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rit Farmer RAW novel - Chapter (235)
“촬영하시면 안 됩니다. 촬영본 지워 주십시오.”
“촬영하시면 안 됩니다. 촬영본 지워 주십시오.”
“촬영하시면 안 됩니다. 촬영본 지워 주십시오.”
갑자기 나타난 집사 폰들은 빠르게 주변 사람들을 제압했다.
무력을 행사했다는 뜻이 아니라, 단호하게 주의를 줘서 촬영을 막았다는 소리다.
그에 사람들은 놀라는 한편, 재빨리 촬영한 것들을 지웠다.
건우가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게 한 방에 정리가 돼 버리네?’
오늘은 분명 사람들이 별로 없는 날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평소의 레버랜드 치고는 없다는 뜻이었지, 실제로는 오늘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폰들이 나서지 않고 건우가 직접 나섰다면 상황을 쉽게 진화시킬 수 없었을 것이다.
‘역시 신화그룹 집사님들은 대단해.’
건우가 그렇게 감탄하고 있을 때였다.
레버랜드 가이드를 자처하던 나이트가 건우에게 말을 걸었다.
“이건우 님. 사소한 것들은 저희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든든하네요.”
“하하. 감사합니다.”
나이트는 그러면서 깃발을 들고 흔들었다. 슬슬 이동하겠다는 신호였다.
하지만 이동은 이뤄지지 않았다.
조윤아가 나이트를 잠시 멈춰 세웠기 때문이다.
“잠깐만요. 하와가 사진 찍고 싶대요.”
“음, 포토타임이라면 더 좋은 곳이 있습니다만…….”
“여기서도 찍고 싶대요.”
“그렇다면 알겠습니다. 포토타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조윤아의 말에, 나이트는 들었던 깃발을 내렸다.
그와 동시에 하와가 건우에게 쪼르르 달려오더니, 손을 덥석 붙잡았다.
“하와.”
“둘이서 같이 찍자고?”
“하왓!”
하와의 말에 건우가 아빠 미소를 지었다.
“나야, 좋지. 같이 찍자.”
“하와앙!”
하와는 건우가 허락을 하자,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환하게 웃었다.
그렇게 건우가 하와를 데리고 사진을 찍으러 가려는데, 누군가가 둘의 앞을 막아섰다.
“나도! 나도 같이 찍을래!”
바로 건우바라기 소아였다.
‘그래. 소아가 왜 안 나서나 했다.’
건우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이려고 했다.
그런데 건우보다, 하와가 먼저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와!”
웬일인지, 하와가 둘이서만 찍겠다고 단호하게 말한 것이다.
그 대답을 들은 소아는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설마 하와가 거절할 거라고는 예상치 못한 것이다.
소아가 입술을 삐죽 내밀면서 말했다.
“하지만 나도 건우랑 같이 찍고 싶어.”
“하와.”
“응? 하와랑 건우 먼저 찍고 나서 찍으면 된다고?”
하와의 제안에 소아가 잠시 턱을 괴고 고민에 빠졌다. 그러다가 활짝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그러면 하와가 건우랑 찍고 나서, 나도 건우랑 둘이서만 찍을래!”
“하왕!”
둘은 그렇게 극적인 합의를 이루고 악수를 나눴다.
그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던 건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둘이서 싸우는 줄 알았네.’
지금까지는 단 한 번도 싸우지 않던 아이들이었지만, 혹시라도 싸움이 일어나면 어쩌나 싶어서 가슴을 졸였던 것이다.
그러는 사이, 엘이 슬쩍 다가왔다.
“저도 찍고 싶답니다. 괜찮을까요?”
수줍게 묻는 엘.
건우가 고개를 끄덕이자, 엘이 활짝 핀 꽃처럼 웃었다.
그 모습을 본 나이트가 은은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세 분께 전부 러브콜을 받다니…… 부럽습니다.”
“하하하. 이 정도 가지고 뭘요.”
건우는 괜히 으스대면서 콧대를 높였다. 그리고 하와와 함께 배경이 좋은 곳을 뒤에 두고 섰다.
그 모습을 본 나이트가, 언제 준비한 것인지 모를 대포 카메라를 들어 올렸다.
“바로 찍습니까?”
그가 그렇게 묻자, 건우가 잠시 손을 들어 올렸다.
“잠시만요.”
