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175
대한민국 절대 재벌! 175화
“나는 군인이오, 사실 정치에는 관심이 없었소. 브라질은 충분히 거대해질 수 있는데, 아니, 거대해졌는데 수도 외곽만 나가도 빈민이 득실거립니다. 이 광대한 땅과 막대한 자원을 가진 국가에서 국민이 왜 이렇게 가난해야 합니까? 이것은 모두 미국 때문이라는 것이 혁명정부의 입장이오.”
“그럼 소련에 손을 내밀면 되지 않습니까?”
“뭐라고요?”
“모두가 평등하게 가난해지는 방법을 택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평등하게 가난하다라……. 어떻게 그렇게 확신할 수 있소?”
이들이 소련과 손을 잡는 방법도 구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가 공평하게 일하고 공평하게 나누는 세상은 없습니다. 가난한 자는 가난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브라질 국민은 왜 가난할까요?”
“왜 내게 그것을 묻소?”
“그 질문에 답이 있기 때문입니다.”
“답이 있다?”
“그렇습니다. 수도 없이 쿠데타가 일어납니다. 오늘은 아무 일도 없는 듯 지나가더라도 내일 바르가스 쪽에서 쿠데타를 일으키면 다시 혼란스러워질 겁니다. 그것을 끊지 않는다면 브라질 국민은 오늘도 가난하고, 내일도 가난하게 살 겁니다. 그 후손들도 계속 가난할 겁니다.”
“······.”
“당신이 말한 것처럼 브라질은 거대한 나라입니다. 또한, 자원까지 막대하니 강력한 국가로 거듭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국민은 계속 가난할 겁니다. 당신과 혁명정부가 정말 국민들을 위해 일어섰다면 바르가스를 죽이고 미국에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미국은 내정 간섭을 시작할 것이오.”
“소련은 안 그럴 것 같습니까? 소련은 더할 겁니다.”
“으음······.”
“트루먼이 내게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상관없다고 말했습니다. 공산 정권만 들어서지 않는다면 브라질의 내정에 관여할 마음이 없다고 했습니다. 미국이 바르가스를 지지하는 것은 그가 지금까지 친미 성향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당신도 그렇게 하면 되는 것 아닙니까?”
“으음······.”
“O objetivo do Premio Tsushima e seus proprios interesses(대마도 수상의 목적은 자신의 이익입니다).”
그때 조빙이 내가 말하지도 않았는데 포르투갈어로 말했고, 임시 대통령의 눈빛이 변했다.
‘뭔 말을 한 거지?’
분명한 것은 조빙 역시 브라질 사람이라는 것이다.
‘조선 사람으로 통역관을 구해야 한다.’
중요한 사실을 느꼈다.
“O que ele quer(그가 원하는 것은)?”
브라질 임시 대통령이 조빙을 보며 물었다.
‘원하는 것?’
이것은 알아들을 수 있었다.
“자신을 위한 이익입니다.”
조빙이 말했고.
이익이라는 단어를 알아들을 수 있었다.
“조빙.”
“예.”
“당신도 브라질 사람이군요.”
“죄송합니다.”
“이해는 하지만 용납은 안 됩니다.”
“그 역시 죄송합니다. 하지만 크게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당장 조빙을 해고할 수도 없다.
* * *
에드워드의 브라질 투자 회사의 회장실.
“강철이 국빈 자격으로 브라질 임시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고?”
“예, 그렇습니다.”
“왜지?”
“예?”
“왜 우리를 배제하고 대마도 왕국 수상 자격으로 입국했을까?”
에드워드는 이해되지 않는다는 눈빛을 지었다.
“파악해 보겠습니다.”
“상황은 발생하기 전에 미리 파악하고 보고하는 거다.”
“죄송합니다.”
“회담이 끝나고 강철을 이곳으로 모시게.”
“예, 알겠습니다.”
부하 직원이 에드워드에게 묵례하고 회장실에서 나갔고.
에드워드는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쿠데타가 마무리되지 않은 이 시점에······.’
뭔가 찜찜한 생각이 들었다.
* * *
“좋습니다. 결정을 내리라고 하세요. 나는 바르가스를 다시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온 사람이라고 하세요. 그리고 임시 대통령은 어떤 선택이든 해야 한다고 말하세요.”
