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71
SSS급 재벌 헌터 071화
국방장관 번 캐락은 대안이 하나밖에 없다고 성토했다.
“한국에 도움을 청해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도와줄지.”
“이번에 항공모함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지 않습니까? 그걸 빌미로 하면 도와줄 겁니다.”
“으음.”
존 스미스는 생각에 잠겼다.
국가 간의 이익이라는 것이 분명 존재했다. 인류애로 포장을 하여도 결국에는 이익이 없다면 한국에서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정치판에서 오랫동안 살아남은 것은 물론이고 대통령에까지 당선된 존 스미스가 그런 사실을 모를 리 없다.
“항공모함으로는 부족해.”
“그럴 리가요.”
비서실장이 들어온다.
그는 급하게 전문을 내밀었다.
“한국에서 온 전문입니다!”
“뭐라고 하나?”
“협력국이 되어 달라고 합니다!”
“협력국이라고!?”
“내용을 보면 거의…….”
비서실장은 말끝을 흐렸다.
미국의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에서 가져가는 것부터 시작해서 정치에까지 관여를 한다는 것이었다. 거기에 여러 가지 제약들이 있었으며 미국에 주미한국군까지 주둔을 시킨다고 하였다. 사실상 미국을 지배하고 수탈하겠다는 뜻이었다.
여기에 더하여 미국의 부를 긁어 가기 위한 조약들도 있었다.
주미한국군의 주둔비를 모두 미국에서 부담하는 것은 물론이고 매년 엄청난 사례를 해야 했으며 몬스터 방위에 대한 비용도 천문학적이었다.
“제국주의 수준이로구나.”
예상은 했지만 상상 이상이었다.
번 캐락이 말했다.
“하지만 지금 루시퍼를 막지 못하면 미국에 미래는 없습니다. 일단 놈을 몰아내고 생각하시죠?”
“확답을 해야 오지 않겠나?”
“일단 2년 정도는 그들의 말을 들어주겠다고 확답을 하십시오. 그리고 추후에 협상을 하자고 하면…….”
“그들은 멍청하지 않네.”
“일단 타진을 해 보아야 합니다.”
“그러지.”
지금은 방법이 없었다.
한국에서는 분명히 거절을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모든 조약을 들어주고서라도 도움을 청해야 한다.
나는 학교에 나와 있었다.
TV에서는 루시퍼의 출현을 연신 보도하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미국이 멸망할 것이라는 말들이 많았다.
몬스터 웨이브가 터진 이후에 최악의 사태다.
하지만 그건 나와 상관이 없는 일이었다.
청와대에서는 제국주의에 버금갈 만큼이나 수탈을 시도하려 하고 있었다. 나 역시 그걸 말릴 생각은 없었다.
조약이 체결되면 미국을 보호하는 대가로 천문학적인 돈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조약에는 미국에서 생산되는 아이템의 3할을 내게 헌납해야 한다는 조건도 있었다. 그야말로 수탈의 정점이라 말할 수 있었다.
나머지는 정부에서 알아서 하겠거니 하고 교실로 와서 잠을 청했다.
“미국에서 들어주겠느냐?”
세실리아가 호기심을 드러냈다.
그녀는 영국까지 한국이 수탈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다.
“들어주겠지.”
“만약 영국에서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세실리아는 나를 바라보며 호소하고 있었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네 얼굴을 봐서 약간은 감경을 해 줄게.”
“고맙구나!”
세실리아는 나를 그대로 끌어안았다.
교실의 학생들은 그런 우리들을 바라보며 그러려니 하며 넘겼다. 세실리아의 이런 공격(?)은 이제 익숙한 일과가 되었다.
드르륵!
그들이 실랑이를 하고 있을 때, 대통령 비서실에서 사람이 찾아왔다.
학생들이 좌우로 갈라졌다.
그는 비서실장 한진우였다.
“이 준장님!”
“무슨 일입니까?”
“미국에서 조건을 모두 수락하겠다고 답신이 왔습니다.”
“벌써요?”
나는 눈살을 찌푸렸다.
아직 이틀 정도는 있어야 천상의 목걸이가 회복된다. 최소한 미국에서 하루 정도는 고심을 할 줄 알았는데 급하게 일을 처리하였던 것이다.