그러고서 하와를 번쩍 안아 드는 건우.
하와가 기분 좋게 웃으면서, 건우의 목을 꼭 끌어안았다.
“하와, 그러면 얼굴이 안 보이잖아. 조금만 느슨하게 안자.”
하와는 건우의 말에 팔을 살짝 풀었다.
그리고 건우는 하와의 얼굴이 잘 보이게 비스듬히 섰다.
“자, 됐어요. 찍어 주세요.”
“하와아!”
두 사람의 말에, 나이트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포 카메라를 다시 들어 올렸다.
“그러면 찍겠습니다. 하나, 둘, 김치!”
“하왗!”
“김치!”
찰칵!
능숙하게 사진을 찍은 나이트가 잠시 결과물을 확인하더니, 엄지를 치켜들었다.
“아주 잘 나왔습니다.”
“다행이네요.”
건우는 잘 나왔다는 말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때, 하와가 조윤아를 향해서 손짓했다.
“하왓!”
“나도 같이 찍자고?”
하와가 조윤아에게 사진 촬영을 제안한 것이다.
건우가 그 모습을 보면서 살짝 놀랐다.
‘오늘따라 하와가 윤아를 많이 챙기네?’
그는 그러면서도, 그것을 그리 이상하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그저 두 사람의 사이가 가까워졌다고 여길 뿐이었다.
그런 건우가 조윤아에게 손짓했다.
“그래. 같이 찍자. 윤아도 여기로 와.”
“네. 알겠어요.”
건우의 말에 살짝 쭈뼛대며 다가오는 조윤아.
그 모습을 본 하와가 건우의 품에서 내려서더니, 양손으로 건우와 조윤아의 손을 각각 붙잡았다.
“하와!”
그리고 세상 행복한 표정을 짓는 하와.
찰칵!
사진을 찍은 나이트가 엄지를 치켜들기에 충분했다.
* * *
레버랜드에는 많은 놀이기구들이 있었다.
롤링x썬더 트레인, X익스프레스, 레츠고 더블 트위스트, 아말존, 좀비 메이즈 등등.
그리고 그 많은 놀이기구 중에서도 가장 백미로 뽑히는 것은 바로 ‘판타지 레이드’였다.
“하와!”
“이게 제일 재밌다고 소문났답니다!”
“레이드? 레이드가 뭐야?”하와와 아이들은 판타지 레이드라는 놀이기구를 가리키면서 방방 뛰었다.
건우는 그런 아이들의 모습이 무척 사랑스럽다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솔직히 말해서 조금은 무섭기도 했다.
‘어, 어째서 안 지치는 거지?’
하와와 아이들은 점심시간이 가까워지도록 레버랜드를 종횡무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치질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다가 내가 먼저 넉다운 당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
건우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사탕 하나를 입에 넣었다. 혹시라도 체력이 방전되지 않게, 당부터 충전한 것이다.
그렇게 잠시 후.
짧은 당 충전 시간을 가진 건우는, 아이들과 조윤아를 판타지 레이드 줄에 세우고서 자신은 스마트폰을 점검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이번에도 아이들이 노는 것을 찍어둘 요량이었다.
그때, 집사 나이트가 건우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이건우 님. 사진이나 동영상은 제가 찍어 놓겠습니다. 같이 즐기시지요.”
“아뇨. 괜찮아요. 저는 놀이기구를 타는 것보다는, 이렇게 아이들을 보는 게 더 좋아요.”
“으음, 그러시다면 어쩔 수 없지만…….”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
건우는 그리 말하면서 괜찮다는 의미로 미소를 한 번 지어 보였다.
그러다가 문뜩 좋은 생각이 났는지, 나이트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생각해 보니까, 나이트 씨도 놀이기구 한 번 타보시는 건 어떠세요?”
“저 말씀입니까?”
“네. 제가 열심히 찍고 있을 테니까, 윤아하고 아이들이랑 한 번 놀다가 오세요.”
그 말에 나이트가 기꺼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건우의 제안은 거절하기로 했다.
“죄송합니다. 이 나이에 놀이기구 같은 걸 잘못 탔다간, 심장마비가 올 수도 있습니다.”
그 말을 들은 건우는, 자기도 모르게 풋! 하고 웃어 버렸다.
“아, 죄송해요. 나이트 씨가 심장마비라니…… 믿기질 않아서요.”
