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Hunter becomes the youngest son of a duke RAW novel - Chapter 152
제152화
8화
“허…… 미치겠군.”
7대 주선, 인내의 파티엔티아는 다음 봉인을 찾고 있었다.
첫 번째 봉인은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두 번째 봉인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귀찮은 장소에 있었다.
“아발론인가.”
아카데미 중에서도 최고의 규모를 자랑하는 아발론.
아발론 중심 지하 깊숙한 곳에 봉인이 있었다.
그것을 파괴하려면 아발론에 들어가야만 했다.
-아발론은 아무리 파티엔티아라고 해도 힘들어요.
“하! 지금 본좌를 무시하는 건가? 후마니타스? 나에게 힘든 일은 없다! 저런 곳…….”
파직파직!
그의 몸에서 굵은 스파크가 튀었다.
얼굴에는 강한 자신감이 내비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힘에 절대적인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하나의 봉인을 푸는 것으로 걸렸던 봉인과 제약이 한결 가벼워졌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면 그 누가 오더라도 이길 수 있다.
“본좌를 막을 수 없다. 가로막는 존재가 있다면, 그게 누구라고 할지라도 본좌의 번개 앞에서는 무력할 뿐이다.”
-파티엔티아, 당신의 힘은 잘 알고 있어요. 당신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하지만 아발론은 아직 건드려서는 안 돼요.
“쯧, 귀찮다. 어차피 보고도 그냥 형식적이었을 뿐이야. 본좌는 본좌의 뜻대로 움직인다.”
-하아…….
후마니타스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다른 이들은 그래도 자신의 말을 잘 따라 주고 있는데, 파티엔티아는 쉽게 제어할 수 없었다.
여기서 부탁이나 강압적으로 명령을 내린다고 할지라도, 그는 말을 듣지 않겠지.
자존심이 강하니까.
여기서 해야 할 건 부탁이나 명령이 아닌, 제안이어야 했다.
-그럼 이렇게 하죠. 사실대로 말하자면, 지금 당신의 힘으로는 아발론에 들어간다고 해도 봉인을 파괴할 수 있을 리가 없어요.
“하! 본좌의 힘을 의심하는 거냐?”
-그건 아니에요. 하지만 당신도 알고 있을 텐데요? 아발론에는 괴물 한 마리가 살고 있다는 것을.
“……멀린을 말하는 것이냐?”
-멀린 칼리번, 그의 힘은 과연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로 강하죠. 바르커 가문의 토르 바르커, 하이룬 가문의 로키 하이룬과 동격을 이루는 괴물. 지금의 당신은 그를 이길 수 있나요?
“…….”
여기서 침묵하는 것이 그나마 그의 자존심이었다.
그딴 놈! 본좌의 상대가 안 된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전력을 다할 수 없는 지금 상황에서 과연 가능할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 생각이지?”
-혼자서는 힘들겠지만, 저희는 혼자가 아니잖아요.
“설마.”
-마침 아카데미에는 그도 있으니 도움을 받을 수 있겠죠. 하지만 봉인을 풀기 위해서는 확실하게 해야겠죠. 카스티타스를 보낼게요.
파티엔티아의 얼굴이 팍! 하고 구겨졌다.
순결의 카스티타스.
마음에 들지 않았다.
태생적으로 상극이라고 해야 할까? 7대 주선이 되기 전부터 영 마음에 들지 않는 요물.
그분의 선택이 아니었다면, 단숨에 갈기갈기 찢어 죽였을 여자였다.
“그 여자와 함께 하라는 거냐? 본좌에게?”
-그녀의 능력은 쓸 만하잖아요. 아마 잘될 거예요. 아니면 다른 방법이 있나요?
“……없군.”
파티엔티아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힘을 가라앉혔다.
‘여기서 더 날뛰어 봤자, 저 여자가 명령을 내린다면 본좌는 어쩔 수 없이 따라야겠지.’
누가 뭐라고 해도 후마니타스는 그분에게 선택받은 리더니까.
왜 그분이 저 여자를 리더로 선택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아니, 대충 짐작은 가지만.’
7대 주선은 하나같이 성격이 특이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놈들만 있었다.
그중에서 유일하게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건 후마니타스뿐이기에 그분도 그런 선택을 한 것이겠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지금은 일단 그녀의 제안을 따르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짜증 나는 여자.”
-칭찬 고마워요.
“쯧, 그래서 시간은 얼마나 걸리지? 본좌의 인내심은 그리 길지 않아.”
-7대 주선에서 인내를 담당하고 있으면서 인내심이 짧으면 어떻게 해요.
“……죽고 싶나?”
