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141
대한민국 절대 재벌! 141화
“들어오라고 하세요.”
“예.”
비서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은 정태수라는 청년이다. 그는 동경제대 출신으로 차인성이 내게 소개해 줬다.
‘영어도 출중하지.’
내 보좌관의 역할을 수행할 첫 번째 사람이다.
“부르셔서 왔습니다.”
헝클은 군복이 아닌 정장 차림으로 들어와 묵례했다.
“소개합니다. 제 수행실장인 헝클입니다.”
내 소개에 모두 입이 쩍 벌어졌다.
“비행기는?”
“말씀하신 대로 미군 측에 통보했고, 모레 밤 10시에 이륙 예정입니다.”
“헝클 대위!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영어가 되는 차인성이 헝클에게 물었다. 사실 헝클의 등장은 모두에게 놀라움과 의문이 들게 만들기 충분한 등장이니까.
“철강 회장님과 인생 제2막을 시작하는 거죠. 원래 제대할 생각이었습니다.”
“아, 그렇군요.”
“회장님을 적극 보좌하겠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예, 제가 잘 부탁드립니다.”
돈은 사람을 움직인다. 이것이 내 철칙이다.
하여튼 나는 이렇게 미국행 준비를 끝냈다.
“이것으로 회의를 마무리하겠습니다. 대현 건설 사장과 수행실장만 남고 모두 임무를 수행하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모두가 밖으로 나갔다.
“추가로 준비하라는 것은?”
나는 차분한 자세로 서 있는 헝클을 봤다.
“다음 주에 무전 통신병 20명이 전역합니다.”
지금까지 통신이 느려 곤란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대부분 인편으로 연락을 취해야 했고, 특히 바다를 건너 연락할 방법은 인편밖에 없었다.
“장비는?”
“일본군이 버린 무선 장비들을 구입할 예정입니다. 한국어 소통이 되도록 무선 통신병 출신 직원들에게 한국어 강사를 붙일 예정입니다.”
이렇게 되면 통신망이 개방되기에 어느 정도의 연락이 원활하게 진행될 것이다. 물론 미군이 모든 통신을 감청하겠지만 사업적인 측면이기에 크게 문제될 것은 없을 것이다.
‘나중에 대현 통신사로 거듭날 것이다.’
물론 그전에 대현 전자가 설립되어 일본의 전자 회사들의 기술을 깡그리 빼돌려야 한다.
처음에는 하청, 그다음은 기술 모방 후 재창조다.
나는 점점 더 커질 생각을 했다.
“밖에서 대기하세요.”
“예, 회장님.”
이제 대현 건설 사장과 나만 남았다.
“아주 중요한 임무가 있습니다.”
“예, 회장님.”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는가?
우 사장의 눈빛이 달라졌다.
“우 사장은 이북 출신이죠?”
서울에 있는 망태와 망치 역시 이북 출신이다. 그들은 이미 이북 지역 청년들을 모았다.
“예, 그렇습니다.”
“앞으로 이북 출신 사람들을 모으세요. 우선적으로 대현 건설사에 취업시키고, 이북 사람들이 만드는 단체를 지원하세요. 그리고 그 단체들을 하나로 통합하세요. 하나로 통합할 때 단체의 이름은 대한청년회라고 정하고, 정식 단체로 발족시켜야 합니다.”
서북청년단을 악에서 꺼내 내 사조직으로 만들 생각이다.
‘형은 결국······.’
나 때문에 독립투사가 됐고, 싫든 좋든 정치인이 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둘째 형인 대한민국의 정치인이 아니라.
북한, 아니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정치인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 형제간에 안타까운 일이 일어날 것 같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우돌석 사장은 이제야 감을 잡은 듯했다.
“그에 따른 지출은 신경 쓰지 마세요. 대현 종합 개발이 적자를 메워 줄 겁니다.”
“알겠습니다.”
“사람이 우선입니다. 최소 3만 명 이상이 가입한 단체가 되어야 합니다.”
둘째 형이 이끌 정치 단체는 거대하면 거대할수록 형이 안전해진다. 그리고 형을 도와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꿀 생각이다.
“이유를 알려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우 사장이 내 눈치를 봤다.
“무슨 일이든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그러니 사람을 확보해야 합니다.”
“예, 알겠습니다.”
