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 Class Chaebol Hunter RAW novel - Chapter 72
SSS급 재벌 헌터 072화
짝짝짝짝!
세실리아가 박수를 쳤다.
“설사로 정령왕을 굴복시키다니!”
“스승님, 짱이에요!”
“후후후.”
드디어 정령왕을 굴복시켰다.
방법이야 약간 더러웠지만 어차피 정령왕이었기에 냄새가 나는 것도 아니었다. 보기에 수치스러웠을 뿐이지.
미네르바는 앞으로도 똥싸개 정령왕이라는 별명을 달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아마 대대손손 그런 별명이 이어지지 않을까 싶었다.
“그럼 이제 다른 정령왕을 소환해 보도록 할까?”
“다른 정령왕이라니!?”
세실리아가 놀라움을 드러냈다.
미네르바를 굴복시켰으니 이건 당연한 일이었다.
“미네르바가 정령계에서 추태를 보였을 것이니 다른 정령왕들도 뭔가 느끼는 것이 있지 않을까?”
“오오오!”
호기심이 폭발했다.
과연 미네르바의 모습을 지켜본 정령왕들이 내게 굴복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 이건 상당한 문제가 아닐까 싶었다.
미 백악관에서는 똥줄이 타는 시간이 이어지고 있었다.
한국의 조건을 모두 수용한다는 전문을 보냈다. 한국 정부에서는 즉답을 하였는데, 이틀 안에 도착하겠다는 것이었다.
다만 시애틀 항구로 들어올 것이니 헬기를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헬기야 얼마든지 마련해 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때까지 버틸 수 있냐는 것이다. 여기에 문제는 더 있었다.
과연 미국의 시민들이 한국의 수탈을 받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다.
TV에서는 시시각각으로 전선에 대한 상황을 방송하고 있었다.
아직 미국 국민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한국의 지원을 받기 위해 무엇을 미국에서 지불하기로 했는지 말이다.
국방장관 번 캐락이 말했다.
“아무래도 영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영웅이라고?”
“미국을 지킨 영웅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 영웅을 내세운다면 조금은 한국의 수탈이 정당화되겠지요.”
“누굴 영웅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인가?”
“바로 이현빈 군입니다.”
“이현빈이라고? 양슬하가 아니라?”
대통령은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분명히 양슬하가 모든 열쇠를 쥐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이현빈에 대한 이야기는 왜 나온다는 말인가?
제39장 영웅 등장
“비공식적인 보고에 따르면 SSS+급 헌터는 양슬하 양이 아니라 이현빈 군이라고 합니다.”
“정말인가?”
“어디까지나 비공식적인 보고입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그렇다면 지금 이현빈이 전 세계를 속이고 있다는 건가?”
“그렇지요.”
“도대체 왜?”
“회사 때문이라고 합니다.”
“회사 때문이라.”
“대신그룹의 후계자 구도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때문에 일부러 망나니짓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실력을 숨기는 것이라고 합니다.”
비공식적인 보고라면 오히려 공식적인 보고보다 신빙성이 있었다.
생각해 보니 그런 초강자라면 이런 식으로 베일에 싸인 채로 두는 것도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 거기에 이현빈이 절대강자가 아니라면, 대신무역과 건설이 그렇게까지 발전을 하고 있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았다.
“그렇군. 그런 것이었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가 끝까지 양슬하 양을 내세운다면 어쩔 도리가 없다.”
“지금부터 작업을 해야 합니다.”
“어떤 작업 말인가?”
“SSS+급 헌터는 양슬하가 아니라 이현빈이라고 말입니다. 물론 양슬하 양의 실력이 SS+급에 이른 것은 사실입니다.”
“허어.”
“어떻게 할까요?”
지금부터 물밑작업을 해서 의혹이 짙어질 즈음에 루시퍼를 한국 헌터들이 상대하는 것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내보낸다.
분명히 이현빈은 양슬하가 SSS+급 헌터라는 사실을 뒤집어씌우기 위해 무슨 짓이라도 할 것이었다.
“바로 작업 시작하도록 해.”
“그리하겠습니다.”
요즘에는 인터넷이 잘 발달되어 있었다.
