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104
대한민국 절대 재벌! 104화
나는 다시 한번 방아쇠를 당겼다.
탕-!
이제야 모두 놀란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모두 조용하시오. 나는 이 섬의 책임자인 강철이라고 합니다.”
“조, 조선 사람입니까?”
“조선말을 쓰고 있지 않소, 그런가 봅니다.”
“여긴 어딥니까? 저희는 원산으로 가는 것 아닙니까?”
사할린 출신 징용자 한 명이 나를 보며 크게 외쳤다.
“그런 계획이었소.”
“그런데 무슨 일로 이 섬에 내린 것입니까?”
이제부터 나는 저들을 속여야 한다.
“조선에 한강 이남에는 미군정이 들어섰고, 이북에는 소련 군정이 들어섰소. 그런데 소련 군정이 여러분의 원산 입항을 거부했소.”
“뭐, 뭐라고요?”
“그게 말이 됩니까? 한준만이라는 책임자가 소련 군정에서 허락을 받고 우리를 데려가는 거라고 말했습니다.”
“그랬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소, 원산만으로 입항을 시도하면 침몰시킨다고 경고했습니다.”
정말 나는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거짓말을 늘어놓고 있다.
“그럼 어떻게 되는 겁니까? 조선에 원산 말고 다른 항구도 많잖습니까? 포항도 있고, 인천 제물포도 있고, 부산도 있습니다.”
“그렇소. 항구는 많소. 하지만 미군정은 아직 여러분의 귀국을 고려하지 않았기에 입항 여부를 판단한다고 했소.”
“뭐, 뭐라고요?”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다. 하지만 저들이 확인해 볼 방법은 없다.
“다시 말해 원산으로 입항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임시정부 대마도 주둔 사령부는 남쪽 지역을 점령한 미군정의 허락이 떨어질 때까지 여러분을 대마도에서 안전하게 보호하기로 판단했소.”
내 거짓말에 대부분 징용자가 풀썩 주저앉고 말았다.
“그, 그, 그럼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겁니까?”
“우리 고향으로 못 가는 거야?”
“여기가 대마도야?”
“대마도면 부산에서 코앞이잖아?”
“날이 좋은 날에 부산도 보인다면서?”
“맞아!”
“여기까지 왔는데 왜 우리가 고향으로 못 돌아가는 거야!”
“뗏목을 타고라도 갈 수 있는 거리잖아.”
“고향으로 보내 주시오!”
“우리를 고향으로 보내 주시오.”
고향으로 당장 돌아갈 수 없다는 좌절감이 폭동으로 변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나는 오덕수를 봤고.
오덕수는 마치 예행연습이라도 해둔 것처럼 치안대들을 봤다.
그 순간 소총을 든 치안대들이 일제히 총구 방향을 하늘로 향하게 만들었다.
탕!
오덕수의 손에 들린 권총에서 불꽃이 뿜어졌다.
그것을 시작으로 500발의 총성이 사방에서 울렸고.
그 순간 흥분했던 사람들이 일제히 두려움에 머리를 감싸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모두 조용히 하시오!”
오덕수가 소리쳤고.
사람들은 엎드린 채 고개만 들어 단상 위에 서 있는 나를 봤다.
“여러분은 반드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단지 몇 개월만 이곳에 머물면 됩니다.”
“정말입니까?”
“정말이죠?”
“그런데 왜 조선 사람이 대마도에 차지하고 있는 겁니까?”
“대마도는 이제 대한민국 땅입니다.”
내 말에 사할린 징용자들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눈빛을 지었다.
하지만 총성 때문인지 저들의 눈빛은 고분고분했다.
“당분간 지낼 숙소를 배정해 드릴 겁니다. 또한, 여러분이 계실 동안 해야 할 일들을 배정해 줄 겁니다.”
“일하라는 겁니까?”
사할린 출신 징용자 한 명이 내게 소리쳤다.
“당연하지 않소? 나는 반드시 여러분을 고향으로 보내 드릴 것이오. 하지만 1만 명이 넘는 여러분에게 드릴 식량은 부족합니다. 그러니 일해야 하지 않겠소?”
