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rand Master RAW novel - Chapter 365
제6장 미지의 대륙 (2)
다음날 아침.
오창진은 카렌 대륙에서 식량을 공수해 왔다.
황제가 여기저기서 조금씩 식량을 모아 일주일치를 마련해 준 것이었다.
밀과 쌀이 주를 이루었고 옥수수, 감자, 고구마 그리고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곡식들이었다.
오창진은 식량을 창고에 보관하였다.
“고생했다.”
“후우……. 몸이 열 개라고 해도 부족할 판이네.”
오창진은 이미 과로한 상태였다.
그렇다고 해도 오창진만큼 일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는 인재는 없었다. 그러니 그를 혹사시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오창진은 황제의 전언을 전했다.
“이번 추가식량은 각 점령지의 군수창고들을 털어 온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더군.”
“그렇다면 다행이고.”
“그런데 우리 정말 버틸 수 있냐?”
“여기서 네가 내정을 담당해 주어야겠다.”
“내정이라면?”
“농업과 축산업을 활성화해서 어떻게 해서든 배고픔은 면하게 해야겠지.”
“그래. 그것이 최우선이지.”
오창진도 무엇이 급선무인지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갱단이 설친다거나 사람들이 갈등을 일으키는 것은 그 다음 문제였다. 어쨌든 사람은 일단 배를 채워야 살아갈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할 수 있겠지?”
“해야만 하는 일이겠지.”
한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오창진은 이제 없어서는 안 되는 인재였다. 그렇기 때문에 그에게 내정을 총괄하는 직책을 맡긴 것이다.
그는 명목상 총괄장관이었지만, 이전의 국무총리와 비슷했고 카렌 대륙으로 치면 재상이라고 볼 수 있었다.
오창진이 식량을 들여왔고 천족들은 카르마를 분해하여 대지 위에 뿌렸다.
사람들은 대거 공공인력에 동원되었다.
임시로라도 사람이 살아갈 수 있도록 카렌 대륙식의 오두막을 지었으며 화장실도 팠다. 수로공사와 도로공사가 진행되었으며 각 영지에서는 도시를 건설하느라 몹시 분주했다.
이제 농업구역을 활성화해야 했기 때문에 각 영지에서 자체적으로 식량문제를 해결해야만 했다.
농업구역을 개간하는 것도 노동자들의 몫이었다.
공짜로 식량을 나누어 주게 되면서부터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이젠 정당한 대가를 받고 식량을 받아가게 한 것이다.
노약자와 어린이들에겐 무상으로 식량을 배급하였지만, 건강한 성인남녀들은 모두 노동을 해야만 했다.
한성은 재건되고 있는 도시를 쭉 둘러보고는 천족들의 구역도 순찰하기로 하였다.
그들은 한창 전쟁준비를 하고 있었다.
카앙! 카앙!
천족 장인들은 대장간을 바삐 움직였고 전투천사들은 병장기들을 점검하고 있었다.
한성은 한숨을 내쉬었다.
‘문제가 심각한데.’
그들은 내일 아침에 정확하게 출병할 것이다.
한성은 어쩔 수 없이 명령을 내렸다.
“김유환 있느냐?”
그러자 한성의 통신을 들은 김유환이 나타났다.
“예, 형님.”
“연합군 전체에 전쟁준비를 하라 일러라.”
“알겠습니다.”
일단 천족들의 출병에 장단은 맞춰 두어야 한다.
대충 상황을 정리한 한성은 서둘러 마왕성으로 갈 채비를 하였다.
“유환아. 뒤를 부탁한다.”
“예, 형님.”
“혹시나 놈들이 함부로 움직이지는 못하게 하고.”
“그래도 천족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내일 아침이 예정일이니 그때 움직이겠죠.”
“그래.”
한성의 역할이 막중하였다.
오늘 안에 마족들을 보내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지구에서는 혈전이 벌어질 것이다.
이제 재건되기 시작한 지구는 다시 황폐화될 것이고 마족들이 남긴 성채들도 파괴되어 아예 생활이 힘들어질 수도 있었다.
쿨렁!
한성은 타이베이 성에 도착했다.
아직까지도 빠르게 성채가 건설되고 있었다.
‘이들이 수성만 한다면 힘들지도.’
놈들이 쳐들어와 전쟁이 시작되면 이쪽에서도 이판사판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 된다면 사태는 심각해진다.
가능하면 빨리 일을 처리하고 고대 마계로 향해야 하는 한성의 입장에서는 1분 1초가 아쉬운 상황이었다.
‘설마 그 안에 프라우스 공작이 무슨 짓을 벌이지는 않겠지.’
한성은 고대 마계에서 반란을 일으킨 프라우스 공작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가 없는 동안 프라우스 공작이 멋대로 날뛰면 곤란했다.
그 일은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 없었다.
한성은 성채를 돌아다니며 감독을 하다가 마뇌를 불렀다.
스스슷!
“찾으셨습니까.”
“정찰대가 돌아왔다고?”
“일단 급하게 소환했습니다.”
“후보지들은?”
“일단 성채로 가시죠.”
한성은 마뇌와 함께 성채로 향했다.
촤륵!
몇 개의 지도가 펼쳐져 있었다.
대충 정찰대가 행성들을 돌아보고 온 후에 지도를 제작한 것이다.
“그나마 에너지가 가장 크게 분포되어 있는 곳이 여깁니다.”
