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500
대한민국 절대 재벌! 500화
목욕탕 안.
강필은 내 등을 밀고 있었다. 이것이 평범한 부자의 모습일 것이다.
“됐다. 돌아앉아라. 내가 밀어 주마.”
“직무 때문에 피곤하실 겁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아니다. 괜찮다. 돌아앉아 봐라.”
“예, 아버지.”
강필이 돌아앉았다. 그리고 나는 천천히 내 아들 강필의 등을 밀어 줬다.
“참 듬직해졌구나.”
“예.”
“필아, 너는 내 아들이지?”
“예?”
“나, 강철의 아들이지?”
“물론이죠.”
“그럼 이 아비의 부탁을 들어 다오.”
“예, 말씀하십시오.”
“앞으로 무슨 일이 있든 의연해라. 그리고 어머니의 앞에서 눈물을 보이지 마라.”
“아, 아버지…….”
“태자당은 내가 만든 것이더냐?”
내 물음에 강필이 파르르 떨었다.
“아, 아버지…….”
“그래, 이해한다. 너는 내 장남으로 나를 닮고 싶었을 것이다. 그랬을 거야. 그래서 그런 실수를 했을 거다.”
“…….”
말이 없어진 강필이었다.
“두려우냐?”
“아버지, 저는 단지…….”
“이 아버지가 미안하구나. 내가 너를 챙겼어야 했다.”
내 말에 강필의 어깨가 들썩였다.
“부탁하마, 항상 의연하고, 어머니 앞에서는 울지 말아다오.”
“예, 예, 아버지. 죄송합니다.”
어느 순간 담담해지는 강필이었다.
‘그래, 너는 내 아들이다.’
나를 꼭 닮은 내 아들이다.
* * *
강철의 침실.
침대에 누웠고,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무슨 일이죠?”
“내일이면 알게 될 거요.”
“필이한테 무슨 일 있는 건가요?”
내 아내의 목소리가 떨렸다.
“내가 필이에게 잘못한 것이 정말 많은 것 같소.”
“혹, 혹시…….”
“당신도 아오?”
“그냥 사교 모임이에요.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것이 아니에요.”
“거기서 3명이 죽었소. 누군가는 책임져야 하오.”
내 말에 리에가 파르르 떨었다.
“왜, 왜 내 아들 필이가 책임을 져야 하죠?”
“강철의 아들이니까.”
“정말 모진 사람…….”
내 아내 리에는 그 말만 남기고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미울 것이다. 아니, 나를 증오할지도 모른다. 내 앞으로의 삶은 저주 같은 삶이 될 것이다.
* * *
CIA 서울 지부.
강철이 저녁 시간에 산업 현장 시찰을 마치고 청와대로 돌아왔을 때, 검찰총장과 검사가 청와대를 방문한 것은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국내 상황을 살피는 외국 정보기관들의 관심을 살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강철 대통령은 최근 삼권을 분리하는 것에 집중했고, 같은 행정부지만 지금까지 검찰총장을 따로 만난 적이 아예 없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검찰총장이 대통령의 호출을 받고 청와대에 출입했으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무슨 일일까?”
CIA 서울 지부장이 요원들을 보며 질문을 던졌다.
“대통령의 긴급 호출입니다. 얼마 전, 강철 대통령이 외국을 순방하고 있을 때, 전 비서실장이 선글라스를 끼고 주요 지역을 시찰했다가 해임되었습니다. 그러니 검찰총장은 강철 대통령이 직접 호출한 겁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돌아올 총선 때문이지 않을까요?”
“총선?”
“예, 그렇습니다. 비록 자유당에서 탈당해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고는 하지만 결국 같은 색깔이고, 15년을 넘게 합심한 사이입니다. 그러니 자유당에 힘을 실어 주려고 야당을 탄압하고자 검찰총장을 소환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야당 탄압?”
“그렇습니다. 신민당의 성장이 눈부십니다. 또한 사회당과 공산당도 괄목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사실 강철 대통령이 소련과의 수교를 맺으려고 사회당과 공산당을 합법화 시켰지만 그는 거대 자본가입니다. 사회당과 공산당과 손잡을 수 없습니다.”