다시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고 했소.”
나는 저들을 통해 대마도 산악지형을 개간할 것이다.
‘가장 먼저 길을 닦고······.’
손재주가 좋은 사람을 대목수에게 배정해 더 많은 집을 짓고, 창고를 늘릴 것이다.
또한, 저들 중에 배를 타본 사람들은 어업 활동을 시킬 것이다.
‘내가 김일성이군.’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고 저들에게 엄포를 놨으니까.
“오덕수 동지.”
“예, 강철 지도자 동지.”
지도자 동지라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소름이 돋았다.
하지만 도주라는 호칭보다는 나았다.
게다가 당장은 저들의 지도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였기에 어쩔 수 없다.
“100명 단위로 끊고 24인용 텐트에 40명씩 배치하십시오.”
“예, 긴급회의 때 지시한 대로 하겠습니다.”
저들이 탄 배가 온다는 소리를 듣고 우린 바로 긴급회의를 했고.
저들이 하나로 뭉쳐지면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고는 24인용 텐트를 3개 단위로 묶어 분산해 설치하기로 했다.
“그렇게 하시오.”
“예, 알겠습니다.”
저들은 대마도 해안이 아닌 내륙 산악 지역으로 이동시킬 것이다.
그리고 내가 돌아가도 된다고 결정을 내릴 때까지 대마도 개척 사업에 투입될 것이다.
물론 강요하진 않을 것이다.
단지 일하는 것을 거부한다면 앞서 말한 것처럼.
식량을 주지 않을 것이다.
“치안에 각별히 신경 쓰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1차 사할린 귀국 동포들의 설득(?)과 배치가 끝났다.
‘6개월이면 된다.’
저들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6개월만 억류시킬 것이다.
이것은 다시 말해 6개월 안에 맥아더와 결판을 내겠다는 내 의지다.
* * *
1945년 9월 8일.
인천항.
미군 해군 함대가 인천항으로 입항했다.
미소 간의 조선 반도 분단 점령이 결정되자.
즉각적으로 이루어진 일이고.
하지 중장의 지휘 하에서 미 육군 24군단이 상륙했다.
그리고 미군은 바로 서울로 입성해.
하루 뒤에 38도선 이남 지역에 대한 미군정을 선포했다.
“저게 뭐래?”
“코쟁이들 아니여?”
“우리 땅에 왜 왔대?”
“일본 놈들이 물러가니 코쟁이들이 온 것이여?”
조선 인민들은 충격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난리 났네, 난리 났어!”
“이 일을 어떡해? 코쟁이 놈들은 전쟁에서 일본 놈들을 이겼다는데······.”
“그러게 말일세.”
조선 인민들은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었다.
* * *
노덕술의 은거지.
조선총독부를 비롯해 경찰 수뇌부는 8월 초부터 일본이 패망할 거라 예상했다.
“미군이 인천항으로 들어왔습니다.”
노덕술의 앞잡이가 숨어 있는 노덕술에게 말했고 노덕술은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졌다.
“정말이야?”
“예, 그렇습니다. 사람들이 이제는 코쟁이의 세상이 왔다고 땅을 치고 울고불고 난리가 났습니다.”
“그건 아니지.”
“예?”
“하하하, 다시 내 세상이 왔다!”
노덕술은 미군이 들어왔다는 것은.
임시정부가 직접 나라를 만들지 못했다는 방증이라 생각했다.
그는 머리가 좋은 놈이었다.
“됐네, 살았어, 하하하!”
어쩌면 일제 강점기 때 머리가 비상한 자들은 친일파가 됐을 것이고.
뚝심 있는 사람들이 독립운동을 했을 것이다.
* * *
서울 임시 미군정 청사.
하지 중장은 참모들을 모아 회의를 이어 갔다.
“보고하시오.”
아직은 군정 장관이 임명되지 않았고.
12일에 아놀드 소장이 군정 장관으로 취임한다.
“원활한 군정 통치를 이어 가려면 일본인 출신 고문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미군정이 조선 인민에게 저지른 첫 번째 죄악이었다.
