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198
대한민국 절대 재벌! 198화
마포에 위치한 대현 미곡상 7호점.
점원들은 항상 그랬듯 장사를 마감하기 전 청소를 시작했고.
그때 두 명의 남자가 미곡상 안으로 들어섰다.
“쌀 두 말 삽시다.”
“두 말이라고 하셨습니까?”
“그렇소.”
점원이 대답하며 두 남자 중 하나를 보았고.
며칠 전 자신에게 위조지폐를 건넨 사람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예, 알겠습니다. 저희 가게 쌀은 최고입니다.”
“내 들어서 알고 있소.”
그렇게 남자 둘은 쌀 두 말을 받아들고는 위조지폐로 계산하고 어디론가 사라졌고.
이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 김수복이 함평식과 함께 그의 뒤를 따랐다.
물론 위조지폐를 유통하는 공산주의자들은.
쌀보다는 금은처럼 돈이 되는 물건들을 구매해 활동 자금을 마련했다.
하지만 공산주의자들도 먹고 살아야 해서.
이렇게 미곡상에서 쌀을 구입한 거였다.
“조심히 따라오셔야 합니다.”
김수복은 과거 순사 시절의 능력을 십분 발휘해서 두 공산주의자를 미행했고.
함평식은 그저 김수복이 시키는 대로 따랐다.
그리고 그들은 마포의 은거지에 쌀을 두고 또 어디론가 길을 나섰다.
“저기가 아지트일까요?”
“저런 곳에는 인쇄기를 둘 수 없습니다.”
김수복이 하늘을 보며 자택처럼 보이는 곳에 전선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어떻게 아십니까?”
“전선도 없고, 발전기나 윤전기 소리도 나지 않습니다.”
“대단하시네요.”
“그래도 내가 왕년에 꽤 능력······.”
말꼬리를 흐릴 수밖에 없는 김수복이었다.
“아, 예······.”
“아마 신문사 비슷한 곳이 아지트일 겁니다.”
“저것들, 또 어디론가 이동합니다.”
“쯔쯔쯔, 차도 없이 저리 움직이다니, 정말 활동 자금이 부족한 모양입니다. 어느 세월에 만든 위조지폐를 유통해서 자금을 만들려는 것인지, 쯔쯔쯔!”
김수복이 두 공산주의자를 보며 혀를 찼다.
“다른 조들도 있지 않을까요?”
“물론 그럴 겁니다. 보통 돈이 되는 금은방 같은 곳에서 유통시킬 건데······.”
“그렇죠?”
“아마 목구멍이 포도청이었나 봅니다.”
김수복은 피식 웃고는 그들에게서 한참이나 떨어진 곳에서 계속 미행했고.
정판사 건물 앞에 도착했다.
위이잉, 위이이잉!
그때 김수복의 귀에 윤전기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여긴······.”
함평식이 정판사 건물 밖에 걸린 조선공산당 간판을 봤다.
“멍청한 것들이군요.”
“그러게 말입니다.”
“급하긴 급했던 모양입니다.”
결국 이렇게 김수복과 함평식은.
위조지폐를 제작하는 곳으로 예상되는 곳을 찾았다.
“이제 어쩌실 겁니까?”
함평식이 김수복에게 물었다.
“결정적인 증거를 잡아야죠.”
“결정적인 증거라면?”
“위조지폐 뭉치나 위조지폐 기계를 찾아야 합니다.”
“대한청년회 청년들을 부를까요?”
“아닙니다. 회장님께 보고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이번 일이 아주 커지면 회장님을 골치 아프게 만든 좌익 놈들을 뿌리째 뽑을 수 있습니다.”
“그렇군요.”
“그러니 돌아갑시다.”
* * *
대동강 강변 으슥한 곳.
강산은 의도적으로 으슥한 곳으로 걸었고.
오덕수가 따라오기를 바랐다.
그리고 강산의 뒤를 미행하던 오덕수는 묘한 기분이 들어 더욱 거리를 두고 미행했다.
“오셨으면 얼굴이나 봅시다. 오랜만이지 않습니까?”
그때 강산이 돌아서서 오덕수를 불렀고.
