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the Game as a Barbarian RAW - chapter (388)
388화 야생마 (2)
매달 15일 자정에 열리는 악령들의 커뮤니티.
고스트 버스터즈 내에서의 시간은 바깥과 다르게 흐른다.
‘여기서 1시간이 밖에서 1초.’
쉽게 말해, 커뮤니티가 유지되는 12시간을 전부 다 사용해도 바깥에서는 12초가 지났을 뿐이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오래 기다려주지는 않겠지.’
후작의 의도는 명확하다.
그는 확인되지 않은 의문을 내게 품고 있고, 오늘 밤 내게 그것을 확인하려 들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단 하나.
나에게 얼만큼의 시간이 있는가.
일단 내가 희망하는 여유 시간은 4초였다.
그렇게 되면 3시간 뒤에 열리는 원탁에도 참가하고 나올 수 있는 시간이니까.
수사자의 불참으로 인한 의혹도 막을 수 있으며, 원탁을 한 회차 쉬며 생기게 될 정보의 손실도 없다.
빌어먹게도.
‘역시 4초는 너무 아슬아슬해.’
나는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욕심을 억눌렀다.
그래, 예정대로 포기할 건 깔끔하게 포기하자.
딸깍, 딸깍.
결정을 내림과 동시에 부팅이 끝난 컴퓨터.
나는 얼른 마우스를 조작해 채팅방부터 확인했다.
[대한독립만세] – 1명이 접속 중입니다.시간 낭비할 것 없이 즉시 채팅방에 들어갔다.
[HS123]일단 접속 중인 플레이어는 현별이가 맞았다.
혹시 GM이 내 요구대로 이백호의 벤을 풀어서 걔가 오지는 않았을까 싶었는데.
뭐, 이건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까.
“왔네요?”
소파에 앉아 있던 현별이가 다리를 꼬고 있던 자세로 고개만 들어 나를 응시했다.
흰색 블라우스에 정장 치마.
이번에도 복장은 여전하구나.
“뭐냐 그 말투는? 마치 내가 안 올 수도 있었을 것처럼.”
맞은편 소파에 앉으며 자연스럽게 말을 받자, 옛날이 떠오르는 티키타카가 이어졌다.
“오빠라면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있었어요. 평소에도 조금만 불편한 일이 생기면 도망쳤잖아요?”
뭐래, 도망치기는.
“꼭 해결해야 하는 일이 아니면, 그러는 쪽이 더 에너지 낭비가 없으니까.”
난이도에 비해 보상이 짠 이벤트들은 스킵하는 게 국룰인 법이다.
효율을 추구한다 함은 낭비를 줄인다는 것이니.
바로 지금 그러하듯이.
“현별아.”
시답잖은 잡담으로 낭비할 시간은 없기에 즉시 본론으로 들어갔다.
“너 저번에 GM 만났냐?”
원탁에 참가할 시간이 되지 않음에도 곧장 나가지 않고 채팅방에 들어온 진짜 이유였다.
그야 이번 입장에서 이걸 확인하려 했으니까.
내 질문에 눈썹을 살짝 찌푸리던 현별이가 작은 입술을 열었다.
“……어떻게 알았어요?”
부정이 아닌 긍정의 말.
나는 차분하게 의심의 근거를 설명했다.
“우리가 대화를 나눌 때 쪽지가 왔던 게 이상해서 말이지. 조금 알아봤어.”
처음 위화감을 느낀 건 현별이와 헤어진 후였다.
방에 돌아와 마우스를 매만지던 차, 이 채팅방에 관심이 많던 GM이 떠올랐다.
GM이라면 채팅방 내용은 엿듣지 못해도 누가 그 채팅방에 들어가 있는지는 확인할 수 있으니까.
현별이에게 쪽지를 보낸 게 GM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생긴 나는 한 채팅방을 검색한 뒤 인원수를 주시했다.
그리고 머지않아 확인할 수 있었다.
“GM이 자주 쓰는 비밀 채팅방의 인원수가 얼마 안 돼서 3명으로 늘어나더라고. 타이밍이 공교롭단 생각에 너인가 했지.”
“…그러면 왜 그때 저를 다시 부르지 않고 오늘까지 기다린 건데요?”
“쪽지는 GM이 염탐할 수도 있으니까.”
“그럼 채팅방으로 오라고만 해도 되잖아요.”
“그것만으로도 이상하다 생각할 수 있잖아.”
“……짜증나.”
현별이가 나를 흘겨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오해할 거 같아서 미리 말해두지만, 오빠를 속일 생각은 없었어요.”
“알아.”
“오늘 말해주려 했다고요. 물론 오빠 입장에서는 믿기 어렵겠……. 네? 방금 뭐라고 했어요?”
