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Grand Master RAW novel - Chapter 72
제1장 진압 (2)
쿨렁!
한성은 청와대로 복귀하였다.
그가 돌아왔다는 소식이 퍼지자마자 사람들이 마중을 나왔다.
이곳에는 대한민국 대통령과 프랑스 대통령, 그 밖에 여러 장관들, 경찰청장까지 나와 있었지만 한성은 오히려 귀찮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구경났습니까?”
“허험. 정말 수고하였네.”
“왜들 이렇게 나오셨습니까.”
“나라를 위해 고생을 하다 왔으니 마중을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겠나.”
“보나 마나 각하와 제가 돈독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겠지요. 사실은 별로 돈독하지는 않지 않습니까.”
“허허허! 그게 무슨 말인가!”
박종진은 한성의 양손을 잡았다.
만약 여기서 박종진이 한성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소문이 나면 한국의 국력은 크게 저하될 것이었다.
노련한 정치인인 박종진은 당연히 그런 결말을 원하지 않았다.
“역시 영웅이라 농담도 걸쭉하군. 하하하하하!”
“하하하하!”
사람들은 그제야 웃었다.
겨우 고비를 넘기자 레오가 달려온다.
“이 치안감!”
“아직 계셨군요.”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에게 볼일이라도 있으십니까?”
“사람이 은혜를 입었으면 인사를 하는 것이 기본적인 예의 아니겠습니까.”
“저희는 그냥 계약 관계입니다. 저는 용병으로 뛰다가 온 것이니 계약 내용이나 잘 지키시면 됩니다. 만약 그리하지 않을 경우…….”
“무슨 섭섭한 말이신지.”
“다 박살 낼 수도 있지요.”
“……!”
한성의 눈에서는 진심이 묻어나고 있었다.
그가 이 고생을 한 것은 계약 때문이었다. 할 생각도 없었지만, 계약을 무기로 억지로 일을 하였으니 그것이 지켜지지 않으면 열 받을 것이 확실했다. 그리된다면 프랑스를 그냥 둘 리가 만무했다.
레오는 식은땀을 흘렸다.
“무슨 말을 그렇게 살벌하게 하십니까.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입니다.”
“믿고 있겠습니다.”
“믿어도 좋습니다.”
한순간 긴장이 주변을 휘감았다가 겨우 해소되었다.
“이제 가십시오. 프랑스는 안전합니다.”
“암. 그래야지요.”
한성은 이제 집으로 돌아가려 하였다.
지금까지 오창진은 이곳에서 협상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도 보고를 받아야 했다.
“창진아, 가자.”
“다 끝난 거냐?”
“그럭저럭.”
“험험. 잠시만.”
대통령이 그를 붙들었다.
한성의 얼굴이 구겨진다.
“왜 그러십니까?”
“잠깐 볼 수 있겠나?”
주변을 둘러보았다.
청장부터 시작해서 장관들이 간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한성은 인상을 썼다.
“5분 정도라면 괜찮습니다.”
“빨리 가지!”
한성을 비롯한 사람들은 집무실로 사라졌고 프랑스 대통령은 다른 곳으로 안내되었다.
어찌 되었건 지금의 레오는 약자였다.
위이이이잉!
비행기가 이륙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레오 대통령은 창밖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걱정이 있으십니까?”
여기서 그의 심정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경호 실장밖에 없었다.
“내가 어쩌다 이리되었는지 모르겠네.”
“사람이 살면서 어찌 풍파 한 번 없겠습니까.”
“반란이라니……. 몬스터가 나타난 뒤로 세상이 이상해졌어.”
“그것도 변화의 한 축이겠지요.”
그는 의자에 깊게 몸을 파묻었다.
어쨌거나 지금은 몸을 납작 엎드려야 했다.
