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102
대한민국 절대 재벌! 102화
대마도 항구 앞.
3일이 지났다.
대마도를 떠나 일본으로 이주할 거라고 생각한 사람들의 수는 600명쯤으로 예상했는데.
놀랍게도 1,200명이 넘었다.
그리고 이곳으로 끌려온 징용자 중.
200여 명이 이주를 강요(?)당한 일본인들의 틈에 끼어 있었다.
‘이렇게 되면 대마도 조선 편입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거의 대마도를 떠날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리고 일본인들의 이주를 돕기 위해 출항을 준비하는 수송선이 10척인 것을 보고.
오덕수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았다.
“정말 진주 20개를 줄까?”
“준다고 했으니 줄 거야.”
“이참에 한몫 잡아서 고향으로 돌아가자고.”
“그래야지, 고향으로 가는 길이 좀 돌아간다고 생각하면 되는 거야.”
어떤 곳이든 어떤 사람들이 모여 있든지.
기회주의자들은 꼭 존재하는 법이다.
“징용자들까지 의외의 상황이군요.”
오덕수가 징용자들을 보며 내게 말했다.
“그렇군요. 의외입니다.”
나도 어처구니없는 순간이다.
하지만 이럴 수도 있다는 것을 이미 예상했다.
다만 그 수가 내가 생각한 것보다 많았다.
“정말 의외라고 생각하셨소?”
오덕수가 나만 들을 수 있게 나직이 물었다.
“끄응, 도대체 무슨 말을 듣고 싶습니까?”
알면서 묻고 있으니 이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다.
“이게 바로 강 동지가 강요한 저들의 현실입니다.”
‘강요?’
맞다.
나는 진주 20개를 이용해 저들에게 견물생심이 생기게 만들었다.
그리고 떠나게 했다.
“알고 있습니다. 일본인들의 비율을 줄이고 조선인들의 비율을 늘릴 생각입니다.”
“수를 줄이는 것은 알겠는데 어떻게 늘린다는 겁니까?”
내가 계획한 모든 것을 오덕수에게는 말해 줄 필요가 없기에.
준비해 놓은 것을 모두 말해주지는 않았다.
“방법을 만들어 놨습니다.”
“내가 모르는 것이 또 있다는 소리군요. 그래서 수송선을 10척이나 준비한 겁니까?”
중급 이상 크기의 상선이 3척이고.
수송할 수 있는 인원을 초과해서 태운다면.
상선 한 척당 2,000명을 태울 수 있다.
그렇게 되면 6,000명이다.
거기다가 제법 큰 어선이 일곱 척이니.
한 번에 수송할 수 있는 병력이 최대 10,000명까지는 가능할 것이다.
‘배를 더 늘려야겠어.’
더 큰 배를 많이 사야겠다.
그래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
‘사람이 미래고 재산이다.’
나는 내게 맹목적으로 충성할 사람들을 모으기로 계획했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결정적인 기회가 올 것이다.
그때를 대비해야 한다.
‘이번 일은 예행연습이라고 해야겠지.’
그날을 위해서 말이다.
“그렇습니다. 데려올 사람이 있어서 준비한 겁니다.”
“으음······.”
오덕수는 신음을 냈다.
“어디서 데려올 겁니까?”
“일본은 수많은 곳으로 조선인을 끌고 갔습니다.”
내 말에 오덕수의 표정이 굳어졌다.
“혹시······.”
“쉿, 나중에 둘만 있을 때 이야기하죠.”
“알겠소.”
* * *
“진주를 지급하면 되겠습니까?”
이제야 아무 말도 없던 후지모라가 내게 물었다.
“예, 지급하세요. 떠날 사람은 떠나게 마련입니다.”
나는 대마도에 남겠다는 사람을.
그리고 나를 따르는 사람들만 품을 것이다.
아마 국제결혼을 한 800쌍은 나를 온전히 따를 것이다.
‘그리고······.’
이곳으로 올 사람들이 또 있다.
그래서 상선 한 척이면 충분할 것을 10척이나 준비해 놓았다.
“예, 알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내가 공약한 대로 대마도를 떠날 사람들에게 진주가 지급됐고.
바로 승선시켰다.
‘견물생심의 사악함이다.’
나라는 놈은 참 모진 놈이다.
“나는 가기 싫은데······.”
