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ife Player RAW novel - Chapter 518
친구들이 던전을 공략하러 떠나는 모습을 배웅하고.
아리엘은 곧장 퍼질러 잠을 잤다. 일단 피로를 풀고 나서 무엇을 할지 생각해보기로 했다.
“음냐….”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절로 눈이 떠졌다.
그녀가 베개처럼 껴안고 잠을 잤던 호시미야 카에데는 자리에 없었다. 먼저 일어난 모양이었다.
“으으…. 밖에 무슨 일 있나?”
졸립다.
그렇다고 혼자 자기는 싫다.
혼자 있기 쓸쓸하다.
텐트 밖으로 얼굴을 내민 아리엘은 밖이 소란스러운 이유를 파악할 수 있었다.
새로운 파티가 도착했다고 한다.
그녀가 알 바가 아니었다.
아리엘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자신과 친한 사람들을 찾아 헤맸다.
“다들 어디 갔지?”
아는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아리엘은 볼을 빵빵하게 부풀렸다.
한창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그녀는 직접 찾아 나서기로 했다.
“노은하!! 나 심심해!”
펄럭 하고.
아리엘은 허락도 받지 않고 무작정 은하와 도준의 텐트를 열어젖혔다.
“응? 여기에도 없네?”
노은하가 없다.
남자들 특유의 퀘퀘한 냄새를 맡은 아리엘은 코를 막으며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어디에 간 거지? 온천에 갔나?”
잠시 시간이 지나니 후각이 냄새에 적응했다.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간 그녀는 여전히 부루퉁한 표정을 지었다.
안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기다리다 보면 은하가 올 것이다.
“노은하 오면 놀아 달라 해야지!”
은하의 텐트에서 뒹굴거리며.
이내 그녀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짐들을 흥미롭게 관찰했다.
그러고는 혀를 찼다.
은하가 참 더럽게 사는 구나 하고.
“어쩔 수 없지. 내가 정리해줘야지. 노은하! 감사히 여겨! 나 같은 사람 어디에도 없다니까?”
노은하의 것인지, 유도준의 것인지 모르지만.
아리엘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옷을 차곡차곡 갰다.
그때까지 노은하는 오지 않았다.
아리엘은 텐트에 벌렁 드러누웠다.
“심심해….”
노은하는 대체 언제 오는 걸까.
아리엘은 허공에서 자전거 페달을 돌리는 운동을 하며 생각에 잠겼다.
심심해 죽겠다.
안 되겠다.
그녀는 몸을 벌떡 일으켰다.
“심심하니까 온천이나 들어갔다가 나와야지. 그럼 은하도 와 있겠지.”
온천에 들어갔다 나와야겠다.
그녀는 생각을 바꾸어서는 텐트를 나가려 했다.
바로 그때.
“─응?”
마지막으로 텐트를 돌아봤을 때.
아리엘은 노은하의 가방이 한순간 움직인 것을 보았다.
그녀의 눈이 크게 떠졌다.
머지않아 가방이 다시─.
“─움직였다.”
가방이 움직였다.
아리엘은 호들갑을 떨면서 가방에 다가갔다.
무릎을 기고 다가간 그녀가 천천히 반쯤 열려 있는 가방문을 열었다.
수건이 눈에 들어왔다.
그 수건이 움찔 움직였다.
그녀는 수건을 걷었고.
“…알이네?”
가방 안에서 알을 발견했다.
아리엘은 은하의 허락도 받지 않고 알을 꺼냈다.
“우와…. 엄청 크네?”
자신의 머리만한 알.
아리엘은 알을 이리저리 확인했다.
그때, 알이 움직였다.
아리엘은 작게 감탄했다.
눈을 빛냈다.
그러다 짐짓 엄한 표정을 지었다.
“이거, 이거…. 노은하 나 서운해? 어떻게 나한테 이렇게 커다란 알이 있다고 말하지 않을 수가 있어?”
맛있어 보이는 알이다.
분명 노은하 혼자서 알을 먹으려고 숨겨놓은 것이리라.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그녀는 냉큼 자리에서 일어났다.
서운하다.
나 지금 너무 서운하니까─.
“─온천 달걀 해먹어야지!”
나 혼자 먹어야겠다.
물론, 자신은 마음이 아주 넓으니 은하가 먹을 양을 조금 남겨주기야 하겠지만.
아리엘은 알이 미약하게 움직여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당장 온천으로 뛰어갔다.
☆
며칠 동안 계속 쉬기만 했었더니 오히려 몸이 쑤신다.
그래서 몸도 풀 겸, 은하는 혼자서 몬스터 토벌을 다녀왔다.
“응? 누가 왔나 보네?”
온천지대로 들어오는 중.
은하는 학생들이 늘어난 것을 보고 새로운 파티가 도착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좋은 성적은 받지 못하겠네.
