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31st Piece Overturns the Board RAW novel - Chapter 275
제274화
구그그그그긍…
“대체 무슨 일이….”
“화, 황금 신상이 벌인 일이에요?”
놀라는 혜명과 미아.
“길이 또 이어졌어….”
광야령은 이미 얻었다.
한데, 길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다.
혜명은 심각한 표정의 강설을 보고는 일행에게 말했다.
“일단 길이 얼마나 길지 모르니 마저 쉬었다가 움직이는 게 어때?”
치우가 고개를 맹렬히 끄덕였다.
“좋아, 그게 정답이겠네.”
다른 일행들도 체력적인 한계에 도달했기에 딱히 반대하지 않고 혜명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강설도 아직 점검에 미진한 부분이 있었으니 오히려 그 의견을 반겼고.
그는 모두가 황당한 상황을 목격했는데도 금세 잠이 드는 모습을 보며 이번 일정이 얼마나 촉박하게 이뤄졌는지 느낄 수 있었다.
모두가 강설의 체력일 수는 없는 법이다.
강설은 여유가 생겼으니 우선,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것들을 나름의 순서대로 확인했다.
비탄이 삼킨 그슨대의 혼이 걱정되었기에 일단은 그것부터.
이전과 마찬가지로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었고, 그슨대와 관련된 능력이 한 가지 추가되었다.
[귀(鬼) – 그슨대의 철벽(고유)]
– 비탄이 공격을 방어했을 때, 80% 이상의 피해를 경감시켰을 경우 잃은 귀기의 5%가 차오른다. 또한 무기 막기의 확률이 5% 상승하며 원소 피해에 무기 막기가 발동했을 경우 피해 경감률이 10% 상승한다.
‘방어 쪽에 관련된 능력이네.’
공격 능력을 새로 얻는 것보다는 이편이 훨씬 좋았다.
어둑시니의 칼날은 귀기를 소모하는 능력이라 만일 다른 귀기 소모 능력을 얻었다면 사용하기가 난감했을 것이다.
이 능력을 의식해서 발동하면, 꽤 빠른 속도로 귀기를 차오르게 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확보한 귀기로 방어 무시 피해를 입히는 어둑시니의 칼날을 쏘아내면, 나름 공수 밸런스가 잡힌 전투를 치를 수 있을 것이다.
‘내 귀기라는 게 그리 많은 양이 아닌 것 같다는 게 단점이지만.’
시작이 좋았다.
다음으로는 아까 얻었던 장비들을 살폈다.
우선 고지식한 이론의 기술서.
‘하아….’
마법사 혹은 그쪽 계열의 직업을 가진 자가 사용할 만한 장비. 강설에게는 비탄이 있었고 마법사인 우르는 장비를 착용할 수 없었으므로 이 장비는 안타깝게도 처분해야 했다.
– 일단 1스택
– 꽝이구요 ㅋㅋㅋ
다음은 불가해한 양날 도끼.
당연하게도, 카렌과 카루나의 무기보다는 성능이 뒤떨어졌고 그마저도 사용하기에 적절한 소환수도 없었다.
‘두 개나?’
이렇게 운이 안 좋았던 적이 있었던가.
그슨대를 쓰러트리고 잔뜩 기대했던 게 바보 같은 행동이었던 것 같다.
– 2스택 ㅋㅋㅋㅋ
– 3타 터지면 어떻게 됨?
– 눈사람 멘탈이 터짐ㅋㅋ
– 보고 싶넼ㅋㅋㅋㅋㅋ
– 그치~ 이게 정상이지~
– 그동안 운을 당겨 쓰셨어요^^
– 어으… 소화제가 따로 없네~ 77ㅓ억~
강설이 매번 좋은 장비를 얻게 되는 장면만 보니 다른 전이자들의 보상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알 수가 없어졌던 시청자들은 이게 정상이라며 괜히 조롱했다.
강설은 불안감에 다음 물건을 확인했다.
‘장비도 아니잖아, 이건.’
[특이한 양피지 조각]
등급 : 신물
적정 레벨 : 38 – 50
무게 : 0.1kg
특수 능력 : ‘와탈라의 유적’의 중요한 비밀이 새겨진 양피지.
