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Hunter becomes the youngest son of a duke RAW novel - Chapter 102
제102화
5화
로크는 허크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회귀 전.
그에게 맞은 것 그리고 지금까지 들었던 모욕적인 언사만 생각해도 아직도 화가 났다.
날카로운 고소 각이었다.
이 정도면 합의금으로도 두둑하게 챙길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 정도로 놈에게 많이 당했다.
그렇기에 성격, 취향이나 행동 패턴 같은 건, 싫어도 알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빼앗긴 임무, 빼앗긴 만찬회의 자리, 그것 말고도 지금 뺏긴 게 많지?’
허크는 누군가에게서 뺏는 건 익숙할 것이다.
그런 인생을 살아왔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와중에 그 반대의 상황이 펼쳐졌다.
뺏는 쪽에서 뺏기는 쪽이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허크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 거 같아?”
“글쎄요? 토르 님께 도움을 요청…… 은 못 하겠군요.”
“못 하지. 지금 허크가 할 수 있는 건 그다지 없어. 아마 지금쯤 초조해서 호트를 달달 볶고 있을걸?”
“이야…… 정말 제가 허크 님의 전속 집사였다면 어땠을지, 상상하기도 싫네요.”
“너는 떡상했지.”
“네?”
“너의 존버는 성공한 거야. 이 정도면 대박 아니냐? 상장 폐지까지 가려다가 천장 찍었잖아.”
알프레도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가끔 로크가 하는 말은 이해할 수 없는 것투성이였다.
익숙하기에 대충 넘겨들었다.
“로크 님.”
한쪽 구석에서 조용히 번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등장에 알프레도는 호들갑을 떨며 놀랐다.
“히익! 버, 번트 님! 언제 들어오셨대요!? 계속 숨어 있었던 건가요?”
“조금 전.”
“아아, 밤 사냥꾼은 은신술이 뛰어나다고 하던데…… 대단한데요? 혹시 그 은신, 저도 배울 수 있나요?”
“…….”
“왜 저를 그렇게 보시는 거예요? 저, 저도 뭔가 기술을 좀 익히고 싶어서…….”
“불순한 의도가 보인다.”
“불순하다뇨!?”
“알프레도.”
“로크 님! 저는 절대로 불순한 의도로…….”
“은신술보다 더 좋은 게 있는데, 양팔 한번 교체할 생각 없어?”
“또 그 이야기예요!? 안 바꾼다니까요! 제 팔이 무슨 골렘도 아니고, 탈부착시키려고 하지 마세요!”
“쳇.”
로크는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남자라면 로망을 품어야지.
저쪽에 있을 때는 이 의수를 달기 위해서 사람들이 줄을 서고 티켓팅까지 할 정도였는데.
그걸 공짜로 주겠다는데.
“됐고, 놈은 확인하고 갔어?”
“확인했습니다.”
“뭘 확인했다는 거예요?”
“오늘 나에게 선물을 줬던 가신들. 그놈들 허크를 지지하던 놈들이거든.”
“에?”
“슬슬 허크 코인이 떡락하는 거 같으니까, 나에게 붙으려고 하는 것이겠지. 나에게 선물 주는 것을 호트가 보고 곧장 돌아가서 보고했을 거야.”
“그럼 이 선물들을 받은 건…….”
“보여 주기식이지, 내가 이 정도라는 것을. 그리고 거절할 이유가 없잖아? 나한테 잘 보이겠다고 이렇게 주는데 거절하는 건 예의가 아니지.”
“세상에! 저는 또 로크 님이 돈을 좋아하셔서 거절 안 하시는 줄 알았는데.”
“…….”
그것도 이유 중 하나이긴 하지.
대충 60%?
돈 싫어하는 사람은 없었다.
여기서 핵심은, 로크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 가신들이 왔다는 것이다.
“아마 지금쯤 초조할 거야. 자신을 지지해 주던 것들이 사라져 가니까.”
