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52
대한민국 절대 재벌! 52화
김병철 사장의 집무실.
강철의 사무실이 소박하다면.
김병철 사장의 사무실은.
사무실이라기보다는 공사관이라 부를 정도로 웅장하고 기품이 흘렀다.
“우리가 사는 땅 중앙의 주인이 강철이라고?”
“예, 그렇습니다.”
“땅 보는 재주가 엄청나다고 하더니 여기서 만나는군.”
“말도 안 되는 가격을 부르고 있습니다.”
“얼마나?”
“4배입니다.”
“4배면? 80만 원?”
사실 80만 원은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이 분명했다.
“대리인이라는 자가 한준만인데 그 이하로는 안 된다고 합니다.”
“뭐 하는 자야?”
“알아본 결과 과거 개장수였답니다.”
“개장수?”
김병철이 황당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예, 그렇습니다. 아마도······.”
“우리가 땅을 사 모으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저러는 거겠지?”
“예, 그렇습니다.”
“내 직원이 개장수보다 못하다는 거군.”
“죄, 죄송합니다.”
“당신, 해고야!”
김병철이 남자를 단칼에 베듯 해고를 시켰다.
“사, 사장님.”
“능력 없는 사람은 필요 없습니다. 내가 최고니까 내 밑에서 일하는 사람도 최고여야 하죠. 최고 경영, 이게 내 목표입니다!”
“사장님.”
“이만 나가시오.”
김병철 사장은 직원을 해고하자마자.
해고를 당한 남자에게 정중하게 말했다.
남자는 잠시 버벅거리다가.
김병철 사장의 단호한 표정에 어쩔 수 없이 집무실을 나갔다.
“80만 원 주고 매입해.”
“예, 사장님.”
“은행에 전화해서 대출 더 되는지 알아봐, 이번에 매입한 땅으로 대출 받아.”
“예, 알겠습니다.”
결국 김병철은 조선착신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땅을 구입하고 있었다.
‘일본은 곧 망하고, 그 망할 일본이 가진 착신은행이지. 휴지가 되는 거지, 휴지······.’
김병철 사장이 믿는 구석은 바로 일본의 패망이었다.
이래서 정보가 힘이 된다는 것이다.
하여튼 강철에게 자본금 80만 원이 만들어지는 순간이다.
* * *
한적한 대폿집.
아직도 상투를 틀고 있는 50대 후반의 남자가 내 앞에 앉아 있고.
나는 공손이 그를 바라보며 주전자에 담겨 있는 탁주를 따랐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사람, 성질 더럽게 급하구먼.”
내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은 대목수다.
대마도에 목조 대형 창고를 지어줄 사람이다.
물론 그가 대한해협을 건너 대마도로 가 줘야 가능한 일이다.
“죄송합니다.”
그의 결정이 궁금하기에 애끓을 수밖에 없다.
‘한국식으로 지어야 해.’
대마도식 목조 건물은 지붕이 높지만 한국식은 지붕이 낮다.
산지가 많고, 평지가 좁기에.
옆으로 넓히는 것이 아니라 위로 올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거느리는 목수들을 데려가서 집도 짓고, 창고도 짓고 그래라?”
대목수의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예, 반도에서 일하시는 품삯의 두 배를 드리겠습니다.”
“두 배?”
이제는 자금도 확보됐으니 제대로 준비할 때다.
“예, 그렇습니다. 제게는 아주 중요한 사업입니다.”
“왜 그렇게 많이 주겠다는 거지?”
“우선 바다를 건너가시는 일이잖습니까?”
“그렇기도 하군.”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왜 대마도에 집을 짓는데 한국식으로 지으라는 건가?”
대목수가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내게 물었다.
“그게······.”
“기와집을 올릴 것도 아닌데 일본식이 어디에 있고, 한국식이 어디에 있나?”
“그렇기도 합니다.”
“알았네, 두 배를 준다니 가지. 일감이 없어서 곤란하던 차에 잘됐어.”
“감사합니다.”
또 하나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 * *
대마도 항구.
“船の港に入ってくる!(배 들어온다!)”
항구에 대기하고 있던 일본인들이 박세출 선장이 몰고 온 배를 보고 소리치기 시작했다.
“今回はより大きな船だ!(이번에는 더 큰 배다!)”
“쌀이 그득그득할 거야.”
“저번에도 그랬어.”
“좋아죽겠네.”
대마도 사람들은 박세출 선장이 모는 배가 들어올 때마다 이렇게 환호성을 질렀다.
