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ven Lives Eight Lives RAW novel - Chapter 164
164화
* * *
오아시스를 탈환하여 세워진 대도시, 미세프라. 미세프라는 그랑 대사막 깊숙한 곳에 자리 잡아 나와 같이 ‘외지인’은 잘 모르는 반면 사막 부족민에겐 엄청나게 유명하다. 지역 토박이만 아는 맛집 같은 느낌인가?
올스는 전통과 사막 안팎을 오가기 쉬운 지리적 이점으로 유명해졌지만, 미세프라가 유명한 이유에는 그 규모에 있었다.
미세프라는 오아시스를 이용한 농업으로 막대한 식량을 몬스터와 싸우지 않고 안정적으로 얻었다. 그 식량을 기반으로 수백 년에 걸쳐 조금씩 외부인을 받아들이고, 자식을 낳으며 덩치를 키웠다.
“어찌 됐든. 이 근방에서는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거대도시라는 거잖아.”
“이 정도면 도시의 규모를 뛰어넘었습니다. 미세프라는 오아시스 도시국가라 불려도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오아시스 도시국가라… 그런 말이 실제로 있기는 한가? 나는 바리다가 한 말의 뜻을 알기 위해 랄커트를 바라보았다.
“랄커트. 미세프라의 인구수는 얼마나 되는지 알려줄 수 있나?”
“그거야 쉽지. 25만 이상이오.”
랄커트가 엄지손가락을 세우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엄청난 규모의 숫자에 뒤따라오던 부하들이 오오! 하는 감탄을 내뱉었다.
겨우 25만 가지고 국가라고 자처하는 게 웃기기도 했지만, 앞에서 대놓고 지적하지 않는다.
14개의 부족, 도시를 거치며 5만이 넘는 인구를 보유한 곳은 올스를 제외하고는 단 한 곳도 없었다. 25만이면 사막에서만큼은 국가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숫자였다.
“도착해보면 알겠지.”
저 멀리 높게 솟아오른 노란색 절벽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가니 절벽이 허상처럼 일렁이더니 노란색의 성벽으로 변신을 완료했다.
내가 쓴 것처럼, 빛을 이용하여 몬스터에게서 시각적으로 숨는 환상마법을 응용한 것이다. 멀리서 보면 사막과 동화되어 이상함이 없게, 가까이 가면 단순한 절벽으로 보이게 하는 착시현상.
성벽 앞까지 다가가자 성벽 위에서 경계를 서던 병사들이 랄커트를 알아보고 사다리를 내려주었다. 랄커트가 사다리를 타고 성벽 위로 올라가 나와 뼈다귀 무리를 가리키며 속삭인다.
“……!”
“!!”
기사가 랄커트의 말을 듣고 벼락 맞은 것처럼 몸을 바르르! 떨더니 다급하게 부하에게 손짓했다. 기사의 명령을 받은 부하 병사가 쏜살같이 도시 안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나는 마음만 먹으면 그들의 대화를 다 들을 수 있지만, 더워서 귀찮기도 하고 손짓과 눈짓만 보고도 대강 알 것 같아서 가만히 있었다.
끼이익!
잠시 후, 철인지 쇠인지, 겉을 노랗게 칠한 거대한 성벽이 열리며 우리를 반겼다. 성벽에 꽁꽁 감춰져 있던 미세프라가 우리에게 속살을 드러냈다.
“와우……!”
“엄청난데!”
250명의 사막 촌놈들이 미세프라를 보고는 너나 할 것 없이 눈을 부릅떴다. 미세프라 안은 사막에선 보기 힘든 풍요로움을 자랑했다.
오아시스를 중심으로 오밀조밀하게, 25만이라는 인구를 포용해야 했기에 미세프라는 5층 이상의 고층건물이 많다. 고개를 좌우 어디로 돌리든 간에 햇빛을 가리는 석제건물이 그들의 시선을 차지했다.
건물과 건물 사이에도 조잡한 천막 따위를 쳐서 뜨거운 태양을 피한다. 그림자에 가려진 골목길마다 시장이 펼쳐져있고, 수많은 인파가 비좁은 골목길을 지나친다.
반면에 마차가 쌍으로 지나가도 무리 없을 넓이를 자랑하는 대로는 상대적으로 한산하다. 활기 넘치고 지저분한 골목길과 깔끔한 대로가 대비되어 특색있는 풍경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랄커트를 따라 대로를 걸었다. 250명이 넘는 외부인이 도시를 활보하자 시선이 집중되었다.
웅성웅성!
나는 복잡하게 겹쳐진 소음을 뚫고 사람들이 속삭이는 말소리를 똑똑히 들었다.
“누, 누구야?”
“저 복장은 타난 부족이고, 저거는 바미스나잘.”