마뇌가 한 지점을 가리켰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마족들이 빠르게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 한성은 이들이 전멸하거나 아예 지구로 오지 못하게 만들고 싶었다.
그리 하려면 차라리 과학기술이 극도로 발전했거나 마도문명이 건설된 것이 나을 수도 있었다.
유감스럽게도 지구와 카렌 대륙을 지키려면 다른 존재들이 그들을 공격하는 수밖에는 없었던 것이다.
“이곳은 어떤가?”
“이곳의 영상을 보시죠.”
제3 행성이라고 불리는 곳이었다.
한성은 정찰대가 보낸 영상을 돌려 보았다.
“꽤 발달했군?”
“이곳에 사는 생명체들은 척 보아도 마족계열입니다.”
“인간들도 있나?”
“남쪽으로 밀려나 간신히 산맥을 경계로 버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곳은 마족들이 지배하는 세상이었다.
그곳의 명칭을 무엇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이 가운데에 현 마계의 군대를 몰아넣으면 자멸할 수도 있었다.
“좋군.”
“그럼 이곳으로 할까요?”
“적당한 곳에 포탈을 열어 그곳으로 이주한다.”
“알겠습니다.”
한성은 전투를 준비하고 있었다.
해가 지는 시점부터 마족의 대이동이 시작될 것이다.
이것은 이동과 동시에 침략인 셈이었다.
제3 행성이라고 명명한 지역의 마족들과 갈등관계를 만들어 그들의 숫자를 줄이는 것이 최종 목적이다.
마족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었지만 한성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일단 그곳에서 자리를 잡는 일까지는 도와야 한다. 그리고 그곳에 마국이라는 국가를 세우고 본격적으로 전쟁을 시작해야 한다.
그곳에서 한창 전쟁을 하다보면 이곳 지구나 카렌 대륙에 대한 생각은 잊힐 것이다. 물론 누구에게도 좌표를 알려 줄 생각이 없었다.
어둠이 깊어지자 한성은 이동명령을 내렸다.
“이동하라!”
“예!”
츠츠츠츳!
출렁!
대규모 이동포탈이 열렸다.
한성은 천족들이 이 사실을 알아차릴 수 없도록 철저하게 결계를 쳐 두었다. 야반도주를 한다는 사실이 알려져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쿨렁! 쿨렁!
그 안으로 마족들이 대이동을 시작하였다.
이동은 밤새도록 계속되고 있었다.
해가 뜰 무렵이었다.
마지막으로 마뇌와 휘하 마족들이 넘어갔다.
한성은 잠시 제3 행성에서 전투를 도운 후에 지구로 넘어오기로 하였다.
대천사들은 끈질기게 라이사를 설득하고 있었다.
“해가 떴습니다. 바로 공격을 시작하시죠.”
“급하기도 하구나. 우리는 연합체다. 동맹군과 함께 움직여야 한다.”
“그리 하려면 배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 배가 있나요? 마법으로 움직여야 할 텐데 그리 하려면 속이 터지죠.”
“하지만 명령은 명령이다.”
“그렇다고 명령이 법은 아니죠.”
“으음.”
라이사는 생각에 잠겼다.
그녀도 대충 아론의 계획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대천사들을 자중시켜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천사들은 몸이 달아올라 있었다.
‘지금쯤 모두 넘어갔기를 바라는 수밖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공격을 하도록 하자.”
“예!”
대천사들은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마족의 죽음은 그들이 살아가는 이유였다. 그것을 위하여 수만 년 동안 천계를 재건한 것이었다.
이제는 때가 왔다.
고오오오오!
여명이 떠오르는 아침.
에브람 역시 총공세를 시작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휘하 천사들을 데려왔다. 그 밖의 엘프족은 바람을 타고 도착했고 카렌 대륙의 병력들도 상당 부분 들어와 있었다. 포탈을 뚫어 상륙을 시작한 것이다.
나머지는 급조한 배를 타고 이동할 것이라고 했다.
에브람은 이미 아론에게 지시를 받고 있었다.
‘동이 트면 이동해도 된다고 말씀하셨지.’
아마 지금쯤이면 그녀의 주인은 제3 행성에 도착했을 것이다. 그녀는 그가 상처를 입지 않고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랄 뿐이었다.
“고요하네요.”
대천사들이 성채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에브람과 라이사는 검을 꽉 틀어쥐었다.
“가자!”
“와아아아!”
스아아아아!
천족들이 바람을 갈랐다.
사방에서 마법이 날아가 성벽에 부딪쳤다.
쿠아아아앙!
성벽의 방어력은 상당하였는데, 아마 마족들이 급하게 성벽을 증축한 것 같았다.
한데 아무리 마법을 퍼 부어도 반격이 들어오지는 않았다. 게다가 아예 성벽 자체에 설치된 포들도 작동하지 않았던 것이다.
라이사와 대천사들은 성벽을 넘었다.
“…….”
그들은 모두 어이없는 표정이었다.
거대한 영지는 텅텅 비어 있었다.
이 정도 난리라면 당연히 응사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영지들은 완전히 죽은 도시가 되었던 것이다.
그들은 각 주택들을 뒤졌다.
“사, 사라졌습니다!”
“사라졌다고?”
에브람과 라이사는 짐짓 모르는 척하였다.
대천사들은 마족들이 하루아침에 증발하듯 사라져 버렸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