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499
대한민국 절대 재벌! 499화
“제가 조사한 것으로 강필은 추후에 보고받았던 것으로 압니다.”
“실장께서 모든 사건을 은폐하신 후겠죠?”
“……송구합니다.”
“그때 강필이 아비인 제게 용서를 구했다면 저는 오늘 참담한 결정을 내리지 않아도 됐을 것입니다. 최소한 아들을 잃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대, 대통령 각하…….”
“또한 평생의 벗을 잃지 않았을 수도 있었습니다.”
“저는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태자당의 사건이 세상에 공개된다면 대통령 각하의 재임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겠지요. 저는 항상 제가 수많은 악행을 자행할 때마다 민족과 국가를 위한 필요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각하…….”
“대마도에서 사할린으로 징용자들을 강제로 이주시킬 때도 어쩔 수 없고, 각자의 선택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때부터 잘못된 것 같습니다. 미안합니다. 나라는 괴물에게 무한히 충성하게 만들어서 미안합니다.”
코끝이 찡해졌다. 그리고 내 사과에 오덕수 부장이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
‘돌아보지 않고 달린 삶은 나를 괴물로 만들었다.’
그저 참담할 뿐이다.
“오덕수 동지.”
“대, 대통령 각하…….”
“내일이면 죄인이 되실 겁니다. 그러니 오늘밤에 소련으로 망명하시오.”
“대, 대통령 각하…….”
“나는 평생을 함께한 동지인 그대를 형장에 세울 수 없소.”
이것이 나의 최종 결정이다.
“그, 그 말씀은……!”
“내 아들 강필은 풍월주로 태자당에서 군림했으니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내 결심에 오덕수 부장의 눈동자가 떨렸다.
“나가시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나의 동지여, 나의 벗이여!”
내 말에 오덕수 부장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떨리는 다리로 천천히 돌아서서 집무실 밖으로 나갔다.
* * *
청와대 정문
오덕수 비서실장이 탄 자동차가 청와대 정문 앞에 멈췄다.
“충성!”
청와대 수비는 국가보위부 전투요원이 담당한다.
“문을 열어 주게.”
“예, 부장님.”
“내가 아직도 부장인가?”
젊은 전투 요원에게 서글픈 미소를 보이는 오덕수였다.
“제가 국가보위부 요원이 된 것은 오덕수 부장님 덕분입니다.”
“나 때문에?”
“예, 부장님은 제 영웅이십니다. 저도 앞으로 부장님처럼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할 겁니다.”
“영웅…….”
오덕수 비서실장은 물끄러미 젊은 전투 요원을 봤다. 그때 정문이 열렸고, 오덕수 비서실장은 다시 한번 젊은 전투요원을 봤다.
“고맙네.”
“예?”
“자네가 내게 가야 할 길을 알려 줬네.”
“…….”
그 말과 함께 오덕수 비서실장은 자동차의 액셀을 밟았고, 오덕수 비서실장이 탄 자동차가 한강으로 향했다.
한강 고수부지에 도착한 오덕수 비서실장은 자동차에 연결된 무전기로 최대치 부장을 연결했다.
지지직, 지지직!
-비행기에 오르셨습니까?
최대치 부장은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자네도 은폐하려는 건가?”
-대통령 각하의 지시입니다.
“알고 있네. 우셨네. 눈물 없이 우셨네. 나는 나의 영웅을 울게 만들었네.”
-비행기는 타셨습니까?
“나는 나의 길을 결정했네. 한강이네, 수습해 주게.”
-부, 부장님!
최대치 부장이 다급하게 외쳤고, 오덕수는 품에서 권총을 꺼내 자신의 관자놀이를 겨눴다.
“나의 영웅을 위하여!”
그 말과 함께 최대한 담담한 표정으로 천천히 방아쇠를 당겼다.
탕!
-부장님-!
대한민국이 독립하기 전에는 의열단으로, 대한민국이 독립한 후로는 오로지 국가와 강철을 위해 살았던 민족의 영웅 오덕수는 스스로 목숨을 끓었다.