“괜찮습니다. 이해합니다. 오히려 건강하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둘은 그렇게 대화를 나누면서, 각자의 촬영 도구를 살폈다.
완벽한 사진과 동영상을 찍기 위해서는, 사전 준비가 필수였기 때문이다.
그때, 깜빡 잊고 있던 존재들이 칭얼거렸다.
갸우웅.
“뀨융.”
뺘아악!
냐아앙~
가온과 뀨뀽이, 빙닭, 돌쇠가 심심하다고 볼멘소리를 낸 것이다.
가온과 아이들은 여러 놀이기구를 타고 놀던 하와와 아이들과 달리, 대기만 하고 있던 탓에 몹시 지루해하고 있었다.
건우가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차 싶은 표정을 지었다.
“미안해. 생각해 보니까, 너희들 생각을 못하고 있었네. 많이 심심했지?”
그가 그렇게 묻자, 가온과 아이들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간절한 표정을 지었다.
어서 빨리 자신들도 재밌게 놀 수 있는 곳으로 데려가 달라는 눈빛이었다.
그에 건우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이 애들이 탈 수 있는 놀이기구가 있나?’
물론 그런 놀이기구는 존재하지 않았다.
레버랜드는 어디까지나 인간의 규격에 맞춰진 놀이기구들만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상황을 지켜보던 나이트가 말문을 열었다.
“제가 알기로는, 레버랜드에도 테이밍 몬스터들을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 말에 건우가 반색했다.
“정말로요?”
“네. 최근에 테이밍 몬스터를 얻은 사람들이 급증하면서, 몬스터 사파리라는 곳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가 그렇게 ‘몬스터 사파리’에 대해서 얘기하자, 가온과 아이들이 잔뜩 기대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을 본 건우는, 이거다 싶어서 손뼉을 마주쳤다.
“마침 잘됐네요. 제가 아이들 좀 거기에 맡기고 올게요.”
그는 그러고서 바로 가온과 아이들을 이끌고 가려고 했다.
하지만 나이트가 그것을 말렸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런 건 저희들에게 맡겨 주시면 됩니다.”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박수를 두 번 쳤다.
짝짝.
“부르셨습니까?”
그와 동시에 불쑥 나타나는 폰.
건우가 화들짝 놀라서 뒤로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곧 폰을 알아보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신출귀몰하시네요?”
“별거 아닙니다.”
“데이트는 잘하고 계신 거 맞죠?”
그 물음에 폰이 짙은 미소를 지었다.
“지금 민서린 님과 좀비 메이즈를 돌고 있습니다. 깜짝깜짝 놀라시는 모습이 무척 귀여우시군요.”
“설마…… 실시간으로 데이트 중계를 해 주시는 건가요?”
“네. 걱정하시는 것 같아서…… 혹시 괜한 짓이었습니까?”
폰이 그렇게 묻자, 건우는 다시 한번 가슴 깊은 곳에서 고개를 내미는 심술의 존재를 느꼈다.
물론 그것을 밖으로 꺼내는 우를 범하지는 않았다. 대신 이를 꽉 깨물 뿐이었다.
“아뇨. 걱정이 싸악 가시네요.”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그럼 저는 이만 네 분과 함께, 몬스터 사파리로 가 보겠습니다.”
폰은 그렇게 말하면서, 가온과 아이들을 데리고 몬스터 사파리로 향했다.
건우가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하와와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마침 하와와 아이들의 차례가 가까워져 있었다.
‘이번에는 애들이 얼마나 좋아할까?’
건우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촬영 준비를 마무리했다.
바로 그때, 조윤아가 쭈뼛거리면서 건우에게 다가왔다.
“이건우 님. 정원을 다섯 명으로 채워야 된다고 하는데요?”
“정원이요?”
“네. 다섯이서 한 파티가 돼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저희들 앞뒤로는 전부 일행들이라서…… 이건우 님도 같이 하지 않으시겠어요?”
그 제안에 건우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 조윤아가 건우의 손을 냉큼 붙잡고 이끌었다.
“우리 같이 가서 놀아요.”
그렇게 조윤아의 손에 끌려가는 건우.
그런 건우의 표정은 가히 좋지 않았다.
‘나, 놀이기구 진짜 못 타는데?’
고소공포증이 있던 건우.
보통 그런 사람은 놀이기구도 잘 못 타기 마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