“바미스나잘은 나도 알아. 하지만 대부분… 흠?”
미세프라의 시민들은 우리를 경계하면서도 고개를 갸웃했다. 250명이 넘는 무장병력이 서로 다른 부족의 일원임을 드러내는 다채로운 복장을 하고 있으니 신기하면서도 은근히 두려운 것이다.
더군다나 미세프라에서 무력으로는 세 손가락에 꼽히는 랄커트가 그들과 함께하고 있다. 심지어 무리 안쪽에서는 수백이 넘는 사람들 속에서도 눈에 띄는 백색의 거대한 뼈다귀 무리가 모여 있다.
이러니 시선이 끌리고 싶지 않아도 안 끌릴 수가 없었다. 우리는 흥미로운 관심 속에서 미세프라의 중심, 오아시스 바로 옆에 지어진 거대한 궁전에 도달했다.
“이쪽으로…….”
궁전에 도착한 나는 쉴 틈도 없이 랄커트의 인도에 따라 궁전 깊숙한 곳까지 안내를 받았다. 나와 갈리어드, 바리다가 랄커트와 궁전을 지키는 병사들을 따라가고 부하들은 희희낙락하여 휴식하러 헤어졌다.
랄커트를 따라 이동하던 나는 울창한 정원을 걷다가 맞은편의 거대한 회의실 문을 보았다. 문 너머, 회의실 안에 열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 초조한 기색으로 우리를 기다리는 것이 느껴진다.
내가 말했다.
“준비가 빠른데?”
“뾰족 바위 군락에서 일어난 일이 그만큼 심상치 않았으니까. 원래 웨일, 당신이 없어도 긴급 회동을 할 사안이었소.”
괜한 수작 부린 건 아니니까 안심하라는 이야기겠지. 하지만 나는 성벽 앞에서 후다닥 뛰어가는 병사를 똑똑히 보았다.
그리고 미세프라를 구경한다 하면서 우리를 궁전으로 천천히 안내한 사실 또한. 아마 저 안에 모여있는 이들은 나의 존재와 대강의 사정을 미리 전해 들었을 것이다.
끼익!
문이 열리고, 긴 테이블에 깍지를 끼고 앉아있는 열 명이 넘는 늙은이들이 나를 반겼다. 개중 가장 상석에 앉은 노인이 일어나 내게 손짓했다.
“만나서 반갑소. 본인은 발리안 유웰이라 하오. 편하게 유웰이라 불러주시길.”
발리안 유웰.
사흘간 랄커트와 함께하며 미세프라의 주요 인물에 관한 정보를 머릿속에 다 저장했다. 발리안 유웰은 120살이 넘은 발리안 가문의 주인.
또한 미세프라를 다스리는 5대째 통치자였다. 그가 내게 먼저 인사를 하는 것부터가 나의 방문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려주었다.
“이쪽에 앉으시길.”
유웰이 나를 차상석으로 안내했다. 나는 의자에 앉고, 바리다와 갈리어드는 내 뒤에 호위무사처럼 서서 열중쉬어 자세를 했다.
“나는 웨일, 이쪽은 올스의 바리다, 흐라탄의 갈리어드.”
“올스와 흐라탄이라… 그것 말고도 다른 부족 출신이 꽤나 많이 보이던데.”
“그 외에도 많지. 스크래브, 셀, 타라린, 바미스나잘, 타난……. 용병들도 있고, 다 합쳐서 16개는 되지.”
“그렇게나 많이?”
의외의 숫자에 회의실이 들썩였다. 어떤 이는 의심스러운 눈길로 나를 노려보기까지 했다. 그들로선 웬 외부인이 사막을 하나로 통일하려나 싶어 경계심이 드는 거겠지.
나는 변명을 하기보다는 확실한 증거를 보여주었다. 흑마법사가 쓰던, 흑마력을 풀풀 풍기는 완드였다.
딱!
“이것 때문에. 처치해야 할 놈들이 많아서 바쁘게 돌아다닐 수밖에 없었어.”
“이건…….”
한 노인이 안색을 굳히곤 완드를 살폈다. 그를 시작으로 완드가 시계 방향으로 회의실에 모인 노인들의 손을 한 번씩 거쳤다.
마지막으로 발리안 유웰의 손에 닿자 그가 침음을 내었다.
“트록바…….”
“그래. 그 버러지 놈들이 사막에 똥을 뿌렸다. 나는 트록바와 개인적인 원한이 있어서 대륙에서부터 사막까지 그놈들을 추적하고 있었다. 미세프라에는 없나?”
발리안 유웰이 고개를 저었다.
“우리는 흑마법이 그리 필요하지 않소. 사특한 이들이 미세프라를 좀먹으려 시도 한 적 있지만, 금세 붕괴되었지.”
