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67
대한민국 절대 재벌! 67화
집 밖.
“가서 건달들과도 좀 친하게 지네, 특히 부둣가를 나와바리로 가진 어깨들이랑 친하게 지내 줘. 술도 사 주고, 코도 좀 풀어주고, 무슨 말인지 알지?”
형을 보며 씩 웃었다.
“코까지?”
셋째 형은 이해가 안 된다는 눈빛을 지으며 내게 되물었다.
“응, 하여튼 부산 가면 친하게 지내.”
셋째 형이 황당하다는 눈빛을 지었다.
’50~60년대는 밀수가 돈이 된다.’
그리고 초기 대한민국의 경제는 그 밀수로 돌아간다.
물론 미국의 원조를 바탕으로 하지만 말이다.
‘일본에서 바로 대한민국으로 물건을 보내기는 좀 그렇겠지.’
일본인들에게 생필품과 기계들을 대마도에 팔게 할 것이다.
그리고 다시 대마도에서 부산으로 가져올 생각이다.
그리고 일은 대마도에서 차곡차곡 진행되고 있다.
“다 쓸데가 있어.”
“알았다.”
우선 친가부터 야마모토 대위에게서 피신시켰다.
물론 첫째 형은 여전히 내 밑에서 일하고 있고.
둘째 형은 이제 자발적으로 독립운동을 한다.
‘지금쯤 임시정부에 도착했겠지······.’
사람은 변한다.
내가 아는 둘째 형은 지금까지 스스로 무엇인가 하겠다고 결정한 적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독립 운동하겠다고 결정했다.
그래서 말릴 수 없다.
그리고 몇 개월 후면 광복이다.
‘둘째 형이 관리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지.’
임시정부에 보낸 돈도 뇌물이라면 뇌물이다.
지금까지 보낸 금액을 합산하면 꽤 많이 보냈다.
그러니 형이 광복 후 한자리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그래도 형이 걱정된다.
-해방되면 꼭 돌아와야 해.
-그렇게 만들기 위해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려고 가는 거다.
그때 옛날 시조 하나가 떠올랐다.
‘까마귀가 싸우는 골짜기에 백로야 가지 마라, 성낸 까마귀가 흰빛을 샘낼까 염려스럽구나. 맑은 물에 기껏 씻은 몸을 더럽힐까 하노라.’
검은 것과 어울리면 자기도 모르게 검게 물드는 것처럼.
둘째 형도 그렇게 물들었다.
“야, 철아.”
“왜, 셋째 형.”
“둘째 성은?”
“뭐가?”
“요즘 계속 안 보인다. 집에 들어오지도 않고, 아버지가 걱정이 많으시다. 네가 또 무슨 일을 시킨 거지?”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셋째 형도 눈치가 있는지 나를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보았다.
“······잠시 만주로 보냈어.”
“만주?”
둘째 형이 자발적으로 독립 운동하러 갔다고 말한다면 셋째 형은 기겁할 것이고.
아버지는 넋이 나갈 것이고.
어머니는 쓰러질 것이다.
그러니 나는 거짓말을 해야 한다.
“모피도 수입해서 파는데, 그 일 때문에 잠시 만주에 갔어.”
“정말이야?”
셋째 형이 이상한 눈빛으로 나를 노려봤다.
“그 일 아니면 만주에 뭐 하러 갔겠어? 설마 독립운동 그딴 것을 하려고 갔겠어? 그딴 거 해도 돈도, 쌀도 나오지 않아.”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소리가 있고.
나는 내 전생에서 그 말이 진실이라는 것을 소시민의 신분으로 지켜봤다.
그렇지만 난 마음속으로 둘째 형의 결심을 지지했고.
지원할 생각이다.
“너는 둘째 형을 몰라.”
셋째 형의 눈빛이 변했다.
“내가 뭐를 모르는데?”
“둘째 형은 한번 마음을 먹으면 끝장을 보는 성격이다. 아버지가 그렇게 예수쟁이 믿으면 안 된다고 매질하셨지만 결국 천주학당에 다녔다. 거기서 글을 배우고 예수쟁이가 됐잖아.”
그건 나도 알고 있다.
그랬다.
사람들이 말하는 형은 예수쟁이고.
내가 아는 형은 크리스천이다.
단지 스스로를 표현하는 것이 서툰 사람이고.
결심하기까지 오래 걸리는 사람이다.
“모피 구입하러 만주 새끼들 만나러 갔으니까 걱정하지 마, 곧 돌아올 거야.”
