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103
대한민국 절대 재벌! 103화
“여기가 어디냐고!”
“아, 우리도 모른다고요!”
선원들은 표정부터 달라져 있었고.
강제로 낯선 땅에 떨어진 일본인들과 조선인 징용자들은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부르르릉, 끼이이익!
그때 수십 대나 되는 소련 트럭이 대마도 출신 일본인들이 모인 곳에 섰고.
고르파초프가 지프차를 타고 내렸다.
“이들인가?”
“예, 그렇습니다.”
한준만이 고르파초프에게 공손히 대답했다.
놀랍게도 강철은 여기까지 준비해 놓았다.
“알았네.”
“그리고 가방은 차에 싣겠습니다.”
“하하하, 알았어, 알았다고.”
고르파초프 중령은 크게 웃었고.
한준만은 고르파초프중령이 타고 온 지프차에 가방을 실었다.
“저들을 모두 트럭에 태워라!”
고르파초프 중령이 명령을 내리자.
무장한 소련군들이 넋이 나간 일본인들과 진주에 욕심을 내고.
대마도를 떠난 조선인 징용자들을 강제적으로 트럭에 태웠다.
“우, 우리를 어디로 끌고 가는 겁니까?”
퍽!
“타라면 타!”
“으윽······.”
반항하려는 일본인들에게는 모진 구타가 가해졌고.
이 모습에 한준만은 인상을 찡그렸다.
하여튼 그렇게 대마도를 등진 1,200명의 일본인과 조선일 징용자는.
모두 소련군 트럭에 올랐고.
어디로 끌려가는지도 모르고 끌려갔다.
“아······.”
그저 멀어지는 트럭을 보고 한준만은 긴 한숨을 내쉴 뿐이었다.
‘사장님은 모질 때는 정말 모진 분이다.’
한준만은 강철을 무서운 사람이라 생각했다.
하여튼 그런 후에 사할린을 떠나려는 일본인들이 배에 올랐고.
그들의 목적지는 홋카이도였다.
* * *
1945년 9월 6일.
일본인 이주자들을 태운 수송선이 사할린으로 떠난 지 일주일이나 지났고.
나는 후지모라와 대목수, 오덕수와 직원 몇을 불러 회의를 했다.
“빈집은 얼마나 됩니까?”
떠난 사람은 1,200명쯤이지만.
이곳으로 올 사람들은 최소 만 명이다.
그러니 주택 문제가 생길 것이다.
“이주자들이 버리고 간 가옥이 300호 정도입니다.”
제일 먼저 내게 보고한 사람은 후지모라다.
“대목님.”
“집을 더 지으라고?”
대목수는 나를 보며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예, 부탁드리겠습니다.”
“집이 뚝딱 하면 지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여기에 와서 창고고 집이고 쉬지 않고 지었는데 아직도 부족해?”
“예, 많이 부족할 것 같습니다.”
“그래? 뭐, 지으라면 지어야지, 그런데 집을 지을 땅이 부족해, 여긴 온통 산이라서 집을 지을 터가 부족해.”
“그 역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작게, 그리고 높게 지으셔야 합니다.”
“알았네, 알았어.”
“창고에 비축한 텐트는 얼마나 되죠?”
나는 창고 관리를 맡은 직원에게 물었다.
“24인용 텐트가 200동 정도 됩니다.”
사실 저 텐트를 사기 위해 엄청난 돈을 사용했다.
‘기준으로는 4,800명이지만······.’
꾸역꾸역 집어넣으면 6,000명 정도는 수용할 수 있을 것이고.
텐트를 넣은 창고까지 숙소로 이용하면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얼마나 많이 오기에 이리 준비하는 겁니까?”
오덕수가 내게 물었다.
“최소 만 명입니다. 그 이상일 가능성이 100%입니다.”
“뭐여, 최소가 그렇다고?”
대목수 할아버지가 놀라 내게 되물었다.
“예, 타지에서 고생하던 우리 동포입니다.”
“그런데 그 동포들은 고향으로 돌아갈 거라 알지 않습니까?”
“고향으로 돌아가게 될 겁니다. 단지······.”
“그 시기는 강철 동지님께서 정하겠죠.”
오덕수가 변했다.