이것을 통해 친일파 청산이 뒤로 늦춰졌고.
조선 인민들에게 맞아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었던 친일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 미군정은 조선인에 대한 감정적 배려 따위는 생각지도 않았고.
어떻게 원활하게 통치할지 만을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조선 인민들을 지배하며 통치해 왔던 일본인들과.
그들의 하수인들이 다시 실무를 담당하는 것이 빠르고 편리할 거라 생각했다.
미군정의 각 부서의 책임자는 미군 장교였으나.
그들을 보좌하는 것은 일본인 출신 고문관이었고.
그들을 또 보좌하는 것이 친일파였으니.
조선 인민들에게는 미군정이나 일제 치하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렇게 합시다.”
“각국의 국장은 장교들로 임명하겠습니다.”
하지 중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곧 아놀드 소장이 군정 장관으로 임명될 것이오.”
“예, 알고 있습니다.”
조선 인민에게는 조선총독부가 사라지고 미군정이 생긴 꼴이고.
총독이 물러가자 군정 장관이 등극하는 순간이었다.
이것은 조선 인민에게 조선이 일본에게 해방이 되어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여겨졌고.
치열한 반탁통치의 시발점이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무장 세력들을 해체해야 합니다.”
“예, 치안 확보에 만전을 다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본이 지배할 때의 치안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고, 그들에게 치안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 최선일 겁니다.”
“무장 세력은 반드시 해산시켜야 합니다.”
“중장 각하, 이 일은 급하게 움직여서는 안 됩니다.”
아놀드 소장이 하지 중장에게 말했다.
“우리는 조선인들에게 침략군처럼 보일 겁니다.”
“그래서요?”
“어떤 단체가 만들어지는지 지켜보고 나서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조선인들도 나름 독립운동을 했고, 중국에는 임시정부도 있습니다. 또한, 트루먼 대통령이 그것을 승인했고, 비약하지만 연합군에 포함했습니다.”
하지 중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 임시정부에 관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아놀드 소장의 말에 하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임시정부에는 공산주의자들이 많지 않소?”
임시정부는 독립을 위해서는 누구와도 손잡았다.
국민당과 손잡았지만.
중국 공산당과도 손잡았기에.
미국으로서는 공산주의자들이 임시정부라는 간판을 달고.
조선에 입국하는 것이 달갑지 않았다.
“그렇습니다. 꽤 많은 인물이 공산주의자이며 또 일부가 민족주의자들입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신념으로 삼는 인물은 거의 없지만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미스터 유가 있습니다만 임시정부의 영향력은 미미합니다.”
미스터 유는 OSS 대원으로 활동한 유일한 박사를 말했다.
“그럴 것이요.”
“그리고 프린스 리도 있습니다. 그는 초대 대통령을 하고 바로 워싱턴으로 왔습니다. 하지만 그 역시 임시정부에 대한 영향력이 약합니다.”
미국은 이승한을 남한의 통치자로 거의 낙점했다.
그리고 이승한은 워싱턴에서 도쿄로 향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럴 것이요. 프린스 리는 그들과 고난을 같이하지 않았으니 신임을 잃었을 것이오.”
미군정은 이런 것까지 파악했다.
“우리가 이곳에 오기 전, 수많은 공산주의자가 건국준비위원회라는 것을 발족했습니다. 그들은 대부분 공산주의자입니다.”
“우리는 공산주의자들을 용납할 수 없소.”
“그럼 바로 해산시킬까요?”
“우선은 지켜봅시다. 막무가내로 해산시키면 탄압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어차피 우리 대신 그 일을 해 줄 사람은 많을 것이오.”
하지 중장은 이승한을 떠올렸다.
“군정이 안정을 찾을 때까지, 그리고 이승한 박사가 입국하기 전까지 임시정부의 입국을 막으시오. 자신의 고국으로 입국하고 싶다면 개인 자격으로 입국하라고 하시오.”
이것이 미군정이 저지른 두 번째 죄악이었다.
“예, 알겠습니다.”
다시 한번 임시정부가 중국에 발이 묶이는 순간이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