멀리 떨어져 있던 오덕수가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이미 알고 있었다는 건가?’
오덕수는 이 순간 선택 아닌 선택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있는 곳에서 강철을 저격해 사살할 것인가.
그게 아니면 좀 더 다가가 얼굴을 마주 보고 방아쇠를 당길까, 고민했다.
“어서요. 바람이 찹니다. 이러다가 고뿔에 걸리겠습니다.”
강산의 말에 오덕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살피며 강산에게 다가갔다.
“잘 지냈습니까? 강산 동지.”
강산을 바라보는 오덕수의 눈빛은 매섭기만 했다.
“월북하신 겁니까?”
“아닙니다.”
“그럼 나를 죽이러 오셨습니까? 내 아우가 그리하라 시켰습니까?”
강산은 무척이나 담담한 어투로 오덕수에게 물었다.
“강철 동지께서는 강산 동무를 아픈 마음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렇지요. 알고 있습니다. 아직도 자기 때문에 내가 이 이념에 빠졌다고 생각할 테니까요.”
“아닙니까?”
“오덕수 동지, 내가 공산주의자라고 생각합니까?”
“김책을 만나지 않았습니까? 김책은 타고난 선동가입니다.”
“그렇기는 했었습니다.”
이 순간 강산은 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럼 아니라는 겁니까?”
“내 아우인 강철은 부자가 되려면 부자의 옆에 서라고 했습니다.”
“······뭐라고요?”
이 순간 오덕수는 강산의 뜬금없는 말이 이해되지 않았다.
“본의 아니게 김원몽 선생님을 따라서 월북했지만, 공산주의자들이 내게 보여 준 것은 모두 가식적인 면모였습니다.”
“그것을 알면서도 왜 이곳에 남은 거요? 강철 동지는 매일 강산 동지 때문에 노심초사하십니다.”
오덕수의 말에 강산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찬양하는 소비에트의 적군들이 조선 인민들을 착취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해바라기 씨 한 톨까지 싹싹 빼앗는 것이 일본인 못지않았습니다.”
소련 군정이 조선의 공업 시설을 철거해 반출하는 동안.
붉은 적군들은 조선 인민들의 재산을 강탈했고.
조선 인민들을 떠받든다는 공산주의자들은 그것을 못 본 척 외면했다.
“그런데 조선인 출신 공산주의자들은 그것을 모르는 척하더이다.”
“제대로 보셨소. 공산주의는 실체가 없는 허상이오.”
놀랍게도 오덕수도 공산주의의 실체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런 사람이 자신의 휘하에 다수의 공산주의자를 거느렸다는 것이 놀랍기만 했다.
“그래서 전 이곳에 남을 생각입니다.”
이 순간 강산의 눈빛이 변했다.
“뭐라고요?”
“내 아우 강철이 남한 지역에서 가장 힘 있는 사람이 됐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김책이 나를 우대하면서 인질로 삼으려고 하고 있소.”
놀랍게도 강산은 자신이 처한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강산 동지도 그걸 알았으니 나와 함께 월남해야 합니다. 그게 강철 동지의 발목을 잡지 않는 일입니다. 강철 동지께서는 조선 인민들을 위해 많은 일을 하십니다.”
“그럼 이북에서 고통받는 조선 인민들은 어쩝니까?”
“이북 지역은 이미 공산주의자들의 손아귀에 들어갔습니다. 아니, 김일성의 손아귀에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덕수의 말에 강산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소. 그런데 말입니다. 조민식 선생께서 죽을지 몰라서 월남을 거부했겠습니까? 전 그분을 보고 누구든 이북 지역에 남아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공산주의자들의 실체를 까발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까발리는 것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아시지 않소?”
“압니다. 내 그래서 말했지 않습니까? 내 동생 강철은 부자가 되려면 부자의 옆에 서라고 했다고.”
“그 말은?”
오덕수가 강산을 뚫어져라 노려봤다. 오덕수는 아직도 강산에 대한 의심을 풀지 않았다.
강산도 강철처럼 대단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강철 4형제는 각각의 성격대로.
