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195
대한민국 절대 재벌! 195화
경교장 김규의 집무실.
나는 회의를 끝내고 김규를 만났다.
“충격이 크셨습니까?”
나는 김규의 눈치를 보며 물었다. 사실 김규 선생님은 한 번 생각한 것을 반드시 실천에 옮기시는 분이시다.
“허허허, 참 빨리도 물어보는군.”
김규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말했다.
짐작건대 이승한은 김규가 내 발언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다면.
특단의 지령을 내릴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고.
자기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나를 묻을 수 있겠다,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헝클의 말대로 무거운 방탄조끼를 매일 착용하고 있다.
“죄송합니다.”
“내 분명하게 확인한 것은 자네가 가진 조직의 규모가 엄청나다는 것이네. 그 조직은 자네가 돈으로 만든 거겠지?”
신탁통치 10년 연장 시위는 전국적으로 일어났고.
대규모의 시위이기에 국내 정치인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또한, 그들은 지금 내게 가진 자금력이 또 한 번 놀랐을 것이다.
“예, 그렇습니다. 대부분이 동원된 사람들입니다.”
나는 김규에게는 이실직고했다.
10년 신탁통치를 바라는 시위대는 내 돈 때문에 움직이는 사람들이었다.
“물론 대한청년회 청년들은 국가를 위해 자발적으로 시위하는 것입니다.”
물론 진실 속에서 거짓도 숨겼다.
“자네의 진짜 목적이 뭔가?”
김규는 내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조국 분단을 막는 것입니다.”
“분단을 막는다?”
내 말에 김규의 표정이 굳었다.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남북이 각각 단독정부를 수립할 겁니다. 이승한 박사는 단독정부 수립을 계획했습니다.”
“자네는 그것도 막겠다는 것이군.”
“그렇습니다. 중요한 것은 단독정부 수립이 아닙니다. 그 이후입니다. 제 진짜 목적은 전쟁을 막는 것입니다.”
“전쟁이라고 했나?”
놀라는 김규 선생님이시다.
“예, 북한은 현재 남한보다 군사적으로 강합니다.”
사실 미국이 곧 수립될 수도 있는 남한 정부에 군사지원이 적극적이지 않는 반면에.
소련은 김일성에게 적극적인 군사지원을 감행하고 있었다.
‘역사적으로도!’
딱 3일 만에 서울이 북괴군에게 점령을 당한다.
‘그때 만약!’
북괴군이 서울에서 3일 동안 머물지 않고.
바로 남진을 거듭해서.
대한민국 국군이 낙동강 전선을 구축하지 못하게 했다면.
맥아더 사령관의 인천상륙 작전도 없었으리라.
“미국은 소련을 의식하고 있기에 최소한의 무기만 지원했습니다. 이 상태에서 미군정과 소련 군정이 철수하면 반드시 같은 동포끼리 총부리를 겨누는 일이 일어날 겁니다.”
“그건 억측이네.”
같은 동포끼리 전쟁을 한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눈빛을 보이고 계신다.
“정말 억측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선생님께서는 누구보다 공산주의자들을 잘 아시지 않습니까?”
“좋네, 그렇다면 내 하나만 묻지.”
“예, 선생님.”
“자네 형은 공산주의자인가?”
강산 형이 내 발목을 잡을 줄 알았다.
“잘 모르겠습니다. 둘째 형이 북한 지역의 대의원이 됐다는 보고는 받았습니다.”
둘째 형 강산이 내 행보에 걸림돌이 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자네의 적인가?”
오늘따라 김규는 내 심장을 후벼 파는 질문을 했다.
“형제가 싸우기를 원하십니까?”
나는 형제가 적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고.
같은 동포가 이념의 차이 때문에 적이 되어 전쟁을 하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렇게 신탁통치 10년 연장 계획을 들고 나온 것이다.
“자네는 내게 동포가 총부리를 겨누는 일이 생길 거라고 했네. 그렇다면 형제끼리 싸울 수도 있지 않나?”
“으음······.”
