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professional farmer RAW novel - Chapter (139)
현재 직업을 갖지 못한 이들이 수두룩해서 헌터라는 위험한 직업에 뛰어드는 청년들이 어마어마하게 많다는 듯했다.
상황에 따라 목숨까지 위험할 수 있는 일이 몬스터 사냥꾼인 헌터였다.
이런 직업으로 내몰린다는 건 그만큼 일자리에 대한 절박함이 있다는 뜻이었다.
지금 시대의 청년들은 축소되긴 했지만 현대사회의 인프라가 살아 있는 환경에서 자란 이들이었다.
아무리 무력이 강해졌어도 아직은 평화와 안전에 더 길들여져 있는 이들이라는 뜻이다.
이들에게 안전을 보장하고 상당한 연봉을 제시한다면 위험한 헌터 일보다는 상혁을 도와 농사를 지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다.
‘아무튼 다른 일은 나중에 생각하자. 일단 개간 활동만 한다.’
그렇게 결정한 그가 움직였다.
드디어 오후 일과 시간이었다.
* * *
강원도는 누구나 알다시피 산지가 많은 곳이었다.
덕분에 논농사보다는 밭농사가 발달했다.
효율적인 면에서 따라갈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사회에 들어서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강원도에서의 논농사도 상당히 발달할 수 있었다.
지대가 높아 항상 부족한 물도 풍족하게 쓰게 되었고 좁은 평지도 산을 개간함으로 넓힐 수 있게 되었으니까 말이다.
물론 그런 과정에서 생기는 생태계 파괴나 환경오염은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말이다.
‘약육강식 아니겠나?’
먹고 먹히는 것만 약육강식이겠는가?
부수고 부서지는 것도 양육강식의 한 부분이었다.
상혁은 눈대중으로 새로운 농경지가 될 땅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과거 누군가의 것이었을 산이 하나 있었다.
‘그럼 일단은 입주민들부터 쫓아내야겠다. 쓸데없는 살생은 줄여야지.’
이미 어마어마한 살생을 저질러 왔던 몸이었기에 조금의 살생을 줄이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는 행동일까 싶기는 했지만 그는 나름대로의 철칙을 지키기로 했다.
가슴이 부풀어 오를 정도로 숨을 들이켠 그가 정면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한 인간의 목소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성량이었다.
심지어 단순한 외침이 아니었다.
몬스터들이 사용하는 피어.
최상위 포식자의 기세였다.
그 외침이 한동안 이어지다가 끊어졌다.
그런데 기세 좋게 외친 것치고는 큰 변화가 없어 보였다.
‘슬슬 반응이 올 텐데…….’
10초 정도 흘렀을까?
그의 생각대로 반응이 왔다.
정면에 있는 이름 모를 산에 살던 새들이 일순간에 날아올랐다.
그것을 시작으로 움직일 수 있는 모든 생물체들이 정신없이 산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적도 아군도 없었다.
평소 먹이로 보이던 것들도 같이 대피해야 할 이웃이었고, 같은 무리의 인원이었던 것들도 도망치는 데 방해되는 존재일 뿐이었다.
그렇게 한동안 혼란이 몰고 간 자리에는 산 하나만이 덜렁 남았다.
“좋아.”
대부분의 생명체가 전부 도망간 것을 확인한 상혁은 마나를 끌어 올렸다.
그와 동시에 주변의 마나가 같이 동조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평화롭기만 하던 기운들이 들끓기 시작했다.
“자, 로터리 함 치자.”
로터리(밭을 가는 기계)도 없건만 습관적으로 중얼거린 상혁이 마나를 움직였다.
그리고 산이 격하게 흔들리면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주변으로 그 충격파가 퍼져 나갔다.
* * *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
밭을 매던 재한도, 나무를 패던 성춘과 재웅도, 먹이 굽는 데 최고조로 집중하던 지수도 어마어마한 괴물의 흉성을 들을 수 있었다.
‘최상급 몬스터!’
누구 하나 인간의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할 정도의 어마어마한 울음소리였다.
대지가 떨릴 정도의 울음소리를 인간이 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한 것이다.
‘한국에 최상급 몬스터가 서식하고 있었다고?’
지금까지 한국에는 최상급 몬스터가 발견되지 않았었다.
최소한 위성사진이나 인간들의 육안으로 확인하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방금 그 울음소리로 넷은 착각하고 말았다.
* * *
강원도에는 최상급 몬스터가 서식하고 있다!
* * *
그리고 그렇게 착각한 순간, 지진이 일어났다.
대지도 더욱 강하게 떨렸다.
넷은 전부 다른 장소에 있었지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휘청거렸다.
그리고 눈에 들어온 광경에 그들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산 하나가 무너지고 있었다.
* * *
모든 일과가 끝나고 넷은 완전히 녹초가 되었다.
특히나 최상급 몬스터의 등장에 긴장하면서 일을 해서 그런지 피로감이 더했다.
솔직히 도망가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도망갈 곳이 없었다.
그들은 최상급 몬스터 아닌 중급 몬스터 무리만 만나도 사라질 수 있는 목숨이었으니까 말이다.
결국 좋으나 싫으나 상혁의 보호가 필요했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최선을 다해 자신들의 필요성을 어필할 수밖에 없었다.
계속 도움이 안 되면 쫓겨날 수 있다고 지나가는 투로 했던 그의 말이 그들의 머리에 박혀 있던 것이었다.
실제로는 그저 손님 취급을 할 예정이었지만 말이다.
결과적으로 그런 압박과 함께 원 포인트 레슨이 좋은 성과를 내게 만들었다.