-후훗, 조금만 기다리세요. 카스티타스는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거든요. 그녀가 돌아오는 즉시 알려 드릴게요.
카스티타스는 아무래도 후마니타스의 명령을 듣고 어떠한 일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딱히 관심은 없었다.
그 여자가 하는 일이라곤 하나같이 정상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썩, 유쾌하지도 않은 일.
예전에 그 여자가 하는 일을 구경했던 적이 있었는데, 보는 순간 구역질이 치밀어 올랐다.
역겨울 정도였다.
같은 7대 주선이 아니었다면 기분 나빠서 죽였을지도 모를 정도.
“최대한 서두르는 게 좋을 거다.”
* * *
저녁 식사는 만족스럽게 했다.
중간에 일이 좀 있긴 했지만, 식사 자체는 썩 나쁘지 않았다.
단백질 보충은 제대로 됐다.
운동하고 30분 안에 단백질을 제대로 보충하지 않으면 근 손실이 오기 때문에 식사는 제대로 챙겨 먹어야 했다.
“그럼 내일 봐.”
같은 S반이긴 하지만, 여자 기숙사와 남자 기숙사는 층이 다르게 나뉘어 있었다.
남자는 6층.
여자는 5층.
하밀은 손을 흔들며 내려갔다.
“……저…….”
“응?”
“하, 하밀 님과는 마, 많이 친하신가요?”
로아는 소심하게 물어 왔다.
작은 눈동자가 반짝이는 것이, 궁금해서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듯이 물어 왔다.
“뭐, 대충? 그냥 아는 사이?”
“그, 그냥 아는 사이요?”
“어, 그냥 몇 번 마주친 게 다야. 음, 친구?”
“친구?”
로아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럴 리가 없는데.
로아라고 해서 모든 귀를 닫고 사는 건 아니었다.
왕족인 만큼 자연스럽게 흘러들어 오는 정보가 제법 되었는데, 그 중 최근 비상하고 있는 하르칸 가문에 대해서도 있었다.
그곳에서 만든 마나 포션.
왕국 내에서도 탐내고 있을 정도로 마나 포션의 효능은 탁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것을 만들어 낸 사람이 바로 하밀 하르칸이었다.
때문에 수많은 귀족이 그녀와 접촉했고, 그중에는 왕족도 있었다.
그녀를 만나고 온 그들의 평가는 하나같이 비슷했다.
‘냉혹하다.’
‘차가운 얼음 공주 같았다.’
‘말이 통하지 않는 벽창호.’
그 누구의 유혹에도 넘어오지 않는 여자라고 했다.
예전에 로아도 먼발치에서 하밀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녀의 표정은 그 누구에게도 관심 없다는 듯 무심했다.
하지만 로크와 있을 때, 그녀는 다양한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은 누가 봐도 사랑에 빠진 여자의 그것이었다.
‘그걸 모른다고……?’
하밀은 호감을 가지고 열심히 들이대고 있는데, 로크는 무심하기 짝이 없었다.
혹시 모르는 척하는 건가? 했지만, 옆에서 보면 그것도 아니었다.
그냥 관심이 없는 거 같았다.
그만큼 아름다운 여자가 자신의 곁을 내주고 있음에도 정작 당사자는 관심이 없다니.
“……저기 말이야, 로크는…….”
“아, 잠시만.”
기숙사 방으로 돌아가던 중, 로크는 걸음을 멈췄다.
“아, 귀찮게 하네.”
로크는 정말 귀찮다는 듯 머리를 긁적이다가 멈췄다.
안 그래도 국을 뒤집어써서 냄새가 나서 짜증 나 죽겠는데, 일단 먼저 씻으러 가려 했더니만 뒤에서 따라오는 기척이 귀찮게 하고 있었다.
미행?
그딴 건 아니었다.
로크를 부르고 있었다.
“로아.”
“으응? 왜?”
“너 먼저 들어가 있어. 나는 잠시 볼일 좀 보고 올게.”
“볼일?”
“어, 일단 씻어야 할 거 같거든. 먼저 가.”
“응…… 알겠어.”
로아는 뒤를 힐끔 쳐다보더니, 혼자서 기숙사로 향했다.
그렇게 로아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자, 뒤에 숨어 있던 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를 본 로크의 표정은 썩 좋지 않았다.
‘벨텐.’
아벨의 오른팔.
평민이지만 나름대로 능력이 있는지, 아벨이 드물게 자기 오른팔로 두고 있었다.
그가 여기에 있다는 건.
“아벨이 나를 부른 건가?”
“……선배라고 불러. 너보다 연장자이며, 그분은…….”
“왕족이지. 그래서 어쩔 건데.”
