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ming the Villainess RAW - Chapter (430)
EP.431)하는 자 # 6
431 – 멈추게 하는 자 # 6
무너진 도시에 와이번의 포효가 쩌렁쩌렁 울렸다.
━━───!!!
듣는 이로 하여금 오한을 불러일으킬 만큼의 굉음. 그 크고 우렁찬 외침에 조용했던 도시가 삽시간에 다른 장소로 변모하는 것 같다.
쿠아아━──!!!
“와이번이 있어…!”
다시 들려오는 외침에 엘가가 작지만 분명히 말했다.
“일단 피하자!”
그 판단은 나름 정확하고 합리적인 것이었다. 우리는 어디서 날아다니는 지도 모를 와이번을 피해 일단 지붕과 벽이 있는 곳으로 피했다.
누군가 지금 우리를 보고 있다면 독수리를 피해 도망치는 다람쥐처럼 부산스럽고 가엾게 보였겠지. 실제로 그런 기분이었다.
근처에 보이는 건물로 우리 모두 들어섰을 때.
사방이 벽과 집들의 사이에 놓인 정도면 안심할 수 있다고 생각한 건지 숨을 가쁘게 고르며 미르나가 말했다.
“와이번이라니, 와이번이라면 그때 그 녀석을 말하는 거겠죠? 태오 경을 산도라 성벽에서 떨어트리게 만들었던…!”
미르나의 말에 나는 재빨리 과거의 기억을 떠올려 보았다. 와이번의 울음소리 그리고 날개짓을 들은 것은 오늘이 처음이 아니었다.
일찍이 아이라의 비무제 준비를 위해 북쪽 도시 산도라에 갔을 때 나는 와이번의 습격을 받아 성벽 아래로 낙하했었다.
그 덕분에 스텔라와 함께 많은 시간을 장벽 너머에서 보내게 되었지. 그 뒤 와이번은 사냥감을 놓친 것에 분풀이라도 하듯 도시 산도라를 며칠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고.
엘가가 물었다.
“와이번이면 서부 흑사자랑 비슷한 수준의 마물 아냐? 그 정도면 우리가 어떻게든 쓰러트려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도리도리.
고개를 젓는 미르나.
“그때 제가 봤던 개체가 맞다면 일이 그렇게 쉽게 풀리진 않을 거에요. 산도라의 악몽. 녀석은 솔로몬의 애룡(愛龍)으로 많은 술법과 술식들로 강화되었으니까요.”
하늘의 비룡 와이번은 고대에 살았던 고룡의 아종으로, 사실 태고의 지배자였던 드래곤들에 비할 바는 못 된다고 전해지는 종족이었다.
용은 앞발과 뒷다리 그리고 등에 날개를 따로 지니고 있는 반면. 와이번은 날개와 앞다리가 마치 박쥐처럼 연결되어 있어서 상대적으로 열등한 구조를 지니고 있었다.
그 덩치도 고대룡들의 크기가 가히 운동장만큼 커다란 녀석이 있었다면 와이번은 잘 쳐줘봐야 코끼리 두 마리를 합친 것 정도.
하지만 솔로몬의 마개조를 거치고 난 후의 와이번은 동부 야생에서 살아가는 와이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해졌다고.
나도 그 강함을 직접 몸으로 체험한 바 있었다.
나의 대마법 ‘별 죽이기’를 맞고도 와이번은 쓰러지거나 크게 부상입지 않고 오히려 산도라의 상공 위에서 난동을 부렸다지.
어지간한 방법으로는 죽이지 못할 거다.
그때 나르미가 작게 말했다.
“쉿, 모두 저기 봐봐.”
나르미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에 짙은 그늘이 졌다. 그곳은 방금까지만 해도 우리가 물을 마시거나 몸을 씻고 있던 물가다.
잠잠한 호수처럼 평온했던 수면 위로 작게 파동이 이는 가 싶더니 곧 쿵-하는 땅울림과 함께 거대한 몸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Grrrrr….
기다란 목에 검은 비늘을 가진 파충류, 와이번이다. 그 크기는 아까도 말했다시피 코끼리 두 마리를 합쳐 놓은 것처럼 컸다.
기이한 점을 꼽으라면 놈의 가슴팍에 대포라도 맞은 것처럼 붉은 흉터가 커다랗게 나 있다는 점. 아마도 내 대마법에 맞은 흉터자국이지 않을까.
그 부분만은 비늘도 없이 붉은 근육이 드러나 있어서 무측 흉측해보였다.
놈이다.
그때 산도라 시청에서 봤다는 놈과 같은 개체야.
마왕 솔로몬이 직접 타고 다녔다는 비룡 ‘악몽의 시스’. 그래, 분명 악몽의 시스라는 이름 지닌 놈이라 들었다.