그만큼이나 사태가 급박하다는 걸까.
“어찌할까요?”
***
“가겠다고 하십시오. 하지만 가는 데 이틀은 걸릴 겁니다.”
“예!”
세실리아는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내가 워프게이트를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렇게 급박하다면 곧바로 이동할 수 있지 않느냐는 뜻이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워프게이트는 아무렇게나 쓸 수 있는 것이 아니거든.”
“흐응.”
그녀는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미국에서 그런 조건들을 모두 수락한다고 하니 슬슬 준비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럼 노예들을 호출해 볼까?”
강원도 삼척에 위치한 정라항.
정라항은 원래 삼척의 유명한 항구였다. 하지만 몬스터 웨이브가 터진 후에는 그냥 방치가 되고 있었는데, 내가 직원들을 시켜 똥값에 매입했다.
인천과 같은 경우에는 그래도 대도시에 붙어 있었고 과거에는 엄청난 물류량을 자랑했기에 어느 정도의 값을 주었지만, 이곳은 다소 시골이었고 몬스터 웨이브 당시 피해도 컸기에 똥값에 매입할 수 있었다.
이런 곳을 매입한 후에 깨끗하게 보수를 했다.
정라항에는 기자들이 모여 있었다.
그리고 나는 출항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비행기를 타고 가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로 거절했다.
빠른 속도로 날아가다 요격을 당하면 몰살을 당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목걸이가 완충되려면 이틀이 필요하다. 여기서 쾌속 함선을 타고 가면 미국까지 이틀 정도 걸렸기에 이곳에서 출발하려는 것이다.
나와 이예나, 세실리아, 양슬하, 이한별 남매가 함께한다. 물론 강소라와 오문식도 함께였다. 그들은 국방부에서 보낸 내 감시역이라고나 할까.
이예나와 이한결은 인상을 잔뜩 쓰고 있었다.
이예나가 먼저 물었다.
“나는 왜 가는 거야?”
“시녀 겸 짐꾼?”
“와아. 이런 고급 인력을 고작 시녀로 쓴다고?”
“너는 내 노예잖아.”
“…….”
그녀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애초에 노예계약서에 서명을 한 것이 잘못이었다. 이제 와서 후회를 해 봤자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이한결도 마찬가지였다.
“루시퍼를 잡으러 간다니…….”
“꼽냐?”
“그, 그렇지는 않습니다만 목숨이 위험할 수도.”
“너희 남매는 그냥 나를 보조해 주기만 하면 돼.”
“그러다 죽으면요?”
“내 사정 아니지.”
“그런!”
나는 눈썹을 꿈틀거렸다.
이한결은 다시 내게 슬슬 기어오르려고 하는 것 같았다.
다시 한 번 주입을 해 줘야 하는 걸까.
“이번에 정령왕에게 1단계와 2단계의 저주를 걸었거든? 아마 지금쯤 죽었지 않았을까 싶다.”
“……!”
이한결은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야말로 간질 환자처럼 몸을 떨었는데, 설사를 하다가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해 보았기 때문이다.
“그 짝 나고 싶지는 않지?”
“제가 실수했습니다.”
“좋아. 사람은 모름지기 주제를 알아야 해.”
놈은 인상을 잔뜩 썼지만, 그건 내가 알 바 아니었다.
이제 슬슬 회견을 준비해 보도록 할까.
“험험.”
표면적으로는 양슬하가 SSS+급 헌터였다. 그런데 내가 우리 팀의 대변인을 맡고 있었다.
내가 서자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이시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인류애가 대단하십니다!”
“다 양슬하 양의 인류애가 투철해서죠.”
“루시퍼를 격파하실 수 있나요?”
“양슬하 양은 가능할 겁니다. 게다가 세실리아 전하와 이한결 남매도 함께 가거든요. 이 정도면 최강의 전력이라 말할 수 있죠.”
“건투를 빕니다!”