그때 노파가 자기 아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떠나는 사람 한 명당 진주를 20개나 준답니다. 가야죠. 이 좁은 쓰시마에서 살 것이 아니라 진주를 챙겨서 도시로 가자니까요? 제가 잘 모시겠습니다.”
“네가 언제 나를 잘 모셨다고 이래?”
“뭐 해요? 어서 가자니까요!”
남자가 버럭 소리를 질렀고.
노파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저기요.”
내가 나서야겠다.
그러고 보니 저 노파는 내가 눈깔사탕을 준 그 노파다.
“왜, 왜 그러십니까? 도주님.”
일본 남자는 이 순간까지도 나를 도주라 불렀다.
그도 그럴 것이.
대마도를 떠난 젊은 백작이 나를 이제부터 대마도의 주인이라고 말하고 떠났고.
일본인들은 그걸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였다.
‘순종을 잘하는 민족이지.’
일본인들은 강한 자에게 순종적이다.
하지만 약한 자에게는 군림한다.
“어머니께서는 떠나고 싶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
“아닙니다. 떠나십니다. 아들이 떠나는데 늙은 어머니가 여기 남아서 누굴 의지하고 사시겠습니까.”
말을 그럴싸하게 하는 남자다.
“진주 때문이라면 어머니를 두고 가십시오.”
“예?”
남자는 찰나 자신의 속내를 들켰다는 눈빛을 지었다가.
내 말의 뜻을 모르겠다는 듯 되물었다.
사람이라는 것은 이렇게 가증스러울 때가 많다.
“후지모라 상!”
“예, 도주님!”
“저분께는 진주를 두 배로 드리세요. 진주 때문이라면 억지로 어머니를 모시지 않아도 됩니다. 당신 어머니는 대마도가 돌볼 것입니다.”
“정, 정말입니까?”
내 말에 남자의 표정이 밝아졌다.
-네가 언제 나를 편하게 모셨다고 그래?
노파가 조금 전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곳에 가면 버릴지도 모른다.’
대마도를 차지하기 위해 견물생심으로 모진 악행을 시작했고.
이미 저지른 일이니 제대로 독해질 것이다.
그러니 남으려는 노파는 이곳에 남게 하고 싶다.
저들을 배에 태워 보낼 곳은 참으로 혹독한 곳이니까.
“그렇소이다. 그러니 진주만 받아서 승선하십시오.”
“헤헤헤, 예, 알겠습니다.”
남자는 부모를 두고 떠나라고 했는데 환히 웃었다.
이 세상 어디에도 불효자는 있는 법이다.
“후지모라 상.”
“예, 도주님.”
“서두르세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남자는 2배의 진주를 받고 자기 어머니를 버리고 배에 올랐다.
그렇게 몇 시간 동안 진주 배급이 끝났고.
1,200명이 모두 배를 탔다.
그리고 지금 박세출 선장이 내 옆에 아무 말도 없이 대기했다.
“선주님, 뱃길을 어디로 잡으면 되겠습니까?”
박세출 선장의 말에 나도 모르게 인상이 찡그려졌다.
“선주님······.”
내가 말이 없으니 다시 한번 묻는 박세출 선장이다.
“사할린!”
저들을 일본 본토로 보낸다면 훗날 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분명 진주를 받고 대마도에서 강제 이주를 당했다고 떠들 것이다.
그러니 마음을 독하게 먹어야 한다.
“······사할린!”
나는 다시 한번 강조하듯 박세출 선장에게 말했다.
“준비가 다 됐다면 출발하세요. 그곳에 가면 한준만 씨가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내 말에 박세출 선장이 놀란 눈으로 나를 다시 봤다.
사할린으로 출발하라고 할 때보다 더 놀라는 눈빛이고.
이제야 오덕수는 내가 왜 상선 다섯 척을 출항하라 지시했는지 알겠다는 눈빛을 지었다.
“떠날 사람보다 데려올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오.”
“그래서 식량과 식수를 충분히 챙기라고 하셨군요.”
“그렇소.”
“예, 알겠습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박세출 선장이 돌아섰다.
“예, 무사히 돌아오십시오. 그리고 기태!”
“······예.”
“선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잘 통제하기 바랍니다.”
“예, 알겠습니다.”
기태가 내게 꾸벅 인사를 한 후에 오덕수를 봤다.