‘신물?’
– 신물?
– 신물이라네?
– 구원투수 뭔데 ㅅㅂ
– 근데 장비는 아닌 듯?
양피지 조각에는 그저 그림 한 폭이 그려져 있었다. 눈을 가린 자들이 고개를 바닥에 처박고 누군가를 숭배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그 대상은 커다란 안구였다.
즉, 눈알이라는 얘기.
‘뭐지… 이거?’
그 순간.
지이이잉…
[특이한 양피지 조각이 감응합니다.]
파스스스…
메시지와 함께 양피지가 갑자기 부스러져 사라졌다.
허망한 표정을 짓는 강설.
그는 지금 상당히 허탈했다.
양피지의 기운이 그의 콧속으로 빨려 들어온 것 같기도 한데,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슨대가 이 양피지를 얻고 이곳까지 찾아온 건가?’
그 답은 알 수 없었다.
죽은 그슨대를 다시 살려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고운 모래를 한 줌 쥔 것처럼, 분명 손에 가득했다가 모두 어딘가로 사라져버렸다.
강설은 마지막 물건을 확인했다.
커다란, 가죽 갑옷이었다.
물건을 힘껏 들어 올리는 순간, 손에 느낌이 왔다,
‘이거… 심상치 않은데.’
그의 예상이 옳았음을 뒤따르는 메시지가 증명했다.
[불세출 : 굴종을 획득합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물건을 손에 넣었습니다.]
– 안 돼!!!!!!!!!!!!!!!
– 정신이 들어? 정신이 들어?
– 쎄하다 했다 ㅋㅋㅋ
– 큰 거 온다 싶었어…
불세출(不世出) : 굴종
등급 : 불세출
적정 레벨 : 43 – 52
방어력 : 210
내구력 : 180/180
무게 : 0.1kg
지배의 악령, 그슨대의 힘이 담긴 가죽 갑옷. 그슨대의 혼이 소멸하며 갑옷에 담긴 악한 기운은 모두 휘발되었다.
기본 능력 : 근력 + 50 지능 + 52 체력 + 55
특수 능력 : 강화 강화(고유), 약화 약화(고유) 작용, 타고난 지배자(고유) 작용, 체력 재생률이 최대 지능에 기반하여 상승, 마력 재생률이 최대 체력에 기반하여 상승.
‘됐다!’
애매한 보물 여럿이 나와봐야, 확실한 불세출 하나를 이길 수가 없었다.
‘다행히 옵션도 맞춤이야.’
가죽 장비를 착용하는 일행이 쟈마드뿐이었는데, 마침 그가 사용하기에 꽤 적절한 물건이 등장했다.
– 능력치 50 넘게 올려주는 거 실화냐? ㅋㅋ
– 주요 옵션만 골라서 올려주는 것 보게;;
– 쟈마드 : 아빠 안 잔다. 다 보고 있어.
– 카렌이었으면 벌써 튀어나와서 가지고 들어갔다 ㅋㅋㅋ
[강화 강화(고유)]
– 전투 중, 강화 능력을 사용할 때 강화 수치가 최대 10%까지 상승한다. 이때, 수치는 강화 능력의 지속시간에 따라 정해진다. 강화 종류에 따라, 강화되는 수치의 종류 또한 달라진다.
‘강화 능력이라면… 칭호에도 적용이 되나?’
아무래도 사용하는 능력이나, 상시 적용 능력은 포함이 되지 않는 것 같았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꽤 쓸모가 많았다.
아니, 없는 것보다는 무조건 좋을 게 분명했다.
[약화 약화(고유)]
– 전투 중, 약화 능력에 적중할 때 약화 수치가 최대 20%까지 하락한다. 이때, 수치는 약화 능력의 지속시간에 따라 정해진다. 약화 종류에 따라, 약화되는 수치의 종류 또한 달라진다.
상대를 약화하는 능력의 경우, 그 수치 폭이 큰 경우가 많았으므로 수치도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둔화나… 경직 같은 종류에 쓸 만하겠네.’
