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14
대한민국 절대 재벌! 14화
1942년 10월 17일.
나카무라 사장님이 주신 자동차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왔고.
동네 사람들의 입이 쩍 벌어졌다.
자동차를 타고 고향까지 오는데, 하루하고 반나절이 걸렸다.
‘길이 지랄이었다.’
국가가 발전하려면 기간 시설이 확충되어야 한다는 말을 절감하는 순간이고.
경부고속도로 건설 사업에서 가장 길고 험한 구간을.
가장 빠르게 뚫은 정주형 명예회장님이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물론 내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전생자이기 때문이다.
‘이럴 줄 알았다면 기차를 타고 올걸······.’
만약 기차를 타고 왔다면 하루면 족했을지도 모른다.
‘KTX를 타고 왔으면······.’
두 시간 반이면 됐다.
물론, 이건 내 전생의 기억이다.
여기서 나도 모르게 생각에 잠긴다.
한 나라가 고도성장을 하려면.
무엇보다 기간 시설이 우선 확충되어야 할 것이다.
나는 그 일에 일조하고 싶다.
“어, 어떻게······.”
집 앞에 세워 놓은 자동차를 보시고 아버지가 입이 쩍 벌어졌고.
동네 사람들은 내가 타고 온 자동차를 구경하기 위해 몰려왔다.
그리고 운전기사는 번쩍번쩍하게 닦아놓은 자동차에 동네 아이들이 손대지 못하게 말리느라.
여간 정신이 없어 보였다.
“제가 경성에 가서 성공할 거라고 말씀드렸잖습니까? 하하하!”
난 아버지를 보며 방끗 웃었다.
사실 예상보다 귀향이 몇 년은 빨랐다.
나도 이렇게 빨리 성공할 줄은 몰랐다.
물론 이 정도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는다.
이제 겨우 성공의 초석 하나를 깐 정도니까.
“그렇게 말했지만······.”
그때 첫째 형이 똥지게를 들고 집으로 들어왔고.
나는 양복을 입은 채 뛰어가 형의 똥지게를 받아 들었다.
“철, 철아······.”
첫째 형도 근사한 양복을 입은 나를 보며 놀라 눈을 똥그랗게 떴다.
“형! 잘 있었지? 똥지게 줘, 내가 들게.”
“똥, 똥 묻어, 똥 묻어!”
나는 사람들에게 한결같이 공손하게 대했다.
그러니 내 부모 형제에게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항상 이래야 한다.
변함없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신용이고, 신뢰다.
“괜찮아. 양복은 여벌로 더 가져왔어.”
“너, 너, 정말 출세했구나! 우리 막둥이, 정말 출세했어! 하하하! 장하다, 장해!”
형이 내 손을 잡으려다가 자기 손이 더럽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멈췄지만.
나는 형의 손을 꼭 잡았다.
“응, 형. 그래서 왔어.”
“뭐?”
“아버지, 저를 따라서 경성 가시죠. 경성은 정말 살 만한 곳입니다. 하하하!”
“뭐?”
“여기서 소작농으로 남의 땅 부치지 말고, 아버지 땅을 부치세요. 제가 논도 사 드리고, 밭도 사 드리고, 집도 사 드리겠습니다. 형들이랑 다 같이 경성에 올라가시죠. 하하하!”
놀라서 말도 제대로 하시지 못하는 아버지와 형제들.
그리고 어머니를 보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수많은 동네 사람들이 내 출세를 부러운 눈빛으로 지켜보고 있으니.
징용이 걱정돼서 경성으로 가자는 소리는 할 수 없다.
그리고 저들 중에는 일본의 앞잡이인 밀정도 분명 있을 것이다.
“경, 경성······.”
“예, 이제 경성에 가셔서 사시면 됩니다. 하하하!”
‘이 맛에 성공한다.’
나는 이제부터 우리 집의 기둥이 될 것이다.
그리고 사실 믿을 사람은 형제와 부모밖에는 없다.
그리고 비록 가족은 아니지만.
나카무라 사장님 한 분은 믿을 수 있다.
* * *
1943년 11월 15일.
북한산 깊숙한 기슭의 어느 동굴.
오솔길도 없는 깊은 숲속에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이 동굴은.
있는 줄 아는 사람이 몇 없는 동굴이었다.
그곳에는 무장한 일본군 다섯 명이 30명의 조선인 노무자들을 감시하고 있었다.
노무자들은 지게를 등에 지고.
그 위에 엄청난 무게의 궤짝을 올린 후에 동굴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으음······.”
그런 모습들을 일본군 대좌가 유심히 지켜보았다.
혹시 모를 국지전에 대비해 동굴에 탄약을 비축하는 상황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런 일을 일본군 대좌가 직접 감독하고 있었다.
그때 동굴 안에서 일본군 소좌가 뛰어왔다.
“얼마나 옮겼지?”
“다 옮겼습니다. 상자로 250상자입니다. 노무자들이 궤짝이 너무 무겁다고 아우성입니다.”
이건 다시 말해 노무자들은 궤짝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도 모르고 옮기고 있다는 것이다.
“병사들은?”
“명령하신 대로 노무자들을 감시하면서 안에서 휴식 중입니다.”
“수고했네.”
“감사합니다.”
“자네는 입이 참 무거운 사람이지?”
“예?”
“그래서 고마웠네.”
“감사합니다. 충심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그때 대좌가 허리에 차고 있는 권총을 꺼냈다.
