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420
대한민국 절대 재벌! 420화
“그렇다면 베이징 앞에서 멈출 수도 있고 압록강을 건널 수도 있다는 말씀이시오?”
“그것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석께서 결정하실 수 있습니다.”
“좋소. 내 기꺼이 특사가 가져온 채찍을 들어 드렸으니 이제는 당근에 대해 들어 보겠소.”
강산의 말에 중화민국 전권 특사는 자신의 압박이 강산에게 전혀 먹히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렵지 않다는 것인가?’
두려움이 없다는 것은 만연의 준비를 마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중화민국의 북진 종착지를 내가 결정하겠소.”
순간 담담하기만 했던 강산이 중화민국 전권 특사를 노려봤다.
* * *
1959년 6월 1일 새벽 1시, 강철의 저택 서재.
-예? 뭐라고 하셨습니까?”
혼잣말했는데 오덕수 부장이 내 혼잣말을 들었는지 되물었다.
“죄송합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긴급 상황이 발생했군요.”
-외교적 실례의 우를 범하면서도 이렇게 나온다는 것은 중국에 엄청난 일이…….
“저는 2차 중국 내전이 발발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회, 회장님…….
좀처럼 놀라지 않는 오덕수도 놀란 듯 목소리가 떨렸다.
“시간이 없으니 바로 제가 국가보위부 부장께 요청하겠습니다.”
-지시하시면 됩니다.
“아시다시피 현재 저는 공식적으로 아무런 직함도 없습니다.”
그러니 지시가 아닌 요청일 수밖에 없고, 나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을 가진 비선 실세가 되었다.
“국가보위부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여 중화민국에 거주하는 교민들을 안전지대로 대피시키십시오. 최소한의 안전이 보장된다고 판단되는 곳은 대만이고, 역량이 충분하다면 국내로 귀국시키십시오.”
-바로 조치하겠습니다.
“국방부를 통해서 중화민국 전권 특사가 긴급하게 내게 접견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1급 비밀에 준하여 태평양 사령부에 통보하시오.”
-긴급 전문을 발송하겠습니다.
“김규 대통령 각하께 이 사실을 보고하십시오. 내가 먼저 보고를 받았다는 사실은 함구하셔야 할 것입니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중화민국으로서는 한시가 급하기에 이 새벽에 내게 긴급 접견을 요청했겠지만, 강 건너 불구경도 아닌 바다 건너 전쟁 구경을 해도 무방하다.
‘문제는 북한인데…….’
2차 중국 내전의 결과에 따라 한반도 전체가 전쟁에 휘말릴 수 있고, 그렇다면 나와 강산 형님이 계획한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으로의 통일은 앞당겨질 수밖에 없다.
‘이 상황에서 둘 중 누가 중국을 차지해야 우리에게 이로울까?’
나는 이것만 생각해야겠다.
“평양에도 이 사실을 통보하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대통령 각하를 접견한 후 국가보위부에서 중화민국 특사를 만나겠습니다.”
-조치하겠습니다. 시간은 언제로 잡으면 되겠습니까?
“우린 급할 것 없습니다. 조찬 후 대통령 각하의 결심을 받은 후에 만날 것입니다.”
뚝!
그렇게 통화는 끝났고, 나는 인상을 찡그렸다.
“폭풍우처럼 너무 빠르고 거칠게 오는군.”
내가 계획하고 판단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격동이 몰아치고 있다.
-베이징과 바오터우 점령이 고토 회복의 최종 목표입니다.
나는 강산 형님에게 말했던 특급 비밀인 고구려 프로젝트가 떠올랐다.
-베이징은 북부 삼성 바로 밑이니 고토 수복 전쟁에서 반드시 점령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왜 바오터우까지 점령하려는 것이냐?
강산 형님께서 내게 물었던 것이 떠올랐다.
-전쟁이 발발한다면 통일된 대한민국 국군은 강력한 포병 화력과 전폭기의 폭격으로 베이징을 초토화한 후 전차 군단을 이용해 전격전을 감행해 베이징을 점령한 이후에 바오터우를 점령해 주둔할 것이고, 방어 전선을 구축한 이후 우루무치로 진격할 생각입니다.
