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196
대한민국 절대 재벌! 196화
“만송, 자네가?”
“예, 그렇습니다. 며칠 전에 안두희라는 월남 청년이 제게 왔습니다. 그는 누구보다 공산주의자들을 경멸합니다. 또한, 박사님을 존경합니다.”
기회주의자가 이승한에 대한 충성심이 가득한 애국 청년으로 탈바꿈을 하는 순간이었다.
“무슨 말을 하는 건가?”
이승한은 감을 잡았지만, 모르쇠로 일관했다.
“모르셔도 됩니다. 제가 다 알아서 하겠습니다.”
이 순간.
이승한은 이기붕이 딴 생각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위험한 발생에서 시작된 생각 말이다.
“허튼짓은 말게 강철은 호락호락한 인물이 아닐세.”
이미 이승한은 어떤 것을 이기붕이 생각하는지 직감했다. 그래서 그러지 말라고 말하고 있는 이승한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생각을 실행하지 말라는 소리도 하지 않았다.
“저는 오직 박사님에 대한 충성심만으로 움직일 것입니다.”
“만송······.”
“예, 박사님.”
“마음만은 정말 고맙네, 자네의 진심을 들으니 내 눈물이 나려고 하네.”
이승한은 살짝 눈가를 훔쳤다.
이 역시 의도된 행동일 수밖에 없었다.
‘박사님의 사후!’
내가 후임자가 되어야 한다.
이기붕은 오로지 그 생각만으로 이승한에게 충성하고 있었다.
* * *
일주일 전부터 종로에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은 강철을 비난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것은 자발적인 부분도 있지만.
공산주의자들의 선동으로 이뤄진 정치 공작이었다.
“이완용이가 다시 살아온 거라니까?”
“아니지, 이완용이보다 더 나쁜 매국노지!”
“얼마나 받았기에 나라를 다시 팔아먹으려는 걸까?”
“이완용처럼 수백만 원은 받았을 거야.”
“돈 때문에 나라를 팔아먹는 매국노 새끼!”
“그 어미는 그런 새끼를 낳고 좋다고 미역국을 처먹었을까?”
“그거 아십니까?”
조선 인민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던 남자가 사람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뭐 말인가?”
“그 매국노가 조선 사람이 아니랍니다.”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대마도 왕국이라고 일본의 속국이 있는데, 거기 귀족이랍니다.”
진실을 살짝 비틀면 거짓이 되는 법이고.
거짓을 다시 비틀면 진실처럼 보인다.
“정말?”
“그렇다니까요.”
“대마도가 언제 왕국이 됐대?”
“그 대마도 왕국의 여왕이라는 년이 망할 놈의 조선 왕족인 덕은고, 그것의 남편이 쪽발이라는 것도 아십니까?”
“정말이야?”
“예, 그렇다니까요. 다시 말해 강철, 그 매국노 새끼는 쪽발이한테 귀족 작위를 받은 반쪽 쪽발이라는 거죠.”
“그렇다면 뭐야, 코쟁이랑 쪽발이랑 편먹고 우리 땅을 나눠 먹겠다는 거야?”
“그러고 보니 그러네요?”
“이 망할 놈의 반쪽 쪽발이 새끼를 패 죽여야 하는데······.”
“그러니 반탁입니다. 반탁만이 쪽발이와 코쟁이한테 나라를 안 빼앗기는 겁니다.”
공산주의자들은 이렇게 유언비어를 퍼트리며 강철을 비하했다.
“그런데 왜 저 많은 사람은 왜 찬탁을 할까?”
“저래야 떨어지는 콩고물이 있지 않겠습니까? 일제강점기에 친일파들이 얼마나 많이 있었습니까?”
“그렇지.”
“그것들이 아직도 잘 먹고 잘살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렇기도 하군.”
“그러니까, 코쟁이랑 쪽발이랑 편먹은 겁니다. 이북에서는 이미 친일파들을 모두 총살했답니다. 그래서 죽기 싫은 친일파 놈들은 살기 위해서 이남 지역으로 내려온답니다.”
“그런데 자네는 그런 소리를 어디서 들었나?”
“사람들이 그렇다 카더라고요.”
남자는 씩 웃고는 뒤돌아 골목으로 사라졌다.
* * *
정판사 건물 지하실.
이 지하실에서는 계속 위조지폐가 만들어졌다.