미세프라에게 필요한 마법은 흑마법이 아니다.
농작물 관리, 더러운 오아시스를 농업수가 아닌 식용수로도 쓸 수 있게 해주는 정화, 증발하는 수증기와 대기 중의 수분을 붙잡아주는 물 계열, 그리고 건물과 성벽을 세우는 데 필요한 대지 계열의 마법 등…….
심지어 성벽에 세워진 빛을 응용한 환상마법까지. 여기에 흑마법이 끼어들 틈 따위는 없었다. 때문에 미세프라는 외부에서 난리가 나는 와중에도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성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물론, 발리안 유웰의 발언으로 알 듯이 그들도 사막에서 트록바가 행한 더러운 짓을 알고 경험까지 했다. 하지만 환경이라는 장벽 때문에 미세프라를 넘어서 외부로까지 흑마법사를 징벌하러 떠나지는 못했다.
미세프라 정도면 지구 같았으면 콧김 좀 불며 다른 지역에도 영향력을 행사했겠지만, 몬스터가 활보하는 세상에서는 어림도 없다. 그저 문을 꼭 잠그고 신기루를 응용한 환상마법으로 몬스터에게서 숨어야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는데 징벌 같은 걸 할 여유가 어디 있나?
“음.”
나는 그의 말을 믿어주는 척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에는 내가 따로 처치해야 할 흑마법사가 없다. 아니, 있기는 하지만 트록바의 일파가 아닌, 미세프라에 대를 이어 내려오는 흑마법사가 전부다.
말로만 믿은 게 아니라 이 방 안에 있는 모든 생명체의 혈압, 심장박동을 분석했고, 미세프라에 온 그 순간부터 회의실에 올 때까지 초능력 파동으로 흑마법사나 흑마력을 보유한 이들이 없나 확인을 끝냈기에 순순히 믿어준 것이다.
탁!
발리안 유웰이 완드를 내려놓고 진중한 눈길로 나를 바라보았다.
“흐라탄과 올스를 포함하여 16개의 마을을 거치며 트록바의 흑마법사를 처치했다는 거요?”
“그렇지 뭐. 나는 이곳에 특별한 인연이 없으니까. 혼자 날뛰다가 죽어도 아쉬울 것도 없고.”
“그러, 그러면… 현재 이 16개의 마을은 흑마법사의 계략에서 벗어났다?”
“‘강제로’ 벗어났다. 왜냐하면, 내가 다 죽였기에 그들의 편을 들 이들도 끈 떨어진 연이 되었거든.”
“…….”
피 냄새가 뚝뚝 떨어지는 말에 회의실에 싸늘한 침묵에 잠겼다. 나는 분위기도 환기할 겸 가방을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그래서 그 흑마법사와 관련된 부탁이라 해야 하나 제안이라 해야 하나… 그 때문에 미세프라에 왔지.”
주섬주섬.
가방을 뒤지는 돌발행동에 방을 포위하듯이 둘러싼 열댓 명의 호위무사가 잠깐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이내 그 얼굴은 가방에서 튀어나온 커다란 마력석을 보자마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짙은 푸른빛을 내는 머리통만 한 크기의 마력석. 바로 거북이 몬스터를 잡고 나온 마력석이다. 조심스럽게 탁자 위에 올려놓고 봉인을 풀자 신비로운 푸른색이 어두운 방에 퍼졌다.
“허억?!”
발리안 유웰을 포함하여 호위무사까지. 모두 적게나마 마나를 다룰 줄 아는 이들. 그들은 봉인을 푼 마력석 내부에 휘몰아치는 끔찍한 양의 마나를 느끼고는 안색이 창백해졌다.
마력석 안에 어찌나 마나가 많이 담겨있는지 기감이 그리 발달하지 않은 일반인조차 마력석을 보고 이상함을 느낄 정도였다. 그러니 마나를 다루는 이들이면 얼마나 기괴하다고 생각하겠는가.
“여기서 놀라면 안 돼. 잘 보라고.”
손가락을 세워서 허공을 격하고 마나를 전달해준다. 외부에서 자극이 들어오자 봉인되었던 마력석이 활동을 시작했다.
우우웅!
마력석이 형광 푸른색으로 물들고, 주변의 마나가 조금씩 빨려 들어간다. 마력석 겉면이 축축하게 젖더니 물방울이 응집되었다.
곧이어 마력석 밑으로 물방울이 또르르! 흘러내렸다. 나는 들어가는 마나의 양을 한층 늘렸다.
잠시 후, 또르르 하던 효과음이 졸졸졸! 로 바뀌고, 또 몇 초 후 줄줄줄! 하고 호스에서 물이 새는 것처럼 초당 수백 밀리리터의 물이 마력석에서 방출되었다.