제대로 쉬지도 못하겠고….
면식이 있는 이들이 있었다.
은하는 그들의 인사를 받아주면서 제대로 휴식도 취하지 못하고 바로 던전을 공략하러 가야 하는 그들을 애도했다.
“온천이라도 들어갈까 생각했는데 이래서는 안에 사람이 많겠네….”
은하는 혀를 쯧 찼다.
점심에 목민호의 파티가 떠나고.
이제 한산하게 온천을 사용할 수 있겠다 싶었건만.
아무래도 뒤로 미루어야 할 것만 같았다.
먼지를 뒤집어써서 씻고 싶은데….
어쩔 수 없지.
그냥 들어가서 잠이나 자야겠네.
별 수 없다.
은하는 한숨을 쉬었다.
텐트에 들어가서 잠깐 잠을 자고, 저녁을 먹기 전에 온천에 들어갔다 나오기로 했다.
그때쯤이면 늦게야 도착한 파티도 던전을 공략하러 강행군을 떠나게 될 것이다.
그가 그렇게 새로 설치된 텐트들을 지나가려던 그때─.
“─어!?”
“뭐야, 너 왜 여기 있어?” “그러는 너야말로 왜 아직도 여기 있는 거야?”
은하는 한 텐트 앞에서 조아라를 딱 마주쳤다.
간이의자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로 낑낑거리던 그녀가 그를 올려다보며 눈을 휘둥그레 떴다.
아라는 온태양 파티에 있었으니…. 온태양 파티가 이제야 도달한 모양이네.
생각보다 많이 늦었네. 내려오면서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
상아색 머리칼 위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보아하니 온천에 들어갔다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했다.
그러다 은하는 그녀가 발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발은 왜 그래? 어디 다쳤어?” “아, 이거? 오다가 삐끗했나봐…. 좀 아프네.”
“어쩌다 다친 거야. 잘 좀 하지.”
“이게 어떻게 내 마음대로 되나? 갑자기 몬스터가 튀어나오는데 깜짝 놀라서 넘어졌지 뭐야.”
“어휴, 잘하는 짓이다. 많이 아파?”
“음…. 살짝? 많이 아프진 않는데 걷는 게 힘들어서 나 때문에 파티가 도착하는 게 늦어졌지 뭐야.”
발을 접지른 경위에 대하여 말하는 조아라.
은하는 그녀의 주변에 파티원들이 보이지 않는 것을 파악했다.
다들 온천에 들어갔나 보네.
그래도 누가 좀 곁에 있어주지.
파티원들의 심정이야 이해가 갔다.
4일에 걸쳐서 온천지대에 도달하니 피곤해서 쓰러질 지경이었으리라.
제대로 씻지도 못했을 테니 바로 온천에 뛰어들어갔을 만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파티원들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리더가 그러면 안 되지.
아무리 힘들었을지언정.
파티의 리더는 부상당한 파티원을 챙겨줘야 하는 거 아닌가.
겉으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은하는 내심 심기가 상했다.
파티의 리더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으니 더더욱.
“봐봐.”
“엄마야! 지금 뭐하는 거야?”
“엄마는 왜 찾아?” “우이씨! 그게 아니라 왜 내 발을 만지는 거냐고!”
“얼마나 다쳤는지 봐야지. 가만히 좀 있어봐.” “…….”
“많이 부었네. 너희 파티에 서포터 없어?” “내가 캐스터랑 서포터 둘 다 하고 있어.”
“그래서 너 혼자 이러고 있었다고? 다른 애들은 붕대도 못 감는데?” “다른 애들한테 어떻게 부탁해…. 나 때문에 이렇게 뒤처진 건데….”
“미안할 게 뭐 있어. 서로 돕는 게 파티 아니야? 그리고 다른 애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더라도 리더는 이러면 안 되지. 리더 어디 있어?”
“태양이는 온천에….”
“걔는 뭐라 안 해?”
“괜찮냐고 하지…. 근데 태양이도 이런 데에는 서툴러서….” “어휴…. 붕대 줘봐.”
“뭐? 붕대는 왜?” “내가 해줄 테니까 줘봐.”
“…자.”
은하는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가 조아라에게 손을 뻗자.
은하의 강요를 이기지 못한 그녀가 붕대를 건넸다.
“…잘하네?”
“아카데미 학생이라면 이 정도는 당연히 할 줄 알아야지.” “흥, 칭찬해주니 으스대는 거 봐.”
“가만히 있어.” “…응. 저기…, 고마워.”
발이 참 희다.
그는 옆에 놓여 있던 구급상자에서 꺼낸 약을 상처부위에 문질렀다.
그때마다 그녀가 신음을 흘리면서 발가락을 움찔거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는 상처부위에 붕대를 둘렀다.