“건방진 자식.”
그의 기세가 날카롭게 변해, 로크의 전신을 찔렀다.
3학년의 S반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제법 강했다.
로크는 관리자의 눈을 사용했다.
이름 : 벨텐
성별 : 남
나이 : 17살
특성 : [봉인] [능력치]
힘 : 789 민첩 : 687 체력 : 865 마력 : 850
[흥분], [분노], [놀람], [경악], [경계], [의심]헌터로 따지면 B급 헌터 중간쯤 되었다.
그의 나이를 생각하면 썩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왜 아벨이 그를 옆에 뒀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평민이라고 해도 재능이 없는 건 아니거든.’
귀족이 고귀한 피라고 해도, 무조건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었다.
로크만 봐도 알 수 있다.
최상급 핏줄을 타고나도, 아무런 재능도 없었던 로크였다.
핏줄이 많이 관여한다고 하지만, 그것이 모든 것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두 번 말하지 않겠다. 따라와라.”
“싫다면?”
“……그 말의 뒷감당, 네가 할 수 있겠나. 돔피 하나를 이겼다고 기고만장한 거 같은데…… 그놈은…….”
“아아, 그만.”
설마 거기서 ‘그놈은 사실 우리 사천왕 중에 최약체였다!’라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니겠지?
안 들어도 뻔했다.
“이 꼴로 갈 순 없잖아, 안 그래? 적어도 씻을 시간은 줘야 하지 않겠어?”
“…….”
“왜? 설마 네가 모시는 그분이 이런 냄새를 좋아하나? 취향은 존중해 줄 수 있는데, 그럼 이대로 갈까?”
“……씻고 와라.”
“아, 그리고 옷도 줘야지.”
“사람을 시켜 목욕탕으로 보내 주마.”
“그럼 고맙지.”
로크는 씩- 웃으며 샤워하러 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씻고 나왔다.
머리도 대충 말리고 온 그를 보며 벨텐은 조금 놀란 듯 물었다.
“벌써 끝난 거냐?”
“씻는데 뭐 그렇게 오래 걸린다고. 5분이면 끝이지.”
샤워에 5분 이상을 투자할 필요는 없잖아.
마음만 먹으면 1분 만에 씻고 나오는 것도 가능했다.
“…….”
벨텐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뭐 저런 놈이 다 있지?
하지만 신기했다.
피그리안은 냄새가 이상한 국이긴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옷이나 머리 같은 데 묻으면 그 냄새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무리 샤워를 해도 쉽게 냄새가 빠지지는 않는다.
한데, 로크에게는 그런 냄새가 없었다.
오히려 향긋하다고 할까?
‘왜 이런 좋은 냄새가 나는 거지?’
자신도 모르게 맡고 싶어지는 냄새다.
보통 사람에게서는 맡을 수 없는 묘한 꽃향기 같았다.
킁킁.
‘이게 무슨 냄새지? 너무 향긋한데?’
“이게 미쳤나.”
순간, 로크는 자신도 모르게 주먹이 나가고 말았다.
로크의 주먹이 정확하게 벨텐의 얼굴을 향해 날아갔다.
남자가 남자 냄새를 맡다니.
이건 자기방어적인 행동이었다.
정당방위.
내 몸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였다.
‘이런, 내가 실수했군.’
벨텐도 순간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도 모르게 남자의 냄새를 맡고 말았다.
로크가 화내는 건 당연하지만, 딱히 그의 주먹에 맞아 줄 생각은 없었기에 벨텐은 몸을 옆으로 틀며 주먹을 피하려고 했다.
하지만 로크가 누군가.
아무리 능력치 면에서 벨텐보다 조금 떨어진다고 한들, 그는 EX급 헌터였다.
그의 주먹이 신묘하게 꺾이며 정확하게 벨텐의 얼굴 정중앙을 후려쳤다.
피하고 싶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그런 주먹이 아니다.
고작 아카데미에서 훈련받은 햇병아리가 감히 게이트에서 숱한 죽음을 넘나든 로크의 주먹을 피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짬이 달랐다.
기술의 깊이가 달랐다.
‘이래서 기술을 배우라고 하는 거야. 기술을 배우면 뭐든 할 수 있거든.’
물론 사람 패는 기술을 쓸 곳이 어디 있겠냐만은, 은근 살아가다 보면 쓸 곳이 많았다.
기술직은 어디든 환영이었다.
퍼억!
벨텐은 로크의 주먹에 맞고 날아갔다.
“컥!”
바닥에 쓰러진 벨텐을 보며 로크는 극혐!이라는 표정으로 말했다.
“변태 같은 자식, 어딜 냄새를 맡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