“안다고. 속일 생각 없었다는 거.”
내 말에 현별이의 표정이 묘해졌다.
“그렇게 말하니 잘됐긴 한데… 어떤 근거로요?”
근거라면 간단하다.
“숨길 생각이 있었다면, 내 물음에 그렇게 쉽게 긍정하지 않았을 테니까.”
얘 성격상 더 철두철미하게 숨겼을 거다.
다 들켰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면서도 혹시 모르니 마지막까지 부정을 했겠지.
“하지만, 제가 연기를 했을 수도 있잖아요?”
“거기까지 가면 한도 끝도 없잖아. 그래도 납득이 안 되면 그냥 내가 널 믿고 싶어 했다고 생각해.”
내가 피식 웃으며 농담조로 말하자, 현별이가 입을 꾹 다물었다.
그리고 나를 한참이나 살펴보더니…….
“……오빠, 여기서 여자 생겼어요?”
그런 뜬금없는 물음을 던졌다.
듣자마자 미샤가 떠올랐지만, 일단은 이유부터 확인하기로 했다.
“근데 그건 갑자기 왜……?”
내가 되묻자 현별이가 살짝 묘한 목소리로 말꼬리를 흐렸다.
“그냥요. 말솜씨가 늘었단 생각이 들어서…….”
이건 칭찬일까, 아니면 비난일까.
전자로 여기기로 하며 나는 화제를 바꾸었다.
길게 이어가고 싶은 주제도 아닐뿐더러, 그럴 여유 시간도 없었다.
“근데 현별아, 내가 시간이 없거든?”
“아까 오빠가 말한 효율적인 회피, 그런 거예요?”
“그게 아니라 정말로 없어서 그래. 딱 확인할 것만 확인하고 가려는데 그것만 대답해 줘.”
“알았어요. 뭔데요?”
“GM이 너한테 뭘 제안했어?”
“GP든 뭐든 줄 테니 스파이가 되어 달라 하던데요?”
“역시 그랬구나.”
“오빠는 뭘 하고 다녔길래 그런 사람이 저렇게 집착을 해요? 그 사람 닉네임도 이상하던데…….”
“어쩌다 보니. 별거 안 했어.”
내가 대충 얼버무리자, 현별이도 깊게 캐묻지 않았다.
“……아무튼, 그래서 오빠는 제가 어찌해줬으면 하는데요?”
“말하면, 해줄 거야?”
“오빠가 말한 거, 제가 안 해준 적 있어요?”
어… 많지?
아니, 그래도 중요한 건 거의 다 툴툴대면서 해줬나?
됐고, 그냥 일단 얘기는 해보자.
“그쪽에 내가 흘리고 싶은 정보를 흘려줘.”
“좋아요. 그럼 이번에도 뭔가 있어요?”
“이따가 채팅방에서 나가면 곧바로 로그아웃을 할 건데, 아마 GM은 그 이유를 궁금해할 거야. 그러면 내가 전투 중이라 길게 대화는 못 한다고, 다음을 기약하며 급하게 떠났다고 말해줘.”
“좋아요. 근데 하나만 물을게요.”
“뭔데?”
“진짜 로그아웃하는 이유가 뭐예요?”
“그거? GM에게 말해준 거랑 비슷해.”
“그 말은… 진짜 싸우다가 왔다는 거예요? 아직 미궁도 열리지 않았는데?”
“말했잖아, 비슷하다고.”
꼭 몸으로 치고받고 하는 것만 싸우는 거라고 할 수는 없잖아?
아무튼, 답변은 이만하면 됐을 테고.
“그럼 나 간다! 다음에 또 보자!”
나는 현별이가 뭐라 말할 새도 없이 채팅방을 떠났다.
***
그녀가 디자인하고 채워 넣은 가구들이 놓인 고즈넉한 서재.
“다 끝났으면 전 이만 가볼게요…….”
“예, 약속했던 GP는 바로 넣어드리겠습니다.”
“네, 그럼…….”
이지적인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어딘가 어설프던 동양인 여성이 방을 떠남과 동시에 GM이 조용히 읊조렸다.
“그 남자가 전투 중이라……. 이거 참 기분이 묘하군요. 그 남자가 1초조차 아껴야 할 상대라면, 비슷한 수준의 적이란 뜻이니.”
GM의 목소리에서는 어딘가 허탈함이 가득 묻어나고 있었다. 다만 오랜 시간 그와 함께해 온 소울퀸즈가 그 감정의 이유를 모를 리 없었다.
사실 그녀도 비슷한 심정이었으니까.
닉네임 HS123.