전 세계의 이동이 막혀 버렸지만, 인터넷만큼은 망가지지 않았다. 그러니 소문을 퍼뜨리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미국에서는 이현빈도 모르는 음모(?)가 진행되고 있었다.
나는 정령왕을 소환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안타깝게도 정령왕은 한 번에 한 마리씩밖에는 소환을 할 수 없었다. 과연 루시퍼와의 전투에서는 어떤 정령왕이 도움이 될까.
어차피 정령왕은 전투에 직접 나설 수가 없다. 나를 보조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엘퀴네스가 낫겠군.”
“물의 정령왕?”
이예나가 말했다.
그녀는 대충 내가 왜 엘퀴네스를 소환하려 하는지 알 듯한 표정이었다.
“그래. 엘퀴네스는 신성마법도 사용하니까.”
“아아!”
나머지 사람들은 그제야 탄성을 내지르며 이해를 했다.
엘퀴네스를 소환하면 최소한 루시퍼의 공격에 맞아 죽을 일은 없어진다. 보호막이 워낙에 튼튼하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엘퀴네스는 대단한 미인이라고 한다.
“그럼 시작해 볼까. 정령왕 소환!”
나는 이번에 엘퀴네스를 소환하였다.
촤르르륵!
미네르바가 소환될 때에는 바람이 불었었다. 이번에는 물이 사방에서 모여들더니 형상을 갖춰 가기 시작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엘퀴네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와아!”
그리고 터지는 탄성.
나 역시도 상당히 놀란 표정을 짓고 말았다.
전체적으로 푸른빛을 띠고 있었지만 대단한 미인의 형상이었다. 거기에 나체였는데, 그것이 묘한 느낌을 불러일으켰다.
머리에는 왕관을 쓰고 있는 여성체 정령.
엘퀴네스는 그대로 한쪽 무릎을 꿇었다.
-명령을 내려 주십시오.
“오호!”
그녀는 별다른 반항을 하지 않았다.
나는 그 이유를 물을 수밖에 없었다.
“나는 자격이 되지 않는 소환자가 아니냐?”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태고의 약속으로부터 내려온 조건에 부합되는 당신입니다. 그러니 명령을 듣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미네르바는 그렇지 않던데?”
-멍청해서 그렇지요. 게다가 저는 그런 저주를 견딜 수 있을 만큼 강한 정신력을 소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하하하하!”
이쯤 되니 나머지 사람들도 이해를 한 것 같았다.
엘퀴네스는 저주에 걸리는 것이 두려운 것이다.
하기야, 그런 저주는 누구도 두려워할 것이었다.
“다른 정령왕들도 너처럼 복종을 할까?”
-물론입니다.
아주 만족스럽다.
이 정도면 나머지 정령왕들을 돌아가면서 소환하여 부려도 상관이 없을 것이었다.
“정령계로 돌아가 있거라.”
-예!
“소환 해제!”
그녀는 그대로 사라졌다.
사방으로 물방울이 튀었지만, 그것은 곧 사라졌다. 싫지 않은 느낌이었다.
양슬하가 엄지를 척 올렸다.
“스승님, 정말 짱이에요!”
“그러냐?”
“사대정령왕들을 모두 휘하에 두셨잖아요!”
“하하하! 그렇지.”
나와 양슬하는 희희낙락이었다.
이한결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협박에 무너지지 않을 도리가 없지.”
이한결 역시도 내 협박에 굴복한 놈 중 하나였다.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리. 원하는 것을 손에 넣었으니 과정은 중요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루시퍼가 나타난 지 하루가 지났다.
전 세계에서는 루시퍼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었는데, 벌써 루시퍼는 워싱턴의 마지막 바리케이드를 무너뜨렸다고 한다.
물론 그의 실력이라면 워싱턴을 날려 버리고도 남았을 것이다. 이렇게 천천히 진군하는 것은 워싱턴뿐만이 아니라 오리건 주와 캐나다까지 진출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루시퍼 자체는 워싱턴에 떠 있었다.
즉, 루시퍼는 파괴와 살육을 즐기고 있었다. 여기에 루시퍼가 진군을 늦추는 이유는 또 있었다.
어제 한 헌터가 인간계 최강의 헌터가 오고 있다고 말했던 것이다. 루시퍼 당신을 그 헌터가 죽일 것이라고 말이다.