상태 이상에 대비하는 능력은 무조건 많을수록 좋았다. 이번에도 속죄의 효과를 체감했으니 굴종 또한 중요한 순간에 큰 효용을 발휘할 것이다.
[타고난 지배자(고유)]
– 사용자에게 특수 능력치인 위엄이 100만큼 주어진다.
[특수 능력치 : 위엄의 존재를 확인했습니다.]
[특수 능력치 : 위엄이 개방됩니다.]
‘아, 위엄!’
레벨이 높아지면, 서서히 일반적인 능력치와는 다른 종류의 특수한 능력치들이 등장하게 된다.
위엄은 그중의 하나로, 타인과 교류할 때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었다.
– 특수 능력치!
– 근데 어차피 쟈마드가 쓸 거 아님?
– 그럼 쟈마드가 위엄이 넘치겠네!
– 오히려 좋아?
– 쟈마드한테 특수 능력치 돌아가도 눈사람도 오르려나?
– 그건 아니지 않을까?
– 오르지 않았으면 좋겠어! 눈사람이 ㅈ밥처럼 매도당했으면 좋겠어!
– 야, 너두?
다른 부수적인, 체력과 마력 회복과 관련된 능력도 지금의 쟈마드와 찰떡궁합이니 이 물건은 쟈마드에게 돌아가야 했다.
‘아, 그리고….’
강설은 잊고 있던 물건을 떠올려냈다.
[삼라만상의 쟈마드에게 불세출 : 굴종을 착용시킵니다]
[삼라만상의 쟈마드에게 정찰대의 순풍의 장화를 착용시킵니다.]
– 흐음…? 그래도 이 몸이 돌아오는 것을 고대하고 있긴 했나 보군. 이런 걸 준비해두다니.
쟈마드가 고마움을 표하는 인사를 조금 돌려 말했다.
– 따, 딱히… 날 위해 이런 걸 준비해두다니, 이 몸을 기다렸나?
– 뭔데 말투 ㅋㅋㅋ
– 오늘도 눈사람의 미연시는 계속된다.
강설은 쟈마드에게 돌아간 물건들을 보며 아쉬운 마음을 다독였다.
소환수가 강해지는 게 그가 강해지는 길이긴 했지만 얻은 게 너무 없었다.
‘아, 칭호.’
[특수 칭호 : 오른팔을 베어낸 자]
관련 업적 : 쾅짝휙 (모험 : 와탈라의 유산)
특수 능력 : 신체 부위가 파괴되었을 때, 적이 느끼는 공포가 증가합니다.
‘칭호까지 애매하네….’
아리송한 효과의 특수 칭호까지.
불세출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이번 보상.
강설은 앞에 놓인 길 너머의 어둠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바랐다. 저 너머에 숨겨져 있는 것이, 그의 아쉬움을 채워주기를.
모험 33-(특수) ‘진정한 힘’
당신은 광야령을 획득했지만, 아직도 와탈라의 유적엔 숨겨진 것이 더 남아있는 듯합니다.
이대로 되돌아가 광야령만으로 만족할지, 그렇지 않으면 유적의 끝까지 도달할지는 전부 당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목표 : 와탈라의 유적 탈출 혹은 유적 탐사
주의, 이 모험은 시시각각 상황이 변화합니다.
현재 남은 시간 「알 수 없음」
다행히 모험 설명에 이 모험이 위험하다는 내용은 사라졌다.
지금, 강설 일행은 휴식을 마치고 앞에 놓인 길을 거닐고 있었다.
20분을 조금 넘도록 거닐었을 때 치우가 물었다.
“강설.”
“어?”
“표정이 왜 그래? 안 좋은 일 있어?”
“…아니야.”
– 있습니다, 안 좋은 일.
– 얻은 게 없어요!
– 종이는 바싹 타서 콧구멍으로 들어갔고 불세출은 또 소환수가 가져갔어요!
– 이렇게 보니 수확이 없네 ㅋㅋ
그렇게 10분여가 더 흐른 후, 그들은 또다시 낭떠러지에 도착했다.
아니, 와칸다의 가르침을 응용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그럼 다들….”
“우린 여기 남아 있을게.”
