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rand Master RAW novel - Chapter 199
제8장 타결 (2)
도쿄 제3 부두.
이곳은 폐하나 다름이 없었다. 얼마 전, 드래곤 다섯 마리가 갑자기 튀어나와 싹 쓸어 버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드래곤이 재침공을 하였고 덕분에 슬슬 건설이 되고 있던 건축물들이 무참하게 파괴가 되었던 것이다.
위기의 일본은 누구도 구할 수가 없었고 결국 천상의 기사가 나타나 해결했다. 정확하게는 천상의 기사가 데리고 있는 노예에 의하여 소멸되었다.
제3 부두에는 기자회견이 열렸고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있는 중이었다.
촤르르르르륵!
야밤임에도 불구하고 플래시 세례가 쏟아진다.
한성이 회견장으로 천천히 입장하고 있었다.
“와아아아아!”
시민들은 물론이고 기자들까지 환호성을 내질렀다.
한성이 아니었다면 일본은 멸망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물론 지금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들은 조작이 된 것에 불과하였지만, 그런 사실을 사람들이 알 리가 없었다.
한성이 자리에 앉자마자 질문이 쏟아진다.
“천상의 기사님! 일본 정부로부터 연락을 받은 것입니까?!”
“뉴스를 보고 알았습니다.”
“일본 정부로부터는 어떤 말도 듣지 못한 겁니까?”
“아마 왔겠지요. 하지만 그 전에 저는 이미 일본에 넘어와 있었습니다. 과거야 어찌 되었건 인류가 학살되는 것을 보고 있을 수는 없지요.”
한성은 뻔뻔하게 나왔다.
태연하게 기자들의 말을 받아치고 있었는데, 만약 총리가 이 회견을 보고 있었다면 목을 잡고 쓰러졌을 것이다.
“한 말씀 하시죠!”
“인류를 수호할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다행스럽게도 인명피해는 크지 않았으며 복원 작업에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혹시나 일본으로 다시 드래곤이 쳐들어올지 모르니 일주일 정도는 본 드래곤을 주둔시켜 두도록 하겠습니다.”
“정말입니까?”
“정말입니다.”
“귀하는 한국인이고 과거사 때문에 감정이 약간 좋지 않으신 것으로 아는데요.”
“이미 충분한 대가를 받았으니 그것으로 족합니다.”
“어떤 대가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이만 줄입니다.”
한성은 자리를 뜬다.
만약 일본 10대 기업을 S그룹에서 합병한다고 말이 돌면 수많은 사람들이 원통해할 것이다. 하지만 별로 한성이 신경을 쓸 일은 아니었다.
* * *
그 시각.
일본총리 관저에서는 생방송으로 뉴스를 시청하고 있었다.
나카무라 총리는 붉어진 눈으로 영상을 바라본다.
“저런 쳐 죽일 놈!”
나카무라는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물론 지금까지 나카무라는 철저하게 을이었고 천상의 기사가 갑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거짓말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비서실장도 함께 TV를 시청하고 있었다.
“이렇게 되면 각하만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이로군요.”
“국민들의 지탄을 받겠지.”
“초기 대응이 늦었다고 말입니다.”
“크윽! 당연한 일 아닌가!”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번에 대응이 늦은 것은 천상의 기사가 꾸민 계략이었다. 어떻게 해서든 타오타 자동차를 강제 인수하기 위하여 수를 쓴 것이다.
만약 애초부터 나카무라가 타오타 자동차를 넘겨주었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나카무라는 지금도 그 상황으로 돌아가면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타오타 자동차를 넘겨주게 되면 일본 경제에는 막대한 타격이 들어올 것이기 때문이다.
나카무라는 숨을 몰아쉰다.
“후우.”
“너무 흥분하지 마십시오. 그러다가 쓰러지십니다.”
“지금 흥분하지 않게 생겼나!”
털썩.
갑자기 머리가 핑 돌았다.
나카무라는 결국 충격을 받고 주저앉은 것이었다.
“각하! 괜찮으십니까?!”
“크으윽. 괜찮다.”
“고정하십시오.”
나카무라는 눈을 감았다.
억울하기로는 인생 최악이었지만, 지금으로써는 손을 쓸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억울하지만 참는 수밖에는 없었던 것이다.
한성은 집으로 돌아가려 하였다.
약속대로 본 드래곤은 배치를 해 주었다.
그는 타오타 자동차를 인수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오창진은 다크 엘프 마도공학자들을 대거 영입하여 과학과 결합, 희대의 자동차를 양산해 낼 것이었다.
자동차가 양산되기 시작하면 세상의 판도는 변화하게 될 것이다. 마력충전소가 세워질 것이고 충전 주기도 매우 길 것이다. 한 번 충전하면 대충 수천 킬로미터는 타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 신세계가 도래할 것이니 이 정도 귀찮음이야 감수를 하기로 했다.
워프를 막 시전하려 할 때였다.
“천상의 기사님!”
“누구십니까?”
“저예요, 강소라 기자.”
“강 기자셨군요.”
여러 가지 일 때문에 어느 정도 안면이 있었다.
물론 그냥 안면이 있다는 것이지 그렇다고 해서 친한 관계는 아니었다. 한성은 집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럼 살펴 가십시오.”
“잠깐 인터뷰를 해도 괜찮을까요?”
“됐습니다.”
“귀찮아하신다는 것을 알아요. 하지만 인터뷰를 하고 나면 분명히 S그룹과 천상의 기사님께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간단하게 제가 인터뷰를 해야 할 이유를 말씀해 보십시오.”
“지금은 이미지 관리를 해야 하지 않나요? 여러 가지 의혹들이 있을 텐데, 그것들을 미리 막아 버리는 거죠. 그래야만 앞으로 편하게 지내질 수 있잖아요?”