-너는 고토 수복을 넘어 침략을 꿈꾸는 거냐?
형님께서는 그때 기겁한 눈빛으로 되물었다.
-침략이 아닙니다. 중국 한족에게 억압받고, 폭압 받는 아시아 소수민족의 해방전쟁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내가 말한 바오터우는 중화인민공화국에 속한 내몽골 자치구에서 가장 큰 도시로 성장했고, 중국 중부에서 최대의 공업 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지역이다. 또한, 바오터우는 몽골과의 접경이기에 바오터우를 점령한다면 비록 공산정권이 들어서 있지만, 몽골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소수민족의 해방전쟁이라고 했느냐?
-예, 그렇습니다. 형님, 조선이 일본에 국적을 빼앗겼을 때 누구도 조선을 걱정하고 도우려 했던 국가는 없습니다. 제가 이스라엘을 돕는 것 역시 비슷한 이유고, 우리가 슬픈 과거를 겪었기에 중국 한족에게 강제로 흡수되고 병합된 소수민족의 슬픔을 좌시하지 못하겠습니다.
구차하지만 완벽한 변명일 것이다. 물론 사실상 목적은 침략이며, 중국의 국가 역량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중국을 갈기갈기 찢어 놓는 것만이 통일된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무궁한 발전을 위한 일이 될 것이다.
-내 귀에는 너의 야망이 침략을 위한 구차한 변명으로 들리는구나.
그때 나와 강산 형님은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그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이것이 형제의 반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구차한 변명이라 해도 상관없습니다. 한두 번의 전쟁으로 국가의 역량이 모두 소멸하는 일은 드뭅니다. 중국이 하나로 통일되어 광활한 영토를 보유한다면 통일된 대한민국은 언젠가는 어렵게 수복한 고토를 다시 잃을 것입니다.
-우리는 너를 통해서 발전할 수 있다.
-제가 언제까지 그 책임과 멍에를 안고 살아야 합니까?
그때 나도 모르게 진심을 말해 버렸다.
내가 이리 살아가는 것이 버겁다.
‘나는 사실 그냥 잘 먹고 잘살기를 꿈꿨는데…….’
내가 환생했을 때, 또 경성이라고 불린 서울로 상경했을 때 나는 부자가 되고 싶었다. 그리고 부자가 될 수 있다면 친일파가 되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누구나 자기 뜻대로, 마음대로 인생을 살아갈 수는 없겠지만 나야말로 정말 원하지 않는 삶을 산 것이다.
-철, 철아!
강산 형님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리고 나를 한없이 가엽게 보는 눈동자가 나를 발가벗겨 놓았다.
-형님, 저는 국가와 민족만 생각합니다.
-좋다. 그런데 왜 우루무치까지 진격한다는 거지?
내 침략의 행보가 바오터우로 끝나지 않고 신장 위구르 자치구인 우루무치까지 이어진 것이 궁금한 듯했다.
-우루무치까지 점령한다면 위구르족을 독립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와 함께 쌈을 싸듯 라싸까지 세력을 확장하면 무력으로 중화민국에 병탄 된 티베트를 해방할 수 있습니다. 제 구상이 성공한다면 중국은 소수민족이 독립할 것이고, 수많은 국가로 나뉠 것이고, 역사에는 민족자결주의가 성공을 거둔 곳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결국, 너의 목적은 중국의 역량을 영구적으로 감소시키는 것이군.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한족은 한족의 땅에서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 거대한 야망이 이루어진다면 중국은 최소 20개 이상의 국가로 분열될 것이고, 이것은 소련이 붕괴하면서 중앙아시아에 수많은 국가가 독립한 것을 모델로 삼고 있는 것이다.
결국, 내 목적은 중국의 영토를 1/2로 축소하는 것이고, 중국에 흡수된 소수민족을 민족자결주의라는 미명으로 독립시키는 것이며, 영구적으로 동북 삼성과 함께 연해주까지 대한민국 연방의 영토로 편입시키며 미국의 그늘에서 완벽하게 벗어나는 것이다.
‘그 정도의 영토면 내수만으로 충분히 국가를 성장시킬 수 있다.’
-물론 통일 후에 차곡차곡 준비할 일입니다.