혜명이 미아와 설홍의 곁에 서서 말했다.
“…뭐?”
“느껴져, 황금 신상의 기운이.”
“무슨….”
“이 앞에 뭔가가 있다면, 그건 나를 위해 준비된 길이 아닐 거야.”
“…….”
일전의 혜명은 광야령을 획득한 이후 유적이 무너졌기에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만일 이 뒤편에 무언가 남아있었다면, 그리고 혜명이 그것을 획득한다면.
‘미래가 바뀌겠지….’
황금 신상은 그것을 혜명에게 말하고자 했을까.
아니면 우연의 일치일까?
“하하하! 어제와 입장이 뒤바뀌었네, 강설.”
– 앞으로 나아가, 혜명.
혜명이 웃었다.
“다녀와, 강설. 그리고 치우. 기다리고 있을게.”
강설과 치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강설은 궁금했었다.
설홍이든 미아든 다른 사람들이든, 모두 신경 쓰지 않고 깨달음에만 집중했다면 뭔가를 얻었을까 하는.
지금, 여기서 그것을 시험해 볼 차례였다.
“다녀올게.”
흐으읍…
강설과 치우가 숨을 고르고 크게 뛰었다.
파아아앗-!
쿠궁…
순식간에 일행에게서 멀어지는 강설과 치우.
콰아아아앙-!
마치 입이 닫히듯, 공간이 입을 다물었다.
“…강설.”
혜명이 그의 멀어지는 뒷모습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콰아앙-!
콰아아아앙-!
유적이 변화를 거듭했다.
강설은 총탄처럼 날아가 다물어지는 유적을 피해 앞으로만 달렸다.
“크으윽….”
후우웅!
후우우우웅!
이건 단순히 유적이 변화하는 것이 아니었다.
‘공간 전체가… 뒤틀리는 거야.’
그슨대의 정신 영역과 마찬가지로 휘감아 오는 유적. 죽은 귀신의 영역과 다른 점은 그들을 위협하는 것이 모두 보이지 않는 구조물들이라는 것.
– 와탈라라는 녀석… 굉장하군!
강설도 어느 순간, 쟈마드와 합쳐졌다. 때문에 강설이 느끼는 것을 쟈마드도 느낄 수 있었는데, 쟈마드가 느끼기에도 공간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보통이 아니었다.
콰아아아앙!
콰아앙!
치우는 생각보다 그 흐름을 잘 따라오고 있었다. 벌써 사선을 몇 번이나 넘은 것인지.
그러나 곧 그것도 한계였다.
“…아!”
후우우우웅…
치우의 머리칼이 황금색으로 변했다. 뭔가를 깨달은 듯, 흐리멍덩한 눈을 하고 저 멀리 뒤처지는 치우.
강설은 그를 잠시 흘깃하고는 앞으로 달렸다.
휘이이이잉-!
쒜에에에에에엑-!
속도가 점차 빨라지는 듯했다.
콰앙!
콰아앙-!
그럴수록 강설의 반응도 날카로워졌지만, 곧 그 변화에 잡아먹힐 듯했다.
‘이대로는… 여기까진가?’
바로 그때.
[와탈라의 기억이 반응합니다.]
‘와탈라의… 기억?’
강설의 눈앞에, 어떤 장면이 떠올랐다. 다가올 변화가 어떠할지, 길이 어디로 이어질지.
황금빛 선이 그어지며, 그것을 어떻게 돌파해야 할지까지.
‘이건… 설마?’
강설은 그슨대에게서 얻었던 양피지 조각을 떠올려냈다. 그때 콧속으로 빨려 들어간 황금빛의 기운.
“…보인다!”
– 뭐?
강설의 눈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일전의, 모두를 끌어안고 그슨대에게 도주하던 그때처럼.
콰아아앙-!
콰아아아아앙!
몸을 회전하며 날아오르는 강설.
– 위험….
앞으로 닥쳐오는 거대한 바위.
강설은 자신과 융화한 쟈마드를 반대편으로 잠시 튕겨냈다.
투우우우웅…
가까스로 바위를 피해 멀어지는 둘.
휘리릭-!
그리고 다시 당겨 합쳐졌다.