* * *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청와대로 복귀하기 전, 최대치 부장에게 검찰총장에게 가장 강직하고 투철한 사명을 가진 검사와 함께 오라고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지금 내 앞에 있다.
“총장께서 추천하는 검사가 이분입니까?”
검찰총장에게 담담히 물었다. 검찰총장은 엄청난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직감했는지 표정이 굳었다.
“예, 그렇습니다.”
“소신 있고 강직하며 외압에 굴복하지 않는 검사 맞습니까?”
“예, 그런 검사입니다.”
나는 젊은 검사를 봤다.
“조찬우 검사입니다.”
“당신은 당신이 올바른 검사라고 생각합니까?”
“그렇게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혹시 결혼했소?”
“예?”
“갑자기 궁금해서요.”
“아, 예, 결혼했습니다.”
“그럼 자식도 있겠군요.”
“예, 일곱 살짜리 아들이 있습니다.”
“많이 귀엽겠습니다.”
검사에게 미소를 보였다.
“예, 그렇습니다. 각하, 많이 놀아주지 못해 미안할 뿐입니다.”
“나도 그렇습니다.”
똑똑!
그때 노크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조심히 문이 열렸고, 최대치 국가보위부 부장이 들어왔다가 검찰총장과 검사를 본 후 나를 봤다.
“무슨 일입니까?”
“……차후에 보고 드리겠습니다.”
무슨 일이 있는 것이다.
‘혹여?’
나도 모르게 불길한 생각이 들어 최대치 국가보위부 부장을 바라봤고, 그는 내게 묵례하고는 집무실을 나갔다.
“조찬우 검사.”
“예, 대통령 각하.”
“어떤 외압에도 절대 굴복하지 마시오. 당신의 뒤에는 내가 있습니다.”
“예, 명심하겠습니다.”
조찬우 검사에게 확답을 받고 최대치 국가보위부 부장이 내게 제출한 특급 보안 문서를 내밀었다. 조찬우 검사는 특급 보안 문서 표지에 찍힌 국가보위부 특급 보안이라는 도장을 보고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국가보위부에서 수집한 범죄 사실을 종합한 문서입니다. 꼼꼼히 확인하고, 내일 빠짐없이 기소하시오.”
“예, 알겠습니다.”
조찬우 검사는 서류 가방에 문서를 넣으려고 했다.
“대외비니 이 집무실에서 찬찬히 읽으시오.”
“아, 예.”
표지에 찍힌 특급 보안이라는 도장을 떠올린 것 같다. 그리고 바로 조찬우 검사는 소파에 앉아 특급 보안 문서를 읽기 시작했고, 1분도 지나지 않아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 나를 봤다.
“대, 대통령 각하…….”
“범죄 사실이 드러난 모든 피의자를 구속 수사해 주시오. 그리고 엄정히 조사해서 법대로 구형해 주시오.”
“이, 이 서류대로라면…….”
“법에 명시된 대로 공정히 행하셔야 합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은 법치국가입니다. 법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해야 합니다.”
“……예.”
“왜 그런 눈으로 봅니까?”
조찬우 검사는 나를 진정한 통치자라는 듯 바라보고 있다.
“대, 대통령 각하께서는…….”
“나를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 주십시오. 그리고 부탁드립니다. 오늘 하루만 시간을 주십시오.”
“예.”
조찬우 검사의 대답을 듣고 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집무실에서 나와 최대치 국가보위부 부장과 마주했다.
“……내가 죽인 겁니다.”
내 말에 최대치 국가보위부 부장이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휴우…….”
길게 한숨을 내쉬고 천천히 걸었다.
“오덕수 부장의 범죄 사실을 은폐하시오.”
“예, 알겠습니다.”
“오늘은 정말 쉬고 싶습니다.”
그 말만 남기고 대통령 관저로 향했다.
* * *
나는 청와대에서 복귀할 때 미리 연락해 저녁을 가족과 먹자고 말했다. 그런데 둘째 아들인 강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나를 닮고 싶어 하는 내 장남 강필은 나를 존경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오늘만큼은 대한민국 연방 공화국의 대통령이 아닌 한 가정의 가장이 될 것이다.
