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Korea's absolute chaebol! RAW novel - Chapter 72
대한민국 절대 재벌! 72화
“창고 안에 있는 것들이 나중에 돈이 됩니다. 뭐든 상관없으니 매입하십시오.”
난 아무렇지 않게 주위를 살피며 한준만에게 말했다.
이런 이야기는 은밀한 곳에서 해도 좋지만.
이렇게 탁 트인 곳에서 해도 나쁠 것이 없다.
우리가 나누는 대화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대화하는 소리와.
이곳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이 외치는 소리에 묻혀 잘 들리지 않을 것이다.
“예, 그리하겠습니다.”
“부리는 사람을 더 고용하십시오.”
“그럴 생각입니다. 요즘 들어 일손이 너무 딸립니다. 알려 주신 곳만 매집해도 정말 시간이 부족해 죽겠습니다. 하하하!”
그만큼 내가 커지고 있다는 증거다.
“그럼 나는 인천으로 가겠습니다.”
“대마도로 가십니까?”
한준만이 주위를 살피며 더욱 조용히 물었다.
“가야죠. 우리 모두를 위한 대마도가 될 겁니다.”
“우리 모두의 대마도라······.”
아직까지 한준만은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눈빛이다.
나의 대마도는 모두의 대마도가 될 것이다.
그리고 결국 모두의 대마도는.
결국, 나의 대마도가 되어 내 부를 지탱하는 아지트가 될 것이다.
“나중에 때가 되면 다 알게 됩니다.”
“예, 사장님.”
* * *
한준만에게 적산 가옥 매입을 맡기고.
나는 인천으로 와 배에 몸을 실었다.
나는 다시 대마도로 갈 것이다.
그리고 그곳의 화족인 소씨 가문의 젊은 수장을 만날 것이다.
그는 덕은옹주의 남편이고.
아마 덕은 옹주는 극심한 우울증에 일본 열도 병원 어딘가에 감금되어 있을 것이다.
‘덕은옹주라······.’
내 계획에는 덕은옹주와 그녀의 딸은 제외되었다.
덕은옹주와 그녀의 딸까지 내 계획에 포함시킨다면 너무나 잔인하니까.
‘선친이 죽어 젊은 백작이라고 했지.’
젊다는 것은 의욕이 앞선다는 의미고.
좁은 대마도는 그에게 갑갑한 섬에 불과할 것이다.
‘그의 땅을 산다······.’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일이다.
물론 내가 가진 부동산을 이용해 조선식산은행에 대출했다.
그래서 자금력은 충분하지만.
돈이라는 것은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부족함을 더 느끼게 된다.
‘함평식을 잘 이용하면 될 테고······.’
나는 지금까지 조선식산은행으로부터 엄청난 금액을 대출했다.
내가 가진 재산과 대출을 종합해 보면.
내가 가진 재산의 85%가 대출이다.
이 대출금을 갚지 못한다면.
나는 연쇄 폭발을 일으키듯 파산할 것이다.
‘김병철이······.’
과거 대출을 받아서 200만 평의 대지주가 됐지만.
결국 그 부동산들을 다 처분한 것은 자금난이 왔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와 같은 길을 걸어서는 안 된다.
고로 돈이 될 만한 것을 최대한 모아서 되파는 형식으로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그것도 아니면 추가 대출을 받아서 대출금을 갚는 형식으로.
1945년 8월 15일까지 버텨야 할 것이다.
이건 내 자금 문제고.
지금 중요한 것은 그 백작이라는 작자와의 담판이다.
그는 대마도 땅의 3/4를 가지고 있다.
그의 땅을 모두 사려면 최대 50만 원까지 투입해야 할지도 모른다.
‘어떻게 털어먹지······?’
50만 원이 있지만 그 돈을 대마도 땅을 사는 것에 꼴아 박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오늘은 젊은 선주님의 고민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게.”
“원래면 이쯤 나오면 뱃머리에 가서 뭐라도 소리쳐야 하는데 가만히 앉아 있네요.”
내가 가만히 앉아 있자 선원들이 신기한 듯 기웃거렸다.
‘땅을 매입하고 투자를 제의해 볼까?’
내 머릿속이 빠르게 회전했다.
‘과연 먹힐까?’
안 되도 되게 만드는 일이 사업이다.
“하여튼 가자, 지금은 매입할 타이밍이다.”
* * *
김병철의 서재.
“강철이 총독부와 일본 육군의 건설 사업을 수주했다고?”
김병철은 요즘 들어 부쩍 강철의 행보를 주시했다.
