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mporarily Closed for Work Reasons RAW novel - Chapter (1)
의 이유로 잠시 휴재합니다. – ⓒ 크래커™
[경고 : 제목은 이렇지만 휴재하지 않습니다]나는 망생 삼류 자까 유일신이다.
혹여 신이냐고 기도는 하지 마라.
그냥 이름이니까.
어느날 나는 간절히 바라던 각성을 하게 된다.
그런데 뭔가 내 각성 능력이 좀 이상하다?
……스마트폰을 통해 연결되는 작디작은 이세계 속,
학살 당하는 하찮고도 약한 개미들이 날 신으로 여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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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연재 사이트에 연재 작가의 휴재 공지가 올라왔다.
그것도 딱 한 줄.
이제 한참 재밌어질 찰나의 시점에 올라온 휴재 공지.
당연하게 분노한 악플과 욕설들이 게시판에 도배됐다.
[몰살의각사마]: 야, 이 개시퀴야! 또 휴재냐!
[야식천왕동재]: ㅉㅉ, 어쩐지 꾸준히 연재한다 했다. 개가 똥을 끊지. 제 버릇 개 주겠어?
[열강하는백교수]: 쓰불! 충전한 이용권 전부 환불한다!
[소리없이기어오는악몽]: 이 자까 시퀴가 이상한 게임을 하느라 휴재한다는 소문이 있슴니다! 여러분!
[탈주작가전담이팀장]: 아놔, 무슨 겜입니까? 지금 잡으러 갑니다! –+.
[엄마나크래커밟았어]: 시밤바 작가놈아! 하필 여기서 끊다니 죽을래!
지옥불같이 들끓는 분위기 속에 작가의 답변이 달렸다.
: 여러분, 제가 그래도 일단 세상부터 구하고 오면 안 될까요? ㅠㅠ
끝
ⓒ 크래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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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날은 무척 평범한 날이었다.
프리랜서 작가인 난 카페에서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하지만 별 진척이 없자,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가득 차 버린 핸드폰 용량 정리나 할 겸 쓸모없는 앱을 하나하나 지우고 있었는데, 처음 보는 앱이 보였다.
이름도 없고, 아이콘은 마치 낡은 궤짝처럼 생겼다.
‘이런 것도 있었나?’
일단은 무슨 앱인지 체크해 보고 지워야겠다는 생각에 궤짝을 터치해 보았다.
그러자 궤짝이 입을 쩍 벌렸다.
-갓메이커(God-Maker)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당신의 성향과 플레이에 따라 선신도, 악신도 될 수 있습니다.
게임이었나?
그런데 참 무미건조한 창이다.
검은 창에 텍스트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슬슬 지루해질 때쯤 갑자기 화면이 바뀌었다.
작고 낡은 토굴.
개미가 1마리 있었다.
그것도 마치 반세기 전 고전게임 겔러그처럼 8비트 도트로 이루어진 조잡한 개미였다.
“뭐, 이런 망겜이 핸드폰에 깔려 있지? 스팸 메일을 잘못 눌렀나?”
더군다나 개미의 하반신을 이루고 있는 도트는 뭉개져 있었다.
그것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메시지가 떴다.
-No.1× ×× ×× 신× ××× ××× ×××××.
글씨는 뭉개져서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
유일하게 보이는 건 No.1이라는 숫자와 신뿐.
No.1이 설마 이 개미를 말하는 건가?
‘이거 진행은 어떻게 하는 거야?’
창에는 조잡한 개미 1마리만 있을 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참 불친절한 게임이다.
혹시 메뉴판 같은 게 나오지 않을까 개미를 터치해 보았다.
뾱!
“헐.”
도트로 이루어진 개미가 상큼한 소음과 함께 짓뭉개지더니, 곧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다.
살짝 당황하고 있을 때······.
땡그랑!
핸드폰에서 검은 동전 하나가 튀어나왔다.
500원짜리만 한 크기의 동전에는 해골 마크와 함께 숫자 ‘1’이 새겨져 있었다.
-No.1이 압사했습니다!
