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204
대한민국 절대 재벌! 204화
주봉암의 사무실 밖.
이승한의 지시를 받은 이기붕이 주봉암에게 이승한의 뜻을 전하고 사무실에서 나왔고.
무실 밖에는 안두희가 이기붕을 기다리고 있었다.
“언제라고 말씀하시던가?”
이기붕은 강철을 암살할 거사에 관해 물었다.
“오늘이라고 하셨습니다.”
“오늘? 그렇지, 오늘 미군정에서 저녁 식사가 예정되어 있지. 이럴 것이 아니라 조용한 곳에서 이야기하세.”
“예, 알겠습니다.”
그렇게 이기붕은 안두희와 함께 으슥한 골목길로 들어갔다.
“잘 해낼 수 있겠나?”
“물론입니다. 오늘을 위해 미리 총을 준비해 놓았습니다.”
안두희는 품에서 조심스럽게 권총을 꺼내 이기붕에게 보였다.
“즉사시켜야 하네.”
“물론입니다. 그러려고 왔습니다.”
탕!
안두희는 이기붕에게 말한 후 바로 방아쇠를 당겼다.
“컥······.”
가슴에 총을 맞은 이기붕은 그 자리에 쓰러졌고.
안두희가 왜 자신을 쐈는지 모르고 당황해하면서도 분노한 눈빛을 지었다.
“왜……. 왜······.?”
“그분께서 쏘라고 하셨다.”
탕! 탕!
안두희는 이기붕의 질문에 답을 주고.
바로 확인 사살을 하듯 두 번 더 방아쇠를 당겼고.
이기붕은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이것은 강철이 아는 원 역사와는 분명 다른 행보였다.
그렇게 이승한 정권에서 자유당의 일인자로.
또 이승한의 후계자로 군림했던 이기붕이 자신의 악명도 떨치지 못하고 죽었다.
어쩌면 이것으로 이기붕의 아내와 그의 아들은 자살하지 않고.
어떤 식으로든 살아가게 될 것이 분명했다.
분명한 것은 셋이 죽을 미래였지만 이기붕 혼자만 죽었다.
이것은 강철이 알고 있는 미래의 또 다른 미래를 예고하는 것이리라.
“저쪽에서 총성이 울렸다!”
그때 총성을 들은 사람들이 소리를 질렀고.
안두희는 총을 바닥에 버리고 으슥한 골목 안으로 급히 뛰었다.
-피신해 있게, 내가 찾을 테니까.
이 순간 안두희는 이승한의 지시가 떠올렸다.
-자네의 어깨에 빛나는 장성 계급장을 달아 줘야 하니까 그래야지.
* * *
강철의 집무실.
“그리 전하시게.”
“예, 알겠습니다.”
비서관이 내게 묵례하고 밖으로 나갔다가.
무슨 이유에선가 바로 다시 들어왔다.
“무슨 일입니까?”
“이승한 박사께서 방문하셨습니다.”
이유 없는 방문은 없을 것이다.
“안으로 모시십시오.”
나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고.
이승한이 내 집무실로 들어왔다.
“강철, 자네가 업무를 보는 곳은 처음이군.”
“앉으십시오.”
나는 이승한에게 내가 앉았던 자리를 내줬고.
이 작은 행동에도 이승한은 무척이나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무슨 일이 생기셨습니까?”
이승한이 나를 직접 찾아왔다는 건.
내게 요청할 일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내 자네를 위해 결단을 내렸다네. 그것을 말해 주려고 왔네.”
“결단이라 하셨습니까?”
조금 당황스럽다.
* * *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자네를 지키기 위해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네. 만송은 내가 아끼는 사람이지만 만송이 그럼 극악무도한 짓을 꾸며 자네와 나를 이간질할 줄은 몰랐네.”
“박, 박사님······.”
당황한 척해줬다.
물론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당황했다.
‘결국, 나를 선택했다.’