이 순간 오덕수가 떠올랐다.
‘꼭 데려와야 할 텐데······.’
하지만 나는 강산 형의 고집도 대단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왜 아무 말도 못 하나?”
“형과 싸워야 할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한 조치입니다.”
내 말에 김규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승한 박사가 다녀간 것을 알고 있겠지?”
“예.”
이승한 박사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에게 가장 이롭지.’
미국은 나 다음으로 이승한 박사를 지지하고 있으니까.
그리고 표면적으로는 이승한 박사를 지시하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
“조심하게, 그는 내게 부정적인 의견을 말하고 갔네.”
“짐작했습니다.”
“내가 행동하지 않는다면 그는 단독으로 행동할지 모르네. 그의 행보를 강력하게 막고 있는 것은 강철, 자네라네. 거부할 힘이 없기에 그냥 지켜보는 것이지, 힘이 생긴다면 즉각 움직일 위인일세.”
암살을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김규를 찾아온 것이다.
나를 적으로 규정한다면 제일 먼저 움직일 사람은 김규일 것이다.
그런데 김규는 나를 걱정해 주었다.
‘안심이군.’
확실히 김규는 내 편이 된 것 같다.
“명심하겠습니다.”
“그런데 말일세, 자네 뜻대로 될까?”
“노력해 보겠습니다. 분명한 것은 분단과 전쟁을 막을 방법은 이것 밖에는 없습니다.”
“그런 후에는?”
“흡수 통일입니다.”
내 말에 김규의 눈이 파르르 떨렸다.
지금까지 김규는 광복 후 통일운동에 주력했다.
그런데 내 입에서 통일 이야기가 나오자 감격한 눈빛이다.
“그렇다며 나는 자네를 지지하겠네. 하지만 신탁통치 기간이 10년이라면 조선 인민들은 자네를 적으로 돌릴 것이네.”
“대책을 강구하겠습니다.”
김규에게 토지개혁을 말할 필요는 없었다.
“그럼 저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이승한 박사한테 가는가?”
“예, 다독일 필요가 있습니다.”
내 말에 김규가 고개를 끄덕였다.
* * *
대현 미곡상.
“점장님.”
점원 하나가 지폐를 들고 장부를 확인하는 점장에게 다가왔다.
“머리 복잡해 죽겠는데 왜?”
“이 돈 좀 보십시오, 이상합니다.”
“뭐?”
점원이 내민 돈을 점장이 받아 확인했다.
“좀 뭔가 다른 것 같습니다.”
“잠깐 있어 봐.”
점장은 같은 지폐를 꺼내 점원이 내민 지폐와 대조하다가 인상을 찡그렸다.
“이거, 가짜 돈이야.”
“예? 가짜라고요?”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정판사에서 위조된 위폐가 드디어 시중에 풀리기 시작했다.
“그래, 가짜야.”
“그럼 신고해야 합니까?”
“사장님께 먼저 보고해야겠어. 그때까지는 아무 소리 하지 말고 있어.”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누가 이런 짓을 했을까요?”
대현 미곡상 7호점 점장은 이북 지역에서 쌀전을 크게 하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함평식은 그를 대현 미곡상 7호점의 점장으로 임명했다.
강철은 철저하게 대한청년회 회원들에게 호구지책을 만들어 줬고.
그 능력에 따라 파격적인 대우를 해 줬기에 충성심을 끌어낼 수 있었다.
‘이딴 짓을 하는 놈들은 빨갱이 새끼들밖에는 없다.’
월북한 대한청년회 청년들은.
무슨 짓이든 나쁜 일이 발생하면 빨갱이 짓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공산주의자들을 증오했다.
“그건 나도 모르지, 그런데 이 돈을 준 사람 얼굴 기억해?”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앞으로 누가 이런 돈을 들고 오면 친절하게 대하고, 누군지 얼굴을 기억해 놔.”
“예, 알겠습니다.”
드디어 정판사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순간이고.
이것은 남한 지역의 공산주의 세력의 약화를 초래하는 결과를 낼 것이다.
