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119
대한민국 절대 재벌! 119화
“그런가? 자네 이름이 뭔가?”
“경성 사는 강철이라고 합니다.”
내가 이름을 말한다 해서 이승한이 내 이름을 기억할지는 의문이다.
“강철?”
“예, 그렇습니다.”
“자네, 참 잘생겼군. 그런데 여기는 무슨 일로 왔나?”
“그게······.”
철컥!
그때 다시 집무실 문이 열렸고.
브라운 중령이 장교 하나와 함께 복도로 나왔다.
나와 이승한은 대화를 멈추고 그들을 보았다.
‘둘 중 누굴까?’
심장이 떨린다.
* * *
“이승한 박사님, 들어가시죠.”
장교가 이승한에게 말했고.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릴 수밖에 없었다.
‘내가 꾸민 시나리오가 틀어지는 건가······.’
나는 맥아더를 만날 때 두 가지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이곳에 왔다.
하여튼 그렇게 이승한이 들어갔다.
‘무슨 이야기를 할까?’
그리고 나는 이 순간 미국으로서는 이미 이승한을 선택했다는 확신이 들었다.
‘임시정부의 입국을 막았으니까······.’
결국,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할까?’
이승한이 미국을 등에 업고 입국한다면.
자신의 정치기반을 다지려고 수많은 악행을 저지를 것이다.
그러니 나는 그것을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이제 대마도부터 생각한다.’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최선책이 실패했다고 포기해서는 안 된다.
사업가는 항상 돌발 변수에 대처해야 하고.
새로운 계획을 추진해야 하니까.
“나는 최선을 다했소.”
내가 찰나의 순간 수많은 생각을 할 때 브라운 중령이 내게 말했다.
“감사합니다.”
“원수 각하께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셨습니다.”
“정말입니까?”
“나는 그렇게 생각했소. 하지만 아직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으셨소. 또한, 어떤 결정을 내린다고 해도 원수 각하께서 혼자 결정할 사항도 아닙니다.”
“그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맥아더를 거의 신급으로 대하고….
그도 고집불통이고 자신이 추진하는 일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성격이지만.
미국 대통령의 지시를 받는 군인에 불과하다.
‘결국, 트루먼이 결정하는 건가?’
그래도 트루먼이 대마도를 독립시키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할 가장 중요한 인물은.
맥아더일 수밖에 없다.
“하여튼 감사합니다. 그런데 지금 막 들어가신 분은 누구십니까?”
나는 이승한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 브라운 중령에게 물었다.
“이승한 박사라고 워싱턴에서 활동하는 정치인입니다. 아마 당신과 같은 조선인으로 알고 있소.”
“그렇습니까? 그런데 왜······.”
“이유가 있겠죠.”
브라운이 말을 아꼈다. 그러니 더 물어봐서는 안 될 것이다.
“그건 그렇고 언제까지 도쿄에 머무실 생각입니까?”
“5일 정도 더 머물고 결정이 날 것이오.”
대마도에 대한 미군 주둔 결정과 함께 브라운 중령의 보직도 결정된다는 의미처럼 들렸다.
“그러십니까? 내일쯤 따로 찾아뵙겠습니다.”
“따로 할 말이 있소?”
“예, 이번에는 투자에 관한 이야기를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군인이 투자에 대해서 무엇을 안다고 당신 같은 사업가와 말하겠소?”
“은퇴까지 생각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한 번 도움을 받으면 절대 잊지 않습니다.”
내 말에 브라운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나를 봤다.
‘뭐지 저 눈빛은?’
이상한 눈빛이다.
“여긴 대마도가 아니라 도쿄입니다.”
몸을 사리겠다는 의미다.
“대마도에서 받은 접대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접대가 아닌 투자입니다. 명예로운 미군도 결국 제대하면 민간인이지 않습니까?”
“그렇기는 하지만······.”
“찾아뵙겠습니다. 절대 불법적인 일이거나 명예로운 미군의 명예를 더럽히는 일이 아닙니다.”
“확실합니까?”
브라운 중령이 나직이 내게 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브라운은 일제 강점기에 내가 이용한 야마모토와는 또 다른 성격을 가진 인물이었다.
‘브라운으로 시작해서 맥아더를 그리고 하지를 구워삶을 테다.’
