구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
홍진우는 벤치에 기대 눈을 감은 진세나에게 자판기에서 뽑은 생수를 건넸다.
희미한 미소를 지은 그녀가 천천히 물을 마셨다.
“만약 다음에도 그런 일이 생기면 나한테 말해. 그때는 내가 그놈들을 가만 두지 않을 테니까.” “…네.”
이제 거의 2년.
두 사람의 약혼은 필요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홍진우가 노은하에게 원한을 품은 사실을 알게 된 진세나는 냉큼 그를 찾아갔다.
서로 목적이 일치했기에 두 사람은 그렇게 손을 잡았다.
당시에는 홍진우도 그녀의 감정에 별다른 의구심을 품지 않았다.
“하나 물어봐도 될까?” “뭔데요?”
그러나 이제는 의구심이 생겼다.
여름에 있었던 모임에서 진세나가 노은하에게 드러낸 감정은 그러려니 넘길 수가 있었다.
자신 역시 그를 싫어했으니까.
그러나 진세나는 그뿐만 아니라, 그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굉장히 싫어했다.
특히 조금 전 그녀는 여우 아인을 혐오에 가까운 시선으로 쳐다봤던 것이다.
그녀와 약혼을 하기 전, 홍진우는 따로 진세나의 과거를 조사했지만 그녀가 이 정도로 화를 내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
어째서 그녀는 노은하에게, 특히나 노은하보다 진서나란 여우 아인에게 그리도 화를 냈던 것인가.
“내 개인적인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너는 노은하보다도 그 아인에게 더 집착하는 것처럼 보였어.”
이제 와서 묻는 것도 이상했지만.
그럼에도 홍진우는 진세나의 손에 자신의 손을 얹으며 물었다.
첫 만남은 이해관계에 불과했지만, 홍진우는 진세나와 만남을 거듭하며 그녀에게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아주 미약한 흥미.
하지만 누군가를 알아가는 과정은 티끌만큼이라도 작은 흥미에서부터 시작되는 법이었다.
“옛날에…, 어느 집안에서 아이가 태어났대요.”
그리고 진세나는 홍진우의 의문에 입을 열었다.
마치 타인의 이야기를 하듯.
그녀는 먼 곳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아주 예쁜 쌍둥이였대요. 그런데 한 명이, 꼬리와 귀가 달린 아인이 태어난 거예요.” “…….”
“그 다음은 어떻게 됐을지 알겠죠? 어머니는 여우 아인을 키우겠다고 아버지에게 울고불고 빌었다지만, 아버지를 이길 수는 없었다고 해요. 결국 어머니는 하다못해 이름이라도 아기에게 주고 싶다면서 아버지를 설득했다고 해요.”
진세나는 덤덤히 말했다.
물병을 쥐고 있는 두 손을 꼼지락거리면서.
“어머니는 먼저 태어난 아인에게는 ‘서나’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해요. 그리고 아버지는 포대기에 싸가지고 교회 앞에 버렸다고 하고요.”
“그럼 그 아이가 그 아이인가?”
홍진우가 조용히 물었다.
고개를 저은 진세나는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맞을 거예요. 저랑 걔는 생일도 엇비슷하고, 그 애는 이름도 서나이고, 여우 아인이니까요.”
그녀는 말했다.
초등학교 1학년 운동회가 끝나고, 아버지가 이 이야기를 해주었다고.
아버지는 무언가 깨달은 눈치였고, 더는 진서나에게 다가가지 말라고 그녀에게 당부했다고.
“그러면 왜….”
홍진우는 묻고자 했다.
그 아이가 너의 언니라면 어째서 그토록 그 아이를 모질게 대하려고 하는 것인지.
그러자 진세나는 코웃음을 치면서 대꾸했다.
“─오빠도 한 번 생각해봐요. 만약, 오빠가 쌍둥이었다는 걸 알게 되고, 피가 이어진 형제가 아인이란 것을 알게 되면 오빠 마음은 어떻겠어요. 기쁠 것 같나요?”
“…….”
“맞아요, 오빠랑 같은 심정이에요. 굉장히 기분이 나빴어요. 그딴 애가 나랑 자매라는 게 너무나 끔찍했단 말이에요.” “…….”
“엄마는 왜 저런 애를 낳은 거지? 내가 저 애와 같은 피가 흐른다고? 그럼 나도 괴물이란 거야? 절대로 인정할 수 없었어요.”
그녀는 페트병이 찌그러질 정도로 꽉 쥐며 이죽거렸다.
어렸을 적부터 진서나를 싫어했던 이유는 자신과 그녀가 혈연이라는 점에서 기인했던 것이다.
끔찍했다.
그때 그 사실을 깨닫고 진세나는 벌레가 온몸을 기어 다니는 것 같은 감각에 사로잡혔었다.
“절대, 절대, 절대로 인정 못해요. 그 애가 나보다 행복해지려는 것도, 그 애가 계속 내 눈앞에 띄는 것도, 그 애가 살아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전부 인정할 수 없어요. 저는 걔가 진짜 싫어요.”
진세나는 그렇게 말하며 조금 전에 진서나를 만났던 일을 떠올렸다.
그때 그녀는 자신이 전혀 모르던 얼굴로 웃고 있었다.
예전에는 언제나 우중충한 얼굴로 쭈그리처럼 살았으면서.
그녀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꼭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는 몫을 그녀에게 빼앗긴 기분이었다.
그리고 그녀에 대한 증오는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부터 그대로였다.
아니, 오히려 더 강해졌다.
“그래서 오빠랑 손을 잡은 거예요.”
솔직히 진세나는 이제 노은하보다 진서나를 더 증오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홍진우와 손을 잡았다.
세 번째 약혼자가 되면서까지.
그녀는 자신의 인생을 포기한 만큼 진서나의 삶을 망가뜨리고 싶었다.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관자재보살이 깊은 반야바라밀다를 행할 때, 오온이 공한 것을 비추어보고 온갖 고통에서 건너─.]─제기랄.
그녀는 진서나가 조금 전에 보낸 텔레파시 때문에 정신이 심란했다.
마음이 편해지키는커녕 피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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