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gjuk battlefield's non-mortgage loan specialist RAW novel - Chapter 67
66화
저가 얼마나 잤는지 모르나 시각은 여전히 한밤중이었고, 깊은 산 숲의 향이 상쾌했다.
사마룡은 운오를 따라 밖을 나왔다. 그를 제외한 여섯 도인은 저마다의 영수를 타고 흩어졌다. 사마룡은 얼떨떨했다. 부서질 것 같던 몸이 어떤 연유에선지 새것처럼 가벼웠다. 내공도 전보다 훨씬 충만해졌다. 의도치 않은 성장은 기쁘기도 하지만 두렵기도 한 것이었다. 스스로 감당하지 못할 힘 때문에 자칫 주화입마(走火入魔)로 빠질 수도 있었다.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다오.”
적당한 자리서 운오가 말했다. 달 밝은 곳 널찍한 바위가 수행하기 딱 좋아 보였다. 반딧불까지 여럿 불을 밝혔다.
“바라는 건 신선이지만 지금은 같은 사람 아니겠나이까.”
사마룡은 가끔 의젓했다. 운오는 고갤 끄덕였다.
“진원이 궁금하다 하셨소.”
사마룡은 진원의 개념만 알았지, 다른 데는 문외한 수준이었다. 허나 진신행공의 잠력이 진원이라면, 알아두어 나쁠 것이 전혀 없었다.
“가르침을 청하나이다.”
사마룡은 예의를 갖췄다.
“진원이 무언진 말했고, 진원이 있는 위치가 어딘지 아시오?”
운오가 물었다.
“단전에 머무르는 게 아니옵니까?”
사마룡은 아는 대로 말했다.
“그럼 내공과 진원을 어찌 구분하시오?”
“단전이 그릇이면, 진원은 장식이며, 내공은 음식이라 들었나이다. 단전과 진원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고, 내공은 담고 비워내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담 진원을 쓴, 아님 쓰는 사람을 본 적 있소이까?”
“본 적 없지만, 진원까지 쓴 사람은 단전이 깨져 다신 쓰지 못한다 들었나이다.”
말 않았지만, 진원까지 끌어다 쓴 사람이 살아있는 경우가 얼마나 되겠는가.
사마룡 말에 운오가 고갤 끄덕였다. 운오는 부적 하날 꺼냈고, 이내 주먹만 한 광원(光源)을 만들었다. 삼 장 밖까지 훤해지는 상서로운 빛이었다. 온갖 날벌레들이 몰려들었다. 사마룡은 넋 놓고 그걸 바라봤다.
“본 도는 방금 진원을 사용했다오.”
사마룡은 깜짝 놀랐다.
“우선 도우께서 오인한 사안부터 짚어드리겠소.”
사마룡은 눈을 반짝였다.
“진원에는 선천진기와 후천진기가 있음을 아실 게요.”
사마룡은 고갤 끄덕였다.
“선천진기는 말한 대로 단전, 그중 하단전에 고정돼 기의 성질을 달리 보이게 하거나, 돋보이게 하외다. 음식에 장식이라 비유할 만하지요. 그러나 후천진기는 다르다오. 신선도의 선기나 무공의 내공처럼 원하는 곳에 모실 수 있지요. 그리 우리 일곱 도문은 중단전에 진원을 쌓는다오. 미세한 양의 진원을 전신세맥 골고루 쓰기 위함이라오.”
사마룡은 진신행공을 떠올렸다. 그러게 잠력이 발할 때는 항상 중단전을 사용했다. 본능적으로만 썼던 기운이 비로소 인지(認知) 안으로 들어왔다. 그가 달린 길이 머릿속으로 그려졌다. 사마룡은 내면 깊이 빠져들었다. 길을 되짚어 올라가자, 중단전 그곳에 신비한 존재가 자리했다.
“오호.”
운오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사마룡 머리 위에 천상신비지과(天上神祕之果) 천도가 수줍게 모습을 드러냈다. 운오도 이백 년 넘게 살며 말로만 듣던 보물이었다.
“도우께선 보통 인과에 얽힌 게 아닌가 보오.”
운오는 중얼거렸다. 그는 곧 제가 할 일을 마쳤음을 깨달았다. 그는 백학을 불렀고, 지체없이 천주산 신비곡 방향으로 날아갔다. 새벽 안개가 짙었다. 사마룡은 날 밝을 때까지 덩그러니 거기 있었다. 언제 옆에는 귀염이 와 배를 깔고 누워있었고, 천도를 탐내던 동물들이 감히 접근을 못 했다.
“으악!”
그리 사마룡은 깜짝 눈을 떴다.
“마… 룡.”
같은 시각 또 한 사람이 눈을 떴다. 남궁설이었다.
남궁억은 남궁설의 회복을 알렸다. 꼬박 이틀 만이었다. 남궁과 팽가가 있던 방에 사마룡과 사마진, 진가복이 찾았다. 남궁설은 잠깐 잠에 들었고, 안타깝게도 팽료는 아직 눈 뜨지 못했다. 팽군의 낯은 여전히 어두웠다.