자신만의 삶을 꿋꿋하게 사람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차곡차곡 사람을 모을 겁니다. 그럴 생각입니다.”
“정말입니까?”
“오 동지, 당신의 품에 권총이 있다는 걸 압니다. 나를 못 믿겠다면 쏘시오. 그럼 됩니다.”
“하지만 발각되면······.”
“뛰어난 내 아우가 가는 길에 목을 베어 디딤돌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아우의 가는 길을 막는 걸림돌은 되지 않을 것이니 걱정하지 마시오.”
“하나······.”
“내가 혹여 죽어야 할 자리에 못 죽을 것 같아서 그렇소?”
“으음······.”
오덕수는 신음을 터트렸고.
강산은 주머니에서 은박지로 싼 작은 환약 하나를 꺼냈다.
“이거면 코끼리도 죽인다고 했습니다. 내 임정에 갈 때 구한 것입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시오.”
“······왜 이러십니까?”
“김원몽 선생께서 내게 이대로 가다가는 남북이 두 개의 나라로 갈라진다고 했소이다. 누군가는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내 힘이 비록 일천하나 노력하는 자에게 내일이 있다 하셨습니다.”
* * *
일본 정부의 수상 집무실.
“야가미 라이토, 아니, 강철이라는 자가 대한민국에 입국했다고?”
일본 수상은 오만상을 찌푸리며 앞에 서 있는 외교성 차관에게 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밀정의 보고에 의하면 이승한 박사의 휘하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이건 다시 말해 조선 반도에는 아직도 일본인 첩자가 존재한다는 의미였다.
“이승한······.”
일본 수상은 인상을 찡그렸다.
“골치 아프게 됐군.”
“그렇습니다.”
“이렇게 되면 대마도 왕국은 어찌 되는 건가······?”
일본 수상은 일본에서 독립한 대마도 왕국이 대한민국에 합병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일본인 입장에서는 참담한 일이었다.
“상황에 따라 대마도 왕국과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키나와 임시정부도 그 대열에 합류할 수 있습니다.”
“막아야겠지.”
“그렇습니다. 하지만 맥아더 원수가 대마도 왕국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평화헌법이 통과하기 직전이라 해상 자위권도 상실할 겁니다.”
맥아더의 암묵적인 강요로 만들어진 평화헌법이 일본의 무력행사를 막는 걸림돌이 되었다.
“또한, 대마도 왕국의 수상인 강철은 미국과도 아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보고에 의하면 미국의 무상 원조를 실은 배들이 매일 대마도 군항에 도착한답니다.”
“그렇다고?”
“예, 그렇습니다. 짐작건대 식량과 물자 그리고 군수품까지 실었을 겁니다.”
대마도 왕국에도 일본의 밀정이 심겨 있었다.
“무력행사는 불가능하고······.”
“외교적인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우리가 미국을 설득할 수 있을까?”
“현재로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방법은?”
“대마도 왕국이 건국되는 대한민국과 합병되지 않게 외교적 역량을 발휘해야 합니다. 우선적으로 본국과의 국교 수립을 실행해야 합니다.”
“국교를 수립하라고?”
“예, 그렇습니다. 대만처럼 대하셔야 합니다. 대마도 사람들에게서 잃은 신뢰를 다시 회복해야 합니다.”
“그 방법밖에는 없다는 건가?”
“예, 우선은 국교를 수립해야 합니다. 그 후 지속적으로 투자해 경제를 장악하고, 서서히 대마도 사람들의 마음속에 일본 출신이라는 사실을 심어야 합니다.”
“우리가 먼저 국교 정상화를 요구한다면 강철, 그자가 요구할 것이 많을 텐데······.”
“대마도만큼은 절대 빼앗겨서는 안 됩니다. 과학자들의 보고에 의하면 대마도 앞바다에는 지금 당장은 채굴할 수는 없지만 막대한 해저유전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7광구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심해유전?”
“예, 그렇습니다. 지금은 채굴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서 채굴이 어렵지만, 곧 기술이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대마도 왕국이 대한민국과 합병한다면 그 바다를 잃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든 다시 회복하도록 만들어야겠군.”
일본 수상이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