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30
대한민국 절대 재벌! 30화
“예, 그렇습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땅을 사서 뭘 하려는 건가?”
사실 경성 사대문 밖의 땅은 땅이라고 부를 수도 없을 정도로 땅값이 싸다.
‘배추밭이 전부지.’
하지만 3공화국의 선거자금 때문에 강남이 개발되고.
그때부터 강남 불패가 시작된다.
물론 그 강남 불패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아주 오래 기다려야 한다.
그래도 투자를 미래 해둔다.
‘아니까.’
미리 투자할 수 있는 것.
그러고 보니 나는 내가 아는 정보를 통해 미래를 이용하려고만 생각했지.
미래를 바꿀 생각은 안 했던 것 같다.
‘아니지, 내가 뭐라고······’
미래를 바꾸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내게는 미래를 바꿀 힘이 없지만.
만약 내가 어찌어찌해서 내가 아는 미래를 바꾼다면?
그 이후부터 내가 아는 미래가 아니게 되어 버린다.
그러면 더는 내가 알고 있던 정보를 통해 이득을 취할 수 없게 된다.
‘정말 사악하네.’
오로지 나는 내가 알고 있는 미래의 기억을.
나를 위해서만 사용하기로 결심한 상태다.
“결정하셔야 합니다. 상인은 가장 쌀 때 사서 가장 비싸게 팔아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건 맞는 말이지만 살 사람이 있을까?”
사실 장인은 이게 걱정이신 것이다.
“두 배를 줄 테니 팔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실 지금도 장인어른의 땅은 조금이지만.
매일매일 지가가 상승하고 있다.
한마디로 노른자위 땅을 매입한 것이다.
“두 배?”
또 한 번 놀라시는 장인이시다.
“예, 그렇습니다.”
“자네는 정말 일 처리 하나는 철두철미하군. 알았네, 자네 뜻대로 하게.”
장인께 내 숨겨진 의도를 차마 말씀드리지 못했다.
‘친일파 엿 먹이는 일입니다.’
그 말씀을 드리면 당황하실 것.
하여튼 그렇게 해서 평양 땅을 지금의 땅값보다 2배나 비싸게 팔았다.
물론 사람들은 계속 땅값이 오르는데 왜 파냐고 수군거렸지만.
20년 후를 보면 지금 팔고 강남땅을 사는 것이 엄청난 이익이다.
‘이 격동의 세월에서!’
20년 후를 생각하고 있다니.
나도 참 신기한 놈이리라.
‘그대로 역사는 흐를 것 같다.’
내가 바꾸지 않는다면 말이다.
물론 나는 대한민국 역사를 바꿀 힘이 없다.
지금은!
* * *
이지용의 아들 이근택은 땅을 사고 좋아했지만.
나와의 약속은 어겼다.
내 그럴 줄 알았다.
‘친일파 이근택, 제대로 엿 먹어라. 히히히!’
그자는 지금은 매일매일 오르는 땅값을 보며 좋다고 웃겠지만.
3년 안에 피눈물을 흘릴 것이다.
‘나는 50%의 성과급을 받았으니까.’
다시 말해 한강 이북 땅을 팔고 난 수익의 50%를 내가 가지게 된 것이다.
‘이 정도 돈이면······.’
이 정도 자본이 있으면 장인어른으로부터 독립해도 되지만.
데릴사위가 되기로 약속했으니, 독자적인 사업은 뒤로 미뤄야 했다.
그게 신의다.
그리고 먼 훗날 장인어른의 것은 내 것이 되고.
내 자식의 것이 될 것이다.
이것이 핏줄이 가진 힘이다.
“사위.”
“예, 장인어른.”
“이제부터 자동차 공업소도 자네가 맡게. 이제는 자네에게 넘겨야겠어.”
“제가요?”
“사위, 사실 자네는 내 사업의 대부분을 맡고 있지 않나?”
맡아서 하는 것과 내 소유가 되는 것은 다르다.
“나도 이 나이가 되니까 슬슬 지치네.”
요즘 부쩍 힘들어하시는 장인어른이시다.
“장인어른······.”
“그렇게 하게.”
대현 미곡상과 함께 대현 자동차 공업소까지 내 것이 되는 순간이었다.
‘대현 자동차 공업소······.’
내가 오늘 받은 대현 자동차 공업소는.
훗날 내가 만들 그룹의 핵심이 될 대현 자동차의 전신이 될 것이다.