애초에 서북청년단이 발족되지 않게 만들 생각이다.
* * *
1945년 11월 초순.
“드디어 독립한 조국에 왔습니다.”
김규는 김포공항에 착륙하자마자 감격스러워했고, 다른 임시정부 요인들도 크게 다를 것 없었다.
“개인 자격으로 입국이 허락된 것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김원몽이 김규에게 말했다.
“미군정은 우리를 견제할 수밖에 없습니다. 타협점을 찾아 건국에 매진하면 됩니다.”
“예, 그렇겠지요.”
김원몽은 임시정부가 할 대한민국 건국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고, 강산은 그저 김원몽과 김규의 표정만 살폈다.
“창당부터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창당이라고요?”
“보고에 의하면 국내에 여러 정치 세력이 각자 토대를 다졌다고 합니다.”
김원몽은 여전히 지하조직을 운용했고, 그들을 통해 꽤 많은 정보를 수집했다.
“그렇겠지요.”
“특히 이승한 박사의 행보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정치 입지가 좁을 수밖에 없습니다.”
임시정부의 요인들이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은 미군정이 공식적으로 임시정부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었고, 그에 따라 아이러니하게도 김규 역시 이승한처럼 국내 세력이 없어 입지가 생각 이상으로 좁았다.
하지만 조선 인민들은 김포공항에 내린 김규와 임시정부 요인들을 열렬히 환영했다.
“저기 우리의 입국을 환영하는 인민들이 있소. 나는 저들을 위해 일할 뿐이오.”
이것이 이승한과 김규의 다른 점이었다.
하여튼 김규는 귀국 후 한국독립당을 창당했다.
국내의 세력이 없기에 한때 임시정부의 법통을 빌려 취약한 정통성을 확보하려는 한국민주당과 긴밀한 관계를 맺었지만 결국 몇 개월 되지 않아 갈라선다.
또한 한때는 자신보다 일찍 입국해 권력을 다졌던 이승한과 호형호제를 할 정도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으나 정적이기에 어쩔 수 없이 그 관계가 소원해질 수밖에 없었다.
하여튼 김규가 드디어 대한민국에 입국했고.
국내 정치 세력들은 바짝 긴장했다.
다시 말해 이때까지는 김규와 이승한의 관계는 친밀했다는 것이다.
* * *
서울 강철의 본가 뒤뜰.
조선인 아낙처럼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리에는 정화수를 뜨고 달을 보고는 대마도에서 일본으로 향한 강철이 아무 탈이 없게 치성했다. 그리고 한참 떨어진 곳에서 고영희가 차분한 시선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조선 여자보다 더 조선 여자 같군.’
리에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한입으로 리에는 그런 사람이라고 말했다.
“아우님, 거기에 서 있지만 말고 이리 오세요.”
리에는 고영희가 뒤에서 자신을 지켜본다는 것을 느끼고 차분하게 말했다.
“예, 형님······.”
“몸은 어떠세요?”
“배가 부르니 힘드네요.”
놀라운 것은 치성하는 리에도 복대를 차고 있었고.
사람들은 리에도 임신한 줄 알고 있었다.
“정말 떠나실 건가요?”
리에가 안타까운 눈빛을 지으며 물었다.
“예.”
“그 혁명이라는 것이 자식을 버릴 정도로 대단한 겁니까?”
리에가 고영희에게 물었다.
리에는 지금까지 공산주의에 대해서 크게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의 부친도 자본주의자였고.
자신의 남편도 엄청난 부를 이룬 자본가였다.
그런데 고영희 때문에 공산주의에 대해서 공부할 수밖에 없었다.
“…….”
“절대 포기할 수 없나요?”
“필생을 바쳐서 이루어야 할 사명입니다.”
“아우님은 정말 모지네요.”
“······죄송합니다.”
“제가 드린 패물은 또 동지라는 분들에게 보냈나 보군요.”
소박한 모습의 고영희를 보고 리에가 물었다.
“죄송합니다.”
“괜찮습니다. 제가 드렸으니 아우님의 것이지요.”
리에는 고영희를 볼 때마다 답답했다.
‘어떻게 자식을 버릴 생각을 할까······.’
물끄러미 고영희를 보는 리에였다.
“같이 치성할까요?”
“저는 미신을 믿지 않습니다.”