“정말 그렇게 말해도 됩니까?”
“당신 역시 브라질 국민들의 밝은 미래를 원하지 않습니까? 풍요를 원한다면 또 한 명의 독재자를 만들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건 내 진심입니다. 민주주의가 모든 사람에게 밥을 먹여 주는 것은 아니잖습니까.”
“······그대로 전하겠습니다.”
내 말을 임시 대통령에게 전했다.
“뭐라고!”
통역이 끝나자 임시 대통령이 나를 매섭게 노려봤다.
“그 자리에 앉아서 브라질 국민들을 걱정하려면 나와 손잡고 바르가스부터 처형해야 한다고 전하십시오. 그렇게 되면 미국은 대안이 없어지고, 당신을 지지하게 될 겁니다. 그대로 전하세요.”
조빙이 내 말을 임시 대통령에게 전했다.
“당신은 트루먼의 선언을 지지한다고만 발표하면 됩니다. 이미 손에 피를 묻혔으니 다시 한번 묻히고 다시 발생할 수도 있는 쿠데타를 막으십시오.”
이제 내가 할 말은 다 했다.
‘나는 왜 여기서 이러고 있나······.’
내가 미국으로, 브라질로 향한 것과 브라질에서 무사히 떠나 서독으로 가려는 것은 비겁하게 대한민국을 외면하려는 것일지도 모른다.
“트루먼과 미국 정부는 당신이어도 상관없다고 했습니다.”
난 위험한 발언을 계속했다.
“그 말에 책임질 수 있소?”
“나는 처음부터 비공식적으로 트루먼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거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아······.”
똑똑!
그때 노크 소리가 들렸다.
‘뭐지?’
독대하는 상황인데 밖에서 노크했다. 이건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외교적 실례인데······.’
나도 모르게 인상이 찡그려졌다.
“들어가겠습니다.”
들어오라는 말도 없었는데 중저음이 들렸고 나는 이 정도까지의 말은 알아들을 수 있었다.
“무슨 일입니까? 이건 외교적 실례입니다.”
임시 대통령이 어깨에 소장 계급장을 단 장성에게 말했다.
“에두아르도 소장이 급히 뵙기를 청했습니다.”
“뭐라고요?”
임시 대통령이 나를 힐끗 봤고, 조빙의 눈빛이 변했다.
“뭐랍니까?”
“에두아르도 소장은 바르가스 파입니다.”
조빙은 바르가스에게 악감정이 있다.
‘뭔가 있군.’
위기 상황일 수도 있다.
“추방당한 대사도 같이 왔습니다.”
내가 있는데도 바로 말한다는 것은 상황이 급하다는 의미다.
그리고 조빙은 저들의 대화를 내게 통역해 줬다.
‘배신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위한 배신일까?
‘바르가스가 딴생각을 한 것인가?’
지금부터는 판단을 잘해야 할 것 같다.
“왜?”
임시 대통령이 물었고 소장이 나를 힐끗 봤다.
“쿠데타!”
나는 포르투갈어로 쿠데타라고 말했고 그 말에 모두 표정이 굳었다.
“정말이오?”
“그렇습니다. 에두아르도 소장이 바르가스가 쿠데타를 일으키려고 자신을 지지하는 군부 장성들을 소집했다고 합니다.”
“이런 젠장!”
임시 대통령이 나를 봤다.
“결단해야 합니다.”
저들의 입장에서는 정말 긴박할 수 없는 상황일 것이다.
물론 나도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일 것 같다.
‘바르가스는 가만히 있기만 해도 되는데······.’
쿠데타까지 계획하며 움직였다는 것은.
내가 딴생각했다는 것을 짐작한 것이다.
만약 바르가스가 쿠데타에 성공하면 나는 죽는다.
아마도 미국의 스파이라는 죄명을 쓰고 총살당할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바르가스는 미국을 버리고 소련을 택할 수도 있다는 가정을 해볼 수도 있다.
‘정치는 정말 무섭군.’
그렇기 때문에 난 대한민국으로 입국을 차일피일 미뤘다.
두려웠다.
“당장 수비대를 출동시켜 바르가스를 현장에서 사살하시오!”
임시 대통령은 결단을 내리는 순간이다.
“그리고 지금 즉시 미국 대사를 대통령 궁으로 소환하시오.”