“조금이라도 일찍 오지. 그랬으면 은우가 있어서 치유마법을 받을 수 있었을 텐데.”
“됐어. 가볍게 삔 건데, 뭘.”
“정말? 가볍게 삔 거 맞아?” “왜, 왜 그래?” “가볍게 삔 거 맞으면 정말 맞는지 간지럽혀보려고.”
“너, 너, 너…. 그러지 마. 사람이 그건 하는 게 아니다!?” “네 발바닥은 나한테 있다.”
“악! 얘 지금 뭐하는 거야! 꺄아아, 아으, 아…. 하지 마!”
“그러게 누가 다치래? 다쳤으니까 나한테 벌 받아야지.” “내가 벌을 왜 받아야 하는데!?”
“내 허락 없이 다쳤으니 받아야지. 전에도 말했지? 내 파티에 들어오는 사람은 마음대로 못 다친다고.”
“아, 알았어! 미안해! 잘못했다고! 그러니까 꺄악…! 왜 발가락 사이에 손을 집어넣고 그러는 거야!? 하, 하지 말라니까! 더럽다고! 냄새 나!”
“아, 진짜? 씻은 거 아니었어?” “씻었거든!” “어쩐지 냄새가 난다 했다.”
“씻었다고! 너이씨! 죽을래!?”
은하는 아라의 발을 만지작거리며 연신 장난을 쳤다.
결국 아라가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였다.
그녀가 폭발해서 다치지 않은 발로 그를 퍽퍽 찼다.
은하는 그제야 장난을 중단했다.
“너, 넌…. 진짜 인간도 아니야.”
“미안하다니까?”
“시끄러워! 내가 진짜 살다, 살다 너 같은 사람은 진짜 처음 본 거 알아!?”
“그래도 발로 차는 걸로 보아서는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네. 조금만 쉬면 괜찮아질 거야. 너무 무리하지 말고.” “얘 말 돌리는 거 봐?”
“너희 파티는 언제 떠난대?”
“내가 말을 말지…. 오늘 저녁에 바로 떠나기로 했어.”
“그래?”
조아라가 발가락을 꼼지락거린다.
은하가 불쑥 만진 게 신경 쓰였던 모양이다.
은하는 그녀의 기색을 모른 척하며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고 하지만….
그래도 무리하면 안 되는데.
한 번 발을 만졌기 때문일까.
조아라는 이제 그가 발을 만져도 크게 뭐라 하지 않았다.
은하는 그녀에게 붕대를 감은 발을 까닥거려보라는 말을 하고는 눈썹을 좁혔다.
가벼운 염좌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쉬지도 않고서 던전을 공략하러 가기에는 힘들 것 같았다.
“그러게 왜 다쳤어.”
“난들 다치고 싶어서 다쳤게?”
“다른 애들이 걱정을 안 끼치니까 네가 걱정을 끼치는 구나?”
“…내가 걱정돼?”
“다쳤는데 안 걱정되게?”
“아니, 그냥…. 날 걱정해주는 구나 싶어서…. 걱정해줘서 고맙다고.”
“갑자기 왜 이래? 미래의 자산이 다칠까봐 걱정되는 거야 당연하지.” “순간 넘어갈 뻔했네. 믿은 내가 잘못이지…. 하양이는 너 같은 애랑 왜 사귀는 거래?” “내가 잘나서.”
“네, 다음 노은하 들어오세요.”
“뭐라는 거야? 뭐 잘못 먹었어?”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야.”
조금 전만 하더라도 풀이 죽었던 그녀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생기를 되찾았다.
은하는 자신의 말에 지지 않으려는 그녀를 보고 피식 웃었다.
“여기에 있는 동안에 온천에 계속 들어가 있어.”
“그건 왜?” “던전에 있는 온천이라서 그런지 미약하게나마 효과가 있거든. 가서 발이라도 담그고 있어.”
“…조언해줘서 고마워.”
은하는 그녀의 발에서 손을 뗐다.
다리를 움츠린 그녀가 조심스럽게 신발을 신는다.
그럼 나도 그만 돌아가볼까.
한쪽 무릎을 꿇고 있던 그는 이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곳에 더 머물러 있어봤자 그다지 할 것도 없었다.
괜히 온태양이라도 마주쳤다가는 귀찮아지기만 할 테고.
“나는 이만 가볼게. 아프지 말고. 파티원들이 너한테 신경 안 써주면 그냥 네가 써 달라고 닦달을 해.” “은하 네가 생각하는 것하고 달리 파티 사람들도 다들 착하대도. 그냥 내가 미안해서 도와주지 않아도 된다고 한 거야.”
“그래도 너 혼자 하지 마. 무조건 도움 받아. 알았어?” “네, 선생님! 조언 감사합니다!”
“선생님은 무슨….”
“아, 맞다.”
“왜?”