나는 단순히 미국에게 도움을 주는 것을 인류애로 포장하였다. 실상은 수탈을 하려는 것이었지만, 그런 이야기까지 기자들에게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이참에 항공모함도 끌고 오는 것이 어떨까 싶다. 호위만 충분하다면 항공모함이 침몰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 때문에 개조하고 있던 전투선 20척을 급하게 마무리하고 바다에 띄우기로 하였다. 이 정도라면 몬스터 살상 함대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기자들에게는 이쯤 설명을 하고 출항하기로 했다.
“출항!”
위이이잉!
마법 모터가 돌아가기 시작하였다.
나는 승무원들에게 외쳤다.
“전속력으로!”
촤아!
함대급 전력이 바다를 가로질렀다.
펑! 펑펑!
전투선들에서 요란하게 포격이 울렸다.
역시나 바다는 만만한 곳이 아니다. 무식할 정도의 함포를 달고 있었고 각종 첨단마법(?)들을 겸비하고 있었기에 손이 가지 않는 것이지, 만약 과학과 마법이 결합하지 않았다면 SS급 이상의 헌터들이 타고 있다고 해도 성가실 것이었다.
레이더가 작동하여 몬스터를 감지했고 그대로 추격하여 포를 발사한다.
사방으로 몬스터의 시체들이 비산했다.
하지만 시체의 부산물이 떨어지지는 않았다. 실드로 보호가 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갑판으로 올라왔다.
실드에 바람을 여과시켰다.
휘이이잉!
“좋군.”
나를 따라서 일행들도 함께 쫓아왔다. 그건 내가 이제 곧 미네르바를 소환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표정에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세실리아가 물었다.
“그러니까, 미네르바가 죽었거나 네게 굴복을 하거나 둘 중 하나라는 뜻이냐?”
“그래. 그럴 수밖에 없겠지.”
“그 자존심 강한 정령왕이 굴복을 하려 할지.”
“될걸?”
나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도박을 하는 심정이었다. 과연 정령왕이 내 뜻에 따라서 움직여 줄 것인가. 소환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었지만 그 이후에 말을 듣느냐 마느냐 하는 것이 문제였다.
“정령왕 소환!”
스아아아!
바람이 더욱 거세게 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미네르바가 소환되었는데, 이건 생명체의 몰골이라 부르기 힘들었다.
뿌직! 뿌지지직!
아직도 설사를 하고 있는 그녀였다.
인간이라면 벌써 죽고도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명색이 정령왕이었기에 아직까지 버티고 있는 것이었다.
“살아 있었네?”
-사, 살려…….
“뭐라고?”
-살려 줘…….
“이년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네.”
-살려 주세요……. 제발……. 흑흑!
그녀는 울고 있었다.
설사라는 것이 이렇게 고통스럽다는 사실은 아마 처음 알게 되었을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내게 반항한 자의 최후다.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똑똑히 봐라. 1단계와 2단계 저주를 혼합하면 어찌 되는지.”
그들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정령왕이었기에 하루를 버틴 거지, 이 중 누구라도 저주에 걸렸다면 하루는 버티지 못할 것이다.
“충성을 맹세해라.”
털썩!
미네르바는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
-당신이 죽는 그 순간까지 함께할게요.
“죽어서도 마찬가지지.”
-당신의 영혼이 존재하는 한은 충성하겠습니다. 그러니 부디 저주만은…….
거의 해골이 되기 직전의 몰골로 그녀는 호소했다.
이렇게 보니까 조금 불쌍해 보이는 것도 같고.
나는 그녀에게 자비를 내려주기로 했다.
“저주 해제.”
-아아아!
그녀는 그대로 갑판에 드러누웠다.
정령왕이라고 보기에는 황당한 모습이었지만 그동안 지독한 설사에 시달렸으니 당연한 결과일지도 몰랐다.
“움직일 수 있냐?”
-주인님의 명이라면…….
그녀는 힘겹게 일어났다.
“쯧쯧.”
이래서야 개미새끼 한 마리도 못 잡을 것 같았다. 비실거리다가 죽을 것만 같다.
“정령계로 돌아가 휴식을 취해라. 이틀이면 되지?”
-충분합니다.
“소환 해제.”
스스스슷!
미네르바는 정령계로 돌아갔다.
지금까지 마나가 많이 빠졌고 죽기 직전까지 갔을 것이니 이대로 물질계에 두는 것은 안 된다. 그랬다가는 정말 죽을 수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