성춘과 재웅은 오전보다 무려 네 그루씩 더 벌목을 했고, 재한의 경우에는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잡초만 제거하게 되었다.
지수는 마력 컨트롤에 연습에 연습을 한 결과, 10kg 정도의 고기만을 태워 먹고 놀이 먹을 만한 먹이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상혁은 기대도 하지 않았다가 놀라운 성과를 보인 넷에게 감탄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가진 기운이 약하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단지 활용하는 방법을 몰랐을 뿐이었다.
‘적응 속도가 괜찮네. 조금만 더 지나면 충분히 쓸 만한 인재들이야.’
솔직히 말해서 완성되어 있는 경력자들을 쓰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이곳은 강원도 오지였다.
농사에 특화된 경력자가 있을 리가 없었다.
농사 특화의 에스퍼는 릿츠에서도 없었을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모두 고생했다.”
상혁은 점심때와는 다르게 활짝 핀 얼굴로 그들을 맞이했다.
그러면서 넷보다 좀 더 일찍 와서 준비해 뒀던 한우를 꺼내 들었다.
“오늘은 소고기다. 마음껏 먹자.”
마법을 이용해서 먹기 좋게 썰어 놓은 소고기에 넷의 눈이 돌아갔다.
설마 이런 오지에서 소고기를 보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하고 있었던 것이다.
소고기는 비싸기로는 손가락에 꼽힐 정도의 고기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붉은 살코기 사이로 스며 있는 마블링이 그냥 생으로 먹어도 된다고 유혹하는 것만 같았다.
우오오오오!
“소고기다!”
재한은 누구보다 먼저 소고기로 달려들었다.
그리고 한 점을 젓가락으로 들어 확인하면서 감탄했다.
“대박이다, 정말. 나는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야.”
그만큼 소고기는 구하기 힘들어진 최고급 식재료였다.
두 번째로는 지수가 나섰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누구보다 빠르게 소고기를 불판에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붉은 빛깔의 소고기만 비치고 있었다.
자글자글.
미리 달궈 놓은 불판이었기에 소고기가 순식간에 익어 버렸다.
한 면당 5초씩.
도합 10초 만에 익은 고기가 야들야들하게 흔들렸다.
지수가 그것을 집고 바로 입으로 돌진시키려다가 멈췄다.
그리고 흔들리는 눈동자로 상혁을 바라보았다.
“먹, 먹어도 되는 거 맞죠?”
“그래, 먹어. 나는 최소한 먹는 걸로 쪼잔하게 굴지는 않아.”
“잘 먹겠습니다!”
지수가 바로 소고기를 흡입했다.
소고기가 면처럼 그녀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하아. 녹는다, 녹아.”
지수의 얼굴이 완전히 풀어졌다.
그 모습에 나머지 셋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고기를 구웠다.
그리고 전부 다 지수와 같이 풀어진 얼굴이 되었다.
그 와중에 성춘이 중얼거렸다.
“이거, 소금 간이 예술입니다.”
지수가 어느새 두 점째 소고기를 들어 올리면서 그에 수긍하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마자요. 쯔업쯔업. 정말, 쯔업, 예술이에요.”
상혁이 맛있게 잘 먹는 그들을 보면서 말했다.
“그래. 내가 해 뒀다. 혹시 간이 안 맞으면 소금은 많으니까 마음껏 찍어 먹어.”
하지만 더 이상의 간은 필요 없었다.
그만큼 소고기에 되어 있는 간은 정말 절묘했다.
고소하지만 살짝 느끼할 수도 있는 그 맛을 정확하게 잡아 주었다.
거기에 상혁은 3개의 저온 창고 중에 한 곳에 보관해 두었던 것을 꺼내 왔다.
“이것도 같이 먹어라.”
그것은 놀랍게도 김치였다.
“김치라니!”
생각지도 못한 음식에 재한이 입을 떡 벌렸다.
“만들어 놓은 게 많지 않아서 올해까진 정말 아껴 먹어야 되는 건데, 오늘 같은 날은 먹어야지.”
이 김치는 작년에 상혁이 부랴부랴 만들어 놓은 김장 김치였다.
야생에서 자란 붉은 고추를 말리고 빻아서 고춧가루를 만들고, 야생 배추와 무를 이용해서 만든 것이다.
네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김치에 젓가락을 가져갔다.
아삭아삭.
김치에 들어간 것이 부족하긴 하지만 이 순간에는 천상의 맛을 지닌 김치였다.
네 사람에게 감동의 물결이 휘몰아쳤다.
“설마 이런 오지에서 김치까지 먹을 수 있다니……. 아, 환상이다.”
김치와 소고기 구이의 조합.
그것이 가져다주는 충격은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계속되는 감탄에 상혁은 기분이 좋아졌다.
음식을 해 주는 사람의 입장에서 먹어 주는 사람이 맛있다고 해 주는 것만큼 기분 좋은 일도 없는 일이었으니까 말이다.
“소고기는 많으니까 든든하게 먹어. 내일은 더 바쁠 거니까.”
그 말에 재한이 고기 한 점을 더 캐치하면서 말했다.
“이런 호화를 누릴 수 있다면 10배는 바빠도 상관없지!”
그에 다른 이들도 맞다고 맞장구를 쳐 주었다.
솔직히 분위기에 휩쓸린 것이지만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두 사람이 있었다.
‘그럼 나야 좋지.’
‘내일부터 10배 바빠지는 건가.’
상혁과 성춘은 각자 다른 생각을 하면서 고기를 먹었다.
각자의 얼굴에 미소와 걱정스러운 표정이 교차되듯이 지어졌다.
그렇게 나쁘지 않은 농사꾼의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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