그리고 강철은 약속한 대로 대마도에 미곡상을 열었고.
곡물 가격을 조선의 시세보다 1/3의 가격으로 팔았다.
한마디로 그냥 퍼 주는 것이니.
대현 미곡상 대마도 분점은 손해만 볼 수밖에 없었다.
“내가 이런 상선을 다 몰아 보네······.”
박세출 선장의 배가 바꿨다.
물론 아주 큰 상선은 아니다.
단지 얼마 전까지 몰던 어선보다 좀 더 큰 상선이었다.
“저도 그물질 안 하고 비린내 안 맡고 살 줄 몰랐당게요.”
“하모요!”
특이하게도 이 배에는 전라도 사람과 경상도 사람이 섞여 있었는데.
무척이나 친해 보였다.
“어이, 신입!”
“예, 선장님.”
“오늘은 말하고 나가.”
“······예.”
신입이 머리를 긁적였다.
“우리 신입, 바람났네, 바람났어.”
“그게 바람이야? 정분이 난 거지! 그런데 일본 처자 이름이 뭐야?”
“미야코요, 헤헤헤!”
신입은 오덕수의 부하로.
아마 국내에 침투한 광복군 중에 가장 여유롭고 로맨스까지 즐기고 있는 복 받은 광복군일 거다.
“저게 제대로 된 내선 일체지, 내선 일체!”
“어허! 뚫린 입이라고 씨불이지 말고!”
박세출 선장이 내선 일체를 들먹인 선원에게 핀잔을 줬다.
“예.”
“그냥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거야. 거기에는 그런 건 아무 상관없다.”
“예, 맞습니다. 임자 있는 것들은 배에서 내릴 생각도 허덜 마! 씨 뿌리고 책임 못 질 짓 하덜덜 말라고!”
박세출 선장이 살짝 흥분했는지 사투리를 썼다.
“······예.”
“선장님, 그럼 총각들은요?”
“내려서 즐겨~ 하하하!”
“뭘 즐긴다는 겁니까?”
이 배에는 선원들 말고도 다른 목적으로 대마도에 온 사람들이 10명이나 있었다.
물론 강철에 의해 대마도에 대형 목조 창고를 짓기 위해 온 목수들이다.
드디어 플랜 A와 플랜 B를 접목한 대마도 접수 작전이 시작되는 거였다.
“목수 양반들, 대마도는 처음이지?”
“그렇소, 머리털 나고 바다 건너와 본 것도 처음이요.”
“대마도에서 조심할 것이 딱 두 개가 있는데 뭐지 압니까?”
박세출 선장이 장난기 가득한 눈빛으로 목수들을 봤다.
“뭐, 뭘 조심하면 됩니까?”
“집채만 한 멧돼지가 설쳐요. 그것들은 사람을 봐도 도망치지 않는다니까 조심하시고.”
“예, 알겠습니다.”
“두 번째는······.”
꼴딱!
목수 중 하나가 긴장됐는지 마른 침을 삼켰다.
“여자 조심하시고, 특히 과부들 조심해야 합니다.”
“왜, 왜요?”
“아무데서나 판 깐다니까.”
“예?”
“상륙해 보면 다 알 겁니다.”
“······예.”
“여기서는 요바이라고 합디다.”
“요바이요?”
“다른 곳과 다른 것이 있다면 여기는……. 흐흐흐.”
“뭡니까?”
“있습니다.”
요바이는 밤중에 성교를 목적으로 다른 사람의 침실에 침입하는 일본의 풍습이다.
일본의 옛 혼인 풍습은 결혼 후에도 남자가 여자 집에 다니는 것이 보통이었으며.
이 때문에 이러한 행위도 요바이라고 불렀다.
* * *
1944년 9월 1일.
명월관 특실.
나는 드디어 총독부 중추원 참의인 김경수를 만났다.
물론 이자를 소개시켜 준 사람은 장인어른이시다.
중추원은 1910년 설립된 조선총독의 자문기관이다.
일제는 중추원을 통해 민족운동 세력의 와해와 친일 세력을 육성하고 있다.
식민통치기구에 소속되기를 원하는 한국인 전직 관료, 유지들은 이를 매개로.
사회적 영향력을 더욱 강화했다.
한마디로 친일파 소굴이라는 소리다.
“쓰시마를 징용 대상지로 선정해 달라?”
“예, 그렇습니다.”
“왜?”
참의는 실질적인 힘은 없지만.