“공산주의자는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그럼 이만 쉬십시오.”
“가짜 임신으로 꾸밀 필요까지 있을까요?”
“배가 아파서 낳은 자식은 아니지만 마음이 아파서 낳은 자식이 될 것 같네요. 제 친자식처럼 키울 생각이니 나중에라도 크게 걱정하지는 마세요.”
“······예.”
이렇게 완벽하게 세뇌된 신념은 무서운 법이다.
“사모님, 사모님!”
그때 강철의 집 대문 쪽이 시끌벅적해졌고, 집사가 뒤뜰로 뛰어왔다.
“무슨 일이죠?”
“둘째 도련님이 돌아오셨습니다!”
“아주버님이요?”
리에의 표정이 한없이 밝아졌다.
그도 그럴 것이 대마도로 떠나기 전까지 강철은 매일 둘째 형을 걱정했다.
밥상을 받을 때마다 둘째 형의 밥도 자기 밥상 옆에 따로 챙길 정도였다.
“예, 둘째 도련님이 돌아오셨습니다!”
“아주버님!”
강산은 강철을 보기 위해 김원몽에게 허락을 받고 이곳으로 왔다.
“제수씨, 잘 계셨습니까?”
“정말 감사합니다. 무탈하게 돌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리에는 눈물을 흘렸다.
“울지 마세요. 정말 제 동생 철이가 장가를 잘 간 것 같습니다.”
“제 남편이 아주버님이 돌아오기만을 학수고대하셨습니다.”
“강철은요?”
“대마도로 떠나셨습니다.”
“그래요? 그 녀석은 여전히 바쁘군요.”
강산이 리에에게 말하고 힐끗 아무 말도 없이 서 있는 고영희를 봤다.
“누구······?”
“제 아우님입니다.”
리에의 말에 강산이 인상을 찡그렸다.
“마음고생이 생기셨군요. 제가 대신 죄송합니다. 제가 아는 철이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습니다. 하여튼 이리 무탈하게 돌아와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하하하, 정말 반겨 주셔서 고맙습니다. 내일은 본가에 갈 참인데 같이 가시겠습니까?”
“두 분께서는 셋째 아주버님과 함께 부산으로 이사를 가셨습니다.”
“네? 부산이라고요?”
살짝 놀라는 강산이었다.
“예, 남편이 부산에도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그 사업을 셋째 아주버님께서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그럼 큰 형님께서는?”
“바로 옆집에 살고 계십니다.”
“하하하, 욕심 없는 우리 큰 형이 저리 큰 집에 살다니, 팔자를 고쳤군요.”
“제가 겨우겨우 설득해 모셨습니다.”
“제수씨는 정말 저희 집안의 복덩이입니다. 그럼 저는 형님께 가 보겠습니다.”
“제가 모시겠습니다.”
“같이 가시죠. 제수씨.”
“예, 아주버님.”
고영희 때문에 어두워졌던 리에의 표정이 강산의 등장으로 다시 밝아졌다.
* * *
대현 그룹 사무실에서 나는 김백산을 따로 만났다.
“기지촌을 모두 당신에게 양도할까 합니다.”
내 말에 김백산은 놀란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전부 말씀이십니까?”
“그렇소. 그 대신에 거둬들이는 수익의 5할을 내가 가졌으면 하는데 어떻소?”
“당연한 일입니다.”
나는 김백산의 인생도 바꿨다.
“그래서 백산 요식이라는 회사를 만들까 합니다.”
“백산 요식이라면?”
“주로 음식점과 술집을 다루는 회사가 될 겁니다.”
현재는 체인점 형태의 사업을 시행할 때가 아니다.
“음식점이라면 음식점이니까요.”
“그렇지요. 백산 요식은 음식점과 술집 그리고 여관 사업을 집중적으로 할 것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평생을 모시겠습니다.”
내가 파악하기로 김백산은 뚝심이 있는 자다.
“고맙소. 차후에 백산 요식은 일본 연예계에도 진출하셔야 하오.”
“연예계 진출이라고 하셨습니까?”
“그렇소. 사업을 추진할 사람들은 내가 따로 선정해 당신을 보좌하게 해 주겠소.”
“예, 감사합니다.”
김백산은 내 꼭두각시다. 그리고 나는 일본 연예계도 장악할 생각을 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