내 이름 뒤에 붙는 호칭인 ‘동지’의 뒤에 ‘님’자 하나가 더 붙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나를 마치 지도자처럼 따르겠다는 눈빛을 지었다.
“······예, 그렇습니다.”
“알겠습니다. 대마도를 대한민국의 땅으로 만든다고 했을 때부터 무리수가 많았으니 유지를 위해서는 그 이상의 무리수를 둘 수밖에 없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나는 사실 오덕수의 이런 태도가 부담스럽다.
“그리 생각해 주면 고맙소. 식량은?”
나는 다시 물품 관리를 하는 직원에게 물었다.
“식량은 충분합니다. 20만 명이 1년은 먹을 수 있는 양이 비축되어 있습니다.”
“식량 걱정은 안 해도 되겠군요.”
“예, 그렇습니다.”
“곧 10,000명 이상이 이 대마도에 유입될 겁니다. 치안대는 그리 알고 치안 유지에 신경 써 주십시오.”
나는 어느 순간부터 광복군을 광복군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그리고 오덕수도 이것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모두 나가서 새로운 사람들이 오는 것을 준비하십시오.”
“예, 도주님.”
그렇게 사람들이 밖으로 나갔다.
“오덕수 동지.”
“예.”
“저랑 이야기 좀 더 합시다.”
“예, 알겠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던 오덕수가 다시 자리에 앉았다.
“제게 따로 하실 말씀이 있습니까?”
“왜 이러십니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야 할 것이다.
“왜 저를 지도자처럼 대하시는 거죠?”
“일이 이렇게 됐으니 누군가는 대마도를 이끌어 가야 하지 않습니까?”
오덕수가 내게 되물었다.
“그래서요?”
“저는 며칠 동안 생각했습니다. 나라면 이렇게 할 수 있었을까? 이런 생각을 하더라도 행동으로 옮길 수 있었을까? 하고요.”
“······.”
“그리고 없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러니 강철 동지님은 제가 모실 분입니다.”
“저는 정치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럼 이 대마도는 어쩌실 겁니까? 강철 동지님께서는 벌써 정치라는 것을 그리고 통치라는 것을 하고 계십니다.”
“아니, 난······.”
“아니라고 하실 생각입니까? 이 대마도에서 하는 것은 정치가 아닙니까? 이것이 정치고, 통치이지 않습니까?”
“······그 말대로군요.”
“저는 강철 동지님을 평생 모실 것입니다.”
“오덕수 동지······.”
“지금은 정치에 생각이 없으실지도 모르지만, 미래는 아무도 모르는 겁니다. 나가서 치안대를 단속하겠습니다.”
오덕수가 변했다.
“예, 알겠습니다.”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는 말이 내 가슴을 파고들었다.
‘나는 미래를 알고 있는데······.’
내가 알고 있는 미래를 이용해 내가 모르는 희망찬 미래로 바꾼다?
이것이 내가 만약 정치를 하게 된다면.
그렇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도, 도주님.”
그때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후지모라가 급히 내 사무실로 뛰어들었다.
“왜 그러십니까?”
“배, 배가 왔습니다, 배가 왔습니다!”
드디어 사할린에서 사할린 징용자들이 도착했다.
‘이 역시 내가 바꾼 미래다.’
나는 이미 작지만, 역사를 바꾸고 있었다.
* * *
일본에 있는 미 해군 기지.
한 척의 순양함이 기다리고 있었고.
부둣가에는 맥아더의 지시를 받은 해군 대령이 순양함의 함장을 바라보았다.
“맥아더 원수께서 관심 있게 보시는 섬이다.”
“예, 알겠습니다.”
“상륙하면 정확한 판단을 하기 바란다.”
“정보 및 첩보 수집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일본인들이 제공한 정보에 의하면 거주하는 사람이 있는 섬이라 한다. 그들이 우리의 상륙을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살펴야 한다.”
“정확하게 확인하겠습니다.”
“출항해, 건투를 빈다.”
“충성!”
브라운 중령은 대령에게 거수경례하고 순양함에 승선했고.
성조기를 휘날리며 대마도를 향해 출발했다.
“맥아더 원수께서는 왜 그 작은 섬에 관심을 가지셨을까?”
대령은 이번 지시에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 * *
대마도 항구.
대마도에 하선한 만여 명의 사할린 징용자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왜 자신들이 이곳에 내리는지 모르겠다는 눈빛이다.