산도라에서 모습을 감춘 이후 보이지 않는다 했더니 여기 이 도시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구나.
고장 나고 뒤틀려버린 최후의 도시.
마왕의 마지막 비룡.
어울린다면 어울리는 단어들이다.
━Grrrrr….
멀리서 봐도 이 정도의 박력이라니. 그에 우리들 모두 대화하는 것조차 멈추고 가만히 녀석의 행동을 창문 바깥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습, 습-.
녀석은 무시무시한 머리통 끝에 달린 코로 물가 주변의 냄새를 맡았다. 우리는 놈이 무엇을 찾으려고 하는 지도 모를 만큼 바보가 아니었다.
“언니, 저 녀석이 우리를 찾….”
“쉬잇….”
나르미가 무어라 말하려 할 때 미르나가 그 입을 황급히 틀어막았다.
하지만 그 타이밍이 늦고 만 것인지 물가 주변에 주둥이를 가져다 대고 코를 움찔거리던 와이번이 고개를 휙 돌린다.
━Grrr…!
녀석의 커다란 머리통과 눈은 우리가 숨어 있는 건물 쪽을 향하고 있었다. 나르미의 목소리를 들은 것일까? 덩치에 맞지 않게 상당히 예민한 귀와 감각을 지닌 게 분명했다.
그 때문에 우리들은 모두 창가에서 고개를 땠다.
쿵, 쿠우웅-.
머지않아 지축을 울리며 우리 쪽을 향해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기에 나는 손짓으로 모두에게 나의 뜻을 전해야만 했다.
「이대로 있다간 다 들키겠어요. 일단 빠져나가죠.」
내 뜻이 잘 전달되었을까? 다행히 영애들 모두 이해력이 좋았기 때문에 허리를 낮게 숙이고 건물을 빠져나와 더욱 옆쪽 건물로 장소를 옮길 수 있었다.
━Grrrrr…!
창문 바깥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는 나의 눈에 방금까지 우리가 있었던 건물에 매달린 용이 보였다. 상당히 가까운 위치 때문인지 박력이 굉장하다.
두꺼운 비늘. 그 아래로 보이는 바위 같은 근육들. 주둥이 사이로 빠져나온 날카로운 송곳니와 거대한 장막 같은 날개. 철퇴 같은 꼬리에 발톱들까지.
저런 녀석을 상대하려면 우리도 꽤나 출혈을 각오해야할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즈음 갑자기 주변 온도가 확 높아지는 듯하더니─.
콰아아아아-!
와이번이 입을 벌려 불꽃을 쏘아냈다. 그렇다. 우리가 방금까지 머무르고 있던 건물의 창문 안쪽을 향해 불을 토해내는 것이다.
콰아아아아-!!!
놈은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았는지 주변에 보이는 모든 건물을 향해 불길을 토해냈다. 그 강렬한 열기와 회반죽이 타들어가는 매캐한 내음에 정신이 그만 아찔해질 것 같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놈이 불꽃을 토해낸 후 바로 하늘로 날개 짓 해 비상했다는 점 뿐. 놈의 날갯짓 소리가 점점 더 멀어졌을 때 미르나가 먼저 입을 열었다.
“와이번의 브레스는 웬만해서는 꺼지지 않아요! 이대로 가스를 들이마시면 위험할 수 있으니 얼른 자리를 더 벗어나죠!”
미르나의 의견은 옳았다.
나도 장벽 너머에서 산도라로 돌아왔을 때 와이번-악몽의 시스에게 당한 도시의 상황에 대해서 들은 바가 있었다.
솔로몬의 와이번이 뿜어내는 불길은 쉽게 꺼트릴 수 없는 악몽과 같다나. 한 번 몸에 붙으면 살점을 모두 떨어트리기 전까지 꺼지질 않는다고.
만약 우리 몸에 불길이 닿기라도 한다면 정말 지독한 꼴을 볼지 모르는 일.
그랬기에 우리는 감상을 접고 더욱 허둥지둥 먼 곳으로 빠져야만 했다.
“모두들 봤지! 와이번이 불꽃을 내뿜으니까 주변 집들이 막 화르륵 불탔어!”
타들어가는 불꽃에서 안전한 구역에 이르자 나르미는 방금 보았던 것을 호들갑 떨며 말했다. 사실 호들갑 떨 만 한 일이긴 했다.
코앞에서 비룡을 본 자들이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이었으니까. 실제로 모두들 잔뜩 긴장한 것처럼 보였다.
어깨와 목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
벽에 등을 기댄 엘가가 말했다.
“어쩌지? 벽에 그려진 화살표 찾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저런 괴물 놈이 도시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으면 행동하는 것도 제약 받아.”
