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rand Master RAW novel - Chapter 284
제2장 대국민 투표 (2)
겨우 정신을 차린 강소라가 다시 물었다.
“만약 투표에서 민주주의를 유지하겠다면요?”
“저도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손을 놓겠다는 말인가요?”
“최선을 다해 대항할 방법을 찾을 것입니다만, 솔직히 가능할는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카렌 대륙에는 엘프들이 있으며 인간의 마법사와 기사들이 있습니다. 또한 특수한 힘을 가진 용병들도 있지요. 더불어 천족들과도 손을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것이 가능하려면 제국령으로 포함되어야 합니다. 천족들의 도움은 그냥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국이 돕지 않는 이상 그들만으로 토벌이 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군요.”
“으음…….”
“어려운 문제네요.”
“맞습니다. 선택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이만 물러갑니다.”
“카메라 꺼졌습니다.”
“하아! 끝났군요.”
“문제가 꽤나 심각해 보이는데요?”
한성은 어깨를 으쓱였다.
사실 지금은 문제가 심각한 정도가 아니었다.
지구가 멸망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다.
이미 문명은 사라졌다. 희망은 카렌 대륙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한성은 촬영을 마친 이후에 상황실로 돌아왔다.
그곳에는 한성의 측근들이 모여 있었다.
“고생하셨어요.”
“잘한 것인지 모르겠군.”
“그 방법밖에는 없잖아요.”
“그것참.”
“형님, 오늘은 그냥 술이나 한잔 하시죠.”
“그럴까?”
“가끔은 머리를 비우는 것도 나쁘지 않을 테죠.”
“내일은 천족들을 보러 가야겠군.”
“그들이 도와줄까요?”
“도와줄 수밖에 없을 거야.”
한성은 모호하게 말했지만 사실 이것은 결론이 난 부분이었다.
그에게는 노예가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에브람이다. 몇만 년 전에 지하 세계를 구축해 주었으니 아마 지금쯤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한성은 거리로 나온다.
이제 거리는 지하 벙커가 연결되어 있는 길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거리에서 수많은 사람이 장사하고 있었고, 술집도 그중 하나였다.
그들이 향하는 곳은 포장마차다.
한성이 가면을 벗고 나온 것은 정치적인 선전 때문이 아니었다. 그는 총독의 지위를 받고 싶지 않아 했다.
총독이 되면 골치가 아파진다.
세계 전체를 아우르는 최대 권력자가 되는 것인데 이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는 총독이 결정해야 한다.
그는 그저 편하게 술이나 한잔 하고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자 하였다.
“천상의 기사다!”
“와아아아아!”
역시나 한성은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었다.
지금 지구에서는 두 가지 여론이 존재하였는데, 첫 번째로는 지지층이다. 그들은 한성을 지지하는 자들로, 그가 아니었다면 목숨조차 부지하지 못하였을 것이며 인류 문명을 복원해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반대파도 생겨나고 있었다.
한성이 마족을 막지 못하였기에 지금의 사태가 일어난 것이라고 보고 있었다. 시민들이 그렇게 반응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문제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욕을 먹어줄 사람이 필요했다.
“천상의 기사는 물러가라!”
“물러가라!”
“다시 당신에게 지구를 맡길 수는 없다.”
퍽퍽퍽!
일부 시민들은 돌을 던졌다.
결계를 펼쳐 막고는 있었지만, 상황이 좋지 않은 것만은 확실했다.
한성에게 당하여 졸지에 노예가 된 김유성은 그에게 반발하는 성향이 강하였지만, 그렇다고 한성이 돌을 맞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런 육시럴! 은혜를 원수로 갚아도 유분수지!”
“됐다.”
“형님,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그것참.”
한성은 머리를 긁적였다.
사실, 더 이상은 복잡한 일에 연루되고 싶지 않았다. 이제는 그럴 여유도 없었던 것이다.
가능하면 빨리 지금의 상황을 타계해야 한다.
김유환이 나선다.
“그만들 하십시오!”
“물러가라!”
“천상의 기사 타도!”
“저런 빌어먹을 놈들이!?”
잘못하면 대규모 싸움이 벌어질 것 같았다.
“진정들 하세요!”
샤렐이 상황을 진정시키고자 하였다. 하지만 더욱 악화되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녀는 음성 확장기를 들고 일어났다.
“잠깐만요!”
“…….”
소란이 잠시 잦아들었다.
샤렐은 사람들이 충분히 자신을 볼 수 있는 곳까지 올라갔다.
“제 말을 좀 들어보세요.”
“천상의 기사 부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 보기나 합시다!”
