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40
대한민국 절대 재벌! 40화
“그래도 일본은 내 조국이고, 히로시마는 내 고향이네.”
그날이 오면 만감이 교차할 것이다.
조선이 독립하는 그 날이 일본은 패망하는 날이니까.
앞으로 우리 집 사람들은 광복절이 올 때마다 묘한 분위기가 흐를 것이다.
기쁨과 슬픔이 공존할 테니까.
“더 좋은 날, 더 환한 미소로 고향에 돌아갈 수 있게 만들어놓겠습니다.”
이것은 내 진심이다.
“장인어른.”
“더 할 말이 있는가?”
“일본이 망하는 것이 아닙니다.”
“나를 위로할 필요는 없네.”
“일본이 망하는 것이 아니라 군국주의자들이 망하는 것입니다. 일본은 절대 쓰러지지 않을 겁니다. 사라지지도 않습니다.”
나는 전생에서 2030년까지 살았다.
그때까지 일본은 건재했다.
물론 그건 진짜 세상의 역사고 미래다.
그러니 여기와는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일어나는 일들을 확인하며 이 평행세계에도 내가 아는 미래가 그대로 적용이 되리라 확신한다.
“사위가 그리 말해 주니 위로되는군. 알겠네, 나는 사위를 믿네, 항상 사위를 믿었으니까.”
장인께서 내 손을 다시 한번 꼭 잡으셨다.
그 손이 정말 따뜻했다.
‘나 말고는 대안이 없으시기에······.’
장인어른께서 나를 처음 만났을 때는 그저 호기심이었고, 동정심이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내 능력에 매료되었고.
서서히 물들어 내게 빠진 것이다.
그리고 인제 와서는 나 말고는 대안이 없게 되었다.
“미리 말씀을 못 드린 것은······.”
“나중에 발각된다면 나와 리에한테 피해를 입히지 않으려고 그랬겠지?”
내 마음을 이해해 주시는 장인어른이시다.
“예, 그렇습니다.”
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건 그렇고 요즘에는 자꾸 고향에 가고 싶어져, 내 꿈에 고향 히로시마에서 핀 사쿠라가 자꾸 보이네.”
장인어른은 요즘 들어 자꾸 고향 이야기를 하셨다.
그만큼 닥칠 미래가 불안하고 두려운 것이다.
사람이 두려움을 느끼면.
고향을 그리워하는 법이다.
‘고향? 히로시마로?’
가면 무조건 죽는다.
1년 후에는 원폭이 투하된다.
그런 후에 일본은 연합군에 항복한다.
리틀보이를 피하더라도 결국 피폭되어.
느리지만, 고통스럽게 죽을 것이다.
‘두 방으로 끝나지 않고 도쿄에 한 방 더 떨어졌어야 했어······.’
나도 어쩔 수 없는 조선인이다.
그리고 일본도 조선처럼 두 진영으로 분단되었어야 했다.
그래야 일본이 빠르게 아시아 최고의 경제 대국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어떤 면에서 한국전쟁이 일본의 경제 발전에 초석을 깔고.
베트남 전쟁이 경제 발전에 기둥을 세웠다고 말해도 무방할 것 같다.
물론 베트남 전쟁 때문에 대한민국이 성장한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일본이 우리에게는 침략국인 것처럼.
우리는 베트남에 침략국의 졸개일 것이다.
이런 생각까지 하며 담담한 듯 씁쓸한 표정을 짓는 장인어른을 봤다.
“가셔도 손자가 태어나시는 것을 보고 가십시오. 손자 손잡고 가셔야 합니다. 그리고 그때 가셔서 히로시마의 사쿠라가 얼마나 예쁜지 손자에게 알려 주십시오.”
나는 장인어른의 귀국을 말려야 한다.
“자네는 내가 고향에 가겠다고만 하면 이상하게 극구 말리는군. 허허허, 이제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손자 타령으로 나를 주저앉히려 하는군.”
예전부터 나는 귀국을 하겠다는 장인어른을 말렸다.
“본토는 위험하잖습니까. 그래서 이러는 겁니다.”
내 대답에 장인께서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나를 보셨다.
“아마도 조금만 더 지나면 본토는 미군의 공습에 불바다가 될 겁니다.”
나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으음!”
