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382
대한민국 절대 재벌! 382화
‘새판이 짜일 거야…….’
자유당 총재는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그의 예상대로 강철은 자신의 독주와 더불어 자유당까지 독주 체제가 유지된다면 불만이 표출될 것이라고 판단해 새로운 준비를 시작하고 있었다.
* * *
강철의 자택.
1956년 5월 30일, 저녁이다.
나는 포상 특별 외박을 나왔다. 당연히 셀프 포상 특별외박이다. 아이들이 며칠 만에 내 얼굴을 보자 환한 미소를 지었고 집안 분위기가 무척 밝아졌다.
‘이 녀석들……. 하하하.’
두 아들은 내가 계속 군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다. 총리 일을 할 때와는 달리 요즘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내 얼굴을 볼 수 있어서 좋단다. 그만큼 나는 가정에 무심했었던 것이다.
“공부는?”
자애로운 아버지가 되고 싶지만 장남을 볼 때마다 묻게 되는 말이 이런 것밖에는 없었다.
“1등입니다.”
“그만큼 너에게 투자하는데 1등을 못 하면 말이 안 되는 것이다. 비록 이 나라가 모든 아이에게 공평한 학업의 기회를 제공하지만 너는 특별히 과외도 받고 있다. 그러니 우수해야 하고 뛰어나야 한다.”
나도 한국 아버지라서 그런지 장남에게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다. 사실 장남을 볼 때마다 든든하다. 그리고 둘째를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예.”
장남은 내 기대감이 부담이 되는 눈빛이다.
“필아.”
“예, 아버지.”
“네가 무엇이 되든 나는 고마울 것이다. 하지만 그 무엇을 하든 항상 최고가 되어야 할 것이다.”
“……예.”
“가서 공부해라.”
따뜻한 말을 해 주고 싶은데 결국 오늘도 공부하라는 소리밖에는 해 준 말이 없기에 마음으로는 정말 미안할 뿐이다.
“여행 가방 좀 챙겨 주시오.”
아이들이 자기 방으로 돌아간 후에 나는 배가 부른 리에에게 짐 가방을 챙겨 달라고 했다.
‘내가 직접 가서 담판을 지어야겠지.’
오덕수 부장이 리비아에서 직접 활동하고 있지만 리비아 국왕은 내가 직접 만나 봐야겠다.
‘그래야 일이 돼.’
어떤 측면에서는 나는 나 아니면 안 된다는 병에 걸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리비아 왕국은 영원해야 하고, 그에 따라 대한민국에 원활히 원유를 제공해야 한다.
“오래 걸리시나요?”
“미안하오, 셋째와 넷째가 태어나는 것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소.”
“항상 그러셨죠.”
리에는 서운한 눈빛을 보였다.
“그래도 내 마음은 항상 그대 옆에 있소.”
“그건 알고 있어요.”
* * *
1956년 6월 1일, 리비아 왕국 정부 청사에 위치한 외교부장관 집무실.
강철의 지시로 3개월 전부터 준비해 온 대한민국과 리비아의 수교는 딱 3개월 만에 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지금 대한민국 한민수 외교부장관이 리비아 외교부장관을 만나고 있었다.
“양국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모든 부분에 대해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한민수 외교부장관이 말했고, 리비아 왕국 외교부장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우린 신생 독립국입니다. 아시아의 맹주로 거듭난 대한민국이 수교와 함께 무상 원조를 지원해 주겠다고 약속하셔서 국왕 폐하께서는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계십니다.”
리비아 왕국은 유전이 개발되기 전까지 아프리카 최대 빈국이기에 무상 원조 하나만으로도 대한민국과 수교할 이유는 충분했고, 대한민국은 강철의 결심으로 1억 달러의 무상 원조와 2억 달러 규모의 유상 원조와 함께 리비아 왕국 기간산업 시설 건설에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리비아 왕국이 경제적으로 발전한다면 대한민국에게도 이로운 일이니까요.”
“두 분께서 이야기를 나누시고 계실 것이니 곧 결론이 날 것입니다.”