“음…….”
한성은 잠시 생각에 잠긴다.
굳이 그럴 이유는 없을 것 같았지만, 인터뷰를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겠다는 판단이다. 그런 판단에서라면 응해줄 용의가 있었다.
“5분 정도라면요.”
“좋아요. 제가 차를 사도록 할게요.”
“조건이 있습니다.”
“무엇이라도 들어드릴게요.”
“편하게 인터뷰를 하고 싶습니다. 그냥 찻집에서 말입니다. 카메라 거두시고 메모하는 형식의 인터뷰라면 하겠습니다.”
“나중에 누가 물어보면…….”
“당연히 강 기자가 했다고 해야지요.”
“좋아요 그럼!”
그들은 근처 찻집으로 향한다.
한성의 얼굴은 세상에 별로 드러나지 않았다.
그는 평범한 삶이 깨지는 것을 가장 경계하였다. 그 때문에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한 번도 가면을 벗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공식적이지 않다면 말은 달라진다.
한성은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는 소파에 앉았다.
“후아! 좀 낫군요.”
“맨 얼굴을 보는 건 처음이네요.”
“감상이 어떻습니까?”
“매우 젊은 느낌인데요. 갓 20대에 들어선 느낌…….”
“생각보다는 많을 겁니다.”
“얼마나요?”
한성은 어깨를 으쓱였다.
이런 사실까지 밝힐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어디까지나 한성은 비밀스러운 존재로 남아야 하는 것이다.
“알아내려면 알아낼 수 있어요.”
“인터뷰를 하신다고 하셨는데요, 빨리 하시죠.”
“과거사에 대해 말들이 많아요. 일본 정부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문제죠. 세계를 주무르는 천상의 기사가 한국인이니까요.”
“주무른다는 표현은 좀 그렇군요. 그냥 수호를 한다고 하시죠.”
“정정할게요.”
그녀는 메모를 한다.
한성은 잠시 생각을 하고는 입을 열었다.
“과거사에 대해서는 저도 좋게 생각하는 입장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일본이 어찌 되건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인류가 학살되는 것을 볼 수는 없지요. 그것이 바로 인류애입니다.”
“그러시군요.”
분명 유설화가 있었다면 뻔뻔하다고 한마디 했을 것이다.
한성에게는 인류애 따위는 없었다. 그냥 편한 대로 살면 그만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세계적으로 퍼질 이야기였기에 가면은 적당히 쓰고 있어야 했다.
“정말 정의로우신 생각인데요, 어떻게 영향을 받았나요?”
“아버지께서 군인이십니다.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요. 한국인으로서는 못마땅하지만, 인간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충분히 지킬 수 있습니다.”
“대가를 받았다고 들었는데요.”
“어느 정도 받았습니다.”
“정확하게 물어봐도 될까요?”
“아니요.”
한성은 딱 잘라 말했다.
결국 한성은 개소리를 늘어놓은 것이었다. 인류애 어쩌고 하지만, 결국 타오타 자동차를 인수하기 위하여 대대적인 쇼를 벌인 것에 불과하였다.
그래도 강소라는 기사를 좋게 바꾸어 내보내 줄 것이었다.
“대단하시네요. 그렇게 초연하시니 말이에요. 하기야, 그러니까 수많은 사람들이 천상의 기사님을 의지하는 것이겠죠.”
“다 끝났습니까?”
“더 남아 있는데…….”
“저는 끝났습니다.”
한성은 자리에서 일어난다.
가뜩이나 할 일도 많았다.
집으로 돌아가면 할 일이 태산이었다.
1박 2일로 여행을 가게 된다면 챙겨야 할 것들도 많았다. 특히나 먹을 것은 부실할 것이었으므로 충분히 챙겨가야 하는 것이다.
강소라도 어쩔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시간 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창진의 얼굴을 봐서 해 주는 겁니다.”
“아, 예…….”
“그럼 이만.”
한성은 그 자리에서 사라진다.
강소라는 오늘 한 이야기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카메라맨은 한참동안 천상의 기사에 대해 생각을 하다가 결론을 내렸다.
“정상은 아니군요?”
“그걸 이제 알았냐?”
“진즉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저 정도일 줄은 몰랐죠.”
“저만한 힘을 가지고서 정상이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지.”
“그런가……?”
“당연하지. 쯧쯧.”
강소라는 혀를 찼다.
분명히 천상의 기사는 정상이 아니었다. 그냥 귀찮은 것을 극도로 꺼려 하였으며 사람을 대놓고 무시를 하기 일쑤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그만큼 강했기에 모든 것이 용납되었던 것이다. 딱히 인류를 위하여 해코지를 하는 것도 아니었으니 겨우 오만하고 자존심이 강한 것 정도는 용서할 수 있었다.
강소라는 메모를 마치고 일어난다.
“내일은 속보가 뜨겠군.”
“축하드립니다. 또 특종이겠습니다.”
“잘 엮어 보아야지.”
천상의 기사와는 몇 마디 나누지 않았지만, 이것으로도 충분했다.
모자란 것들은 살을 붙이면 되었다.
강소라는 차량에 장비를 실으며 인터뷰에 대해 생각한다.
“그래도 한 싸가지 하는 것은 분명하지.”
“나쁜 남자의 표본이죠.”
“이상하게 끌린단 말이야.”
“말은 안 해도 숱한 여자들이 있을 겁니다.”
“그냥 그렇다고. 어떻게 한다는 것이 아니라.”
“선배의 그런 태도에는 언제나 대시가 있었잖아요. 그렇지만 천상의 기사는 포기하는 편이 좋아요.”
“후후. 그건 두고 보아야 할 일이지.”
강소라는 천상의 기사의 얼굴을 떠올리며 낮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