“가장 위험한 곳이 될 것입니다.”
“사위, 자네는 꼭 다 아는 것처럼 말하는군, 세상을 내다보는 것처럼 말하는 것 같네.”
“제가 예언가도 아닌데 그럴 수 있겠습니까? 그저 현재를 보고 미래를 판단해 보는 겁니다.”
“그렇지, 알았네. 자네의 판단은 항상 옳았으니까.”
나를 맹신하는 사람이 바로 장인어른이시다.
“감사합니다. 장인어른.”
“그리고 사위 말대로 경성 이북의 땅을 팔기로 하세.”
“예, 장인어른, 또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뭔가?”
“쌀값이 폭등하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가난한 사람들이 다 굶어 죽을 판입니다.”
이제부터는 광복 후에 폭도로 변할 조선인들의 인심을 얻어야 할 때다.
그래서 나는 내 나름 여기저기에 지원을 많이 하고 있다.
우선 경성에 올라왔을 때 봤던 시라소니와 교분을 텄고.
그를 삼촌으로 모셨다.
또한 거지들의 왕초인 김춘삼과도 교분을 텄다.
그들이 울분에 사로잡혀 어쩌면 폭도로 변할 조선인들로부터 우리를 지켜 줄 것이다.
그리고 가난한 조선인들에게 나와 장인께서는.
이익만 챙기는 일본인 대상인과 그의 조선인 사위로 보이지 않게 만들 것이다.
“그래서?”
눈빛이 달라지시는 장인어른이시다.
“미곡상에서는 김포평야에서 수확된 쌀과 보리를 팔고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미곡상의 곡물 가격을 3년 전의 가격으로 팔까 합니다.”
이 역시 내일을 위한 준비다.
폭도들이 우리를 공격하지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냥 퍼주겠다는 소리군. 그럼 거의 헐값인데······.”
살짝 인상을 찡그리시는 장인어른이시다.
“예, 이득은 거의 없을 겁니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도 먹고는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겠군.”
“신뢰를 잃으면 다 잃지만 미움을 받으면 더 힘들어집니다.”
“그렇게 생각할 것 같았네.”
장인어른도 예측력이 꽤 있으시다.
“예, 그렇습니다. 조선이 독립하는 날, 어쩌면 가난한 사람들이 폭도로 변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그들의 분노는 일본인들과 상점들로 향할 것입니다.”
일본인이 운영했다가.
일본인 사위가 운영하는 미곡상은!
폭도의 공격 대상이 되기 딱 좋은 곳이다.
“그렇게 손해를 보고 판다면 손해가 막심하겠군.”
“1년만 그럴 참입니다. 사람을 얻는 일입니다. 지금까지 장인어른께서는 신용도 잃지 않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인심도 잃지 않으셨습니다.”
지금은 반 홉을 크게 만든 됫박을 바꿔서 한 홉을 크게 만든 됫박으로 팔고 있다.
정량보다 이익이 1/10이 줄었지만, 총매출을 통한 수익은 더 증가했다.
“자네는 아주 큰 것을 생각하는군.”
“훗날 장인께서 저를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게 만들 생각입니다.”
누구도 나를 선택한 것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게 만들 것이다.
“미곡상은 이제 자네의 상점이니 자네가 알아서 하게.”
이것은 나에 대한 신뢰가 확실하다는 의미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나카무라 사장님의 유일한 사위다.
“그리고 또 하나 차후에 추진할 사업에 대해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또 사업 이야기인가? 허허허!”나를 보며 웃으시는 장인이시다.
“사위 자네는 결국 무슨 이야기든 사업 이야기로 귀결되는군.”
장인께서는 나를 일 하지 못해서 안달이 난 사람처럼 보고 계신다.
“리에 아가씨와 장인어른을 위해 일하는 것이 너무 행복합니다.”
“그래, 자네는 그런 사람이지.”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데릴사위다.
그러니 데릴사위의 역할 역시 충실히 할 것이다.
‘아들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이건 진심이다.
“그래, 이번에는 차후에 무슨 사업을 추진하려는 건가?”
“나중에 정말 2~3년 후에 일본에 진출해서 껌 공장을 지어 볼까 합니다.”
“껌?”
장인께서는 당황한 눈빛을 보였다.
자기한테는 절대 가지 말라고 말하는 나인데.