“그럴 수도 있겠군.”
“어쩌면 총선과 대선을 위해 미리 사회당과 공산당을 합법적으로 창당시키고 은밀히 불법적인 행위들을 수집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불법적인 일?”
“그렇습니다.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정치 후원금 제도는 공식적인 후원은 가능하지만 익명으로는 불법입니다. 누가 제공했는지 명확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사회당이나 공산당이 중공이나 소련에서 비밀리에 정치 후원금을 받았다면 불법입니다.”
“그게 아닐 수도 있습니다.”
첩보 요원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다른 의견 있나?”
“자유당을 완벽히 정리하기 위해서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자유당을 친다?”
“예, 그렇습니다. 가장 가까웠기에 멀어지면 완벽한 적이 되는 법 아닙니까? 강철 대통령이 탈당 후 자유당은 사사건건 시비를 걸었습니다. 그리고 강철 대통령이 얼마 전 대마도 왕국이 요청한 국혼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자유당이 강철 대통령의 이중국적으로 여론 몰이를 했고, 국민감정을 자극했기 때문입니다.”
“그랬었지, 그래서 귀족의 작위를 포기했지.”
“예, 그렇습니다. 공작의 작위를 버리고 국혼까지 포기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이후 대마도 왕국에 대한 지원이 더 늘어났습니다.”
“나도 그때 담화문 발표를 들었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상임이사국으로 신생중립국을 무상 지원 하여 인접국의 평화와 안전을 이룩한다고 했었지.”
“그랬습니다. 그러니 강철 대통령의 입장에서 키운 개에게 물린 꼴입니다.”
“자유당이 강철의 개였다고?”
“아니었습니까? 지금까지 국회에서 강철 대통령이 주장했던 모든 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자유당이었습니다.”
“하여튼 큰일이 일어나겠군.”
CIA는 헛다리를 짚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최고 통수권자가 자기 장남을 구속 수사하고, 기소하라고 검찰총장을 불렀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할 일이기 때문이다.
“모든 요원은 이번 사태를 주시하도록. 그리고 소련 대사관에 대한 감시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할 것이야.”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지부장님.”
“왜 또 보고할 내용이 있나?”
“중화인민공화국에서 엄청난 소요 사태가 발생한 것 같습니다.”
“소요 사태?”
“예, 그렇습니다. 그들의 말로는 문화대혁명이 일어났다고 했습니다.”
“도대체 무슨 소리야?”
“등소평 주석이 문화대혁명이라는 미명으로 군부를 숙청하고 있답니다.”
“큰일이군.”
“그렇습니다.”
“그걸 왜 이제 보고해!”
CIA 지부장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죄송합니다. 강철 대통령의 행보에 집중하시는 것 같아서…….”
“이런 멍청한! 등소평 주석은 수정파사회주의자다. 그가 군부를 숙청한다면 정권의 이념 자체가 바뀔 수도 있단 말이야! 백악관에 긴급 전문을 발송하고, 그에 따른 구체적인 내용을 보고해!”
그나마 다행으로 강철 일가의 불행에 대한 것이 중화인민공화국의 문화대혁명 때문에 CIA의 관심 밖으로 밀리게 되었다.
* * *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 주재 소련 대사관.
“한강에 총성이 울렸습니다.”
대사관 무관이 소련 대사에게 보고했다. 총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소련의 대사관이 한강 주변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이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은 대한민국은 철저하게 총포류를 통제하기 때문이었다.
“무슨 일이지?”
“크게 신경 쓸 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불법 무기 소지자들의 총격전일 수도 있습니다.”
“서울특별시에서 불법 무기를 소지하고 총격전을 저지른다는 것은 말도 안 됩니다.”
무관의 말에 대사관 직원이 자기 생각을 말했다.
“왜 그렇게 생각하나?”
“이곳은 러시아가 아니라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입니다. 민간인이 총기를 소지하는 것은 5년 이상의 징역형입니다. 또한 불법 총기류로 상대에게 총격을 가하면 10년 이상의 징역형입니다. 거기다가…….”
