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rand Master RAW novel - Chapter 211
제2장. 새로운 힘 (1)
스아아아!
지휘부 막사.
한성은 막사 안에서 운기조식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어제, 그는 엄청난 전투를 벌였고 상당한 충격을 받았었다. 외상도 그러했지만 내상도 심각하여 온종일 치료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후우욱!”
한성은 겨우 몸조리를 하고는 일어난다.
그가 막사로 나오자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던 김유환이 달려온다.
“형님! 괜찮으십니까!?”
“그럭저럭 괜찮아졌다.”
“이상은 없으시고요?”
“대략 5할 정도는 복원한 것 같다.”
김유환은 그것만으로도 모두 알아들었다.
그는 무공에 통달해 있었다. 특히나 마공에는 따라올 자가 없었는데, 혈색만으로도 혈맥이 어느 정도 나았는지 파악할 수 있는 지경이었던 것이다.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한 번 물어 본 것뿐이었다.
“그보다 놈들은?”
“잔뜩 움츠리고 있습니다.”
“쳐들어가지 그랬나?”
“그래도 형님께서 오셨으니 직접 명령을 내리시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쯧쯧.”
한성은 고개를 내저었다.
이곳에는 드래곤 로드인 카이너스도 함께 있었으므로 그녀에게 부탁만 하여도 충분히 쓸어 버렸을 것이었다.
하지만 김유환은 그리하지 않았다.
“지금쯤이라면 국왕이 도망갔을 수도 있겠군.”
“그래 봤자 형님의 손바닥 안이지 않겠습니까?”
“그건 그렇겠지.”
“그러니 그냥 둔 것입니다.”
한성은 기지개를 켰다.
우두두둑!
“크윽.”
“형님!”
“괜찮다. 그저 아직 뼈가 다 아물지 않은 것뿐이다.”
아무래도 앞으로 일주일 정도는 더 요양해야 할 것 같았다.
휘이이잉!
날카로운 바람들이 스치고 있었다.
카폰은 의연하게 지휘 석에 앉아 있는 중이었다. 그러나 내심으로는 어떻게 해야 티를 내지 않고 도망칠 수 있을지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지금 얀트 성채를 버린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았다.
얀트 성채는 지금까지 수백 년 동안 한 번도 점령된 적이 없었다. 물론 현 제국의 대공인 아론이 점령했었지만, 그때까지는 한 번도 깨지지 않았던 것이다.
아론이 갑자기 나타나지만 않았다면 제국은 멸망하였을 것이고 오히려 그라운 왕국은 더욱 영토를 확장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모든 것은 놈의 탓이었다.
으드드득!
“전하.”
“채비는?”
“해 두었습니다. 성벽이 무너지자마자 가시면 됩니다.”
“알겠다.”
가슴이 뛰었다.
성벽이라도 무너져야 도망갈 수 있는 구실이 생긴다. 명분이라는 것은 그만큼이나 중요하였다.
도대체 어디로 망명을 가야 할지 생각하면 가슴이 갑갑하다.
뿌우~!
“시작될 모양인 것 같습니다!”
“전군 위치로!”
군사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병사들은 목숨을 걸고 이 자리에 서 있었다. 그런 가운데 국왕이 도주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으니 참으로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거대한 드래곤이 모습을 드러낸다.
“아아아아!”
“저럴 수가!”
드래곤이 나타나자마자 사기는 급격하게 저하되었다.
드래곤을 노예로 만들었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저렇게 거대한 드래곤을 노예로 만들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카폰은 엄청난 크기의 드래곤의 본체를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끝장이로군.”
콰르르르르!
드래곤으로 대량의 마나가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이것이 무엇인지는 누구라도 알고 있을 것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놈의 입에서 거대한 브레스가 튀어나왔다.
쿠아아아앙!
“피하십시오!”
콰과과과과과과광!
브레스에 성벽이 맞았고 그대로 녹아 버렸다.
그 안에 들어가 있던 병력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절명했다. 아니, 아예 녹아 없어졌다고 보는 편이 맞았다.
다행히 카폰의 지휘부는 성벽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곳에 건설되어 있었다.
전 병력이 녹아 없어지는 모습은 그야말로 모든 사기를 잃게 만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이대로 그라운 왕국은 사라지는 것일까.
“피하셔야 합니다!”
“…….”
카폰은 충격에 빠져 있었다.
“전하를 모셔라!”
“나의 왕국이…….”
“어서!”
근위 기사단이 국왕을 끌고 사라졌다.
이건 전쟁이라고 볼 수가 없었다.
전쟁이란 인간들이 하는 것이었다. 드래곤이, 그것도 에이션트 급으로 보이는 드래곤이 참가한다는 것은 이미 전쟁이 아니다.
오래전, 문헌에는 갓 해츨링에서 벗어난 드래곤이 유희로 세상에 나와 소드 마스터로 이름을 날린 적이 많았다.
대륙의 상당 부분을 삼켜 제국을 이루기도 하였으며 평범한 왕국을 만들어 내기도 했었다. 하나 이것은 그 수준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드래곤이 직접 현신하여 인간의 전쟁에 개입한 적은 없었다.
“전하! 정신 차리십시오!”
“이건 꿈이다! 그것이 확실하다! 우하하하하!”
한성은 무너져 내리는 성채를 바라보고 있었다.
물론 이것은 성채라고도 할 수 없었다.
성채라는 것은 거대한 성벽으로 적들을 방어할 수 있을 때나 붙일 수 있는 이름이었다. 하지만 성벽이 날아갔을 때부터 이미 성채라고 부를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 사이를 짓밟는 것은 전쟁이 아니었다.
“와아아아!”
두두두두두!
한성은 병력을 진군시켰다.