* * *
이승한의 집무실.
“지난 13일의 선언은 박사님을 건국 대통령으로 옹립하지 않겠다는 발표나 다름없습니다!”
안두희를 만난 이기붕은 이승한에게 강철과 이승한의 사이를 이간질했다.
그리고 이렇게 강철의 적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상태였다.
“자네는 그렇게 보았나?”
이승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기붕에게 되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외람된 말씀이오나 박사님의 연세가······.”
“그렇지, 10년은 내게 아주 긴 시간이지.”
이미 정치계에서 은퇴를 했어도 벌써 했어야 할 나이였다.
“그 10년 동안 박사님을 이용하려는 겁니다.”
“그렇다고 해도 별도리가 없네. 하지는 이미 강철에게 넘어갔고, 맥아더는 내게 힘을 실어 줄 생각이 없다네.”
남한 사람들이 모두 이승한의 뒤에 미국이 있다고 말들을 하지만.
미국은 강철을 지지하고 있었다.
“정, 정말이십니까?”
사실 이승한은 며칠 전에 맥아더로부터 비밀 서한을 받았다.
-어떤 무모한 짓도 하지 마시오.
이것은 맥아더가 이승한에게 보낸 경고 메시지였다.
“그렇다네, 그러니 어쩔 수 없지. 이럴 거라면 하와이로 돌아가는 것이 더 좋을지 모르겠어.”
이승한은 이기붕에게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했다.
“제가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자네가?”
“예, 그렇습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기는 그렇지만 강철은 미국 놈들에게 조선 땅을 팔아먹는 매국노입니다. 인민들이 이완용이보다 더한 놈이라고 욕하고 있습니다.”
“그럴 테지…….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 세월이니까.”
“그렇습니다. 미국 놈들이 강철 때문에 조선 땅을 차지한다면 10년만 신탁통치를 하겠습니까? 일본 놈들한테 36년 동안 지배당했습니다. 또 그런 일이 없으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자네야말로 진정한 애국 청년일세.”
이승한은 은근히 이기붕의 마음속에 바람을 넣고 있었다.
“그리 생각해 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순간 이기붕은 안두희를 떠올렸다.
‘목숨을 걸지 않으면 야망을 실현할 수 없어.’
이기붕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그건 그렇고 바깥세상은 어떤가?”
“강철 때문에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좌익들이 모두 반탁으로 돌아섰습니다. 민족 계열과 연계해 반탁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 만에 얼굴을 바꿀 줄은 몰랐습니다.”
“공산주의자들은 다 그런 놈들이지.”
“혹시 강철도 공산주의자가 아닐까요?”
“왜 그렇게 생각하나?”
“놈의 형이 북조선 대의원입니다. 권력의 핵심 인물입니다. 그러니 저는 우익의 탈을 쓰고 공산주의자들에게 반탁운동을 할 명분을 줬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과연 그럴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사님께서는 제게 미군정이 물러나면 쌍심지를 들고 반길 놈들이 공산주의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랬었지. 그러니 좀 하지 않나?”
“예?”
“강철은 신탁통치 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해 줄 것을 요청하는 선언을 했네. 그러니 이상한 거지.”
“그건 박사님을 따르는 사람들을 무력화시키려는 것입니다.”
이기붕은 강철이 이승한의 세력을 무력화하기 위해 이번 일을 꾸몄다고 이간질을 하고 있었다.
“자네가 하고 싶은 말은 강철은 내가 죽기를 기다린다는 거군.”
이승한은 이기붕의 이야기를 듣고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너는 아닌가?’
자신이 가진 입지가 결국 자신 사후에는 이기붕에게 쏠릴 거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승한이었다.
“죄송합니다. 그런 뜻으로 말씀을 드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내게는 방법이 없네.”
“제가 만들겠습니다.”
이기붕은 자신이 있다는 눈빛을 보였다.
‘어떤 수를 써서라도!’
그리고 며칠 전에 자신을 찾아온 안두희를 떠올리는 자유당 2인자였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