엘가의 의견이 옳다.
정말이지, 생각지도 못한 방해야. 그때 그 와이번을 이곳에서 만나게 될 줄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으니까.
엘가가 물었다.
“아이라, 어떻게 생각해? 너와 태오가 힘을 합치면 와이번 정도는 쓰러트릴 수 있는 것 아냐? 대단한 마법 있잖아. 막 팔 여러 개 나오는 거.”
“음….”
아이라는 가볍게 침음했다. 아이라가 비무제에서 보여주었던 굉장한 마법들을 생각해보자면 와이번을 쓰러트리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닐 터.
하지만 어째선지 아이라의 반응은 미적지근했다.
“이 도시 바깥이었다면 충분히 가능했겠지만. 글쎄, 이 도시가 지닌 변수가 너무 많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가능하면 싸움을 피하는 게 좋겠어.”
아이라는 호전적이진 않지만 그렇다고 싸움을 피하는 타입도 아니었다. 그런 아이라가 어떤 이유가 되었든 전투의 회피를 언급하고 있다는 건 상황이 꽤 좋지 못하다는 소리가 아닐까.
어쩐지 일이 쉽게 풀린다고 했지.
그래도 사람의 삶은 굽이치는 파도와 같은 점이 있어서. 내려가는 점이 있으면 올라가는 점도 있는 법이었다.
어떻게든 방도가 있다는 말이다.
“완벽하진 않지만. 비룡의 눈을 피하는 법이 있긴 해.”
슥.
손가락을 하나 펴는 스텔라.
“보호색으로 위장하는 거지. 동부의 비룡 사냥꾼들이 사용했던 방법인데. 솔로몬의 마개조를 겪었어도 베이스가 비룡이라면 잘 통할 거야.”
* * *
우리는 갖고 있던 이불이나 로브를 건물들과 비슷한 색인 잿빛으로 물들였다. 필요한 염료는 스텔라가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복잡한 과정은 필요하지 않았다.
“역시 사람은 이것저것 챙겨놓고 다니고 봐야 해.”
그렇게 위장막이 몇 개 완성됐다.
가까이서 보면 염료에 물들인 이불이나 망토라는 것이 표가 확 나지만 멀리 날아다니는 비룡이 보기엔 벽이나 도로의 색과 똑같이 보이리라.
물론.
스텔라의 의견은 어디까지나 가설이었기 때문에 증명을 위한 실험이 최소 한 차례는 필요할 터. 나는 이 실험의 모르모트를 자처했다.
“제가 하죠.”
실험 방법은 간단하다.
물들인 망토를 뒤집어쓰고 옥상으로 올라가본다.
와이번-악몽의 시스가 나를 발견하면 실패.
발견하지 못하면 성공.
간단한 일이었다.
우선 발각될 때를 대비해 영애들과 충분히 거리를 둔 후 근처에 보이는 건물 옥상을 기어 올라갔다. 지금쯤 영애들은 내 모습을 먼 곳에서 바라보고 있겠지.
모두가 보는 앞에서 잡아먹히진 않았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스륵, 스륵. 텁.
마침내 옥상에 전부 올라선 나는 비교적 높은 전경에서 도시를 내려다볼 수 있었다. 을씨년스러운 골목들. 두꺼운 나무와 침수되어 있는 몇몇 구역들.
역시 묘한 곳이야.
그런 감상과 동시에 내 눈은 허공을 향했다.
━━───!!!
허공을 나는 비룡이 광포한 외침과 함께 내 머리 위쪽의 하늘을 빙글빙글 돌았다. 혹시 내가 있는 걸 알아차린 건가?
과연 스텔라의 위장전술이 잘 먹혀 들어갈지 어떨지. 이제 그 가설의 증명을 앞두고 있는 상황.
“…….”
펄럭.
━Grrrrr…!!!
그때 와이번이 더욱 거세게 날개를 쳐올리더니 저 반대편 구역으로 휙 날아 가버렸다. 내가 옥상에 있는 걸 눈치 채지 못했구나…!
됐다!
스텔라의 의견이 옳았어!
나는 옥상 위에서 쪼르륵 내려와 영애들과 합류했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잔뜩 긴장하고 있었던 그녀들의 표정에는 안도감이 깃들어 있다.
“다행히 잘 먹히는 것 같아요.”
그 덕분에 우리는 벽면에 새겨진 화살표 찾기를 다시 재개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한참 화살표식을 따라 걷다가 넓은 광장 같은 곳에 이르러 우리는 걸음을 멈췄다.
스텔라가 말했다.
“여기서 표식이 끊긴 것 같은데? 혹시 우리 잘못 온 거 아냐? 아니면, 애초에 이곳으로 오도록 설계되어 있었던 거였나?”