“와, 로크 님, 오늘따라 정말 멋진데요?”
“그럼 평소에는 안 멋졌다는 거야?”
“그, 그건 아니고요. 평소에도 멋진데, 오늘은 더 멋진 거 같아요.”
로크가 눈을 가늘게 뜨자, 월급 삭감의 위협을 느낀 알프레도는 황급히 말을 바꿨다.
한 번은 넘어가 준다.
“지금 허크가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은 그렇게 많지 않아. 바보같이 엄마한테 이르러 달려가거나, 아니면…….”
로크가 말을 끝마치기 전.
누군가가 노크했다.
“로크 님, 실례하겠습니다. 저는 허크 님의 전속 집사, 호트라고 합니다. 허크 님의 서신을 가져왔습니다.”
호트의 등장에 로크의 입가에 그려진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아니면, 자신의 능력이 나보다 높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찾아오겠지.”
모든 것이 계획대로.
이 정도로 궁지에 몰리면 허크가 할 수 있는 건, 하나밖에 없었다.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는 것.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피력하기 위해서는 로크를 꺾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로크가 유도한 대로 허크는 충실하게 움직여 주고 있었다.
“설마 이것도 계획하신 거예요?”
“당연하지.”
로크가 허락하자, 방으로 들어온 호트는 서신을 넘기고 나갔다.
서신의 내용은 로크가 생각했던 대로였다.
로크 바르커.
네가 이번 임무에서 미스릴 광산을…….
“우와…… 첫 줄부터 벌써 읽기 싫네.”
서신은 미사여구가 잔뜩 붙어서 내용 늘리기에 치중되어 있었다.
소설가도 이런 식으로 쓰면 욕먹는다.
그 즉시 댓글 창이 난리 날 수 있다.
대충 내용을 정리하자면.
-재능을 개화하고, 임무 몇 개 성공했다고 나대는 네 모습이 아니꼬우니 한판 붙자.
대충 이런 내용이다.
“정말 로크 님 말대로 되었네요.”
“뭐, 이 정도는 내 우뇌만 조금 쓰면 할 수 있는 짓이지.”
“우뇌요? 그게 뭔데요?”
“아아…….”
이쪽은 아직 의료 부분이 크게 발달하지 않았다.
뇌는 아직 미지의 영역.
이쪽 세계의 사람은 아직 뇌의 구조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기에 우뇌, 좌뇌도 모른다.
‘지식이 부족하지, 뭐. 대부분이 마법으로 치료할 수 있으니까 그런가.’
“그런 게 있어.”
로크는 종이를 꺼내 서신을 작성했다.
대충.
언제 싸울지 날짜를 잡는 것이다.
“번트.”
“네.”
“이걸 가져다줘.”
“알겠습니다.”
“에엑!? 왜요!? 제가 갈게요.”
로크가 번트에게 서신을 넘기려고 하자, 알프레도가 깜짝 놀라 말했다.
저쪽에서도 전속 집사가 직접 서신을 가지고 오지 않았던가.
이건 자신의 영역이다.
새로 들어온 신입에게 빼앗길 수는 없었다.
“이건 제 일입니다!”
“알고 있어. 하지만 이 서신은 번트가 전할 거야.”
“로크 님, 서신 전달하는 건 저도 할 수 있습니다! 그냥 가서 전달만 하면 되는 거잖아요. 설마 제가 거기서 예전처럼 맞고 돌아올까 봐 그러시는 거예요?”
예전.
허크에게 온종일 맞고 다녔던 로크는 궁금했다.
그래도 형제인데 왜 자꾸 자신을 괴롭히는 건지, 궁금했다.
직접 보기는 무서우니 서신을 보냈었는데, 서신을 전해 주러 갔던 알프레도는 죽지 않을 정도로 맞고 돌아왔다.
알프레도는 그 때문에 번트에게 서신을 맡긴다고 생각했다.
“그런 거 아니야.”
“그럼…….”