-보상으로 갓코인(다크)이 1 드롭됐습니다.
-살업으로 인해 이름 모를 신의 카르마가 1 오릅니다.
-축하합니다. 패도와 힘을 추구하는 위대한 악신에 한 걸음 다가갔습니다.
“뭐, 뭐야, 이거?”
끝
ⓒ 크래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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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20년 전에는 인간의 이지로 알 수 없는 사건이 일어나면 사람들은 정신병원이나 무당을 찾아갔다.
하지만 세상이 변한 지금은 찾아가는 곳이 다르다.
초상현상 센터 데스크에서 가슴에 김유정이란 명찰을 찬 예쁘장하게 생긴 접수원이 날 호명했다.
“369번 유일신 님.”
······제발 그냥 이름만 불러 줬으면 좋겠다.
‘일신’만 하면 그럭저럭 평범한 이름이지만, 거기에 성인 ‘유’가 붙으면 매우 거룩해 보이고 막 기도하고 싶어지는 이름이 되어 버린다.
“킥킥.”
“유일신? 우와, 이름 대박.”
사람들의 수군거림에 얼굴을 살짝 붉히며 담당 직원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녀가 생긋 웃으며 말했다.
“축하드립니다, 유일신 님. 검사 결과 유일신 님은 이능(異能) 적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긴장했는지 나도 모르게 저절로 목울대가 꿈틀 움직였다.
“그, 그렇군요. 그럼 등급은 어떻게 되나요?”
여기서부터 내 인생의 질이 달라진다.
언감생심 A급 이상은 바라지도 않는다.
D급, 아니 E급만 돼도 당장 팔리지도 않는 작가 생활을 때려치우고 새 인생을 시작할 테다!
그런 내 기대를 날리듯 직원이 생긋 웃으며 말했다.
“G급입니다.”
능력자들의 등급은 마치 피라미드처럼 SSS급에서 G급까지로 이루어진 10개의 등급으로 나뉜다.
사실 SSS급은 전 세계에서 한 손에 들 정도의 숫자밖에 없기에 큰 의미가 없다.
그것도 셋은 인간이 아니고.
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G급요?”
G등급은 이능력은 가지고 있지만, 일상생활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못할 능력인 경우 제시되는 등급이다.
“검사 결과 유일신 님께서는 물질 생성 이능 G급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직원이 내게 검사 결과지를 내밀고는 으레 하는 것 같은 매뉴얼을 읊었다.
“능력자 라이선스 등록을 하시겠습니까? 능력자 등록을 하시면 추후 등급에 맞는 헌팅 활동을 하실 수 있게 됩니다.”
“그거 혹시 돈 드나요?”
“네, 등록비는 28만 원입니다.”
하지 말라는 거구나.
G급이 들어갈 수 있는 게이트나 던전은 거의 없으니 괜히 생돈을 날리는 짓이다.
난 한숨을 쉬며 내 결과지를 보았다.
이름 : 유일신(M)
연령 : 23세
이능 : 물질 생성
등급 : G
분석 : 물질 생성 이능으로 생성된 동전을 일곱 종류의 테스트기로 정밀 검사했으나, 별다른 특이 사항은 발견할 수 없었음.
이능으로 생성된 동전의 정밀 분석 결과 :
구라 95%, 탄소 2%, 암모니아 0.4%, 석회 0.15%, 인 0.8%, 질산칼륨 및 불소 0.75%, 철 0.24%, 규소······.
난 한 가지 궁금한 것을 물었다.
“그런데 이 구라 95%는 뭐죠?”
“구라요?”
직원이 눈을 게슴츠레 뜨며 내 결과지를 살펴보더니 방긋 웃었다.
“아, 프린트 오류네요. ‘구라’라는 물질이 어디 있겠어요. 구리입니다, 고객님.”
구라에 힘을 주는 게 왠지 일부러 놀리는 것 같다.
* * *
-S급 헌터 백유현 님이 재앙 등급인 ‘암흑룡의 던전’ 토벌에 성공했습니다! 이로서 인류는 구원에 한 걸음 다가갔······!
삑!