이것은 이승한의 마음속에 나를 암살하고자 하는 마음이 존재했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말한 것으로 내가 그의 마음을 짐작할 것을 그도 알 텐데.
굳이 말했다는 건.
내가 너를 위해 이만큼 노력했다는 것을 알려주려는 것이다.
‘역사가 또 달라졌다.’
안두희가 이기붕을 암살하고 피신했다면.
앞으로 김규 선생을 암살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선 그 청년은 피신시켰네. 가슴 아픈 일이지만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그리고 나를 도와 이 나라를 통치할 자네를 위한 거국적인 결정이었다는 것을 알아주면 좋겠네.”
“감사합니다. 저를 이리 믿어 주시니 황송할 뿐입니다.”
내 말에 이승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끝까지 나와 엮이려고 하는구나.’
이 사실을 듣고 경찰에 신고하지 않으면 공범이 된다.
이승한이 궁극적으로 노린 것은 이것이었다.
‘이기붕이······.’
독립 운동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정치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결국, 나는 이기붕 암살 사건의 공범이 된 꼴이다.
‘늙은이, 정말 머리 하나는 타고났다.’
이렇게 나와 이승한은 서로의 목적을 위해 서로에게 올가미를 씌운 상황이 됐다.
* * *
미군정 만찬장.
1946년 2월 27일 저녁이다.
오늘이야말로 하지 군정장관의 입을 통해서 내 첫 번째 계획을 발표하는 날이고.
또한, 신탁통치 10년 연장 지지 선언에 대한 백악관의 견해를 발표하는 날이다.
이 자리에 모인 모든 사람은 입이 쩍 벌어질 것이다.
‘거기다가 자치 정부 수립 발표까지 더하면······.’
애써 담담한 척하는 여운형은 목덜미를 잡을지도 모른다.
박헌영도 이 자리에 참석했으면 좋을 뻔했지만.
박헌영은 자신은 남조선노동당의 당수가 아니라서 참석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음식은 괜찮으셨습니까?”
어느 정도 만찬이 마무리되자.
하지 군정장관이 분위기를 잡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만찬장에 모인 사람들을 보며 물었다.
“식사도 거의 끝난 것 같으니 몇 가지 사항을 통보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평범하게 식사하려고 초대한 게 아닐 거라 짐작하고 왔을 것이다.
그리고 하지 군정장관의 말에 이승한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고.
김규는 담담한 듯.
자신을 위해 따로 준비한 숭늉을 마시다가 나를 보았다.
나는 김규에게 오늘이라는 눈빛을 보냈고.
그러자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미군정은 한반도 이남 지역에 설치된 후 조선 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해서 이런저런 실책이 많았습니다.”
놀랍게도 하지 군정장관은.
미군정의 정책이 어느 정도 잘못 진행되었다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것은 내가 엄청난 영향력을 가졌다는 증거나 다름이 없다.
‘맥아더 총사령관과 친하고, 트루먼과도 관계성이 좋으니까.’
사실 내가 이런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어떤 욕망을 가졌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의견을 수렴하고 올바르고 정당한 신생 독립국을 만들려고 특별 조치를 취할 예정입니다. 조선 반도 전문가들은 프랑스의 전후 처리를 생각해 보지 않는다면 미군정 시대는 조선 인민들에게 암흑의 시대로 기억될 거라고 하셨습니다.”
“그건 또 무슨 말입니까? 미군정이 있어서 혼란한 시기에 안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승한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하지 군정 장관에게 말했고.
그 모습에 김규가 피식 웃었다.
“그러십니까? 미군정은 자유로운 정당 활동과 자유 시장 경제를 조선 반도에 뿌리내리고자 했습니다. 그렇기에 어떤 이념을 가진 정당도 법을 준수한다면 그 활동을 제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 군정장관의 말에 여운형이 피식 웃었다.
“그런데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과거 청산이라는 판단을 하게 됐습니다. 미국 백악관이 승인했고, 태평양 사령부도 승인했음을 통보해 드리고자 합니다.”