“준이는?”
“오늘이 문학의 밤 행사가 있어서 가족 식사에 참석하지 못한다고 했어요.”
“문학의 밤? 준이가 왜?”
그러고 보니 나는 아들들에 대해서 너무 많이 모르고 있었다.
“준이의 꿈은 시인입니다.”
강필이 내게 공손히 말했다.
“시인?”
“예, 아버지.”
“그럼 너의 꿈은 무엇이냐?”
“제 꿈은!”
강필이 나를 담담히 바라봤다.
“아버지를 닮는 것입니다.”
“그랬더냐? 나는 네가 가업을 물려받아서 대현 그룹의 회장이 되었으면 했다.”
내가 나도 모르게 과거형으로 말하자 조용히 식사를 하던 내 아내 리에의 눈빛이 달라졌다. 사실 그녀는 내가 관저로 들어올 때부터 이상한 기후를 감지했을 것이다.
“저는 아버지처럼 돈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내 아들 강필이 환하게 웃었다.
“그러느냐?”
“예, 그래서 준이한테 대현 그룹을 계승하라고 말했었는데, 그 녀석은 시인이 되겠답니다.”
“시인……. 나쁠 것이 없구나.”
“무슨 일 있으세요?”
내 아내 리에는 마음을 졸이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게 묻고 있다.
“아무 일도 없소.”
애써 환하게 웃어 줬다.
‘밤에 말해 줘야겠지.’
내게도 그렇지만 리에에게는 한없이 귀한 아들이다.
“필아.”
“예, 아버지.”
“식사 후에 아버지랑 목욕하지 않겠느냐?”
“예, 알겠습니다.”
‘내가 강필을 목욕시켜 줬던 적이 있던가? 아니, 같이 목욕했던 적이 있던가?’
없다.
초등학교 입학식부터 고등학교 졸업식까지 단 한 번도 함께한 기억이 없다. 그런데도 강필은 나를 닮고자 했다. 아마 강필은 내 명성에 누가 되지 않는 영웅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이세요.”
그때 내 아내 리에가 내게 말했다.
“뭐가요?”
“아들과 같이 목욕하겠다고 하신 것은 처음이시네요.”
“그러고 보니 가족에게 참 미안한 세월이었소.”
다시 미소를 보이며 리에를 안심시켰다.
* * *
어느 국립대 체육관.
체육관 내부에는 수백 개의 촛불이 밝혀졌고, 대학생들의 손에는 촛불이 들려 있었다. 그리고 강철의 둘째 아들인 강준은 문학의 밤 행사에 참석하고 있었다.
“대통령 각하의 아드님이 경호원 없이 이 밤에 이런 곳에 와도 돼?”
강준의 옆에 앉아 있는 여학생이 미소를 보이며 강준에게 물었다.
“너는 강철의 아들 강준이 좋은 거니? 아니면 그냥 강준을 좋아하는 거니?”
“똑같은 거 아니야?”
“달라.”
“뭐가 달라?”
“나는 그냥 강준이거든, 시를 엄청나게 못 쓰는 강준!”
“그런데 왜 시인이 되려고 해?”
“아버지처럼 되기 싫어서.”
“왜에?”
“가엽고 힘드신 분이시거든.”
강준의 여자 친구는 강준이 한 말이 이해되지 않았다.
“나는 정말 행운아야.”
“이제 알았어? 대통령 각하의 아들이지, 세계 최고 재벌의 상속자지, 넌 정말 행운아야.”
“아니, 내게 형이 있어서.”
오늘따라 강준은 자기 여자 친구가 이해하지 못할 말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항상 형에게 고마워. 내가 아버지를 닮지 않아도 되거든.”
“도통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우리 아버지는 세상에서 제일 불쌍하신 분이시거든. 가장 힘든 삶을 사는 분이시고.”
강준은 그렇게 말하고 자신이 들고 있는 촛불을 담담히 바라봤다.
‘아버지는 횃불 같은 삶을 사셨지만 나는 촛불처럼 살리라. 아무 책임감 없이…….’
어쩌면 강철을 제일 많이 이해하는 아들은 강준일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