강철과 리비아 왕국 국왕이 비밀 정상회담이 진행되고 있었다. 지금 두 외교부장관이 이 자리에서 회담을 하는 것은 강철이 리비아에 도착해 있다는 것을 숨기기 위한 조치였다.
“그렇습니다. 많은 말씀을 나누실 겁니다.”
이미 합의할 것은 다 합의했으니 의미 없는 대화들만 이어가고 있는 두 외교부장관이었다.
* * *
리비아 왕국 국왕의 천막 별장이 설치되어 있는 오아시스.
‘영화의 한 장면 같구나.’
사막의 로렌스라는 영화가 떠오를 정도의 아름다운 오아시스다. 국가보위부가 미리 이 오아시스를 확인했고 보고했기에 나도 이곳을 대충이나마 알고 있었다.
‘경계병들이 몇 없군.’
낙타 기병이 나와 리비아 왕국의 국왕인 이드리스 1세를 경호하고 있었다.
“아름다운 오아시스입니다.”
“짐의 왕국에는 이런 아름다운 곳이 몇 되지 않소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현재의 리비아 왕국은 아프리카 최대의 빈국이다.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농토가 굉장히 협소하기에 리비아 왕국 국민들은 가난과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었다.
“무슨 말씀이신지 이해됩니다.”
“독립에 성공했으나 현실은 암담할 뿐이오.”
“그럴 것입니다. 여전히 프랑스 자본이 폐하의 왕국을 침략하고 있으니 암담하게 느끼셨을 겁니다.”
리비아 왕국이 프랑스로부터 독립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경제 식민지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대께서 제공해 준 자금으로 왕실의 재정이 든든해졌소.”
공식적으로 대한민국은 리비아와 수교를 하면서 1억 달러의 무상 원조와 3억 달러의 유상 원조를 제공하기로 협정을 맺었다. 그리고 비공식적으로 나는 리비아 왕국 국왕에게 3억 달러를 제공했고, 그 자금을 리비아 왕국 펀드로 조성해 부를 증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자본은 늘어나지 못하면 손 위에 올려놓은 모래처럼 바람에 날리기 마련입니다.”
이 말을 국왕에게 하기 위해 모래를 손 위에 올리고 바람을 기다렸다. 그리고 뜨뜻미지근한 바람이 불어 내 손바닥 위에 놓인 모래가 날렸다.
“짐의 왕국에서도 당신 같은 경제 전문가들이 많이 만들어진다면 알라께 감사할 일입니다.”
이것이 이슬람이다.
모든 일은 알라가 하는 것이고, 그 성공과 실패도 알라가 결정한다는 것이 이슬람의 핵심이다.
이 말에 숨겨진 뜻은 모든 실패에 대한 책임도 알라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한마디 말씀드린다면 경제 전문가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렇지요.”
“리비아 왕국의 뛰어난 학생들을 대한민국에 초청하고자 합니다. 그들이 깨우쳐 귀국한다면 왕실의 재정을 굳건하게 지킬 자본 전사로 거듭날 것입니다.”
“고맙소이다.”
나는 리비아 왕국 내부에 친한파를 만들어 볼 참이다.
‘모든 일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또한 입헌군주제를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 온다면 내가 만들어 놓은 친한파들로 공화정을 세울 복안도 가지고 있다.
‘모든 상황은 열어 둬야 한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눠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폐하.”
“말하시오. ?????? ????(알라께서 보낸 친구).”
나를 친구라고 말하고 있는 이드리스 1세다. 이것은 내가 제공한 뇌물이 흡족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아랍권은 항상 리베이트를 받지.’
내가 이드리스 1세에게 제공한 뇌물은 리베이트로 보면 된다. 그리고 이제 줬으니 받아 내야 한다.
“백성들이 농사를 지을 땅이 부족하다고 하셨습니까?”
“그게 현실이지요.”
“이 모래 아래에는 많은 것이 있습니다.”
“석유가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까?”