‘자동차 회사를 만든다!’
내가 광복될 조국에 이바지할 방법은 오직 하나.
건실한 회사를 만들어서.
부를 창출하는 것.
‘민주주의도 자본 형성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가난한 민주주의는 누구도 반기지 않을 테니까.
* * *
조선 주둔 일본 육군 사령부.
일본 육군 중장이 자신 앞에 정자세로 서 있는 대좌를 매서운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작전이 완벽하게 끝났다고?”
일본 육군 중장의 눈빛은 초조해 보였다.
“예, 그렇습니다.”
“자네와 내가 있는데 완벽이라는 단어를 쓸 수 있을까?”
의미심장하게 말하는 일본 육군 중장이었다.
그리고 이 순간.
젊은 장교는 죽음이라는 단어를 떠올려야 했다.
“천황 폐하의 명으로 제게 할복을 명하신다면 따르겠습니다.”
대좌의 입에서 천황 폐하라는 단어가 거론되자.
거만하게 앉아 있던 중장이 발딱 일어나 차렷 자세를 취하고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나는 이제 늙었다.”
“아직 정정하십니다.”
“그리고 자네는 나보다 좀 더 젊지. 누군가는 미래를 준비하고 대비해야 한다. 그게 자네가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다.”
“예, 알겠습니다.”
이제야 안도하는 젊은 장교였다.
“자네는 오늘부로 불명예 전역을 할 것이다.”
“······예.”
육군 대좌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오늘부터 자네는 조센징이다.”
“······예.”
“그리고 자네는 반도에 남아라.”
또 한 명의 일본인이 조선인으로 둔갑하는 순간이었다.
사실 광복 후 수많은 일본인이 서류를 조작해서 조선인으로 둔갑했었다.
“받아라.”
육군 중장이 묵직한 가방 하나를 대좌에게 내밀었다.
“너는 이제부터 대전에서 평생을 살았던 황만복이란 조센징이다.”
“예, 알겠습니다.”
“천황 폐하와 대일본 제국을 위해!”
육군 중장이 천황을 거론하자마자.
황만복이 된 대좌와 중장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필리핀과 반도에 숨겨 놓은 금은 다시 일어설 대일본 제국의 미래다.’
이렇게 일본 육군의 수뇌부 중 일부는 일본이 패망하리라는 것을 직감하고.
은밀히 미래를 준비했다.
* * *
1944년 5월 16일, 필리핀 정글에 깊숙이 위치한 자연 동굴.
수십 명의 필리핀 현지 노무자가 일본군의 감시를 받으며 동굴 안으로 엄청난 무게의 궤짝을 운반하고 있었다.
그리고 노년의 일본군 중장이 그 모든 모습을 차가운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다 옮겼습니다. 중장 각하.”
평범해 보이는 노무 현장을 지켜보던 중장은.
필리핀 주둔군 사령관인 아마시타 도모유키였다.
“남은 일은 깔끔히 마무리하게.”
“예, 알겠습니다.”
아마시타 중장의 부관의 눈빛이 변하며 돌아섰다.
“박멸하라.”
“하이!”
그와 동시에 일본군들이 사나운 눈빛을 지은 채 소총을 들고 동굴 안으로 들어섰고.
그와 동시에 아마시타 중장의 눈빛도 변했다.
“깔끔히 처리해.”
“하이!”
부관은 나직하게 대답했고.
아마시타 중장의 옆에 놓인 상자에서 다이너마이트 뭉치를 꺼내 조심히 동굴 입구로 걸어갔다.
타타타앙, 탕탕!
동굴 안에는 요란한 총성이 울렸다.
그 순간.
아마시타 중장의 부관은 들고 있는 다이너마이트에 불을 붙이고 동굴 안으로 힘껏 던졌고.
후다닥 뛰어 아마시타 중장에게 갔다.
콰앙-!
우르르 콰콰쾅!
순식간에 동굴 입구가 무너져 입구가 사라졌다.
“중장 각하, 깔끔히 처리했습니다.”
“좀 더 깔끔히.”
“예?”
탕!
아마시타 중장은 품에서 권총을 꺼내 부관까지 사살했다.
“어떤 일이든 완벽히, 깔끔히 해야지.”
필리핀에서 뭔가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위대한 대일본 제국이 패망하면······.”
아마시타 중장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다시 찾아올 수나 있을까······?”
강철의 억측이 현실이 되었다.