“아니면 니, 내가 지끼뿐다.”
셋째 형은 내 말을 못 믿겠다는 눈빛이다.
“에이, 내가 이제 형한테 맞을 나이는 아니잖아.”
“오까네 좀 벌었다고 이 짜슥이 위아래가 없네?”
퍽!
셋째 형이 내 뒤통수를 후려쳤다.
“아, 혀어엉!”
“네가 억만금을 가진 부자가 되어도 내 동생이다. 아이가?”
맞는 말이다. 형은 나한테 이래도 된다.
항상 동생 아래에 형 없는 법이다.
단지 내가 형보다 돈을 버는 능력이 뛰어나고 세상을 보는 눈이 남다르기에 성공했지만.
위아래가 바뀌면 집안에 망조가 든다.
“그거야 그렇지.”
“내가 네 성이니까 이래도 되는 기라, 너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아우다 아이가.”
“형 밑에는 나밖에 없거든?”
셋째 형을 보며 눈을 흘겼다.
“철아.”
그때 형의 눈빛이 변했다.
“또 왜?”
“너, 부산 싸움패들 이용해서 밀수하려는 거지?”
세상에는 나만 똑똑한 것이 아니다.
형도 세상 물정 알 만큼 안다.
건달기가 있으니 밀양 건달들과 어울렸고.
부산에서 일어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워들었으리라.
“응, 아버지는 모르셔야 해.”
아니라고 말할 필요가 없다.
셋째 형에게 그 일을 맡기려고 부산으로 보내는 거니까.
“왜 그렇게 힘들게 살려고 하냐? 경성에서도 돈 많이 벌었잖아.”
“형도 결혼시켜야 하고, 내 아들들도 내가 돌봐야 하니까.”
“어린놈의 새끼가 벌써 별걱정을 다한다. 네가 우리 집 기둥……. 기둥이네. 알았다.”
바로 수긍을 하는 셋째 형이다.
“형, 혹시 시라소니라는 분에 대해서 들어 봤어?”
“시, 시라소니?”
“아는 모양이네.”
“왜, 왜? 그 사람이 왜?”
셋째 형이 살짝 흥분한 듯 내게 물었다.
“형이 부산으로 갈 때 모셔야 하는 분이야.”
“너, 시라소니도 알고 지내냐?”
셋째 형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삼촌으로 모시고 있어.”
“와……. 마이 컸네, 우리 철이!”
형의 눈이 반짝였다.
“물론 가시겠다고 해야 하는 일이지만······.”
내가 청해도 갈지 말지는 시라소니가 결정할 부분이다.
“그리고 키는 내가 형보다 더 크거든?”
“하하하, 뭘 먹고 이리 컸노?”
“고구마지 뭐겠어?”
내가 자랄 때는 고구마가 거의 주식이었다.
“나도 그거 먹고 컸는데 왜 나는 작지? 히히히!”
* * *
하루가 지나 인천항에 온 나는 지랄 같은 상황에 놓였다.
400여 명의 젊은 총각과 100여 명의 홀아비 징용자가 황색 작업복을 입고.
가방 하나씩을 메고 줄을 섰다.
그리고 나는 단상에 올랐고.
수많은 인파가 일장기를 들고 출정식을 축하하기 위해 모였다.
‘참 많이도 모였다.’
중추원 참의 김경수는 이번 일을 자신의 업적이라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꽤 많은 사람을 동원한 것 같다.
‘기록에 남겠지.’
그래서 준비한 게 있다.
-하실 수 있겠죠?
본가에서 돌아온 후 나는 급하게 김수복을 호출했다.
-말씀 잘하시지 않습니까?
-제가 징용에 대한 타당성을 열변하고 일왕 만세를 외쳐야 합니다. 사진이 남을 거고, 사람들의 기억에 내 외침이 남을 겁니다.
-그렇겠네요.
-그러니 아시겠죠?
-예,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생각보다 잽쌉니다.
하여튼 나는 나름대로 준비했다.
“이번에는 위대한 출정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준비한 강, 징용 총책임자의 연설이 있겠습니다.”
사회자가 내 이름을 부르려다가 내가 창씨개명을 하지 않은 것을 보고.
말을 돌려 나를 소개했다.
‘일장기가 휘날리고······.’
욱일기가 펄럭인다.
이 순간의 내 감정이 묘했다.
이 자리를 기념하려고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었다.
