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15
대한민국 절대 재벌! 15화
1943년 12월 5일.
며칠 또 지났다.
나카무라 사장님에게도 내게도 중요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는 선택해야 했고.
나는 그 선택에 따른 대처를 해야 했다.
‘어떤 선택을 하실까?’
지금쯤이면 답해 주실 것이다.
다른 누구에게는 못 해도.
최소한 나한테는 할 것이다.
자신의 선택에 따라.
내 삶도 변할 거라고 생각하실 테니까.
“강철, 자네 말대로 금괴를 꽤 모으고 있네.”
나카무라 사장도 은연중에 일본이 패망하면.
조선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말을 내게 해줬다.
그는 귀향을 선택한 것이다.
일본인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그래도 나카무라 사장님께서는 나를 만나서 다른 사람보다 빨리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다른 일본인 상점주나 지주는 아직도 통제된 일본 군부의 정보만 믿고 일본 제국이 영원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히로시마에 가시면······.’
가더라도 광복 후에 가야 한다.
그리고 히로시마는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광복 후에도 방사능이 남아 있다.
그럼 원인 모를 병에 걸려 죽을 것이고.
일본에서 결국 결혼할 리에 아가씨도 불행해질지 모른다.
그리고 또 하나 정말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터질지도 궁금하다.
왜?
이곳은 내가 알고 있는 과거 한반도와 똑같은 평행세상이니까.
그러니 역사도 똑같이 흐를 것 같다.
내가 아는 그대로.
‘부자 걱정이 제일 부질없는 걱정인데······.’
사실 지금은 내 걱정부터 해야 할 때다.
‘낙동강 오리알 되나······.’
물론 내색할 필요는 없다.
처음부터 내 것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격동의 시대에 미래를 알고 있는 내 능력에 나카무라 사장님의 자본이 더해진다면.
이룰 수 있는 것이 많을 것이니 아쉬울 뿐이다.
‘그래도 상점 두세 개 할 돈은 모았으니까.’
물론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능력자라는 사람들의 평판이다.
내 능력 때문에 내게 투자할 전주는 많을 테니까.
이대로 진행된다면 광복 후 나는 건설업을 시작할 것이다.
‘미군정을 등에 업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승한 박사에게 줄을 대야 한다.
물론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찰나의 순간 수많은 생각이 떠올랐지만.
지금은 나카무라 사장님께 대답해야 한다.
“그러십니까? 좋은 선택인 것 같으십니다. 패망 후에······.”
내 말에 나카무라 사장이 나를 물끄러미 봤다.
“자네는 일본의 패망을 고대하는군.”
“그래야 조선의 독립이 옵니다.”
“조선의 독립이라······.”
역시 나는 조선인이고.
나카무라 사장님은 일본인이다.
그래도 우리는 신의로 연결되어 있다.
일본으로 돌아가셔도 나는 사업을 할 것이고.
서로 많은 도움을 주고받을 것이다.
‘가셔도 부동산 재벌로 만들어 드리죠.’
일본의 경제 성장과 부동산 버블을 아는 사람은 나밖에는 없다.
그리고 나 역시 그때를 기회로 삼을 것이다.
물론 제조업이나 건설업 같은 건설적인 사업을 할 것이다.
그래야 내 나름대로 보름이 있고.
독립된 조국에 보탬이 될 테니까.
“죄송합니다.”
“아닐세, 일본 잘못이지.”
맞는 말이다.
“일본은 조선인들에게 잘못한 것이 정말 많지. 그리고 패망은 자초한 것이고. 국력이 다른데 전쟁이라니, 쯧쯧, 전쟁도 돈으로 하는 건데 말일세.”
맞는 말씀이시다.
멍청한 일본의 오판 때문에 조선이 독립한다.
이건 다시 말해 조선의 힘으로 독립을 이루지 못했다는 소리다.
그러니 남조선에는 미군정이.
북조선에는 소련 군정이 들어서서 신탁통치를 하게 된다.
그때부터 민족의 슬픔과 고난이 그리고 분열이 시작됐다.
신탁 운동과 반탁운동!
그때부터가 한반도 분열의 역사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요즘 금이 품귀 현상이야.”
“그렇습니까?”
이미 나도 알고 있는 사실.
“그렇다네.”
이건 누군가 금을 따로 모으고 있다는 의미다.
아니, 금을 모으는 사람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불안한 시대에서는 안전 재산의 가치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으니까.
금본위제도가 떠오른다.
‘금괴가 품귀 현상이라고······.’
누군가 우리처럼 불안한 내일을 대비하고 있는 것.
일본인일 가능성이 아주 크다.
권력을 가진 자나 부를 축적한 자는.
아무도 몰라야 하는 비밀이나 정보에 가까이 접근할 수 있다.
그래서 그 정보와 비밀을 이용해 더 많은 권력과 부를 축적할 수 있다.
아마 일본의 패망을 확신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들도 나처럼 내일을 준비하고 있다.
“그렇다면 금의 가치가 상승했겠군요.”
“3배 이상 상승했네. 곧 더 오르겠지.”
폭등이라고 할 만하다.