저들이 오자 후지모라는 단상과 마이크를 설치했다.
“모두 조용히 하시오!”
“왜 우리가 여기서 내린 겁니까?”
“여기는 어딥니까?”
“조선, 고향으로 돌아가게 해 준다더니 왜 여기서 내린 겁니까?”
“이 배는 원산으로 가는 것이 아닙니까?”
이런 난리도 없을 것 같다.
“여긴 어디래?”
“나도 몰라. 건물을 보니 일본 아닐까?”
사할린 출신 징용자들은 서로에게 물었지만, 답을 얻지 못했다.
“오덕수 동지.”
나는 단상에 오르기 전에 오덕수를 불렀다.
그리고 광복군과 포수 출신 치안대 500명이 사할린 출신 징용자들을 포위하듯 둘러쌓았다.
“모두 무장했습니다!”
오덕수는 혹시 일어날지도 모를 폭동에 대비했다는 투로 말했다.
“권총 있습니까?”
여기저기 웅성거리고 혼란스럽다.
저들이 내게 주목시킬 방법을 찾아야 했다.
“예.”
오덕수가 품에서 권총 한 자루를 꺼내 내밀었다.
“앞으로는 강철 지도자 동지께서 가지고 다니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강철 지도자 동지?’
오덕수가 나를 부르는 호칭이 또 달라졌다.
“지도자 동지라고요?”
나도 모르게 북한이 떠올랐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김일성을 수령으로 부르고.
김정일을 ‘지도자 동지’라 불렀던 것이 나도 모르게 떠올라 인상을 찡그렸다.
“광복군 출신 치안대는 모두 그렇게 부를 것입니다.”
아주 나를 자신들의 수령으로 만들 작정인 모양이다.
“알겠습니다.”
이제는 말려도 소용이 없을 것 같다.
“박세출 선장님!”
“예, 젊은 선주, 아니, 지도자 동지······.”
박세출 선장도 오덕수의 눈치를 보더니.
나를 평소처럼 젊은 선주라 부르지 않고 지도자 동지라 불렀다.
“사할린 항구에 동포들이 더 있죠?”
“예, 그렇습니다. 운집한 동포들이 2만이 넘습니다. 그리고 참, 한준만 씨가 이걸 드리라고 했습니다.”
박세출 선장은 내게 묵직해 보이는 가죽 가방을 내밀었고.
그것을 오덕수가 받았다.
“홋카이도를 거쳐 오셨군요.”
“예, 맞습니다. 일본인들도 거의 10,000명 정도 있었습니다.”
“잘됐네요. 그럼 다시 출항하세요. 이번에는 모든 선박을 끌고 가세요.”
“그 말씀은 작은 낚싯배도 끌고 가라는 말씀입니까?”
“그렇게 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조심하십시오. 시간이 지날수록 선단을 움직이기 어려워질 겁니다.”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한준만도 데려오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사할린은 오래 있을 곳이 못 된다.
언제 통제당할지 모르는 곳이다.
물론 지금은 우리가 38도선 이북의 소련 군정의 허락을 받은 것처럼 위장했지만.
언제 들통날지 모른다.
“무사히 다녀오십시오.”
“예.”
박세출 선장이 내게 묵례하고 항구로 뛰어갔다.
“이제 어쩌실 겁니까?”
오덕수가 웅성거리고 있는 사할린 징용자들을 보며 물었다.
“속여야죠. 당분간 속일 겁니다.”
“왜 속여야 합니까?”
“미국이 조사를 나오게 되면 어느 정도 인구가 있는 것처럼 보여야 합니다. 그때까지만이라도 대마도에 억류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속이시겠다는 거군요.”
“예, 그렇습니다.”
나는 오덕수가 준 권총을 만지작거리며 단상 위로 올라가.
아수라장으로 변한 항구 앞 공터를 바라봤다.
‘속인다.’
세상을 모두 속인다.
지그시 입술을 깨물고 다짐했다.
그리고 나는 바로 권총을 하늘에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모두 조용하시오!”
나는 마이크를 이용해 크게 외쳤지만.
저들의 웅성임 때문에 아무도 내게 집중하지 않았다.
탕-!
나는 방아쇠를 당겼고.
총소리를 듣고 움찔한 사람들이 내가 있는 쪽을 봤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