“영단의 효력이 놀랍기만 합니다.”
진가복은 남궁설의 맥을 살피며 말했다. 소림의 소환단을 써도 장담 못 했던 환자였다. 이틀 만에 의식을 찾은 건 물론이고, 여남은 약효가 기력까지 보충했다. 한 가지 아쉬운 건, 남은 영단을 아무리 연구해도 몇 가지 약재 빼곤 도무지 재료를 알 수 없단 거였다. 중원 아닌 곳의 재료를 쓴 모양이었다.
“당주께서 힘써주신 덕분입니다.”
사마룡은 감사를 표했다.
“진 당주께 남궁을 대표해 깊은 감사를 드리외다.”
남궁억은 진가복에게 대례를 올렸다. 지난 감정이 어떻든 구명의 은을 입었다.
“후에 도움이 필요하거든, 언제든 남궁을 찾아주시지요.”
진가복은 어색하게 인사를 받았다. 남궁억의 호의에 반신반의한 표정이었다. 진가복은 이어 팽료를 살폈다.
“의원님, 송구하오나 우리 누이는 어찌 차도가 없는 겝니까?”
팽군이 조급해져 물었다. 진가복은 어려운 듯 말했다.
“팽 소저는 진즉 이전의 기력을 되찾소이다. 다만, 전투 중에 마기로 추정되는 삿된 기운이 침범했고, 영단의 기운이 이와 힘겨루기는 하고 있지만, 쉬이 몰아내지 못하는 듯하외다.”
팽군은 제단으로 끌려가 고충을 겪었던 팽료를 떠올렸다. 눈에 또 눈물방울이 맺혔다.
사마룡은 슬쩍 팽료 가까이 가 그녀를 살폈다. 모두 사라졌다 여겼거늘, 그녀 뱃속엔 여남은 삿된 기운이 느껴졌다.
“아아.”
그는 무심했던 저를 자책했다. 여태껏 저도 누워있었고, 알아도 방법은 없을 테지만, 맘이 무거웠다.
사마룡은 어제 저게 혼돈이란 기운임을 알게 됐다. 진원과 상반되는, 온갖 삿된 기운들의 총합체. 사마룡은 매우 조심스럽게 중단전을 일깨웠다. 정확힌 진신행공을 운용해 그 안에 있는 작고 까칠한 존재에게 여쭙는 거였다.
사마룡은 밤새 중단전의 무엇과 소통했고, 그게 말도 안 되지만, 신비한 복숭임을 알게 됐다. 첨엔 스스로도 미쳤다고 생각했다. 다만, 천도의 향은 매우 익숙했고, 그게 위기 때마다 저를 구해준 존재란 걸 깨닫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사마룡은 하도 신비해 이를 어찌해보려 했지만, 아무리 단전을 자극해도 이는 옴짝달싹도 하지 않았다. 스스로 내부장기를 어찌 조절 못 하는 것과 같았다. 허나 천도는 딱 하나의 요구엔 반응을 보였다. 신비하게도 그건 진신행공을 운용할 때였다. 사마룡이 진신행공을 행하자 천도는 신경질적으로 반응했고, 사마룡은 온몸이 뒤틀리며 벼락 맞은 고통에 눈을 떴다. 눈뜰 때 비명은 그리 지른 것이었다. 이 작고 까칠한 존재는 아직 그가 품기가 어려워 보였다.
사마룡은 지금도 반쯤 두려운 맘이었다. 허나 천도가 아니곤 문제를 해결할 방도가 전혀 없을 것 같았다. 진신행공을 운용하자 천도는 또 무어냐 신경질적으로 깨났지만, 이내 혼돈을 마주하고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두근-
한차례 작은 박동이 일었다. 적지만 신묘한 기운이 사마룡 손끝으로 고대로 달렸다. 이는 사마룡 오른쪽 검지 끝에 모였다. 그는 그걸 팽료의 배에 갖다 댔고, 그러자 팽료 안에 있던 혼돈이 깜짝 놀라 도망하려 했다.
털썩-
팽료 몸이 한차례 크게 들썩거렸다. 그럼에도 아무도 사마룡을 제지하지 못했다. 기이한 광경이었다. 사마룡은 집중해 손가락을 움직였다. 이는 팽료 배부터 그녀 중심을 따라 올라가 입술까지 닿았다. 팽군은 움찔했지만, 정작 사마룡은 부끄러운 줄도 몰랐다. 이윽고 팽료 목구멍으로 진원과 같은 크기의 혼돈이 따라 올라왔다. 세상 가장 정순한 기운과 세상 가장 탁한 기운, 둘은 엉켜 태극의 원을 그렸다.
훅-
초 꺼지는 소리가 나며 둘이 사라졌다. 보는 이들은 그제야 숨을 쉬었다.
“컥, 컥.”
팽료가 밭은기침을 뱉었다. 그녀는 눈을 떴고, 오묘한 자세의 사마룡과 마주했다. 사마룡도 그제야 민망한 듯 손을 거뒀다. 팽군이 울며 팽료를 살폈다. 어린 권룡은 눈물이 참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