다만 스텔라의 말에 나는 의문을 느꼈다.
“표식이 끊겼다니요? 저기, 광장 바닥에 큰 화살표가 칠해져 있는데요.”
내 눈에는 바닥에 까만 빛깔로 선명히 그려진 표식이 보이고 있었다. 다만 엘가도 미르나도 내 손이 가리키는 방향을 보더니 고개를 젓는다.
“난 아무것도 안 보여.”
“저 역시 마찬가지에요.”
혹시 내게만 보이는 화살표인건가?
기묘하다.
하지만 달리 방법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나는 나만이 볼 수 있는 화살표들을 따라 걸어 나아갔고, 마침내 해가 거의 다 저물어갈 즈음 기묘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부서진 건물들의 잔해들이 묘한 느낌으로 뭉쳐서 그릇처럼 만들어진 형태라고 해야 할까.
기묘한 점을 꼽아보라면 님프들 크기와 비슷한 구슬 같은 것이 그 위에 여럿 놓여 있었다는 점이었다. 색깔이 검고 반들반들해서 꽤 불길해 보인다.
“저건….”
내가 말을 흐리자 미르나가 답했다.
“비룡 둥지네요. 얼마 전 동부 산맥의 본당에 다녀왔을 때, 저것과 비슷하게 생긴 구조물을 잔뜩 발견했었거든요. 동그란 건 알이겠어요.”
와이번의 알인가?
스텔라가 흥미를 보인 것처럼 입맛을 다신다.
“하나 가져가서 키우면 좋겠는데 말이야. 물론, 지금 상황에서 챙겨갈 수는 없겠지만. 어떻게 하지? 태오 군 말대로면 저 둥지를 지나쳐야 하는 거 아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가보죠.”
그리고 솔선수범 먼저 걸음을 옮겨 와이번의 둥지로 들어섰는데. 가까이서 보니 동그란 알들 중 몇 개는 이미 부화를 끝마친 것처럼 깨져 있었다.
알에서 탈출한 놈들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지만.
별로 궁금하지도 않았다.
내 앞에 나타나지만 마라.
그런 느낌으로 매끈한 알들 사이를 스쳐지나갈 때였다.
쩌적, 쩍.
내 코앞에 있던 알에서 금이 가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 안에서 무언가 커다란 생명이 박동하는 소리가 생생히 들려온다.
그것은 마침내 깨진 껍질들 사이로 날개와 꼬리 그리고 주둥이를 내밀며 포효했다.
호에에에엑━━─!!!
그 시끄러운 소리에 나는 머리털이 곤두서는 듯했다.
온 도시를 쩌렁쩌렁 울리는 탄생음. 세상에 태어난 모든 생명체들이 그러하듯, 녀석은 자신의 어미를 찾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그리고 새끼의 울음이란 어미의 마음에 선명히 와 닿는 것이다. 어느덧 우리 머리 위에는 위장을 통해 따돌렸다고 생각했던 와이번이 빙글빙글 강하하고 있었다.
━Grrrrrrrrrrr-!!!!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다.
싸워야 해.
사실 마음 속 한 구석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 어렴풋이 예상하고는 있었다.
언제부터였냐면, 거대한 와이번에 의해 장벽 너머로 추락했을 때.
언젠가 그 하늘 날아다니는 괴물과는 다시 조우하게 될 것이라고. 나는 알게 모르게 예상하고 있었다.
예상을 했다면 대비를 해두는 게 당연한 법.
바엘.
그걸로 간다.
놈의 몸은 비늘과 근육으로 단단해서 어지간한 마법은 통하지도 않아. 오직 일점의 돌파뿐이야.
━히오옹…!
내 마음 속에 둥지를 튼 거미 바엘이 여덟 개의 다리를 이리저리 버둥거리며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다.
여덟 개의 다리가 자아내는 신묘한 수인과 형태는 어지간한 마법사는 따라할 수조차 없는 마력을 내 몸으로부터 끌어올려 마침내 입으로 토해내게 만든다.
─요정 비기(妖精 祕器).
“님프 파괴광선…!”
콰아아아아-!
내 입에서 뿜어지는 섬광의 줄기가 와이번의 날개에 격돌한다. 총 맞은 비닐봉지처럼 그대로 뚫려버린 날개에 놈은 비명을 내지르며 근처 건물에 불시착해버렸다.
━히오옹…!
그래, 치명타였어!
드래곤 타입은 원래 페어리 타입에 약해. 와이번은 용이고. 님프는 페어리잖아.
쿠우우웅-.
거대한 땅울림이 도시를 울렸을 때.
이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엘가가 미간을 와락 찌푸렸다.
“세상에, 입에서 뭘 뿜어내는 거야? 님프는 원래 저런 종족인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