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211
대한민국 절대 재벌! 211화
평양 고려호텔.
“허깨비는 왜 또 왔지?”
조민식이 강산을 보며 물었다.
“선생님은 제가 올 때마다 그 말씀을 꼭 하시는군요.”
“허깨비는 허깨비지. 김일성을 덮쳐서 살렸다고?”
“그런 적이 있기는 합니다.”
“그러니 동생이 보낸 사람에게 총을 맞는 거야. 김일성이 죽어야 이북 땅에 미래가 있어.”
조민식의 말에 강산은 인상을 찡그렸다.
“소련과 같이 들어온 조선인 출신 장교는 30명이 넘습니다. 그중 김일성 위원장은 한 명에 불과합니다.”
강산의 말에 조민식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봤다.
“하나가 없어지면 29명밖에 안 남는다는 것은 생각하지 않았는가?”
“그 말씀도 옳지만, 연안파는 어쩌실 겁니까?”
“허깨비가 염세주의에 빠졌군.”
“왜 월남하지 않으십니까?”
“또 그 질문인가?”
“이 상태로는 아무것도 못 하지 않습니까?”
“내가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저들에게는 압박이 되지. 소련 군정은 나 때문이라도 함부로 하지 못하네.”
“암살자를 보내면 어쩌시려고 그럽니까?”
“그게 네놈이잖아.”
조민식이 강산을 보며 피식 웃었다.
“선생님······.”
“오늘도 안 쏘고 갈 건가? 김일성이 짜증을 낼 건데······.”
“저는 사실······.”
“그만! 마음에 담은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네.”
“예?”
“이보게, 허깨비, 자네를 처음 봤을 때 나는 자네가 나를 마무리해 줄 사람이라 생각했네.”
이 역시 역사가 변한 상황이 분명했다.
“자네 아우가 강철이란 자지?”
“예, 그렇습니다.”
“그 아우는 지금 남한 지역의 실세지?”
“그 반동은 그리됐습니다.”
“허깨비, 네가 권력 욕심이 있었다면 아우에게로 갔을 거겠지. 그런데 여기서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어. 다른 이유가 있겠지.”
강산은 마치 발가벗겨진 기분이 들었다.
“저는 이만 가 보겠습니다.”
“쏘고 가.”
“······.”
“벌써 20번이나 왔는데 오늘도 안 쏘고 가면 김일성이 자네를 의심할 거네.”
조민식은 목숨이 두렵지 않았다.
만약 조민식이 목숨이 두려웠다면.
아마도 벌써 월남했을 것이다.
“그만 가겠습니다.”
강산이 조민식에게 머리를 숙였다.
“쯧쯧······.”
조민식은 강산을 보며 혀를 찼고.
강산은 호텔 방에서 나와 입술을 깨물었다.
‘진정 쏴야 한단 말인가······.’
* * *
부산에 있는 대현 건설 사장실.
이곳에는 우 사장과 망태, 그리고 대한청년회 부산 지부장들이 모두 모였다.
“차는?”
이미 전보로 강철의 명령이 전파된 상황이었다.
“최대한 구했지만, 트럭 300대가 전부입니다.”
“왜 그것밖에는 못 구했어?”
“이것도 탈탈 턴 겁니다.”
망태가 볼멘소리 했다.
“할 수 없지. 만땅꼬로 실어.”
물론 우 사장만이 대구 폭동 사태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
“왜요?”
“실으라면 실어! 다 실으면 대구로 출발한다. 시간 없으니까 어서 움직여.”
“예, 알겠습니다.”
“참 보루꾸는?”
“만땅꼬로 찍고 있습니다.”
“회장님께서 새마을운동을 시작하신다고 하셨으니까, 더 찍어, 밤새워서라도 찍어.”
“예, 여부가 있겠습니까?”
차기성이 말한 조선식 뉴딜정책은 새마을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준비되고 있었고.
이것은 강철이 미래의 기억이 있기에.
어떤 측면에서는 표절이 분명했다.
‘마을 옆에 마을을 짓는다······.’
우 사장은 강철이 자신에게 한 말을 떠올리며 씩 웃었다.
* * *
대구 시청 앞.
12시간이나 지프를 타고 대구로 달렸다.
엉덩이가 아파 미칠 지경이었지만.
참고 지프에서 내렸고.
나를 본 시위 진압대 미군 지휘관이 연락을 받았는지.
급히 내게 뛰어왔다.
‘아직 안 왔군.’