“지속적으로 반탁운동을 하려면 자금 확보가 우선입니다.”
“예, 알고 있습니다.”
“지랄 같은 것은 막걸리 한 사발이라도 내놓지 않으면 시위에 동참하지 않으니······.”
공산주의자들은 반탁운동을 펼치면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고.
그래서 위조지폐 제작에 열을 올렸다.
“조선 것들이 다 그렇죠.”
그들은 자신도 조선인이었는데 조선 인민을 비하했다.
“그나저나 거의 똑같군.”
“예,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아무도 모릅니다. 지금까지 걸린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얼마나 더 유통할 수 있겠나?”
“세포들에게 넘긴다면 3개월 안에 100만 원 이상 뿌릴 수 있습니다.”
“잘됐군, 이거야말로 일석이조다.”
그럴 것이다.
위조지폐는 경제를 교란시킬 수 있고.
그를 통해서 공산당 활동 자금도 마련할 수 있었다.
* * *
함평식의 사무실.
대현 미곡상 7호점 점주가 조심히 위조지폐 수십 장을 내밀었다.
“이게 뭔가?”
“위조지폐입니다.”
점장의 말에 함평식은 인상을 찡그릴 수밖에 없었다.
“아마 빨갱이의 소행일 것입니다.”
“확신할 수 있나?”
“세상에 나쁜 짓은 다 그놈들이 합니다.”
“알았네. 그런데 이 사실은 누가 알고 있나?”
“점원밖에는 모릅니다. 그리고 이 위조지폐를 사용하는 놈이 또 오면 뒤를 밟으라고 했습니다.”
“잘했네. 하지만 허술하게 움직이면 놈들은 꼬리를 자르고 사라질 것이니 위조지폐를 모으기만 하게.”
“알겠습니다. 모은 후에는 어떻게 합니까?”
“내가 알아서 하겠네.”
이 순간 함평식은 김수복을 떠올렸다.
그리고 이번 일만 잘 처리하면.
미군정으로부터 면죄부를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예, 사장님.”
점장이 꾸벅 인사하고 밖으로 나갔고.
함평식은 바로 김수복에게 전화를 걸었다.
“잠시 나 좀 봅시다.”
-왜요?
“우리가 살아날 방법을 찾았소.”
함평식의 목소리는 흥분 그 자체였다.
* * *
이승한을 달래려고 그의 사무실에 갔고.
그는 불편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왜 그러십니까?”
“자네는 내가 10년 안에 죽을 것 같나?”
이런 생각을 할 줄 알았다.
그래서 달래려고 왔다.
내가 파악한 이승한은 1875년 4월 18일생이고.
음력으로는 3월 26일이 생일이다.
그러니 두어 달 후에는 그의 생일이 온다.
“아직도 청년처럼 정정하십니다. 아마도 100수는 훌쩍 넘기실 겁니다.”
나는 이승한을 보며 아이처럼 웃었다.
“강철, 자네의 말처럼 미군정의 신탁통치가 10년 이상 지속한다면 그 기간 안에는 정부 수립 자체가 어렵네.”
“그럴 것입니다. 하지만 준비할 시간은 충분해진 겁니다.”
“시간이 충분해졌다?”
“태평양 사령부 예하에 있는 정보부대에 의하면 김일성이 전쟁을 준비하고 있답니다.”
“그건 또 무슨 소리인가?”
“소련에게 공장을 비롯한 각종 시설과 금과 은 등 막대한 자원을 내주고 무기를 받았답니다.”
“······그게 사실인가?”
“예, 사실입니다. 미군정이 철수하면 전쟁이 일어납니다. 그런데 저희는 어떤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겨우 낡은 곡사포가 전부잖습니까? 그러니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10년은 너무했네.”
이승한이 한발 뒤로 물러나는 척했다.
“다 계획이 있습니다.”
“그 계획이라는 것을 내가 먼저 보고를 받을 수는 없나?”
“앞으로는 그리하겠습니다.”
“그래, 그 계획이라는 것이 뭔가?”
“미군정 하에서 자치 정부를 수립하면 됩니다.”
“그건 또 무슨 도깨비 장난 같은 소리인가?”
“미군정에게 남한 지역에 자치 정부 수립을 승인받는 겁니다. 그리고 자치 정부 초대 대통령이 되시는 겁니다.”
“그래?”