“사망하면…….”
소련 대사도 알고 있다는 눈빛이다.
“무조건 사형입니다. 쿠데타 및 폭동 방지를 위한 대통령 긴급조치이기에 철저하게 적용됩니다.”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은 갑작스럽게 통일을 이룬 국가로 한민족 단일 국가에서 다민족 거대 국가로 거듭났고, 그에 따라 민간인의 총포류 소지를 엄격하게 통제했다. 이것은 민족 간의 갈등과 분쟁을 막기 위한 긴급조치였고, 폭동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렇지.”
“그리고 또 의심스러운 것이 있습니다.”
“뭐지?”
“국가보위부 요원들이 한강으로 집결했다가 사라졌습니다.”
“총성 때문이지 않을까?”
“총성 때문이라면 보통 경찰이 출동합니다.”
“뭐지?”
소련 대사관에서는 오덕수 부장의 자살에 대한 상황을 추적하고 있었다.
* * *
청와대 관저 개인 서재.
관저 개인 서재로 와서 넋을 놓고 앉아 있다.
‘사형 제도를 폐지하라고 했을 때 폐지했다면…….’
내가 실행했던 수많은 법안이 떠올랐다. 나는 3년 전부터 시민 의식의 고취와 계몽을 위해 시민 단체 활동을 장려했다.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비약적으로 성장했지만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 국민들 중 일부는 여전히 구시대의 사고방식을 버리지 못했다. 그래서 시민 단체를 통해 민간 차원에서 계몽을 지시했고, 그에 따라 수많은 시민 단체가 만들어졌으며 그와 함께 인권 단체도 만들어졌다.
-대통령 각하, 사형 제도를 폐지해야 합니다. 공권력이라 해도 살인은 인권유린이며 말살입니다!
꽤나 커진 인권 단체장을 접견했을 때가 있었다. 그때 그는 돌발적으로 내게 사형 제도를 폐지해 달라고 요청했고, 그는 여론과 언론을 움직여 사형 제도 폐지 운동을 펼쳤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시민 단체가 활성화되어 생긴 부작용이라고 치부해 버렸다.
-피해자들을 잔혹하게 살해한 살인자들을 살려 두자는 겁니까?
-누명을 쓴 자도 있을 것입니다. 법을 이용해 사형을 집행하는 것도 살인입니다. 피의자에게도 인권이 있습니다.
-나는 피의자의 인권보다 피해자의 인권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또한 피해자의 가족의 억울함과 분노도 생각해야 합니다.
-자체 연구 결과로 사형 제도가 강력범죄를 줄이지 못한다는 결과가 도출되었습니다.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살해된 피해자의 가족의 분노를 풀어 줄 수는 있습니다.
-대통령 각하…….
-살인과 살인에 의한 방화, 강간과 강력범죄자들은 엄정하고 단호하게 처벌해야 합니다. 그들이 평생 감옥에서 지낸다면 국민들의 세금이 무의미하게 쓰입니다.
-사형 제도 유지로 철권통치를 생각하시는 겁니까?
-내가 철권통치자고 독재자라면 당신이 내 앞에서 이런 말씀을 못 했을 겁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흥분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형 제도 말고 다른 징벌로도 범죄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나도 동의합니다. 그래서 저는 대통령 특별 명령에 의해 태형을 부활시키고자 합니다.
-대통령 각하……!
-사형 제도 폐지 건의는 내가 못 들은 것으로 하겠습니다.
만약 그때 인권 단체장의 의견을 존중해 사형 제도를 폐지했다면 오늘 아침에 강필을 보낼 때 녀석의 발걸음을 조금은 가볍게 해 줄 수도 있었고, 내 아내 리에를 안심시킬 수도 있었다.
‘자체 사면?’
대통령은 특별 사면권을 가지고 있다.
‘나도 아버지구나……!’
지그시 입술이 깨물어진다. 강필을 특별 사면을 할 거였으면 검찰총장을 부르지도 않았을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