그 이유는 강철이 자신과 똑같이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병철 역시 조선식산은행에 땅을 담보로 대출해 이것저것 매입하고.
그것을 다시 담보로 해서 대출을 받았다.
‘앞을 보는 능력이 탁월하군.’
김병철은 강철을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예, 그렇습니다. 그런 후에 산 땅을 담보로 다시 돈을 대출했다고 합니다.”
“대출 받은 돈으로 가옥이나 돈이 될 만한 물품을 매입하고 있겠지?”
“예, 그렇다고 합니다.”
“현명한 사람이군.”
김병철이 묘한 미소를 보였다.
“사장님.”
그때 비서로 보이는 남자가 조심히 들어와 김병철에 묵례했다.
“오늘은 뭐지?”
“여기 있습니다.”
놀랍게도 비서의 손에는 몇 권의 낡은 책이 들려 있었다.
김병철 역시 조선의 고문서를 수집하고 있었다.
물론 고문서뿐만이 아니라 취미 삼아 문화재급 골동품도 수집했다.
“허허허, 엄청난 것을 구해 왔군, 아주 수고했네.”
김병철은 책상 위에 놓인 낡은 책을 보며 모처럼 환한 미소를 지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김병철과 강철은 같으면서 다른 행보를 걷고 있었다.
* * *
후지모라의 사무실.
대마도에 도착했고.
나는 후지모라의 사무실로 향해 소 요토리 백작이 어떤 사람인지 물었다.
“젊습니다.”
“그 말씀은 그만큼 의욕이 넘친다는 소리군요?”
“예, 그렇습니다. 집사나 그 집안 가신들의 말로는 대마도 생활을 무척이나 지겨워하신답니다.”
“그럴 겁니다.”
나는 쥐뿔도 없었는데도 밀양 촌구석 생활이 지겨웠다.
그러니 꽤 많은 것을 가진 젊은 백작도 이 촌구석 생활이 지겨울 것이다.
“정치에 많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압니다.”
“정치?”
정치에 잘못 발을 담그면 3대가 망한다는 소리가 있다.
“그렇습니다. 아실지 모르지만 소씨 가문은 꽤나 명문가에 속합니다.”
알고 있다.
‘정치라······.’
그걸 이용해 보면 좋을 것 같다.
‘허파에 바람을 잔뜩 넣어 보자.’
내 머릿속에서 실행할 계획이 빠르게 떠올랐다.
“가신들은 어떻습니까?”
이 시대에 와서는 가신까지 들먹일 필요는 없지만.
일본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
“선대 백작님을 모신 가신을 모두 내쳤다고 합니다.”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리고 그 자리를 참모진으로 채웠다고 합니다.”
“그렇군요.”
“그들이 계속 중앙 정치 진출을 건의하고 있답니다.”
“잘됐네요. 현금이 별로 없겠죠?”
“그럴 것입니다. 땅과 항만 운영권과 어선 몇 척이 전부입니다.”
나는 영국 귀족들이 떠올랐다.
그들 역시 엄청난 땅을 가졌었지만 현금 동원력이 부족했고.
대출을 통해 생활을 유지하면서 결국 은행에 땅을 빼앗겼다.
물론 그들 중에서 능력 있는 자들은 더 많은 부를 축적했지만.
그런 자는 소수에 불과했다.
‘돈이 급하겠군.’
잘만 공략하면 내 계획대로 될 것 같다.
* * *
대마도 화족인 소 요토하리의 저택.
나는 다시 대마도로 왔다.
그리고 대마도의 화족인 소 요토하리를 만났다.
이 자리를 주선한 사람은 후지모라다.
소 요토하리는 2년 전 사망한 부친에게서 백작의 작위를 계승한 인물로.
30대 초반이다.
[소 요토하라]-나이 : 32세
-직업 : 몰락한 일본 화족(백작)
-신뢰도 : 5%
-특징 : 정치적 야망.
-인생 성공 가능성 : 0%
-특이 사항 : 나가사키에서 원폭에 의해 사망함.
그의 머리에 떠 있는 반투명의 신상명세서를 통해서.
나는 그가 나가사키에서 요절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를 나가사키로 내몬 사람은 나겠지.’
잠들어버린 그의 정치적 야망을.
내가 다시 막대한 자금으로 꿈틀거리게 할 테니까.
‘내게는 이롭다!’
대마도의 주인이 요절을 해준다면.
미망인인 덕은 공주가.
이 대마도의 정신적 지주가 될 수 있을 테니까.