루시퍼는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고, 천천히 살육을 즐기며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그 와중에 전 세계로 소문이 퍼졌다.
그건 바로 한국의 SSS+급 헌터는 양슬하가 아니라 이현빈이라는 소문이었다.
“대체 이게 어찌 된 일이지?”
이한진 대통령은 곤욕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현빈과는 단단히 약속이 되어 있었다. 어떤 일이 있어도 정체를 밝히지는 않기로 말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의도적으로 소문을 흘리고 있는 중이었다.
국가정보원 국장 강도우가 그의 말에 대답했다.
“미국에서 이현빈 준장을 영웅으로 추대하려는 것 같습니다.”
“추대를 한다고요?”
“반쯤 미국 시민권자로 만들 생각이 아닌가 싶습니다.”
“악랄한 수법이로군!”
“이현빈 준장을 영웅으로 만들고 시민권을 쥐여 준다면…….”
“한국의 요구가 상쇄될 수도 있겠군요.”
“그렇습니다.”
심각한 일이었다.
어디까지나 지금 진행하고 있는 모든 일들은 이현빈의 힘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었다. 그가 아니라면 계획은 무너지고 만다.
국방부 장관 이태석이 말했다.
“이 준장은 약속을 지킬 것입니다. 게다가 한국군 소속입니다.”
“요즘 같은 시국에 군복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
이한진은 눈살을 찌푸렸다.
만약 이현빈과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어찌 될까. 그 더러운 성미를 짐작하였을 때, 정부와의 모든 관계를 끊으려 할 수도 있었다.
양슬하는 어차피 이현빈이 움직이는 꼭두각시에 불과했다.
“소문을 막도록 하세요!”
“노력하겠습니다.”
“무조건 해야만 합니다!”
비상이 걸렸다.
이현빈은 미국의 영웅이 되어서는 안 된다. 거기에 미국이 내미는 미끼를 물어서도 안 되는 것이었다.
국가정보원은 물론이고 정부에서 나서서 소문을 철저하게 막으려 하였다.
펑! 펑펑!
항해 이틀째.
이제 반나절 정도면 플로리다 마이애미 항구에 도착할 것이다.
그 전까지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했기에 일행들은 그냥 편하게 쉬고 있는 중이었다.
나는 밖으로 나와 주변의 전경을 감상하고 있었다.
화염과 함께 몬스터가 비산하는 광경이 썩 나쁘지 않다.
“스승님!”
내 곁으로 양슬하가 다가왔다.
나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처음, 양슬하와 만났을 때를 생각하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녀와는 이제 확실한 상하관계가 되었다.
“왜 그러냐?”
“아미르의 탑은 언제 가나요?”
“아, 그렇군.”
최근에 일이 많아서 계획만 해 두고 실행하지는 못했다.
상해에 위치한 아미르의 탑에는 드래곤 본 건틀렛이 있다. 미로와 같은 탑을 올라가야 했기에 양슬하도 꽤 신경이 쓰이는 모양이다.
“가기 싫으냐?”
“그게 아니라 빨리 가고 싶어서요.”
“다음 주쯤에 가자.”
“왜요?”
“사람이 좀 쉬어야지.”
‘그보다는 천상의 목걸이가 충전되어야지.’
지금 내 실력은 SS급 정도일 것이다. 모든 장비를 착용하고 말이다. 전적으로 천상의 목걸이에 의지를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양슬하에게는 그런 말을 모두 할 수 없었다. 그냥 게으름으로 포장을 하는 수밖에.
“스승님, 검술 좀 알려 줄 수 있나요?”
“검술?”
나는 양슬하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꽤나 단단히 결심을 한 모양이다.
“마검사가 되고 싶어요. 스승님처럼요.”
나는 피식 웃었다.
“검술을 사용하려면 기초부터 다져야 할 텐데?”
“스승님이시니까 가르쳐 주세요!”
그녀는 떼를 쓰기 시작하였다.
물론 거부할 수는 없다. 여기서 양슬하가 수틀려서 싸움을 벌이면 나는 바로 죽을 수도 있었다.
‘빨리 강해지든가 해야지, 원.’
“기초 정도라면 가르쳐 주지.”
나는 근엄한 표정을 지었다.
양슬하는 크게 고개를 끄덕인다.
“목검을 가져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