“흠, 좋아. 그럼 너한테 맡길게.”
“정말요?”
“그래. 그럼.”
로크는 창문을 열었다.
“나가.”
“네?”
“허크의 방 알고 있지? 여기 창문으로 벽을 타고 끝 쪽으로 가면 있으니까.”
“자, 잠깐만요! 지, 지금 벽을 타고 나가라는 건가요? 그냥 정상적인 방법으로 가면 되잖아요.”
“좀 더 자극하려고.”
“자극이라뇨?”
“내 아래에 소리 소문 없이 몰래 방까지 잠입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춘 인간이 있다고 알려 주려는 거지. 그래야 조금 더 위기감을 느끼지 않겠어?”
로크는 웃으면서 말했다.
알프레도는 혹시나 해서 밖을 내다봤는데, 높아도 더럽게 높았다.
떨어지면 죽을 수 있었다.
“밧줄은…….”
“밧줄 없는 번지가 그렇게 재미있다더라. 걱정하지 마, 설마 죽기야 하겠어? 죽으면 위로금 두둑하게 챙겨 줄게. 참고로 산재 처리는 안 된다. 이쪽엔 그런 게 없거든.”
“로, 로크 님, 이런 방식은 옳지 않아요. 그 위기감 때문에 허크 님께서 이상한 행동이라도 하면…….”
“그 행동을 하라고 자극하는 거야.”
“에?”
“이번 기회에 거슬리는 거 확실하게 치워 놔야 하지 않겠어? 폭탄을 언제까지 품고 갈 순 없잖아.”
로크는 이번 기회에 허크를 확실하게 떨어트릴 생각이다.
그러려면 판을 크게 키워야 했다.
그 판을 키우기 위해서 허크를 조금 더 자극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니까, 얼른 나가.”
“생각해 보니, 이런 일은 제가 하는 것보다 번트 님이 하는 게 맞는 거 같습니다.”
“네 일이라면서. 얼른 나가.”
“생각해 보니! 제, 제가 고소 공포증이 있어서 말이죠. 높은 곳은…….”
당황하는 알프레도를 보며, 로크는 피식- 웃으며 서신을 번트에게 줬다.
서신을 받은 번트는 창문으로 나갔다.
깜짝 놀란 알프레도가 밖을 확인했지만, 그는 이미 벽을 타고 사라지고 없었다.
전직 밤 사냥꾼답게 날쌘 몸놀림이었다.
“걱정하지 마.”
“네?”
“너도 저 정도는 할 수 있게 해 줄게.”
“…….”
“몇 번 밖으로 던져지면 고소 공포증 정도는 간단하게 극복할 수 있어. 이것도 내 전문 분야거든.”
회귀 전, 헌터 중 높은 곳을 무서워하는 고소 공포증 헌터가 한 명 있었다.
그것을 안타깝게 여긴 로크는 그가 고소 공포증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좀 과격한 방법이었지만, 헌터는 웬만해서는 안 죽는 걸 알고 있었다.
‘절벽에서 수십 번 밀어 버리면, 극복하고 싶지 않아도 극복이 되지.’
“설마 네가 고소 공포증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나의 불찰이구나.”
“아니…… 그게…….”
“걱정하지 마. 내가 그 고소 공포증 확실하게 없애 줄 테니까! 나만 믿어라!”
“…….”
로크의 반응에 알프레도는 난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와서 거짓말이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
‘내가 창문 밖으로 떨어질까? 아니면 내 월급이 떨어질까?’
* * *
“…….”
한 여자 사용인이 아이린의 방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병상에 누워 있는 아이린을 돌보는 사용인이다.
오랫동안 침대에 누워 있으면 땀을 흘려서 냄새가 날 수 있기에, 여자 사용인이 간간이 들어와서 물수건으로 닦아 주는 일을 하고 있었다.
이 타이밍에는 밤 사냥꾼도 예의상 자리를 비켜 줬다.