‘물론!’
철저한 내 도움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권위이겠지만 말이다.
‘대마도 왕국이 더 가까워졌다.’
하여튼 반투명으로 보이는 신상명세서는 정말 내게 이롭다.
‘젊으니 대마도가 답답하겠지.’
젊으니 혈기가 왕성할 것이다.
그리고 젊을수록 자신이 살던 곳보다 자신이 경험해 보지 못한 곳으로 나가고 싶어 한다.
‘타이밍이 좋아.’
일이 잘 풀릴 것 같다.
그리고 총알(?)도 두둑하게 가지고 왔다.
“네가 경성에서 왔다고?”
조선의 귀족과 일본의 화족은 완벽하게 다르다.
우리가 말하는 진짜 일본 귀족은 화족이다.
귀족은 그냥 명예직에 불과하다.
“예, 그렇습니다.”
최대한 공손하게 말했다.
‘아직은 네가 칼자루를 쥐고 있으니까.’
내가 원하는 것을 가질 때까지.
나는 저자에게 공손하리라.
“무슨 일로 나를 보자고 했지?”
사실 평민이.
또 조선인 출신이 화족을 만난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후지모라가!’
내가 경성에서 크게 사업을 한다고 말해줬기에 나를 만나주고 있으리라.
“섬이 좁지 않습니까?”
내 뜬금없는 말에 소 요시하리가 묘한 눈빛으로 나를 봤다.
“나는 늙은이처럼 말을 빙빙 돌려서 말하는 것을 싫어한다. 본론을 말해라.”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예, 그럼 본론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얼마면 되겠습니까?”
“뭐라?”
소 요시하리 백작이 내게 되물었다.
“가지신 땅 전부와 이 저택을 얼마면 제게 파시겠습니까?”
“후테이센진!”
백작이 매섭게 나를 노려봤다.
당장이라도 진열장에 진열해 놓은 일본도로 내 목을 벨 기세다.
하지만.
그는 돈이 궁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감옥 같은 대마도가 싫을 것이다.
“후지모라!”
기분 나쁜 목소리로 내 운명적 동지인 후지모라를 불렀다.
“예, 백작 각하.”
중간에 끼여 있는 후지모라가 덜덜 떨었다.
“이런 후테이센진을 왜 내게 소개한 것이냐?”
“송, 송구하옵니다.”
후지모라는 그저 안절부절못했다.
‘일본인 특유의 두려움이 존재한다.’
사실 일본인이 온순하다는 것은.
사무라이에게 아무 이유 없이 목이 베였던.
그 두려움에서 출발했으리라.
“이 대마도는 백작 각하의 야망을 실현시키기에는 좁지 않습니까? 품으신 대망이 크다 하셔서 말씀드렸습니다.”
몰아붙일 때는 몰아붙여야 한다.
‘빈손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그리고 거래가 안 되면.
나는 악인으로 돌변해서.
덕은 공주를 미망인으로 만들어야 한다.
‘자객은 많다!’
포수들이 있으니까.
“그래서?”
조금 전 흥분했던 백작은 진정하려는 듯 차가 든 잔을 들어 올렸다.
“30만 원을 드리겠습니다.”
내 말에 찻잔을 든 손이 떨렸다.
“······30만 원?”
엄청난 거금이다.
“그렇습니다. 30만 원이라면 엄청난 거금이지 않습니까?”
“부족하다. 내 대망은 크다.”
시골 촌구석 화족 따위가 대망이 크단다.
‘조선의 공주의 남편이면서!’
그것을 발판으로 대망을 실현시키지 못한 주제에.
대망이 크단다.
‘깜냥이 안 돼!’
사실 저 젊은 나이에 또 화족인데.
일본 정치계에 입문하지 못했다는 것은.
무능하다는 증거이리라.
그것도 아니면 조선인 공주의 남편이라는 것이.
걸림돌이 됐을 수도 있다.
“얼마면 되겠습니까?”
내 말에 백작이 찬을 내려놓고 나를 빤히 봤다.
“50만 원.”
역시 예상했다.
대마도의 현 시세보다 세 배나 비싸다.
하지만 나는 살 것이다.
내가 그에게 건넬 돈은 조선식산은행에서 대출받은 것이다.
내게는, 아니, 1년만 지나면 휴지나 다름없다.
“그리하겠습니다. 50만 원을 드리겠습니다.”
내 말에 살짝 놀라는 백작이다.
“3배인데?”
백작이 궁금하다는 눈빛으로 내게 물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