부르는 게 불편하다면 그냥 ‘블랙스타’라고 불러달라 말을 했던 한국인 여성.
그 여자가 말해주기 전까지 그들은 몰랐다.
단어 그대로 아무것도.
평소에 정보력 하나만큼은 자신 있었지만, 그런 거물이 암중에서 충돌을 할 때까지 징조조차 느끼지 못한 것이다.
“…그래도 블랙스타 님을 포섭해 둬서 다행입니다. 그 남자가 고전할 정도의 충돌이 발생했다면, 분명 흔적도 남을 수밖에 없을 테니까. 당분간 그 흔적을 찾아내는 데 집중하도록 하죠.”
GM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소울퀸즈는 한 가지 의문을 꺼내는 데 망설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상한 부분도 있어요. 정말 그렇게 긴박한 상황이라면, 굳이 채팅방에 들어갔을 이유가 없잖아요?”
“하지만 그 남자 아닙니까. 표정도 그렇게 긴박해 보이지 않았다고 하고. 그 정도 자신은 있었을지도 모르죠.”
“그것도… 그러네요.”
참 이상한 일이지만, 소울퀸즈는 정말로 그랬을 수도 있겠다고.
아니, 분명 그랬을 거라고 생각했다.
조급해하는 수사자의 표정은 상상이 안 됐으니까.
그는 마치 거인과도 같았다.
자신에게 절대적인 믿음이 있기에, 늘 느긋하게 걸음을 내딛지만 그럼에도 큰 족적을 남긴다.
“그보다… 소울퀸즈 님 슬슬 준비하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준비라니요?”
“곧 원탁에 입장할 시간 아닙니까.”
“하지만, 어차피 수사자는 오지 않을 텐데요.”
“그래도 꽤 유용한 정보들이 그곳에서 다뤄지고 있지 않습니까. 무엇보다 노아르크와의 연결점인 시체 수집가도 있고. 한번 다녀와 보시지요. 어쩌면 지금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을 충돌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 말씀하시니… 알았어요.”
소울퀸즈는 GM의 지시에 군말 없이 응하며 채팅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입장 가능 시간이 되자마자 ‘원탁의 감시자’에 들어섰다.
“일찍 오셨네요?”
“네. 시간이 남아서.”
그녀보다 먼저 도착한 것은 여우 가면이었다.
간단하게나마 인사를 나누고 있자 회원들이 하나둘 입장했다.
고블린, 초승달.
그리고…….
“피시싯, 오늘은 웬일로 사슴뿔 그 인간이 안 보인답니까?”
광대까지.
총 다섯 명의 인물이 원탁에 모였고, 이는 방문이 쾅 닫히며 입장 마감을 알릴 때까지 이어졌다.
“사슴뿔 그놈이야 어디선가 객사를 했든 말든 상관없지만, 이건 좀 곤란하군요. 수사자 씨가 오지 않다니.”
아무런 미련없이 몸을 일으켜 세우는 광대.
그러면서도 그는 툴툴대는 걸 멈추지 않았다.
“정말이지, 당신들이 매번 같잖은 것만 가지고 오니까 안 오신 거 아닙니까! 어휴, 이런 것들도 밖에서 목에 힘주고 다닐 걸 생각하면…….”
구시렁대며 문가로 향하던 광대가 말꼬리를 흐리며 소울퀸즈를 응시했다.
“응? 여왕 씨는 안 갑니까?”
“네. 이번에는 그냥 참석하려고요.”
“나까지 빠지면 저런 조무래기들만 남을 텐데?”
광대의 오만한 말에 소울퀸즈가 입이 있을 위치를 가리며 호호 웃었다.
“어머나, 재미난 말을. 사실 광대 님이라고 딱히 다를 건 없잖아요?”
“제가 저들과 동급이라고 말하고 싶은 겁니까?”
“으흠, 수사자 님이 우리 정보에 만족하지 않아서 오지 못했다고 믿는 걸 보면 어느 정도 비슷한 거 같기는 한데요?”
“……마치 수사자 씨가 왜 오지 않았는지 알고 있다는 듯한 말이군요.”
“글쎄요. 이걸 맨입으로 알려 줄 수도 없고. 아, 그래 정 궁금하면 한 바퀴만 돌아볼까요?”
“……피시싯, 허세는. 자칫 속을 뻔했군요. 당신이 수사자 씨에 대해 알고 있을 리 없지 않습니까.”
“정말로 확신해요? 그러면 그냥 나가면 되는데.”
그녀가 조소하며 말했음에도 광대의 멈춘 발은 움직이지 않았다.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었다.
수사자를 향한 광대의 맹목적인 관심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으니까.
툭.