“무, 물이??”
벌떡!
발리안 유웰이 경악을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섰다. 유웰 만이 아니라 회의실에 모인 노인, 호위무사까지 너나 할 것 없이 번들번들하게 빛나는 눈으로 마력석을 바라보았다.
눈동자에 깃든 열망감은 탐욕이었다. 나는 회의실의 분위기가 이상해지기 전에 마력석을 다시 봉인했다. 신비로운 빛이 사라지고, 물의 생산도 없어진다. 하지만 탁자와 회의실 바닥에 흥건하게 젖은 물이 마력석의 능력을 입증해주었다.
“아아!”
마력석을 가방 안에 집어넣자마자 아쉬움의 탄성이 방안을 길게 스쳤다. 나는 빛이 새어나가지 않게 주둥이까지 꽉 닫은 후에 으스대듯이 말했다.
“이게 바로 뾰족 바위 군락의 전설. 이름이 뭔지는 관심 없고. 그 지랄 맞은 거북이 몬스터를 처치하고 얻은 마력석이다.”
“그럼… 역시 그 불빛은.”
“나흘을 내리 불태웠지. 지금은 뾰족 바위 군락에 아무도 살지 않아. 심지어 몬스터조차도.”
발리안 웨일이 랄커트에게 눈으로 물었다. 랄커트가 깊은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반나절의 시간을 더 투자해 뾰족 바위 군락으로 돌아가 실제로 보여주기까지 했으니 랄커트도 내 말이 진실임을 안다.
나는 발리안 유웰의 시선이 내게 향하자 이어 말했다.
“발리안 유웰. 이걸 가지고 싶나? 원한다면 주겠다.”
“저, 정말이오?!”
그가 나를 잡아먹을 듯이 얼굴을 앞으로 내밀었다. 나는 노인네 특유의 꼬랑꼬랑한 냄새에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뒤로 빠졌다.
“물론. 단, 전부는 아니고 일부만. 나눠진 조각을 받는다는 조건이야.”
“어째……! 흠…….”
납득하지 못하겠다는 듯이 화를 내려다가 순식간에 냉정을 되찾는다. 이내 발리안 유웰이 탐욕을 제어하고 노회한 정치인이 되어 내 말의 진의를 파악했다.
파악을 끝낸 그가 골치 아프다는 듯이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부탁이나 제안을 할 게 있다고 했지. 우리, 미세프라 뿐만이 아니라 당신의 일을 도와준 부족에게 골고루 나눠준다는 뜻인가?”
“맞아.” 대단한걸?
“16개 부족의 정예를 모으기까지 했지……. 처음부터 그들을 군사로 쓸 예정이었나?”
어… 그런 건 아닌데? 병력을 모은 것을 이상한 쪽으로 오해한 것 같다. 하지만 알아서 나를 높게 평가해주니 정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내가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바리안 유웰이 침음을 흘렸다.
“들어는 보겠소. 그 부탁이란?”
“일단 듣는다면 내 보답이 없어도 무조건 나를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 거야.”
“흠. 이쯤 되면 무슨 말을 할지 무서울 지경이군.”
파라락!
나는 못마땅한 표정을 짓는 발리안 유웰에게 피로 범벅이 된 양피지를 건넸다. 그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양피지에 적힌 내용을 살폈다.
“허… 으음? 이, 이건?!”
발리안 유웰은 처음에는 심드렁하게, 나중에는 진지하게, 끝부분에서는 경악에 차서 양피지의 내용을 한달음에 읽었다. 그가 고개를 퍼뜩 들어서 떨리는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믿지 못하겠으면 말라는 듯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곤 궁금해 죽겠다는 얼굴로 양피지를 바라보는 나머지 노인네들을 손짓했다. 발리안 유웰이 식은땀을 흘리며 양피지를 노인네들에게 건넸다.
뾰족 바위 군락에서 암약하는 흑마법사의 대장, 바울만. 그에게서 얻어낸 귀중한 정보, 트록바 새끼들이 사막에서 무얼 노리는지 적은 양피지였다.
“이런 썅!”
양피지를 읽은 노인들이 나이도 잊고 원색적인 욕설을 내뱉었다. 사막 부족을 희생양 삼아, 유적을 발굴할 때까지 시간벌이 용도로 쓰겠다는 흑마법사의 계략에 화가 나지 않을 사막 민족이 어디 있겠나.
그들이 있는 대로 분노하며 발리안 웨일에게 고개를 돌렸다. 나 또한 그 타이밍에 맞춰 입을 열었다.
“발리안 웨일. 나는 흑마법사 놈들이 발굴을 하는 사이에 녀석들을 칠 거다. 나를 도와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