생각과 앞으로 해야 할 일이 확실히 변했지만.
내 박쥐 근성은 여전한 것 같다.
“알겠소. 도쿄 호텔에서 봅시다.”
“예, 알겠습니다.”
나는 브라운 중령에게 묵례했고.
브라운 중령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복도를 걸어 사라졌다.
‘백번이고 천 번이고 누구에게라도 고개를 숙인다.’
내가 고개를 숙일수록 나는 강해지고.
그렇게 강해지면 내가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많아진다.
‘나는 달라질 것이다.’
물론 여전히 내가 가진 가장 큰 힘은 돈이다.
그리고 그 돈으로 좋은 일을 많이 하면서 더 큰 부자가 될 것이다.
‘버려진 모든 분을 모실 테다.’
* * *
평양 대광장.
소련에 의해 수많은 조선 인민이 평양 대광장에 동원됐다.
“오늘 김일성 장군께서 연설하신다고 했지.”
“백발의 노 장군이시라고 들었어.”
“정말?”
“그래, 김일성 장군이 나타나면 일본 놈들이 벌벌 떨었다고 하더군.”
평양에 사는 조선 인민들은.
김일성의 정체가 김성주라는 젊은 청년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저 청년은 누구야?”
그때 단상 위로 청년 김일성이 올라섰고.
사람들은 청년 김일성을 보고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조선 인민들이여!”
김일성이 우렁차게 조선 인민들을 불렀고.
김책이 그 모습을 담담히 바라보았다.
그의 혈색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저 청년은 누구야?”
“오늘 김일성 장군 연설회가 아닌가?”
“혹시 저 청년이 김일성 장군이신가?”
군중들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조선 인민들이여, 조선 인민들은 항일 유격대와 함께 승냥이 같은 일제에 대항해 싸웠소! 또한, 우리를 도운 소비에트연방에 감사를 표하오. 우리는 이제 자주의 길로 접어들었소. 이 땅에서 일제를 몰아냈고, 새로운 시대가 열렸소! 이에 조선 인민들은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오. 나는 이 모든 노력의 결과가 조선의 모든 인민이 이룩한 것이라 항상 생각하고 있소!”
김일성은 우렁찬 목소리로 연설을 이어 갔고.
김책은 그런 김일성을 보며 몇 명에게 눈치를 줬다.
그 사람들은 조용히 군중 속으로 파고들더니 사람들에게 뭔가 속삭였다.
‘인민은 빠르게 선동된다.’
김책은 자신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김일성 장군 만세!”
“위대한 김일성 장군 만세!”
여기저기서 김일성 장군 만세가 울려 퍼졌다.
“인민을 위해 헌신하는 김일성 장군 만세!”
“누가 우리를 이렇게 우러러봤는가?”
“누가 우리가 노력한 것을 알아줬는가!”
여기저기서 선동가들이 인민들을 선동했고.
어느 순간 의구심 가득한 눈빛을 짓던 사람들이 조금씩 선동되기 시작했다.
* * *
소련 군정.
“조민식이 여전히 반탁운동을 지지한다고?”
소련 군정 주둔군 사령관은 인상을 찡그렸다.
“그렇습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의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특별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그렇게 해야겠다. 그건 그렇고 김일성 쪽은?”
“첫 연설은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하하하, 인민을 선동할 줄 아는 자군. 조민식은 곧 처리해야겠어.”
조민식 선생은 반탁운동을 하다가 실종이 되어 끝내 사망했다.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모든 것에 관해서 소련이 배후에 있었다.
* * *
맥아더의 집무실.
“조선 반도에는 공산주의자들이 너무 많다고 들었소.”
“그래서 내가 미국에 필요한 것이오.”
이승한은 아주 오랫동안 워싱턴에 있는 미국 정치인들을 상대해 봤기에.
미국인들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소련이 38도선 이북을 점령하고 공산주의를 뿌리내리려 합니다. 남한 지역이 공산화한다면 욕심 많은 소련은 조선 반도에 만족하지 않고 일본을 노리겠죠.”
이승한이 맥아더를 압박하듯 말했다.
“내가 있는 한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소.”
“미국은 언젠가는 철수하지 않습니까? 그 이후는 어찌할 겁니까?”