-매혹적이고 치명적인 유혹. S급 헌터 성미나도 던전에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챙기는 이것! 당신의 피부를 지켜 줄 단 하나의 선택! 아몽드라 퍼펙트 에센······.
삑!
-무한한도전! 오늘의 게스트는! 놀라지 마십시오! 시청자 여러분! 무려 더블S 헌터! 월드 스타 잭 화이트 님께서 나와 주셨습니다!
삑!
TV 전원을 껐다.
뉴스, 광고, 예능까지 온통 헌터판이다.
20년 전.
게이트와 던전이 열리고 인간이 상상으로만 생각하던 괴물들이 쏟아져 나왔을 때, 인류는 멸망의 위기를 맞았다.
그때 구세주처럼 등장한 것이 이능(異能)을 각성한 헌터들이다.
그 당시 유행했던 장르 소설의 주인공들처럼, 그들의 영웅적인 활약에 의해 세계의 정세는 빠르게 안정화되었다.
게이트와 던전이 마냥 인류의 불행은 아니었다.
몬스터 부산물로 얻게 된 공해 없는 신에너지와 신물질의 발견은 인류의 발전을 한 단계 더 진보시켰다.
요즘은 사회의 모든 인프라가 몬스터와 그들을 사냥하는 헌터에 의존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죽하면 옛날에 아이들의 꿈 1순위가 연예인이나 뉴투버라면, 요즘은 헌터지 않겠는가.
심지어는 입시 학원도 있다.
아무튼 지금까지는 헌터는 나와는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라 생각했지만, 이능을 각성한 지금은 괜스레 배가 아팠다.
그게 구라, 아니 구리를 만드는 게 전부인 하등 쓸모없는 능력이라도 말이다.
난 손에 있는 해골 동전을 만지작거렸다.
구리의 시세가 지금 톤당 6,900달러쯤 하는데 내가 만든 이 구리 동전의 무게는 대략 20g쯤 할까?
“내 팔자에 로또는 개뿔. 그냥 하던 일이나 해야지.”
TV 대신 노트북을 켰다.
괜히 헛바람이 들어서 센터에서 이것저것 검사받는 바람에 하루를 공으로 날렸다.
쥐꼬리만 한 돈이지만 그래도 입에 풀칠이라도 하려면 원고를 써야 한다.
그리고 난 전심전력을 다해 작업을 시작했다.
5시간 후.
난 노트북을 노려보았다.
새하얀 건 종이고, 깜빡이는 건 커서구나.
“시발.”
머리를 쥐어뜯었다.
벌써 시계는 새벽 3시를 가리키고 있는데 전혀 진척이 없다.
쓰고 지우고, 다시 쓰고 지우기를 반복했을 뿐이다.
스트레스 탓인지 머리는 지끈거리고 위장은 빨래 짜듯 뒤틀렸다.
수명이 깎이는 기분이 실시간으로 느껴지는구나.
“······그냥 잠이나 자자.”
경험상 이런 날에 더 잡고 있어 봐야 글이 써지진 않는다. 그럴 바에는 잠이나 자는 게 이득이다.
한숨 자고 맑은 정신으로 다시 하면 그때는 조금 진척이 있겠지.
내일의 내게, 아니 새벽이니까 오늘의 내게 원고를 떠넘기며 나는 잠자리에 들었다.
물론 바로 잠에 빠지는 것은 아니다. 작가들에게 불면증이란 패시브 같은 거니까.
침대에서 이리 뒤척 저리 뒤척, 1시간쯤 하고서야 겨우 눈꺼풀이 무거워지며 잠이 오려고 했다.
띠링! 띠링!
그때 침대 맡에 놓아둔 핸드폰에서 갑자기 알람음이 울렸다.
이 시간에 대체 누구야?
짜증을 내며 핸드폰을 확인했다.
게임 알람이었다.
핸드폰 상단에 ‘갓메이커’란 이름과 함께.
-No.2× ×× ×× 신× ××× ××× ×××××.
다음과 같은 알아보지도 못할 문구가 떠 있었다.
새벽 4시에 울리는 게임 알람이라니.