어느덧 문으로 향하던 발을 돌려 자리에 착석한 광대가 변명하듯 읊조렸다.
“……뭐, 얼마나 가당찮은 말을 할지는 지켜보고 떠나는 것도 나쁘진 않겠죠. 피싯.”
버릇없는 말투이기는 했으나, 그래도 그녀의 의도대로였다. 광대가 있어야 수준이 높은 정보가 나오는 건 사실이었으니까.
“…….”
“…….”
그렇게 광대까지 착석하자 자연스럽게 모이는 시선.
그 기대감과 호기심이 가득한 눈빛을 보며 그녀는 가면 속에서 입꼬리를 올렸다.
첫 번째 순번을 할 생각까지는 없었지만, 딱히 피할 이유는 없을 듯했다.
“피싯, 왜 막상 판이 깔리니 가만 있습니까? 하긴, 나도 알아내지 못한 걸 당신이 어떻—”
그녀는 광대의 말을 끊으며 짧게 읊조렸다.
“수사자는 지금 누군가와 전투 중이다.”
그 말이 끝남과 동시, 광대는 말이 끊긴 것에 대해 화내지도 못하며 한 곳으로 시선을 옮겼다.
진실을 가려주는 보석이 있는 바로 그곳.
비단 광대뿐만 아니라 모든 회원들이 눈을 잔뜩 빛내며 그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솨아아아아.
이내 보석에서 빛이 흘러나왔다.
“초, 초록불이군요.”
고블린이 정적을 끊은 것을 기점으로 소란이 들끓었다.
“여왕, 설마 당신은 수사자의 정체를 알아낸 것이오?”
어찌나 흥분을 했는지 초승달이 테이블을 박차며 몸을 일으켜 세웠고, 여우 가면 역시 작게 읊조렸다.
“여왕이 아니에요. GM이 알아낸 거겠죠.”
“그, 그보다… 수사자 씨가 싸우느라 집회에도 참가하지 못하다니, 대체 그 상대가 누구기에…….”
이내 고블린도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직감한 듯 말꼬리를 흐렸다.
그리고…….
“…….”
광대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광대 님은 갑자기 조용해지셨—”
“어떻게…….”
“……?”
“어떻게 알아낼 수 있었던 겁니까……? 설마 그분이 알려 준 겁니까? 하지만, 그렇다면 어째서? 내, 내가 아니라 당신에게 먼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여유롭던 광대의 말에는 흥분기로 가득했으며, 가면 틈새로 드러난 눈동자는 뚫어질듯 그녀를 향하고 있었다.
그 어떤 때보다도 열렬한 관심의 눈길.
“흐음, 글쎄요. 왜일까요.”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
“만약 재미난 얘기를 들려주면, 그 이유를 말해줄 수 있을지도?”
중독될 것만 같았다.
***
「캐릭터가 라프도니아로 이동합니다.」
***
고스트 버스터즈에서 약 20분.
현실 시간으로 치환하면 약 0.3초.
아무도 없던 방에서 뭔가 해를 입기까지 너무도 짧은 그 시간.
다만, 현별이와 대화를 끝마친 뒤 나는 주저 않고 로그아웃 버튼을 눌렀다.
그야 어차피 원탁에는 가지 않기로 했지 않은가.
남아 봤자 게시판을 둘러보며 낄낄거리기나 할 텐데, 그럴 바에 조금이라도 일찍 나와서 상황에 대비하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조용하네.’
막상 눈을 뜨니 반긴 건 이전과 변함없는 어둠뿐.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으며, 창틀 역시 굳게 닫혀 있—
철컥.
그때 잠겨 있던 방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 순간.
스윽.
눈을 감고 있었음에도, 초인의 영역에 접어든 전사의 육신은 정체불명의 누군가가 내 몸에 빠르게 접근하는 것을 감지했다.
‘여유 부리고 나왔으면 큰일 났겠네.’
문이 열리고 이곳에 놈이 당도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1초 안팎.
이거야 원 바퀴벌레도 아니고.
나는 즉시 몸을 일으켜 손을 뻗었다.
콰악-
단숨에 움켜쥐게 된 모가지.
“……!”
나는 그 상태로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세운 뒤 야밤의 불청객의 정체를 확인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인물이 내 손에 잡혀 버둥대고 있었다.
“엘토라 테르세리온.”
설마 재상의 아들이 직접 왔을 줄이야.
물론, 당황할 이유는 없었다.
아들이 아니라 할아비였어도 내가 해야 할 일은 변함없을 테니까.
“……뒈질 각오는 하고 왔길 바라지.”
커뮤니티 활동도 못 하고 불려온 값은 톡톡히 받아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