저 사진들은 모두 훗날 내 흑역사로 남을 것이 분명했다.
‘다 회수해야지.’
저 사진들이 일제에 굴복한 신문사들에 의해 지면으로 남기 전에 돈을 써서 회수할 생각이다.
물론 얼마를 줄 테니 찍은 사진을 내놓으라고 강요하지는 못한다.
그럼 강탈이 된다.
이럴 때 쓰려고 거지왕이랑 가깝게 지냈다.
거지 아이들은 소매치기와 날치기를 꽤 잘한다.
‘꼭······.’
나는 단상 앞에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단상 뒤로 걸어가는 김수복이 보였다.
‘꼭 뽑아라, 마이크 선 꼭 뽑아라.’
그래야 내가 나중에 얼굴을 들고 다닌다.
물론 이 자리에 내가 섰다는 것만으로도 차후에 문제가 될 일이다.
동원된 인민들이 모두 나를 보고 있다.
이제는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한다.
물론 미리 검열을 받은 연설문은 일제 찬양과 일왕 찬양이 빼곡하게 적혀있다.
“나는 대일본제국 신민으로······.”
쩌렁쩌렁한 내 목소리가 마이크를 통해.
그리고 설치해 놓은 대형 스피커를 통해 쩌렁쩌렁 울렸다.
찌이익!
‘됐다.’
김수복이 다행히 마이크 선을 뽑은 것이다.
그리고 나는 금붕어처럼 입만 뻐끔거렸다.
영화에서 봤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다.
하여튼 위기는 넘겼고.
마이크가 먹통이 된 것을 급하게 수습하기 위해 사람들이 단상 뒤편으로 뛰어갔다.
‘거의 다 읽었다.’
씩 웃었다.
“우리는 젊은 조선들의 값진 노고와 결정을 찬양할 것이다!”
그렇게 내 연설이 끝났다.
“휴······”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급하게 단상에서 내려왔다.
“왜 갑자기 마이크가 고장 났는지······.”
김경수는 자신의 업적에 이번 고장은 옥에 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단상에 올라가서 연설문을 낭독하니 혼이 나갈 뻔했습니다.”
“마이크가 고장 나서 하나도 안 들렸어, 정말 자네 혼이 나갔구먼.”
“그랬습니까? 아쉽습니다.”
“하여튼 수고했네.”
그리고 500명의 징용 대상자가 대마도로 향했다.
그리고 저들 중에는 광복군 50명과 싸움패 30명도 포함되어 있다.
‘이제 제대로 시작이다.’
플랜 A로 시작했지만.
플랜 B에 더 가깝게 움직일 것이다.
* * *
미국의 전략사무국 국장 집무실.
훗날의 이야기지만 김규 주석의 암살에도 관여했다는 의혹도 있다.
“독수리 작전의 핵심은 미군의 한반도 주둔 없이 일본군의 무장해제를 실시하는 것이오.”
미국으로서는 최고의 계획일 것이다.
“예, 알고 있습니다.”
“아군이 한반도에 상륙한다면 소련은 그것을 빌미로 남진할 가능성이 있소.”
벌써 소련을 의식하고 있는 미국이었다.
“그렇습니다.””그러니 우리는 독수리 작전이 실행에 옮겨지면 운송선 지원과 항공기 지원 그리고 함대 함포 사격만 지원할 것이오. 아군 병력의 상륙은 최소화해야 하오.”
“그리고 하나 더.”
책임자가 강조하듯 말했다.
“예, 말씀하십시오.”
“미스터 유일까? 프린스 리일까?”
OSS 국장의 눈빛이 의미심장하게 변했다.
미스터 유는 유일한 박사를 말한다.
그리고 프린스 리는 이승한을 지칭했다.
이승한은 타인에게 자신이 조선의 왕자라 소개하는 경우가 많았다.
“미스터 유는 조선 사람을 위해 기꺼이 일할 사람이고 그래서 OSS에 협조하고······.”
“프린스 리는?”
프린스 리라는 호칭에는 약간의 조롱이 섞여 있었다.
“그는 조선 반도에 미국을 위한 나라를 세울 수 있는 인물입니다.”
OSS 요원은 이승한을 정확하게 판단했다.
“그렇다면 장기 계획에 프린스 리를 포함시켜야겠군, 그렇게 보고하지.”
더 놀라운 것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독수리 작전’까지 준비하고 있는 OSS는.
광복 후 대한민국 건설에 대한민국 임시정부 요원들을 배제하고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