탕!
“크윽, 왜, 왜······?”
총을 맞은 일본군 소좌가 그 자리에 쓰러졌다.
“자네는 입이 무겁지만 죽은 자가 더 무겁지. 이것은 대일본제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일본군 대좌의 눈이 착 가라앉으며 싸늘하게 빛났다.
그리고 총을 맞은 일본군 소좌가 사망한 것을 확인한 대좌는.
그의 시체를 동굴 안으로 질질 끌고 들어가더니.
잠시 후, 혼자 나왔다.
그런 후에 언제 숨겨 놨을지 모를 폭파 장치 기기를 찾아 힘껏 눌렀다.
콰콰쾅!
우르릉, 콰쾅!
순식간에 동굴 입구가 무너졌다.
다시 말해 동굴 안에 들어 있는 일본군과 30여 명의 조선인 노무자가 산 채로 갇혀 버린 것이다.
“대일본제국의 미래와 천황 폐하를 위해!”
강철이 자신의 미래를 위해 수많은 것을 준비하듯.
일본 군국주의자들 역시 자기 나름대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다.
* * *
1943년 11월 30일.
나카무라 사장의 서재.
집에서 돌아온 나는 다시 나카무라 사장님을 찾아갔고.
내가 생각하는 것을 말했다.
“흐음, 휘발유를 비축해 두자고?”
나카무라 사장은 미곡상도 크게 하지만.
자동차 공업소도 크게 한다.
거기다가 택시 운송 사업도 하고 있다.
그러니 휘발유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지금은 전시체제이기에, 휘발유를 구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구시대적인 목탄차들이 아직도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말 그대로 나무를 태워서 달리는 차지만.
힘이 약하고, 금방 고장 난다.
‘미래의 기억 때문이지······.’
사실 이 시대는 목탄차도 감지덕지다.
그리고 중요한 중장비 중 하나다.
하지만 목탄차는 트럭에 국한되어 있고.
승용차는 거의 휘발유로 달린다.
그리고 휘발유는 차에만 쓰이는 연료가 아니다.
공장 기계를 돌릴 때도 쓰인다.
그러니 휘발유를 비축해 둬서 나쁠 것은 없을 것이다.
‘구하기는 어렵지만······.’
돈으로 못 할 일은 없다.
물론 휘발유 부족 사태로 택시 운송 사업은 거의 개점휴업 상태다.
“예, 그렇습니다. 휘발유는 전부 수입해야 하지 않습니까?”
전시 상황이고.
휘발유는 군수물자의 핵심인 만큼 위험한 발상이었다.
“그렇기는 하지.”
“택시 운송업에 차질이 없게 하기 위해서는 휘발유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휘발유는 휘발유를 말한다.
나카무라 사장님의 사업 중에 택시 운송 사업만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그렇기는 하지만······.”
“위험부담이 크지만 몰래 비축해 둔다면 차후에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총독부에서 알면······.”
사장님은 내 의견이라면 거의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만.
지금은 아니신 것 같다.
“총독부에는 미리 귀띔해 두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니면 나중에 헌납해도 좋을 것입니다.”
돈의 가치는 하루가 다르게 하락하고 있다.
그러니 현물이 좋다.
그리고 영원히 남는 것은 토지다.
“헌납?”
“그렇습니다.”
“만약 차후에 문제가 생기면 헌납하시면 됩니다. 그렇게 되면 미래를 준비하시는 분으로 보이실 겁니다.”
“그렇기도 하겠군.”
“북한산에 휘발유를 은밀하게 숨겨 놓을 동굴을 준비해 놓았습니다.”
내가 알기로 예전에는 새우젓을 보관하던 동굴이었다.
“거기까지 준비해 놓은 건가?”
놀랍다는 눈빛이다.
“예, 사업 부분을 말씀드릴 때 모든 준비와 계획을 수립해 놓고 말씀드리는 것이 참모의 역할인 줄 압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나카무라 사장의 첫 번째 참모다.
그리고 사실 이것은 아전인수식 발상이기도 했다.
해방된 후 모든 물자가 부족해진다.
사실 동굴을 구해 놓은 건.
그곳에 물자들을 은밀히 숨기기 위해서다.
그 동굴은 심마니들에게도 물어봐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은밀히 숨겨진 곳.
정확히 어느 때부터 폐쇄됐는지 알 수도 없는 그런 동굴이다.
또 왜 폐쇄됐는지 이유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자네는 정말 탐나는 사람일세. 허허허!”
“제가 은밀히 알아서 준비할까요?”
내가 은밀히 준비한다는 건.
무슨 일이 생겼을 시, 나카무라 사장에게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 일이 들켰을 때.
나카무라 사장은 내가 독단적으로 처리한 일이라고 총독부에 변명하면 끝이다.
“그렇게 하시게.”
“예, 주인 나리.”
“또 주인 나리라고 부르는군, 그냥 편하게 부르게.”
요즘 이상하게 나카무라 사장이 나와 자신의 인간적 관계의 거리를 좁히려는 것 같은 기분이 자꾸 든다.
‘해방 후에 휘발유는······.’
부르는 것이 값이다.
물론 그때까지 숨길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이것도 일종의 포석이라면 포석이다.
‘내일을 위해······.’
나는 오늘보다 내일을 준비하는 삶을 살 것이다.
그래야 내일이 편하고, 미래가 밝다.
준비하는 자에게 기회가 오는 법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