“다녀오겠습니다.”
하여튼 그렇게 1,200명을 태운 상선 다섯 척이 동토의 땅 사할린으로 출항했고.
나는 점점 멀어지는 상선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모두 잘 가고 잘 데려와야 할 것인데······.’
떠나는 사람들보다 저 배를 타고 이 대마도에 올 사람이 기다려지는 건.
내가 참 모진 놈이기 때문일 것이다.
“강 동지는 정말 모질 때는 참 모집니다.”
오덕수가 내 양심을 후벼 팠다.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하지는 않겠소. 내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었소.”
“그래야, 강철 동지겠죠. 나는 이해합니다.”
이제 대마도에 대해서는 거의 정리된 것 같다.
남은 것은 이승한이 나를 만나주느냐에 달렸고.
또 이승한이 잘 말해 줘서 맥아더가 나를 만나느냐에 달렸다.
그때 덕은 옹주의 저택에서 나온 사람이 내게 다가와 공손히 머리를 조아렸다.
“옹주마마께서 뵙고 싶어 하십니다.”
아마도 내가 외면했던 대답을 오늘 들으려는 것 같다.
“알겠소. 일이 마무리되었으니 곧 뵙겠다고 전해 주시오.”
“기다리실 거라고 전하라 하셨습니다.”
“좀 더 많이 기다리셔야 할 거라고 전하십시오.”
“······예.”
남자는 그렇게 대답하고 내게 묵례를 한 후.
저택으로 돌아갔다.
* * *
1945년 9월 3일.
사할린 항구.
사할린으로 향한 수송선 10척은 사할린 항구에 도착했고.
항구에 도착하기 한 시간 전에 미국 성조기를 내리고.
소련의 붉은 깃발을 깃대에 매달았다.
그리고 1,200명을 태운 수송선만 항구에 정박하지 않았다.
-동포들을 먼저 태우고 나서 일본인들을 내리시오.
박세출 선장은 강철이 지시한 대로 행동했고.
9척의 수송선에 조선인 징용자들을 승선시켰다.
“하하하, 고향으로 돌아간다!”
“드디어 조선으로 돌아간다!”
수송선에 오른 조선인 동포들은 모두 감격에 겨워 환호성을 질렀다.
“이곳에 모인 동포들은 2만여 명입니다.”
박세출 선장에게 한준만이 말했다.
“그럼 한 번 더 와야겠군요.”
“그렇습니다. 그리고 수송할 일본인들이 3,500명 정도 됩니다.”
한준만의 말에 박세출은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일본인이 3,500명이니 운송비로 3만 5천 돈을 챙겼다는 의미였다.
그러니 이번 수송으로 13, 5㎏을 넘는 금을 확보한 강철이였다.
-도착하면 한준만의 지시를 받으시오.
-예, 알겠습니다.
‘우리 젊은 선주가 난 사람은 확실히 난 사람이야······.’
그저 박세출 선장은 강철이 이 순간에도 놀랍기만 했다.
“2차 수송에는 일본인들이 더 많이 탈 겁니다.”
더 놀라운 건.
사할린을 떠나려는 일본인은 3,500명이 전부가 아니었다.
“알겠소.”
“선장님, 모두 승선했습니다.”
물론 이곳에 있는 조선인들의 1/3만 승선했고.
아직 2만여 명이 배를 타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일본인들은?”
“출항하면 바로 도착할 겁니다.”
“좋아, 그 배에 이곳을 떠날 일본인 3,500명을 태운다.”
“예?”
“자네는 그렇게 알면 돼.”
“예, 알겠습니다.”
하여튼 그렇게 만여 명의 조선인 징용자들이 배에 탔다.
그리고 사할린 항구에서 나오자마자.
일본인 이주자들을 태운 수송선이 항구에 들어섰고.
대마도에서 배를 탄 사람들이 넋이 나간 채 강제적으로 배에서 끌려 나왔다.
그리고 그 배에 금 10돈을 낸 일본인들이 배에 탔다.
“여, 여기가 어, 어디야?”
대마도 출신 일본인들은 기겁했다.
“여, 여기가 어딥니까?”
“우리도 여기가 어딘지 모릅니다.”
선원들에게 물었지만, 저들에게서 돌아오는 답은 모르겠다는 말이 전부였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