드래곤 로드 카이너스는 여전히 적들을 무너뜨리는 데 주력하고 있었다.
드래곤이 대놓고 인간의 편에서 전쟁을 돕고 있었으니 이기지 못한다면 그것도 이상한 일이었다.
이렇게 되었으니 일방적인 학살이 되었다.
적들의 사기는 바닥을 쳤고 아군의 사기는 충천하였다. 군사들의 사기가 전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는 말해봤자 입이 아픈 일이었다.
한성은 느긋하게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미 전쟁이라 말할 수도 없겠습니다.”
“우리가 나설 필요도 없다.”
한성과 김유환은 나란히 앉아 있었다.
카이너스 하나만으로도 이미 충분했다.
“앞으로는 전쟁이 문제가 아니겠군요.”
“후우. 그렇겠지.”
한성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사실, 인간의 전쟁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통일 제국을 다시 수복하는 일이었으며 그냥 두어도 제국의 휘하에 들어올 왕국들은 많았다.
아론이 없다면 모르겠지만, 이렇게 된 이상은 충분히 빠르게 일통이 될 것이었다. 한성의 걱정은 그것이 아니었다.
그의 최대 적은 바로 유그드람이었다.
지금까지 한성은 적이라고는 생각지 않고 살았었다. 무엇이 발견되어도 발견되는 족족 쓸어버릴 수 있는 능력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았다.
그들이 적당히 구경을 하고 있을 때였다.
전령이 달려와 한쪽 무릎을 꿇었다.
“적 사령관이 도주하고 있습니다!”
“적 사령관이라면 그라운 국왕인가?”
“그러하옵니다!”
“형님, 추격대를 붙일까요?”
“뭘 그렇게까지 하나? 그냥 가서 잡아 오도록 하지.”
“허허허! 그러시죠.”
팟팟!
한성이 몸을 날리자 그 뒤를 김유환이 따랐다.
두두두두두!
카폰 그라운 국왕은 본국의 수도를 향하여 내달리는 중이었다.
수도로 들어가 최대한 빠르게 정리해야 한다. 숨어서 평생 살아도 부족함이 없을 만큼의 재물만 챙기면 가족들과 함께 몸을 뺄 작정이었다.
애초에 왕국과 운명을 함께할 생각 따위는 없었다.
으드드득!
“이런 빌어먹을 놈들!”
저 멀리서 제국의 군대가 달려오고 있었다.
놈들은 악을 쓰며 달려오고 있었는데, 그것은 카폰도 마찬가지였다. 잡히면 죽는다는 것을 알기에 기를 쓰고 있었던 것이다.
“이랴!”
“히이이잉!”
군마는 더욱 속도를 올렸다.
말의 입에서 거품이 나올 지경이었으나 여기서 멈출 수는 없었다.
스스슷!
그때, 전방 10미터도 되지 않는 곳에서 뭔가가 튀어나왔다.
카폰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으허어억!”
툭!
뭔가 말의 다리에 걸리는 느낌이었고 카폰은 허공에 몸이 붕 뜨는 느낌을 받아야만 했다.
카폰은 볼썽사납게 꼬꾸라진다.
우당탕탕!
군마는 바닥을 뒹굴었으며 뒤에서 쫓아오던 제국의 군대는 멈춰 섰다.
추격대는 한성과 김유환을 알아보았다.
“대공 전하를 뵙습니다!”
“사령관 각하를 뵙습니다!”
척척!
그들은 한쪽 무릎을 꿇는다.
“놈들을 포박해라.”
“으으으으!”
카폰을 비롯한 근위기사들은 바닥을 구르며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놈들을 꺼꾸러뜨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1서클의 간단한 마법만으로도 넘어뜨리는 것은 가능하였던 것이다.
국왕의 기사들이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둘러싼다.
“우리는 죽어도 왕국의 기사들이다!”
“지랄하고 있네. 목숨이 아깝지 않은 것 같군.”
한성은 혀를 내둘렀다.
이런 상황에도 목숨을 걸 기사들이 있었으니 카폰도 영 의미 없는 인생을 산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놈이 여기서 죽는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서걱 서걱!
푸하하하학!
김유환은 가볍게 검을 놀렸다.
최후까지 카폰의 안위를 지키려던 결사대 5인은 그렇게 목이 날아가며 허공에 피를 뿌렸다.
“으아아아!”
카폰은 오줌까지 지리며 뒷걸음질을 친다.
국왕이라고 하기에는 아주 더러운 최후였다.
“그냥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떠하냐?”
“살려 주십시오!”
쿵!
놈은 머리를 처박는다.
유감스럽게도 한성은 카폰을 살려 둘 생각이 없었다. 놈이 살아 있으면 왕국을 경락하는 것이 매끄럽지 못할 수도 있었다.
서걱!
한성은 놈의 목을 쳤다.
기사들이 카폰의 목을 주웠다. 그 후에는 얀트 성채로 내달렸다.
국왕의 목만 효시되어도 전쟁은 끝난 것이라 말할 수 있었다. 물론 저항 세력들이 있겠으나 이전만큼 힘을 쓰지는 못할 것이다.
김유환이 한성에게 고개를 숙였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내가 무슨 고생을 하였다고?”
“형님이 아니었다면 제 목숨도 없었을 것입니다.”
김유환은 진심이었다.
그 혼자였다면 결코 유그드람을 상대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보다 김유환은 왕국들을 하나씩 무너뜨리며 발견한 것을 한성에게 이야기하였다. 너무 위험스러워 김유환은 그곳을 금역으로 지정해 놓은 상태였다.
“형님, 그리고 돌아가시기 전에 보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어떤 것을?”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는 그럴 필요가 없으셨지만 이제는 다르지요.”
“그게 뭔가?”
“그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