분노를 느끼며 나는 그것의 알람 설정을 취소하려고 메시지를 꾹 눌렀다.
하지만 설정 화면 대신에 게임이 실행되며 텅 빈 동굴과 함께 조잡한 도트로 이루어진 개미의 모습이 떠올랐다.
-No.2× ×× ×× 신× ××× ××× ×××××.
-No.2× ×× ×× 신× ××× ××× ×××××.
띠링거리는 알림음과 함께 스팸처럼 메시지들이 떴다.
“하아.”
남들은 하늘을 날아다니고 불이나 전기 같은 히어로 주인공 같은 힘을 마구 날려 대는데, 나는 이런 알아먹지도 못할 스팸 알람이 내 이능이란 거지.
“개미야, 대체 뭐라는 거냐?“.
자괴감과 짜증을 참으며 혹시나 하고 화면의 개미에게 물어보았다.
-no.2× ×× ×× 신× ××× ××× ×××××.
-No.2× ×× ×× 신× ××× ××× ×××××.
하지만, 돌아오는 건 이 메시지 뿐이었다.
짜증이 더 강하게 솟구쳤다.
내가 미쳤지. 기껏해야 이런 조잡한 게임 속 개미한테 뭘 물어보는 거냐?
그렇다고 이 게임엔 딱히 이 상황을 해결할 다른 메뉴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조용히 시키고 잠이나 자자.
검지를 들었다.
-No.2가 압사했습니다!
-이름 모를 신의 카르마가 1 오릅니다.
-축하합니다. 패도와 힘을 추구하는 위대한 악신에 한 걸음 다가갔습니다.
-갓코인(다크) 1을 증정합니다.
예의 알림과 함께 구라 동전이 생성됐다.
땡그랑!
그제야 알람이 꺼지고 난 평화를 찾았다.
딱히 죄책감은 없었다.
이건 내 물질 생성 이능으로 구현된 조잡한 게임에 불과하지 않은가.
난 다시 잠을 청했다.
하지만······.
띠링!
-No.3× 이름 모를 신× ××× ××× ×××××.
다른 도트 개미가 나타났다.
“시발!”
전광석화로 눌러 죽였다.
다시 악신에 한 걸음 다가갔다는 메시지와 함께 구라 동전이 핸드폰에서 튀어나왔다.
띠링!
-No.4× ×× ×× 신× ××× ××× ×××××.
-No.5× ×× ×× 신× ××× ××× ×××××.
-No.6×······.
띠링! 띠링! 띠링!
이제 이것들이 아예 떼로 몰려들고 있었다.
핸드폰을 꺼보려고 했지만, 이것은 단순한 핸드폰이 아니라 내게 발현한 이능이기 때문인지 소용이 없었다.
“시발! 이 개미 새끼들이! 누가 이기나 해 보자!”
가뜩이나 각성한 이능은 개떡이고 글도 안 써져서 스트레스가 만땅이다.
난 이를 악물며 검지로 도트 개미들을 짓눌렀다.
뾱! 뾱! 뾱!
“······음.”
그런데 이거 묘하게 중독성 있네?
사람들이 왜 뾱뾱이를 하는지 알 것 같다.
* * *
창문 틈으로 눈부신 햇살이 스며들었다.
“으으, 언제 잠든 거지?”
한참을 개미를 짓눌러 죽이는 데 열중하다 나도 모르게 잠든 모양이다.
그런데 뭔가 좀 이상했다.
침대에 개미를 죽이고 튀어나온 동전들이 싹 사라져 있었다.
족히 수백 개는 됐는데 말이다.
대신 아기 손바닥만 한 크기의 커다란 동전 3개가 남아 있었다.
거기에는 ‘1’이 새겨져 있던 동전들과 다르게 숫자 ‘100’이 새겨져 있었다.
“100?”
그때 난 내 핸드폰에 와있는 알림 메시지를 발견했다.
-축하합니다, 이름 모를 신이시여. ‘신의 상점’의 개방 조건을 충족하셨습니다.
-개방 조건 : 갓코인(다크/화이트) 100 이상 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