지금이야 한국의 위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었지만 프랑스도 만만치 않은 국력을 가진 국가였다. 반란이 진압되고 난 후에는 다시 강대국의 반열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 * *
대통령의 집무실에는 대통령을 비롯하여 각 부처의 장관들과 경찰청장, 오창진과 한성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 중에서 한성과 대통령만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한성은 여유롭게 커피를 마셨다.
후루룩.
“……그래서 부탁하네.”
“제가 왜 그래야 합니까.”
“적임자는 자네일세.”
대통령은 한성에게 간곡하게 부탁하고 있는 중이었다.
얼마 전, 경찰청 산하 몬스터 관리청이 설립되었다. 그리고 그 장인 청장에는 한성을 앉히려 하였던 것이다.
이것은 그가 정계로 진출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포석이었지만, 한성 본인은 정계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지금도 할 일이 태산이라고 생각하는 그였다.
경찰청장 허근종이 입을 열었다.
“자네가 나타난 덕분에 치안이 안정되고 있지만, 몬스터 관리청의 청장이 된다면 한국 사람들의 불안은 이전보다 훨씬 감소될 것이네.”
“그러니까 그것이 저와 무슨 상관이냐고 물었습니다.”
“험험. 관직이 올라가는 것은…….”
“싫은데요.”
“명예는.”
“충분합니다.”
“아버지의 경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네.”
“이미 군단장이시고 대장급 직위신데 뭘 더 올라갑니까. 그냥 두어도 곧 참모총장이 되실 텐데요.”
“에헴.”
허근종은 입을 다물었다.
도저히 어떻게 설득을 할 방법이 없었다.
“할 말 다 하셨으면 일어납니다.”
“정말 안 되겠나?”
“싫습니다.”
한성은 딱 잘라 말했다.
한성과 오창진은 이제 청와대를 빠져나가기로 하였다.
벌써 많은 일을 하였고 정신적으로도 꽤나 피로했다.
한성과 오창진은 리무진에 탑승해 있었다.
오창진은 꽤나 불안해했다.
“그래도 대통령에게 저렇게 해도 되는 거냐?”
“내가 뭘 어쨌다고 그러냐?”
“너무 싸가지가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나는 지극히 정상적으로 행동했다. 하기 싫다는 직위를 억지로 준다고 하니 열이 받을 수밖에.”
“그래도 대통령…….”
“그게 뭐 어쨌다고.”
“…….”
오창진은 입을 다물었다.
한성에게는 아예 상식이라는 것이 통하지 않았다.
이미 절대 권력을 쥐고 흔들었던 한성이었다. 겨우 지구의 한 국가에 불과한 한국에서, 정부 산하 기관의 장이 된다고 해서 만족할 리가 없었다.
아예 관직에는 관심이 없는 한성이었다. 그러니 오창진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대통령 집무실에서는 여전히 사람들이 해산하지 못하고 있는 중이었다.
허근종은 분통을 터뜨렸다.
“저런 싸가지는 생전 처음입니다.”
“그래도 우리에게는 그가 필요하다네.”
“거참 더러워서.”
“그게 정치일세.”
박종진은 딱 잘라 말했다.
박종진도 사람인 이상 저토록 싸가지와 개념이 없는 놈에게 굽실거리는 것이 좋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못할 것도 없었다.
그는 국익만 생각했다.
“그 이야기는 그만하고, 그를 청장으로 올릴 방법을 강구하도록.”
“이번에는 힘들 것 같습니다.”
“방법을 강구하라고 했네.”
“…….”
박종진이 인상을 쓰자 주변의 분위기가 굳어진다.
그는 일국의 원수였다.
이한성 치안감이야 인간을 뛰어넘었기에 논외였지만, 그 위엄은 어디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었다.
이한성이 무시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무시할 수 있는 자리는 아니었다.
허근종은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방법을 강구해 보겠습니다.”
“반드시 그를 청장의 자리에 올리도록 하게. 일주일 주겠네.”
“……예.”
허근종의 마음이 무거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