여자 사용인은 벌써 몇 년이나 아이린을 돌봤기에, 밤 사냥꾼도 어느 정도 신뢰하고 있었다.
‘해야 해, 반드시.’
여자 사용인, 로린은 긴장했지만 최대한 겉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했다.
지금 자신이 하는 일은 절대로 들켜서는 안 된다.
그녀는 지금 허크의 명령을 받았다.
그는 그녀에게 절대로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했다.
‘이 약을 입에 넣기만 하면 100만 골드를 주신다고 했어.’
100만 골드.
자신의 월급으로는 평생 아껴도 모을 수 없는 거금.
거기에다 자신의 안전까지 확실하게 약속해 줬다.
지금까지 아이린을 돌보며 정이 들긴 했지만.
‘언제 깨어날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누워 있는 사람보다, 멀쩡하게 걸어 다니는 사람이 살아야죠.’
그간의 정(情)?
그런 건 돈이 되지 않는다.
아이린을 정성껏 돌본 것도 이쪽이 조금 더 돈이 되기 때문에 한 짓.
정보다는 돈이 우선이었다.
그녀는 누워 있는 아이린을 보며 히죽- 웃었다.
“죄송해요, 아이린 님. 이것도 어쩔 수 없어요. 거부하기엔 너무 큰돈이잖아요. 저를 이해해 주실 거라고 저는 믿어요. 아이린 님은 착하시잖아요.”
로린은 소매에서 꺼낸 약을 아이린의 입에 흘려 넣으려고 했다.
그때였다.
분명 아무도 없어야 할 방 안에서 붉은 눈동자가 번뜩였다.
붉은 눈동자를 번득인 존재가 빠르게 날아와 로린의 팔목을 낚아챘다.
“윽!?”
팔목이 부러졌다.
팔목이 불에 지져지는 듯한 격통을 느끼며, 비명이 비집고 나오려고 했다.
그 전에 손이 불쑥 튀어나와 그녀의 입을 막았다.
‘무…… 무슨!!’
붉은 손이 보였다.
하지만 그것이 그녀가 보게 된 마지막 이승의 광경이었다.
붉은 손이 날카롭게 변하더니, 순식간에 로린의 목을 베었다.
목을 베면 피가 분수처럼 흩뿌려질 수 있겠지만, 그 존재는 자연스럽게 피를 흡수했다.
덕분에 로린의 피가 아이린에게는 튀지 않았다.
“흐음, 이런 식으로 나왔나? 이 정도는 안 봐도 뻔하네.”
어둠 속에서 로크가 모습을 드러냈다.
대충 이럴 거라고 생각했다.
“내 멘탈을 흔들어 보겠다는 생각일 텐데, 이 정도 대비는 당연히 해 두지.”
로크는 쯧쯧, 하며 혀를 찼다.
손가락을 까딱이자 로린을 죽인 붉은 존재가 다가왔다.
피의 권속이다.
“호위로 쓸 만하네.”
피의 권속에게 어머니를 지키라 명령을 내려놓았다.
그 결과, 잘 지켰다.
위험한 순간에 적절하게 대처해서 위험을 제거했다.
손속에 사정을 두지 않는 것이 조금 흠이지만, 그 정도는 봐줄 만했다.
“이 정도라면 밤 사냥꾼이 없다고 해도 한 번쯤은 지킬 수 있겠네.”
로크는 쓰러진 사용인의 시체를 한번 보더니 관심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선물을 받았다면 돌려줘야 하는 것이 인지상정이지. 내 어머니를 죽여서 멘탈을 흔들어 보려고 했던 건 나쁘지 않은 전법이지만, 이건 악수(惡手)지.”
로크에게 있어서 어머니는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에게는 소중한 혈육.
목숨을 걸어서라도 지켜야 하는 존재.
허크는 그런 어머니를 죽이려고 했다.
“자, 그러면…….”
어머니를 건드린 보답.
확실하게 해 줘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