과거 청산이라는 말에 여운형이 하지를 뚫어지게 봤다.
“무슨 말입니까?”
여운영의 물음에 하지가 미소를 지었다가.
다시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미군정 산하 직속 위원회로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발족할 예정입니다.”
민족 인사들 옆에 있는 통역관들이 하지 군정장관의 말을 통역하느라 바빴다.
‘됐다.’
드디어 발표된 것이다.
그리고 이 순간 여운형은 묘한 눈빛으로 하지를 보다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나를 봤다.
“지금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라고 하셨소?”
여운형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그렇습니다.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에서는 조선 인민들에게 반민족적 행위를 한 모든 이를 소환하거나 체포하여 조사할 것이고, 그에 합당한 처벌을 하도록 재판에 부칠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는 실질적으로 누가 주도합니까?”
여운형에게는 이게 핵심 사항일 것이다.
“이 자리에 모인 분 모두가 비상 국민회의 대의원들이십니다. 그러므로 그 사항에 대해서는 비상 국민회의 대의원들께서 결정하실 부분이십니다.”
하지 군정장관의 말에 모두 이승한 위원장을 바라봤다.
“위원장님, 누가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이끌게 됩니까?”
민족 계열과 공산 계열 대의원들이 묘한 눈빛으로 이승한에게 물었다.
“그야 당연히 집행위원이 해야 하지 않겠소?”
그때 이승한이 대답하기도 전에 김규가 나서서 나를 지목했다.
“집행위원이 위원장이 된다는 말씀이시오?”
여운형이 기겁한 눈빛으로 나를 봤다.
그는 내가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담당한다면.
반민족 행위를 한 사람들 속에서.
공산주의자들을 끼워 넣어 숙청할 거라 확신한 눈빛을 지으며 되물었다.
“대의원들은 의결 권한을 가졌고, 정책을 결정하는 권한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결정된 의결을 집행하는 것은 집행위원의 임무지만 나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이승한이 자리에서 일어나 모인 대의원들을 보며 말했다.
“그럼 누구입니까?”
“오덕수를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임명할까 합니다.”
물론 오덕수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오덕수요?”
“그렇소. 그는 의열단 소속 독립운동가고, 지금은 우리와 뜻이 맞지 않아 월북했지만, 의열단 단장 김원몽 다음 서열을 가진 의열단의 이인자입니다.”
오덕수의 이름이 나오자.
여운형과 공산 계열 인사들이 그제야 조금 안심한 듯했다.
물론 이 자리에는 대부분의 공산 계열들은 불참해 몇 없었다.
“투표로 결정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이승한이 투표를 제안하자 여운형이 피식 웃어버렸다.
“대의원의 과반수가 우익 계열인데 투표해서 무엇합니까?”
“조국 건국을 위해 우익이 어디에 있고, 좌익이 어디에 있겠소?”
이승한이 나를 대신해서 여운형과 대립했다.
이승한은 자신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았다.
“으음······.”
“이승한 박사님.”
그때 하지 군정장관이 다시 이승한을 불렀다.
“말씀하시오, 군정장관.”
“그 사항에 대해서 모든 분께 추가로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그러시오?”
“예, 그렇습니다.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는 미군정 직속 위원회이고, 반민족 행위자들을 소환, 체포하는 임무를 수행할 것입니다. 그에 따라 미군 헌병대 100명을 위원회에 파견할 예정입니다.”
하지 군정장관은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나를 제대로 돕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
‘나이스!’
이제는 반민족 행위자들이 소환을 거부하거나 체포에 불응할 수 없게 된다.
“나는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의 칼날이 올바르게 쓰일지 걱정됩니다.”
여운형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했다.
“내가 직접 보고받고 감시할 것이니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하지 군정장관이 이렇게 나오자.
여운형도 할 말이 없어졌다.
“언제 발족합니까?”
“돌아오는 3월 1일입니다.”
또 다른 의미의 삼일절이 시작되는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