‘왜일까?’
이게 중요하다.
조선에서 일본이 패망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게다가 일본인 중에서 그런 고급 정보를 가진 사람은.
부자나 총독부 관리 그것도 아니면 군부밖에 없다.
하여튼 총독부의 수뇌부 정도가 짐작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금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는 건.
누군가가 금과 금괴를 싹쓸이하고 있다는 증거.
‘금괴······.’
이제는 내 미래의 기억을 더듬어 봐야 한다.
‘일본이 패망한다. 나처럼 다음을 준비하는 자가 있다. 뭘까······.’
그때 내가 전생에서 들었던 도시 전설 하나가 떠올랐다.
‘에이, 설마······.’
말도 안 되는 억측 하나가 떠올랐다.
내가 떠올린 것은 그저 도시 전설 중 하나다.
그런데 그게 사실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시타 보물이 조선에도?’
이것도 야마시타가 아니라.
아마시타다.
‘역시 평행세계로 환생했다.’
[선택의 순간입니다.]이 순간에 뜬금없는 선택의 순간이라는 메시지가 떴다.
‘무엇을 선택하라고?’
[도시 전설 중 하나인 아마시타 보물의 진위에 대해 찾아보겠다면 1번, 아니라면 2번을 선택하십시오.]‘이건 당연히 2번이다, 2번!’
아마시타 보물은.
패망 직전 필리핀 주둔 일본군이 동남아에서 착취한 10경이 넘는 금괴와 보물을.
필리핀 각지 동굴과 하수구 등에 숨겼다는 도시 전설이다.
’10경이라……. 무지막지하군.’
그것들의 일부만 찾아내도.
한 나라의 최고 부자가 될 수 있는 금액이다.
만약 그렇다고 해도.
지금은 함부로 접근해서는 안 되는 절대 비밀이다.
안다는 것도 내색해서는 안 된다.
만약 도시 전설이 아니라 사실이라면 입을 뻥끗했다는 이유만으로 죽는다.
그러니 이번 선택은 2번이다.
‘이런 선택의 순간은 인생의 갈림길일 때 뜨는 건가?’
이 메시지가 뜰 때 무척이나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면에서는 내게 경고하려는 것일지도 모르니까.
‘모두 억측일 뿐이다.’
도시 전설은 전설일 뿐이다.
진짜 사업가는 허황한 신기루를 좇지 않는다.
또한, 분홍빛 미래를 꿈꾸지 않는다.
그저 현실을 정확히 직시할 뿐이다.
“무엇을 그렇게 골똘히 생각하나?”
“아닙니다. 저희처럼 내일이 불안한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그럴 거야.”
이건 다시 말해 요원했던 조선의 독립이 곧 이루어진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금괴를 모으기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
“그것도 그렇지만 금을 은밀히 모은 이후가 문제라면 문제네.”
땅과 미곡상 그리고 크고 작은 상점들과 자동차 공업소의 기계들이 남는다.
물론 급매로 처분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자식 같은 상점들이지······.’
그러니 쉽게 팔지 못할 것이다.
“외람된 말씀이오나, 저를 믿으시면 제게 맡기시면 됩니다.”
“뭐라고?”
나카무라 사장의 눈빛이 변했다.
“제가 잘 관리하고 있겠습니다.”
쌓아 놓은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으음……!”
“조선으로 다시 돌아오실 때 돌려드리겠습니다.”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나카무라 사장이시다.
“시간이 오래 지나면 리에 아가씨에게라도 돌려드릴 것입니다.”
“······자네를 믿어라?”
나카무라 사장님이 이상한 눈빛으로 일관했다.
‘너무 성급했다.’
지금 내가 한 말은 훗날 동업자의 관계로 발전하자는 의미.
나카무라 사장님이 내게 되묻는 것은 부리는 사람으로는 흡족하지만.
동업자로는 아직 믿을 수 없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성급했다······.’
그저 담담해야 한다.
절대 욕심을 부리는 것처럼 보이면 안 된다.
그렇게 보이면 지금까지 내가 쌓아 놓은 공든 탑이 무너질 테니까.
신용을 쌓기는 어려워도 잃기는 한 번이면 족하니까.
“신용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맞는 말이지.”
“그 엄청난 진리를 다 주인 나리께 배웠지요.”
“자네는······.”
그는 나를 반신반의했다.
“저를 믿지 못하신다면 지금부터 처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처분할 생각도 하고 있을 것이다.
“저는 오직 주인 나리를 위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토지나 상점들을 빠르게 처분해도 늦은 감이 있다.
이미 나카무라 사장보다 더 많은 돈을 가진 일본인 부자들은.
총독부나 헌병대에 뇌물을 쓰고 더 많은 정보를 입수했을 것이다.
정보는 곧 힘이고.
미래를 대비할 원동력이다.
부자는 정보를 손에 쥐고 있는 만큼 망하기 어렵다.
“순박했던 모습은 많이 사라졌군.”
나를 통해 자신을 추억을 회상하시는 분이시다.
“이 세월이 저를 그리 만들었나 봅니다.”
내 말에 나카무라 사장님이 고개를 끄덕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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