그래서 그만 돌아가려는데.
조아라가 불현듯 생각났다는 듯이 손뼉을 쳤다.
은하는 뒤를 돌아보았다.
“아까 온천에 들어가니까 리엘이가 웬 이상한 알이랑 같이 목욕을 하고 있더라?”
“응? 웬 알? 온천 달걀이라도 만들어 먹으려나 보지. 마침 잘 됐다. 우리 달걀 남으니까 가져다줄게.”
“어? 정말? 준다면야 맛있게 먹지. 근데 달걀이 엄청 큰가봐?”
“응?” “달걀이 내 얼굴 만하던데? 나는 타조알인 줄 알았지 뭐야.”
“…응?”
은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대로 할 말을 잃었다.
조아라가 의아하게 생각하든 말든 생각에 잠겼다.
결론은 금세 나왔다.
아리엘 이게….
대체 어찌된 영문인지는 모르나.
아리엘이 환수의 알을 가져가버린 것이다.
은하는 헛웃음을 흘렸다.
그는 급하게 몸을 돌렸다.
“야! 어디 가!?”
“아리엘 찾으러.”
“뭐? 지금 여탕에 가겠다는 거야?”
“어.” “거기 사람이 있으면 어떡하려고! 야! 나도 같이 가!”
은하가 걸음을 옮기고.
조아라가 황급히 깽깽이를 뛰면서 그를 따라갔다.
☆
목욕물이 뜨겁다.
아리엘은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는 룰루랄라 콧노래를 불렀다.
“…다들 갔네?”
처음 온천에 들어왔을 때만 해도 학생들이 많았건만.
어느덧 온천에는 아리엘 혼자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그녀는 주변에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입꼬리를 씰룩였다.
기프트
그녀가 체내 마나를 발현하자.
물에 반응한 마나가 그녀의 다리를 인어의 꼬리로 변화시켰다.
두 다리가 인어의 꼬리가 되자마자 아리엘은 온천물에 풍덩 입수했다.
“야호!”
자유롭게 수영하는 아리엘.
물속에 몸을 완전히 담갔다가 나온 그녀는 상쾌한 표정을 지었다.
“아, 맞다. 이제 먹어도 되려나?”
그러다 온천물에 담가두고 있었던 알이 생각이 나고.
그녀는 물속을 헤엄치며 원래 있던 장소로 돌아왔다.
물속에 들어 있던 알을 꺼냈다.
“그런데 이거는 언제 먹으면 되는 거지?”
알의 색이 조금 전보다 진해졌다.
아리엘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알을 가만히 살폈다.
바로 그때.
“─누가 남의 물건 가져가래.”
불쑥 인기척이 느껴졌고.
아리엘은 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노은하가 뚱한 얼굴로 서 있었다. 옆에 조아라도 있었고.
“오, 노은하 찾았다! 아라도 같이 있네? 안녕!”
“내 알 가지고 뭐하는 짓이야.” “뭐하기는! 온천 달걀 해먹으려고!” “…뭐?”
“마침 지금 먹으려던 참이었는데 같이 먹을래?” “넌 정말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일단 옷부터 입고 밖으로 나와.” “지금? 나는 더 있으려 했는데…. 아하! 은하 너도 같이 들어오는 건 어때? 여기 엄청 넓어!”
“하….”
조아라가 꼬리를 보든 말든.
아리엘은 개의치 않고 인어 꼬리로 수면을 철퍽철퍽 쳤다.
은하는 물밖으로 상체를 드러낸 그녀를 보고 연신 한숨을 흘렸다.
“됐고, 일단 알부터 줘.” “응? 너 혼자 먹으려고?” “그걸 왜 먹어. 얼른 안 내놔?”
“그럼 직접 물에 들어오면 주지!”
“앞으로 너랑 같이 술 안 마실 줄 알아.” “아앗…!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여기 알 있어! 주면 되잖아!” “너는 한 대 좀 맞고.”
“아야! 노은하! 이러기야?” “너야말로 이러기냐?”
같이 술을 안 마시겠다.
그 말을 듣고 화들짝 놀란 그녀는 알을 들고 도망치려다 말고 그에게 뛰어갔다.
아니, 헤엄을 쳤다.
그녀가 황급히 그에게 껴안고 있던 알을 넘겨주었다.
뒤이어 머리통을 얻어맞았고.
그리고 그때.
“…어라?”
쩌적 하고.
은하의 손에 넘어간 알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투둑 하고.
알 조각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
이윽고 환한 빛을 발하는 알.
세 사람은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붉은 빛을 발하는 알을 바라보았다.
쩌적
균열은 더더욱 벌어지고.
알 조각이 투두둑 떨어져나가며.
“─삐삐삐 빠빠빠 뿌뿌뿌?”
“””…….”””
마침내.
알이 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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