“그럽시다!”
샤렐이 입을 열었다.
“천상의 기사가 없었다면 벙커도 없었다는 사실을 잘 알잖아요? 게다가 그가 없었으면 이 세상은 이미 사라졌어요.”
“책임이라는 것은 끝까지 져야 하는 것 아니겠소?”
“옳소!”
“왜들 그렇게 편협한 사고만 가지고 계시나요? 조금 시야를 넓게 보도록 해요.”
“지금이야 문명만 멸망하였지만, 앞으로 인류가 멸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지 않소?”
“적들을 몰아낼 수 있어요.”
“그게 가능하오?”
“들으셨잖아요. 그는 카렌 대륙의 대공이에요. 그곳에서 병력을 들여와 적들을 쓸어버릴 수 있을 거예요.”
“쓸데없는 소리!”
“말도 안 된다!”
“천상의 기사는 할 수 있다!”
“천상의 기사 만세!”
그야말로 분위기가 험악해지고 있었다.
한성이 올라온다.
“만약 이번에 투표로 제가 지지되지 않는다면 저는 물러나겠습니다.”
웅성웅성.
“아니 될 말입니다!”
“투표에 모든 것을 맡기시는 것이 어떨까요?”
사람들은 입을 다물고 있었다.
아직은 민주주의가 인류를 지배하고 있었다. 그러니 전제 왕권으로 돌아가는 것도 국민들의 선택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시각.
지상에서는 거대한 성채가 건설되고 있었다.
유그드람은 성채를 건설하는 데에 전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그는 뿌듯한 얼굴로 성채를 바라보고 있었다.
“적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문제로군.”
“정비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럴지도 모르지.”
유그드람은 세력들을 넓히고 있었다.
마계에서 모든 마물과 마족들을 들여오는 데에 성공하였다. 적들이 사라진 이곳을 점령하는 데에 심혈을 기울였으며 건축물들을 세우고 있었던 것이다.
유그드람은 아론이 상당한 힘을 가지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지금이야 몸을 웅크리고 있지만, 또 어떤 짓을 해서 강해질지 알 수 없었던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유그드람은 아론에게 패했다. 그 이후에 시간의 방에서 뼈를 깎는 수련을 하였으며 지금에 이른 것이다.
마족들이 하나씩 보고한다.
“폐하! 1차 알고리즘이 풀렸습니다!”
“정말인가?”
“그러하옵니다!”
“가보도록 하자!”
그는 몸을 날렸다.
이곳은 대전이었다.
지금은 허허벌판에 건물들이 무너지고 마계 특유의 도시가 건설되고 있었지만, 위치상으로는 대전이었다.
대도시에는 방공호가 수십 개나 존재하였다.
각 방공호들은 지하에 묻혀 있었으며 입구조차 뚫지 못하였는데 마계의 존재들이 1차 알고리즘을 풀어내었던 것이다.
입구 부분이 해체되어 있었다.
“오호, 어떻게 풀었지?”
서열 77위 대악마 로젠이 대답한다.
로젠은 두뇌가 뛰어났다.
서열 77위까지 올라간 것은 단순히 무력 때문이 아니었다.
“이것은 마법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자연을 비트는 학문입니다.”
“학문이라…….”
“힘의 논리로 접근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풀었다는 건가? 자연을 비튼다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군.”
“한마디로 말하여 자연의 근본부터 뒤흔드는 것이 바로 이곳에 설치된 이상한 마법진입니다. 땅과 공기, 물, 자연기는 조화를 이루며 물질을 구성합니다. 한데 이 마법진은 그런 물질들의 기본부터 비틀어 인공적으로 원하는 것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실로 대단한 기술이 아닐 수 없습니다.”
유그드람은 마계의 마왕이었지만 이런 마법진이 있다는 말은 들어본 적도 없었다. 지금까지 그는 몇만 년을 살아왔지만 이런 기술에 대해서는 처음 겪어 보는 것이었다. 아마 그것은 로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유그드람은 턱을 쓰다듬었다.
다행히도 그에게는 뛰어난 부하가 있었다.
이것이 마법진인지 뭐지 정의할 수 없었지만 로젠은 이것의 근본을 깨닫고 파헤치고 있는 중이었다.
“2차 알고리즘도 풀 수 있겠나?”
“노력하겠습니다.”
“풀어내라! 인류를 격멸할 것이다!”
“예!”
유그드람은 인류를 쓸어버려야겠다고 생각하였다.
지금 상태로는 조금 찜찜하였다.
“아론 이놈……. 도대체 언제까지 숨어 있는지 지켜보도록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