‘중화민국이 미국을 배신할 정도로 자만심에 사로잡혔다는 건가?’
나와 아이젠하워가 준비한 차이나 프로젝트는 물거품이 될 것이고, 이것은 UN 창설 이후 최초로 UN군 파병의 명분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밖에 비서실장 있습니까?”
내 부름에 비서실장이 내 서재로 들어와 내게 묵례했다.
“예, 회장님.”
현재 나는 대한민국의 모든 정치적 직함을 내려놓았기에 대현 그룹 회장으로 불리고 있다.
사실 베트남전쟁이 종료될 때까지 그 어떤 정치적 직함도 가지지 않은 채 오직 민간 차원에서 전쟁 특수를 누리며 대한민국을 발전시키고자 했고, 또한 지하 요새화를 목적으로 대대적인 지하철 사업을 실행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핫라인을 가동하세요. 태평양 사령부에 긴급 전문을 발송해야겠소.”
민간인이 비공식적으로 태평양 사령부와 핫라인을 가졌다는 것도 전 세계가 경악할 일이다. 그리고 이것이 나의 역량이며, 내가 이런 역량을 가지고 있기에 중화민국 특사는 이 새벽에 나를 찾아온 것이리라.
“예.”
비서실장이 수첩을 펼쳤다.
“2차 중국 내전 발발, 중화민국의 북침으로 시작된 것으로, 미국과 대한민국은 중화민국에 배신을 당했음.”
이 특급 전문은 무선을 통해 태평양 사령부의 총사령관인 맥아더에게 보고될 것이고, 베트남전쟁이 고착에 빠진 상황이라 맥아더는 내 전문을 받고 분노할 것이다.
‘베트남전쟁에 중국 혁명군의 파병은 없을 것이다.’
중화민국은 절대 해서는 안 될 짓을 해 버렸다. 이것이 대한민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나 역시 가늠하기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돌발 상황으로 미국은 감정적으로 나올 확률이 높고, 중화민국에 그 어떤 군사적 지원도 하지 않을 확률이 크다는 것이다.
“전문을 바로 발송하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비서실장은 애써 담담한 표정을 유지했지만, 당혹을 감추지 못했다.
* * *
하이난 섬에 위치한 태평양 사령부, 맥아더의 집무실에서는 정보참모의 보고로 긴급회의가 소집됐다.
“배신의 가능성이 있다?”
맥아더는 정보참모의 보고는 기가 찼다. 그리고 중화민국이 무모함의 극치를 달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보참모의 보고대로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중화민국이 북침해 중화인민공화국에 선전포고한다면 미국과 대한민국이 연합해 계획한 차이나 프로젝트가 수포가 된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멍청한 장개석!’
맥아더는 끝없이 거만했던 장개석을 떠올렸다.
“그렇습니다. 현재 제 판단과 분석이 현실로 이루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나 만에 하나라도 중화민국이 중화인민공화국을 선제공격한다면 사령관 각하께서 계획하셨던 대공세는 백지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은 가능성이 희박하다.”
“북침 징후가 속속 현실화가 되고 있습니다. 현실을 직시하셔야 합니다. 총사령관 각하.”
정보참모의 보고에 맥아더는 인상을 찡그렸다.
“멍청하고 무모한 동맹군들 때문에 내 완벽한 전쟁 종결 전략이 쓸모없어져 버렸군.”
이 순간 맥아더는 고착화한 베트남전쟁의 책임을 무능한 월맹군과 중화민국 혁명군에게 돌렸다.
“내가 전쟁에는 잔뼈가 굵지만, 월맹군처럼 무능한 군대는 없었다.”
맥아더는 태평양 전쟁을 종결시켰지만, 그보다 더 힘들었던 베트남전쟁의 책임을 회피하려고 했다.
그만큼 미군은 베트남전쟁의 돌파구를 찾지 못했고, 그 해결책으로 병력을 대대적으로 투입해 북베트남을 밀어붙이려고 했는데 정보참모가 보고한 첩보가 현실이 된다면 그 역시 수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베트남전쟁 중에 UN군을 움직여 동북아시아를 자유화하려고 했는데…….’
맥아더는 장개석이 그 시간을 참지 못하고 선제공격했다는 생각만 들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