“보십시오, 대한민국은 당연히 미국의 정치제도를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박사님도 미국 정치제도야말로 가장 뛰어난 시스템이라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이제는 감언이설로 이승한을 진정시킬 때다.
“그렇지, 확고한 대통령제를 채택해 국민을 통제하면서 경제 발전을 이끄는 것이 최고지.”
“자치 정부라는 제도를 돌려 말하면 임시정부와 다를 것 없습니다. 그러니 자치 정부의 대통령으로 재임까지 하면 10년입니다. 그리고 신탁통치가 끝난다면 다시 선거에 출마하셔서 당선되면 10년을 더 대통령이 되실 수 있습니다.”
내 말에 이승한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그렇게 될까?”
“제가 꼭 그렇게 만들 것입니다. 20년 후면 제 나이도 40입니다. 그때가 되면 이승한 박사님께서는 최고원로회의 의장이 되셔서 후계자인 저를 지도해 주시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것도 방법이겠군.”
이 순간 이승한의 눈빛이 떨렸다.
이건 내 감언이설에 완벽하게 넘어갔다는 의미다.
‘뭐 있다.’
물론 뭐가 있다면 암살 계획밖에는 없다.
“제가 아무리 영향력이 엄청나다고 해도 이제 21살입니다. 누가 저를 대통령으로 뽑겠습니까? 40살도 어립니다. 어르신들은 절대 저를 뽑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저를 위해서 만수무강하셔야 합니다.”
“정말 믿어도 되겠나?”
“물론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뭔가?”
“분단된 조국을 다시 통일하는 대통령으로 만들 준비입니다. 결국, 남북은 갈라질 것이고, 우리는 전쟁이 일어날 때까지 힘을 비축해 바로 북진 통일을 이루어야 합니다.”
“북진 통일······.”
이승한의 눈빛이 파르르 떨렸다.
‘모든 야망가는 자기가 꿈꾸는 야망에 속는 법이다.’
“그렇습니다. 힘을 가져서 통일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10년이 끝난 후에 바로 북진 통일을 시작하는 겁니다. 그럼 정식적으로 출범하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당연히 이승한 박사님이십니다.”
“그렇기도 하겠군. 정말 철저하게 준비했군.”
“그렇사옵니다. 저는 이승한 박사님을 양아버지처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승한에게는 자식이 없다.
그래서 이기붕의 아들이 이승한의 양자가 되었고.
그 이후에 이승한과 이기붕의 관계가 더욱 긴밀해진다.
“내 양아들?”
“그렇습니다. 아버님.”
“허허허, 허허허!”
모처럼 맑게 웃는 이승한이다.
“그래, 내가 강철, 자네의 양부가 되어 주겠네, 그리고 자네를 위해 초석을 다져 주겠네.”
“예, 감사합니다.”
“나는 이렇게 자네의 말을 믿지만, 김규는 다를 것이네. 김규를 조심하게, 자네도 알다시피 김규는 백색테러를 일삼기도 했네.”
이승한은 치밀하게도 이런 상황에서 김규와 나의 사이를 이간질하려 했다.
‘능구렁이······.’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내가 언제까지 이승한을 달래야 할지 갑갑했다.
‘그냥 확, 비행기를 태워서······.’
마음 같아서는 태평양 한가운데에 던져 버리고 싶다.
* * *
평양 고려 호텔.
하지 군정장관은 강철의 요청으로 소련 군정청에 특사를 파견했고.
조민식에 대한 연금 조치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그리고 조민식을 설득해 월남시킬 테니 막지 말라고 요구했다.
어찌 되었든 소련 군정청으로서는.
눈엣가시 같은 조민식이 월남한다면 나쁠 것이 없다고 판단해.
미군정청 특사인 찰튼 소장이 조민식을 접견하는 것을 막지 않았고.
그래서 찰튼 소장은 조민식을 만날 수 있었다.
또한 이 자리에는 김책이 조민식을 한 번 만나 보라고 했기에.
강산도 같이 배석해 있었다.
“조민식 선생, 이런 상태에서는 아무것도 하실 수 없습니다. 미군정청에서 인정한 비상 국민회의에서 선생을 대의원으로 추대했습니다. 그러니 조선 인민들을 위해서라도 저와 같이 내려가셔서 정치 활동을 재개하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찰튼 소장은 하지의 특명을 받았기에 간곡하게 조민식을 설득했다.
“나는 반탁주의자요. 내가 월남을 한다면 달가울 수 없을 텐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