2~3년 후에 내가 일본에 진출하겠다고 하니 저러시는 것이다.
‘권력을 탐하는 승냥이들을 피하고 싶다.’
마음 같아서는 최소 90년대까지 외국에서 사업하고 싶은 마음까지 든다.
하지만 내가 이 땅을 떠난다는 것은 비겁한 짓이다.
일어날 모든 일을 알면서도 바꾸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 것 역시 비겁한 짓이다.
‘그래도 한국까지는 피해 보자.’
일본에서 껌 공장을 하면서 군수공장을 추가로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게 안 된다면 부산에 거점을 두고.
군수공장 사업을 시작하는 것도 나쁠 것 없다.
그리고 만약 내 계획대로 오덕수가 대마도 불법 점령에 성공한다면.
대마도에서 3년 정도 전쟁을 피하고.
일본 진출에 박차를 가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그 일이 가장 실현하기 힘든 일이다.
‘하여튼 기술이 부족하니······.’
우선 무기가 아닌 군수품 위주의 공장을 지으면 되고.
이것은 미국의 달러를 벌어들이는 일이 될 것이다.
사실 일본이 경제를 빠르게 회복한 이유는.
원래 아시아 최고의 공업 기술을 가졌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고.
두 번째는 한국전쟁 특수를 제대로 누렸기 때문이다.
“예, 그렇습니다. 껌 공장입니다. 장인어른께서 돌아가실 준비를 제가 하겠습니다.”
내 말에 장인어른이 고개를 끄덕이셨다.
“고맙네.”
이제야 장인어른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향수병이 오시나 보구나.’
애처롭고 안타깝다.
‘껌 공장을 설립하고······.’
내 목적은 땅 투기다.
‘쇠금에 가까운데 흙토도 어울린다고 했어······.’
스님께서 내게 하신 말씀이 떠올랐다.
‘저는 흙도 좋아합니다.’
일본의 부동산 경기가 폭발하니 좋아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 역시 내가 가진 전생의 기억이고.
껌을 팔다가 부동산 경기의 폭발로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 사람도 있다.
‘타이밍이 잘 맞아떨어지면······.’
내가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될 수 있다.
그런 기회가 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움직이지 않는 것은 무능이다.
거기다가 나는 또 하나 생각해 놓은 히든카드라고 할 수 있는 투자지가 있다.
‘일본에서는 땅에 투자하고, 미국에서는 기술에 투자한다. 그리고······.’
또 한 곳, 내 히든카드라고 할 수 있는 그곳에 가야 할 것이다.
하여튼 이렇게 나는 사업가로서 수많은 일을 구상했다.
그리고 그 일을 실행할 것이고, 실현할 것이다.
‘만약······.’
내 뜻대로, 내 계획대로 대마도가 대한민국의 영토가 된다면.
내가 과연 사업만 할 수 있을까 걱정된다.
‘정치는 위험하고 무서운 괴물이다.’
내가 만약 대마도 때문에 영웅이 된다면.
그리고 내가 늙으면 악당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으니까.
전생에 봤던 영화의 대사가 떠올라 나도 모르게 인상이 찡그려졌다.
-영웅도 늙으면 추한 악당이 된다.
나도 그렇게 될지 모르겠다.
* * *
1944년 6월 12일.
강철의 집 안방.
상인은 오늘보다 내일을 위해 살아야 한다.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서 일본은 내일이 없어 보인다.
그러니 내 나름대로 내일을 모색해야 한다.
오늘 내가 하려는 짓은.
지금까지 했던 수많은 위험한 짓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짓일지도 모른다.
‘해방 후에 눈치 보지 않고 살려면······.’
지금 모험을 해야 한다.
‘오늘이 1차 자금을 전달하는 날이지.’
오늘은 오덕수에게 했던 말을 실행에 옮기는 날이다.
‘대마도! 그건 반드시 내가 가진다.’
“장모님께서 아가씨를 보고 싶어 하시니 오늘 저녁은 처가에 가서 자고 오세요.”
내가 아침을 밥을 먹다 말고 내 아내, 리에 아가씨에게 말하자.
리에 아가씨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봤다.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눈빛이다.
불안한 눈빛과 함께 나를 말없이 지켜만 보시는 리에 아가씨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