조선을 지배하는 총독의 옆에서 알랑방귀를 할 수 있는 위치다.
한 마디로 내시 같은 존재다.
“제가 장인어른의 지시로 대마도에 가 보니 거기에 발에 차이는 것이 천연 진주였습니다.”
나는 아주 나직하게 말했고.
김경수는 깜짝 놀라 눈동자가 커졌다.
진주도 보석이니까.
“발에 차이는 것이 진주라고?”
“예, 게다가 본토인들이 젊은 사람들을 모두 전쟁에 끌고 가서 채취할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중추원 참의 김경수는 벌써 눈동자가 이글거리고 있었다.
“그걸 그냥 두겠습니까? 줍는 사람이 임자인데 말입니다.”
참의 김경수를 보며 씩 웃었다.
나는 이미 김수복에게 군함도 징용자 명단을 받았다.
“제가 가져와서 참의 나리도 드리고, 총독 각하께도 진상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거 아는 사람은 이제 저랑 제 장인어른 그리고 참의 대감뿐이십니다.”
“오······!”
“조금만 힘을 쓰면 큰 궤짝 하나는 금방 채울 것입니다. 하나뿐이겠습니까? 쌀섬에 머루알만 한 진주를 가득가득 담아 쌓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를 현혹시킬 때는 뻥을 제대로 쳐야 한다.
물론 뻥이 아닐 가능성이 아주 높다.
“그렇게 진주가 발에 차이면 그럴 수도 있겠지.”
참의 김경수는 벌써 웃고 있다.
“제가 알아본 것으로는 하품이더라도 진주 한 알에 100원은 한 답니다.”
전쟁 때문에 화폐의 가치가 하락했다지만 100원이면 큰돈이다.
미래의 가치로 따졌을 때.
천연 진주에서 흑진주라도 하나 나온다면 수억이 넘는다.
그리고 진주 양식이 이루어지지 않아 천연 진주의 가격은 무척 비싸다.
물론 내가 가진 흑진주는 진주목걸이를 만들어 리에 아가씨의 목에 걸어줬다.
“하, 하품도?”
“상품은 거의 1,000원이 넘는 것도 많답니다.”
뻥이다.
더럽고 고고하게 산 참의가 진주의 시세를 알 턱이 없다.
“그, 그렇다면······.”
“제가 대마도에 가서 발에 차인다는 진주를 싹쓸이해 오겠습니다.”
“그래서 쓰시마를 징용지로 만들자······.”
“그리해 주신다면 제가 진주를 밥으로 드실 수 있게 해 드리겠습니다. 적어도 세 가마니는 곳간에 넣어 드리겠습니다.”
참의 김경수를 보며 웃었다. 오늘 제대로 뻥을 치고 있다.
“그럼 자네가 책임자가 되어야겠지?”
“그래야 합죠, 그래야 수월하지 않겠습니까? 이런 것은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습니다. 똥을 보면 파리가 끼듯 돈 보면 잡것들이 달려드니까요.”
“좋네, 내 총독께 건의해 보겠네.”
“징용 대상자는 제가 모집하겠습니다.”
이미 모집하고 있고, 군함도 징용 대상자 명단도 확보했다.
그리고 한준만은 멀리 사이판이나 군함도 탄광에 끌려갈 거라면.
자진해서 대마도로 가는 것이 좋다며 사람들을 모집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저나 군함도로도 보내야 하는데······”
보란 듯 인상을 찡그려보였다.
“거긴······.”
아는 사람은 군함도가 지옥도라는 것을 다 알고 있다.
물론 일반 조선인들은 거의 모른다.
“쉬, 자네도 들었군.”
“예, 어쩌다 보니 듣게 되었습니다.”
우린 목소리를 낮췄다.
“그 징용 선발도 자네가 해 주겠나?”
“물론입죠.”
“어느 정도 모집됐는데 부족해.”
“예, 제가 하겠습니다. 그런데 얼마나······.”
“오백 명 정도라고 하셨네.”
“그럼 천 명을 모아야겠군요.”
“2천명이나?”
놀라는 김경수다.
“그리고 제가 들은 이야기인데, 본토에도 공격이 심해졌답니다.”
“그래?”
김경수의 눈이 커졌다.
“한 배에 태워서 보내면 도착하기도 전에 폭격으로 다 죽을 겁니다.”
내 말에 참의 김경수도 고개를 끄덕였다.
“우린 징집해 보내면 그만일세.”
침몰과 함께 징용자들이 물귀신이 되던 말든 상관없다는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