쟈마드는 강설의 행동을 경험하고는, 기이한 감각에 사로잡혔다.
휘오오오오오오…
공간의 변화는 계속되었다.
천장이 내려앉고, 지반이 맹렬히 솟아올랐다.
강설은 그것들을 마치 물 만난 물고기처럼 헤치며 나아갔다.
이해 못 할 움직임들.
그러나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무언가.
– 흐하하하하!
강설의 심장이 터질 듯이 뛰었다.
그들은 어느 순간, 미지의 영역으로 빠져들었다.
휘이이이이이이-!
강설의 움직임은 바람을 가르는 게 아니었다.
공간을 갈랐다.
– 저기다!
빛이 새어 나오는 곳을 향해 강설이 날았다.
콰아앙-!
콰아아아아앙!
그를 으스러트리려는 유적은 끝끝내 그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
휘오오오…
빛으로 빠져나온 강설은 잠시 정신이 몽롱해졌다.
마치 우주에 떠 있는 것 같은 느낌.
실제로 주변을 떠도는 잔해들은 말끔히 치워져 있었고 그들은 밤하늘과 같은 풍경에 존재하고 있었다.
– 아아… 이것은 대체…
쟈마드의 눈에서도 황금빛 정광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것은 강설도 마찬가지였고.
스으으으으…
무언가 떠올랐다.
강렬한 빛을 발산하는 무언가가.
뒤루룩…
그것은 거대한 눈알이었다.
강설과 쟈마드는 그들을 압도하는 거대한 크기의 눈알을 목도하고는 몸을 떨었다.
‘이건… 양피지에 남겨진….’
눈알이 그를 직시하자, 강설은 단편적인 기억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아아….’
그리고 와탈라가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
‘영안족의… 시조구나.’
기이한 능력을 가진 영안족에게 힘을 나눠준 초월자.
강설과 쟈마드는 그런 와탈라를 실제로 영접한 것이다.
와탈라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기이이이이잉…
타오르는 듯한, 황금빛 구슬을 강설에게 넘기는 그.
‘이건….’
황홀한 그 구슬은 강설이 받아 들자 맹렬히 회전했다.
휘리리리리리릭-!
‘크윽….’
신비로운 기운이 그의 몸을 감쌌다. 그리고 그에 반해 강설이 손에 든 구슬은 점차 빛을 잃어갔다.
스르륵…
와탈라의 모습이 서서히 흐려졌다.
마치 눈을 감는 것처럼, 서서히.
팟-!
강설…
“강설!”
“허억….”
“강설! 대체 무슨 일이야?”
“…뭐?”
강설은 혜명이 지금 자신의 몸을 흔들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와 동시에 치우 또한 깨어났다.
“어어… 이게… 대체….”
치우도 어리둥절한 모양.
강설이 혜명에게 물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지?”
“…뭐?”
“아니, 기억이 안 나서….”
혜명이 말했다.
“여긴 너희 둘이 가기로 했잖아, 그런데 출발 직전에 너희 둘이 갑자기 쓰러졌어.”
“…아.”
치우와 강설이 눈을 맞추었다.
이들이 경험한 것과 강설과 치우가 경험한 것이 다른 것이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한 것일까.
‘와탈라의 농간인가?’
그렇다면 어째서 이런 일을?
강설이 잠시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고 있을 때.
[경이로운 발견! 와탈라를 배알합니다.]
[와탈라가 당신에게 일체분신 부처가 세상 사람을 구하고자 일시 여러 모습으로 나타나는 일체분신(一體分身)의 씨앗을 선물합니다.]
빠지지직-!
강설의 품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품을 뒤적여 뭔가를 꺼냈다.
빛이 다해가는 금빛 구체였다.
‘아까 그….’
[씨앗이 발아합니다.]뭔가가 가슴팍에 심어졌다.
[토양이 고르지 못합니다. 개화에 적당한 시간, 혹은 강대한 힘이 필요합니다.]당장에 얻지 못한 힘.
그러나, 떠오른 메시지에서 뭔가가 눈에 밟혔다.
‘잠깐, 혹시 시간이 필요한 거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