트럭을 구하고 쌀을 실어야 할 테니 더딜 수밖에 없다.
“난, 강철이라고 합니다.”
“소튼 대위입니다.”
“대치 병력은 몇 명입니까?”
“미군이 200명이고, 폭도들은 1,200명 정도로 예측됩니다.”
소튼 대위가 보고하듯 말하고는 손목시계를 봤다.
“무력 진압까지 10시간 10분 남았습니다. 최후통첩 시간까지 자진 해산하지 않을 때는 발포와 함께 강제 진압 예정입니다. 저쪽에도 일부가 무장했기에 어쩔 수 없습니다.”
“압니다.”
나는 경찰들이 서 있는 쪽으로 천천히 걸었고.
내 옆에는 헝클이 따랐다.
“저쪽은 위험합니다.”
그러고 보니 대구 시민들과 대치하는 사람들은 조선인 경찰이었고.
저들 중 일부는 대한청년회 출신이었다.
그리고 대한청년회 출신 중에 높은 위치에 있는 경찰이 나를 보고 급히 뛰어 왔다.
“충성!”
그는 내게 충성을 외쳤다.
“이제는 그리하시면 안 됩니다.”
“죄송합니다.”
“무슨 일 있습니까?”
“여긴 위험합니다.”
“알고 왔으니 괜찮소. 들어갈 거니까 입구를 여시오.”
“안 됩니다, 저들은 폭도입니다. 총도 있고, 죽창으로 무장하고 있습니다.”
나와 대구 지역 경찰 고위 간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지 못한 소튼 대위는 헝클을 봤고.
헝클은 통역해 주었다.
“헝클, 내가 만약 들어갔다가 못 나오면, 그리고 최후통첩 시간이 지나서 미군이 발포하려고 하면 당신은 경찰들에게 명령해 총구를 돌려야 합니다.”
내 말에 헝클이 인상을 찡그렸다가 담담하게 변했다.
헝클은 이 말은 통역하지 않았다.
만약 최악의 사태가 발생한다면.
여순 사건 전에 대구 반란 사건부터 터지는 꼴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곳에서는 누구도 총을 쏴서는 안 되고, 죽어서도 안 된다.
누구라도 총을 쏜다면.
비상계엄령 비슷한 것이 발동될 것이고.
자치 정부 수립을 위한 선거는 백지화될 것이다.
“예?”
“같은 동포입니다. 여기서 한 명이라도 죽어서는 안 됩니다.”
“회장님······.”
“이만 들어가겠습니다.”
“안 됩니다.”
“다 방법이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오.”
난 경찰 간부에게 미소를 지으며 그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빅 보스.”
“왜요?”
“잘 입고 있죠?”
“무거워 죽겠소. 그리고 무서워 죽겠소. 하지만 나는 절대 죽을 수 없습니다.”
“그러시죠.”
“둘째가 백일도 안 지났습니다.”
고영희는 사내를 낳았고.
나는 그 아이의 이름을 강준이라고 지었다.
그리고 한 달도 되지 않아서 고영희는 편지 한 장만 남기고 사라졌다.
‘모진 사람······.’
나는 고영희를 통해 여자가 모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날 이후 고영희는 내가 리에에게 준 모든 패물을 훔쳐서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렇죠. 둘째 얼굴도 몇 번 못 보셨죠?”
“그러니까 죽고 싶지 않소. 정말 무섭네······.”
헝클에게만 내 솔직한 마음을 여과 없이 솔직하게 전했다.
그리고 나는 이곳에 모인 사람들을 포위한 경찰들의 뒤에 섰다.
이제는 허세를 부려야 할 때다.
“나는 자유당 집행감찰부장 강철이라고 합니다! 내가 안으로 들어갈 테니 요구 사항이 있으면 내게 말씀하시면 됩니다!”
“강철-!”
그때 안쪽에서 내 이름을 크게 불렀다.
“우리는 미국 놈들에게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와는 할 이야기가 없다! 네놈이 살아 있으니 반민특위가 반쪽짜리라고 불리는 거다!”
아픈 곳을 찔렸다.
그리고 찌를 곳을 또 찔렀다.
“그 안에 공산주의자 있습니까?”
“개소리는 집어치워라!”
“이곳에 1,200명 정도 있다고 들었소. 이제 10시간 남았고, 나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미국 놈들은 발포할 겁니다. 죽창으로 총알을 막을 수 있습니까?”
“뭐, 뭐라고?”
“집에 있을 처자식들을 생각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망할 놈이!”