“예, 알겠습니다.”
“기자회견을 준비하시오. 나는 트루먼독트린을 지지할 것이고.
브라질에 자유민주주의를 뿌리내릴 것이라 표명할 것이오.”
돌발 상황이다.
그리고 상황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슬슬 튀어야 하나······.’
괜히 브라질에 왔다는 생각만 들 뿐이다.
“저는 그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나는 조심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대마도 왕국 수상은 대통령궁에 머물 겁니다.”
‘이런 젠장!’
“사태를 수습하면 논의할 일이 아주 많을 것 같소.”
본의 아니게 발목이 잡혔다.
‘젠장······.’
이렇게 된다면 임시 대통령 쪽에서 바르가스를 처형하기를 기도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다행히 배신자가 있었다.’
보통 이런 모의는 배신자 때문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 * *
임시 대통령이 급하게 회담장을 나갔고.
미국 주재 브라질 대사가 조심스럽게 들어섰다.
“놀랐습니까?”
“당신이었군요.”
바르가스는 그가 신임한 미국 주재 브라질 대사 때문에 죽을 것이다.
“바르가스께서 소련을 선택해도 상관없다고 했습니다. 나와 우리 가문에게 소련의 공산주의는 치명적입니다.”
결국 쿠데타 정부에게 건네려고 했던 독배는 의심 많은 바르가스가 스스로 마신 꼴이 됐다.
“나를 이곳에 억류한 이유가 뭡니까?”
대사는 대략적으로 들었을 것이다.
“대통령께서 당신이 안전해야 미국과의 내일이 있다고 했소.”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놀랍군요. 나와 이야기했던 것과는 완벽하게 다른 쪽으로 진행됐더군요.”
묘한 미소를 짓는 대사였다.
“나도 당신이 바르가스를 배신할 줄은 몰랐소.”
그에게 미소를 지었다.
“당신과 내가 오래 갈 수 있겠습니까?”
“내가 당신에게 말한 것이 지켜진다면 당신은 다음에 국민들에게 존경받는 지도자가 될 겁니다. 나는 이익만 추구하면 그만이오.”
“당신은 참 무서운 사람입니다. 바르가스가 쿠데타를 결심하면서 당신은 천사의 탈을 쓴 적그리스도라고 했소.”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바르가스는 대단한 사람이군.’
내가 만약 브라질 정치에 본의 아니게 개입하지 않았다면.
분명 바르가스가 다시 정권을 잡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이 혁명정부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요?”
내 말에 대사는 미소를 지었다.
“당신이 말하기에 달렸겠지요.”
“나와 한 약속만 지켜 준다면!”
내 말에 미국 주재 브라질 대사가 내게 손을 내밀었다.
“당신은 독이 든 성배지만 나는 기꺼이 마시겠소.”
남자의 야망과 권력욕은 이렇게 무서운 거였다.
* * *
본의 아니게 브라질 대통령궁에 감금된 꼴이 됐다.
그리고 초조하게 4시간을 지냈다. 지금까지 아무도 이곳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잘못될 확률은 거의 없다.’
하지만 또다시 말도 안 되는 반전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척 불안했다.
“두려우십니까?”
헝클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 지금 떨고 있습니까?”
“괜찮아 보이십니다.”
“저는 이 상황에서 제가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이 두렵습니다.”
이것이 내 솔직한 심정이다.
‘너무 승승장구했어.’
인생은 새옹지마라고 했다. 어쩌면 이것이 내 최대의 위기일지도 모르다.
저벅, 저벅!
그때 입구 쪽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저벅, 저벅!
저 문을 누가 열고 들어오느냐에 따라 내 목숨과 대마도 왕국의 미래가 달렸고.
그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라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두려운가?’
아니, 나는 지금까지 무엇을 두려워했던가?
두려움보다 외면이었을지도 모른다.
복잡한 국내 정세를 애써 외면했던 것이다.
-해 봤어?
나는 몇 주 전 헝클과 할리라를 질책하던 것이 떠올랐다.
‘그렇다면 너는 해 봤냐?’
하지 않고 포기를 했었다.
‘브라질에서 살아 돌아간다면 한다.’
철컥!
그때 문고리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쿵닥, 쿵닥!
내 심장이 요란하게 뛰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