* * *
1944년 5월 24일.
강철이 운영하는 대현 미곡상 앞.
5월이 되자 종로와 명동의 상인들은 나를 천운을 타고난 놈이라 말하고 다녔다.
첫째 형은 삼순 형수와 3월에 혼례를 올렸고.
나는 5월 말에 혼례를 올렸다.
이근택에게 땅을 판 지 딱 일주일 만에 혼례를 올린 것이다.
‘다들 나를 부러워만 하는군······. 쯧쯧.’
저들은 나를 부러워할 뿐.
지금까지 내가 노력한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
하여튼 그렇게 나는 종로나 명동 상점에서 일하는 점원들에게는 거의 롤모델이 됐다.
나는 꽃처럼 아름다운 리에 아가씨의 남편이 됐고.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내가 승승장구할 동안 일본은 빠르게 패망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리고 나는 장인어른에게 미곡상을 물려받아 독립했고.
장인어른에게 더욱 신뢰받았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형수님의 어머니는 내 금전적 지원으로 완쾌되었다.
분명한 것은 1944년은 급변하는 세월이라는 것이다.
“국가총동원법이 공포됐어?”
종로 상점가를 걸을 때마다 점원들이 수군거린다.
“국민징용령도 실시한대!”
국민이란 단어는 일본 강점기 때부터 사용되었다.
국민은 국가를 구성하는 사람이란 말로.
국가가 필요할 때 동원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러니 국민이라는 말보다 인민이라는 말이 더 평화로울지 모른다.
사실 우리는 이때도 국민이라는 단어보다 인민이라는 단어가 더 익숙했었다.
“그럼 어떻게 되는 거야?”
사람들은 두려워하고 있다.
“아무나 막 끌고 가는 거지.”
귀동냥으로 총동원령에 대해 알게 된 사람은 누구나 두려워했다.
하지만 그것을 입 밖으로 내면.
밀정의 귀에 들어가게 되고.
또 순사들에게 잡혀가게 된다.
“아무나 막?”
“동원 몰라? 동원!”
“그럼 우리는 우짜냐?”
“그렇게 말이다, 휴우······”
일제는 연초에 긴급국민근로동원방책요강을 발표했다.
일제는 중일전쟁 이후 ‘국가총동원법’을 공포하고 국민징용령을 실시했다.
탄광뿐만 아니라 군수공장, 토건공사에 강제징용을 내렸으며.
근로동원이란 명목으로 국민학생까지 군사시설 공사에 동원하는 만행을 서슴지 않았다.
‘조선인들에게 참혹한 시절이 왔다.’
거기다가 일본 제국주의자들은 본격적으로 학도병 징집도 실시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쉽게 말해 아프리카나 중동의 반군이 어린 소년병들을 강제로 잡아다가 훈련 시키고.
총을 쥐이는 것처럼.
일제는 조선의 소년들을 잡아가 그 짓을 강요했고.
그것이 명예로운 일이라고 열변을 토했다.
그런 소년병 징집을 찬양하는 시와 강연은 끝도 없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런데 정말 지랄 같은 건.
일본의 천황과 군대를 찬양하는 시와 강연을 펼친 사람들이.
일제강점기 초기 조선의 아픔을 글로 표현하던 문인들이었다는 것이다.
그들의 대표자 격인 인물로는 이광수가 있다.
내 전생의 기억에 그는 수십 년간 초중고 교과서에 그의 글이 등재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는 1941년부터 변절했고.
친일 문학의 오야붕으로 불릴 만큼의 만행을 저지르기 시작했다.
‘변절자가 더 심하게 친일하지.’
그래야 자신의 변절을 일제가 믿어 줄 테니까.
-황은 지극하옵시니, 피로써 나라를 지키라 말씀하옵신 지······.
이 말은 처우 감사 총궐기 선언 대회 석상에서 결의 표명을 대신하여 낭독한 시다.
최남선은 동명이라는 주간 잡지에.
‘청년학도 제군! 역사가 있은 이래의 성전인 금번의 대동아 전쟁······.’으로 시작하는 개소리를 남겼다.
나는 친일 문학가 중 한 놈인 서정주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나는 적어도 일제강점기가 몇백 년은 더 있을 줄 알았소.
그의 말대로 일본 제국이 백 년 이상 더 갔다고 해도.
그들의 친일이 정당화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들의 행동은 살아남으려는 발악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친일파는 그리고 일제는 마지막 발악의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