“우린 극동방어선을 구축하고 있소.”
“그 극동방어선에 조선을 포함해야 합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 초강대국이 됐소. 하지만 소련 역시 미국만큼 팽창했소. 내 짐작건대 유럽의 꽤 많은 나라가 공산화할 것입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요.”
“과연 그럴까요? 인민은 가장 듣기 좋은 소리에 현혹이 됩니다. 다 같이 일해서 다 같이 잘살자는 이념에 솔깃하지 않겠습니까?”
“망상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나는 이념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당신을 부른 것이 아니오.”
“맞습니다. 아마 앞으로 조선 반도는 둘로 나뉘어 남쪽은 남한이라고 부르게 될 것이고, 북쪽은 북한이라고 부르게 될 겁니다. 남한에 설치된 미군정이 신탁통치를 할 동안 자유민주주의의 토대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니 나밖에는 없소. 조선 인민 중에 누가 미국식 자유주의를 잘 알겠소?”
“그래서 워싱턴에서는 당신을 선택한 거겠지.”
“그렇습니다. 나는 건국될 대한민국을 위해 일할 사람이지만 또한 미국을 위해 노력할 사람이지요. 원수 각하께서는 일본을 얼마나 믿으십니까?”
“무슨 말이요?”
“일본은 미국의 적국이었습니다. 일본이 나중에도 못된 마음을 먹으면 어떻게 할 겁니까? 대안이 있습니까? 내가 보기에 일본은 다시 성장할 겁니다. 비록 패망했지만, 아시아에서 가장 뛰어난 근대화를 이뤘고, 공업화를 이룬 국가입니다.”
“도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뭐요?”
“아시아에서 미국은 아주 멉니다. 일본을 견제할 나라는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역할을 내가 만들 대한민국에서 해 주겠소. 그러니 나를 지원해 주시오.”
“흐음······.”
“일본은 미국의 적이었습니다. 그것을 잊으면 안 됩니다.”
“무슨 말인지 알겠소. 워싱턴에서 지원을 아까지 말라고 했으니 난 그리할 것입니다.”
맥아더의 말에 이승한 박사는 미소를 머금었다.
“내가 언제 조선 반도에 입국하면 되겠습니까?”
“원할 때 가시오. 비행기는 준비해 드리겠소.”
“고맙소이다.”
* * *
한 시간쯤 지나자 맥아더의 집무실에서 이승한 박사가 나왔다.
이제는 내 차례일 것이다.
“강철이라고 했지?”
“예, 그렇습니다.”
놀랍게도 이승한은 내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도쿄 미군정에 들어올 정도라면 능력이 출중하다는 의미겠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건국될 조국은 자네 같은 능력 있는 청년이 많이 필요하네. 일본에 머물지 말고 조선으로 오게나.”
“철강!”
그때 집무실에 있던 장교 하나가 나를 불렀고 나는 고개를 돌려 그를 봤다.
“설마 맥아더 원수를 만나려고 기다린 건가?”
이승한이 놀란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사업 때문에 만나야 할 일이 있습니다.”
“사업?”
“그렇습니다.”
“철강, 원수 각하께서 기다린다.”
장교가 나를 재촉했다.
“박사님, 나중에 또 뵙겠습니다.”
나는 이승한에게 묵례하고 돌아섰고.
내 뒤통수가 따끔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 나를 아직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능력이 출중한 젊은이군.”
“저 청년에 대해서 좀 알아볼까요?”
“아니네. 맥아더를 만날 정도라면 일본에서 자리 잡은 사업가겠지. 당분간 만날 일은 없겠어. 갑시다.”
안으로 들어서려는데 이승한이 나에 대해 한 말이 들렸다.
‘나도 또 안 봤으면 좋겠습니다.’
자주 본다고 해서 좋을 일 없는 사람이다.
한마디로 금만 날린 꼴이다.
하지만 미래의 일은 아무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장교의 안내를 받아 집무실로 들어갔다.
“충성, 조선인 철강입니다.”
날 안내한 장교가 나를 대신해 소개하고 밖으로 나갔다.
나는 정자세로 서서 맥아더를 봤다.
‘똥폼을 잡고 있네.’
그는 서류를 살피며 항상 버릇처럼 빤다는 파이프를 물고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