많은 세계열강이 리비아에 유전을 개발하겠다고 접촉해 왔고, 지금도 미국과 프랑스 그리고 영국 국적의 회사들이 유전 개발에 착수한다.
“폐하의 백성들이 석유를 먹고 살 수는 없을 것입니다. 농사를 지어야 할 백성들이니 저는 이 모래 아래에서 물을 찾아 드리겠나이다.”
“물이라고요?”
“그렇사옵니다. 그와 함께 지중해에 있는 바닷물을 담수화하여 제공해 드리겠나이다.”
대한민국은 이미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에서 담수화 시설을 건설해 성공했다. 문제는 그 담수화 시설을 건설하는데 자금이 엄청나게 투입된다는 것이고, 그것 때문에 이드리스 1세는 찰나의 순간이지만 부담스러워하는 눈빛을 보였다.
“건설 비용이 부담스러우십니까?”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겠소.”
내가 제공한 3억 달러가 있고, 무상으로 지원한 1억 달러와 유상 지원 한 3억 달러까지 해서 총 7억 달러를 거의 공짜로 얻었는데 백성들의 위해 쓰는 것은 아까운 모양이다.
“무상으로 건설해 드릴 수는 없습니다.”
“역시 그대는 자본가이군요.”
“그렇습니다. 지중해에서 바닷물을 끌어들여 담수화 시설에서 정수해 리비아 전역으로 공급해 드리겠습니다. 또한 각 지역마다 지하수를 개발해서 아프리카에서 물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왕국으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담수화 시설을 건설해 준다면서 왜 지하수까지 개발해 준다는 겁니까?”
리비아 왕국의 국왕이 묘한 눈으로 나를 보았다.
“이 모래 아래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대도 유전을 노립니까?”
“대한민국은 안타깝게도 단 한 방울의 원유도 채굴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시아 최대 규모의 공업국가로 발전했기에 막대한 원유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다각도로 원유 공급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는 들었소. 그리고…….”
그가 말하려다가 멈춘 것은 내 또 다른 신분 때문일 것이다.
‘나 역시 사라왁 주의 왕이니까.’
나는 리비아 왕국의 국왕을 빤히 봤다.
“제 백성들은 알라를 따릅니다.”
“그런데 왜 그대는 알라를 따르지 않소?”
종교 이야기가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따른다고 말하면?’
많은 문제점이 발생할 것이다. 그리고 천막 한구석에 앉아 있는 중동의 미녀들이 보였다. 아마 저들 중에는 공주도 있을 것이다. 이슬람은 일부다처제를 추구하니 내게 딸을 주겠다고 말할 지도 모른다.
“제 마음 속의 신은 오직 한 분이십니다. 그리고 이슬람에서는 그 분을 알라라 하십니다.”
두루뭉술하게 넘길 참이다.
“그 정도의 답변도 고맙소.”
“제 백성의 종교를 지켜 내는 것이 저의 과업이지요.”
내 종교를 반드시 말해야 할 때가 온다면 내 종교는 대한민국이라고 말할 것이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소. 원수인 프랑스에게도 유전 개발권을 줬는데 친구인 그대에게도 당연히 줘야지요.”
“감사하옵니다. 유전 개발권과 담수화 시설 건설과 수로 설치는 분명하게 구분되어야 할 것입니다.”
개발권을 따기 위해 담수화 시설을 건설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개발권에 따른 이익과 담수화 시설 건설 수주는 명백히 다른 문제다.
“건설비를 받겠다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하지만 저는 당장이 아니라 리비아 왕국이 부강해지면 그때 담수화 시설 건설비를 받을 생각입니다. 어떠십니까?”
“그렇게 해 주시겠소?”
“예, 그렇습니다. 일정 부분의 이자도 차후 비용 지불에 포함시키겠습니다.”
“그렇게 하시오. 그런 부분들이야 실무자들이 처리하게 하시오.”
“예, 감사하옵니다. 그건 그렇고 이집트에서 일어난 쿠데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제는 진짜 목적을 달성해야 할 때다.
“이집트라…….”
따지고 본다면 4년 전의 일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