“나 혼자 들어갑니다. 쏠 테면 쏘십시오!”
허세를 부릴 때는 제대로 부려야 한다.
“미국 놈도 같이 가겠습니다.”
헝클이 내게 말했다.
“이런, 혼자 간다고 했는데······.”
“인질이 필요할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헝클이 나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 * *
미국 현지에는 K마트와 k마트 사업이 준비한 지 6개월 만에 사업을 개시했고.
대현 우산은 런던우산이라는 로고가 박힌 채 두 마트에 진열됐다.
물론 미국과 영국의 다른 업체의 매장에서도 판매했고.
20만 개의 우산은 기발한 기능 때문에 날개가 달린 듯 팔려 나갔다.
그리고 수익금의 50%는 다시 씨티은행 도쿄 지점으로 입금됐다.
이 수익금은 강철의 국내 사업 추진에 쓰일 것이다.
“K마트 사업은 흑자로 전환했는데 k마트는 여전히 적자네요.”
할리라가 장태수를 보며 말했다.
“곧 흑자로 전환하지 않을까?”
어느 순간 장태수는 할리라에게 반말했고.
신기하게도 할리라의 멋진 몸매가 둥실하게 변해 있었다.
“k마트는 5년 이후에도 계속 적자일 것 같네요.”
“왜?”
“인건비부터 감당이 안 되니까요.”
“회장님께서 다 생각이 있으시겠지.”
“뭐, 생각은 있으시죠. 흑자를 낼 생각이 아니었으니까요.”
할리라의 말에 장태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길버트에게 호텔 건축 사업 자금도 보내야 하고 정말 돈 들어갈 곳이 너무 많네요.”
“그렇기는 하지, 그래도 2분기 로열티가 입금되어서 처리될 것 같군.”
“그러게요. 교환학생들 숙소 문제도 있네요.”
하와이에서 1차 교환학생들이 도착했고.
그 수는 100명 정도였다.
물론 그들의 수준은 미국 중학생 수준이었지만.
공부하겠다는 의지만큼은 엄청났다.
그리고 그 학생들을 따라.
그 부모들과 가족들도 모두 미국으로 이주해 k 마트의 점장이 됐다.
* * *
저벅, 저벅.
나는 대구 시민들을 향해 헝클과 함께 걸어 들어갔다.
죽창이 보이고, 간혹 어디서 구했는지.
일본군이 쓰던 소총을 든 사람들도 보였다.
‘이리 무장하니······.’
미군이 바로 발포하고 무력 진압을 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좌측을 보십시오.”
헝클이 담담하게 내게 속삭였고.
사람들이 모인 곳 좌측에는 유리병이 열을 맞춰 수북이 세워져 있었다.
‘화염병이군.’
화염병은 사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게릴라들이 탱크를 저지하려고 고안한 대 탱크 무기다.
또한, 어느 지점이나 건물을 불태울 때 사용되기도 했다.
아마 미군이 저 화염병을 봤다면 바로 발포했을지도 모른다.
‘정말 곪던 것이 터진 것인가······.’
답답할 노릇이다.
하지만 당장 굶어 죽을 처지에 놓였을 것이니.
쟁기를 버리고 죽창을 드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고픈 자만이 배고픈 것이 얼마나 처참한지를 안다.
자기 새끼들이 굶주림에 허덕이는 모습을 보는 아비들만이.
도둑이나 강도가 되지 않을 자 없다는 것을 안다.
나는 배고파 봤고.
이 자리에 모인 대구 시민들처럼 자식이 있다.
물론 단 한 번도 내 자식들을 굶긴 적은 없지만.
나도 저들처럼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다면 저들처럼 되었을 것이다.
“다들 비쩍 말라 있습니다.”
헝클이 내게 나직이 말했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가는 우리 둘을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사실 광복 이후 미군정 기간 동안.
남한 민중들의 삶은 굶주림에 시달렸다.
미국이 무상 원조 물자를 지급했지만.
그것들이 지방까지 미치지 못했고.
인쥐 때문에 줄줄 새는 것이 많았다.
거기다가 미군정의 쌀 배급 정책이 실패했고.
내가 요구한 전폭적인 식량 원조는 이제야 채택되어.
곡물을 실은 배들은 태평양을 건너고 있다.
-보고에 의하면 대구, 경북지역에 콜레라까지 돈다고 합니다.
대구로 내려오는 길에 정보를 수집한 헝클이 한 말이 떠올랐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