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cademy’s Time Stop Player RAW novel - Chapter (82)
ⓒ 애모르
시간은 한국 시간으로 저녁 8시.
다시 델 헤르로 돌아온 하준은 곧바로 헤르메스 길드로 향했다. 뭐, 대충 일을 끝내고 기숙사로 돌아가 쉬고 싶었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았기 때문이었다.
다만, 로엘리는 굳이 내가 말을 안 해도 눈치껏 상황을 이해하고 행동하고 있었다.
“수고했어. 이다음은 나한테 맡겨.”
중국 수라 길드의 최정예 영웅들이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한 사건이다.
하준의 예상대로라면 일단 수라 길드의 길드장 위호안이 이 상황을 숨기려고 할 것이 분명했다.
나름 중국 2위의 영웅 길드니 언론 통제 정도야 어렵지 않게 행할 가능성도 있을 거고. 당연히 하준은 기숙사로 돌아가기 전에 이 부분을 로엘리에게 맡기려고 했지만 이미 그녀는 상황을 이해하고 미리 행동하고 있던 모양이다.
“거기서 숨기려 하면 우리가 오히려 풀면 되니까. 일단 네 이름 써도 되지?”
여기서 말하는 내 이름이란 당연히 김하준이 아닌 이레귤러였다.
하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원하던 거기도 하고.
곧이어 하준의 수락을 받은 로엘리는 빙그레 밝은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대충 표정을 보아하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거 같았다.
결국 이 사실을 알린다면 내가 헤르메스 길드와 협력 관계라는 걸 알린다는 말이기도 하니.
“그것보다 영약을 노리는 다른 길드는요?”
“뭐, 솔직히 말하면 길드뿐만 아니라 강대국 국가와 협회에서도 노리고 있었는데 이번 사실이 알려지면 아마 조용해질 거 같아.”
그건 좀 의왼데?
하준은 고개를 갸웃하며 로엘리에게 물었다.
“저 하나로요?”
“너는 이레귤러라는 이름값이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나 보네? 미국도 네 힘을 경계하는 수준인데 말이지.”
그런가? 뭐, 그건 그거고 일단 상황은 해결한 거 같으니 하준은 돌아가고 싶었다.
아! 여기 온 김에 침대도 하나 사 가지고 갈까?
“저는 이만 가볼게요.”
하준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근처 가구점이 어디 있더라 생각을 하며 그대로 길드장실을 나오려 할 때였다.
“아! 맞다. 네가 한 의뢰 어느 정도 실마리가 잡힐 거 같아.”
그 말에 하준은 천천히 뒤돌아서 로엘리를 바라봤다.
표정은 한껏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지으며 로엘리에게 물었다.
“··········그걸 이제 말해요?”
“아직 확실한 건 아니라서 말이지.”
“그래서 무슨 정보인데요?”
“사진 속 아이의 위치.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을 거 같거든.”
사진 속 아이··········.
분명 리베르의 여동생으로 추정되는 소녀였나?
“뭐, 정확히는 잘 모르니까 일단 찾으면 알려줄게.”
하준은 잠시 생각에 잠겼고 그대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만약 리베르의 동생을 찾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어, 음··········.’
뭐, 그건 찾고 난 뒤에 생각하고 하준은 일단 기숙사로 돌아가 쉬기로 했다.
* * *
그렇게 일요일 점심.
어젯밤 저녁에 돌아와 곧바로 잠이 든 하준은 오후 1시쯤에 일어나 기지개를 폈다.
“흐아암~”
먼저 일어나자마자 생각한 건 밥부터 먹을까? 아니면 더 잘까였다.
아니, 뭐 딱히 할 것도 없고 그냥 잠이나 더 잘까?
그때 위이잉- 하는 폰에서 들리는 진동 소리에 하준의 시선이 폰으로 향했다.
문자를 한 건 생도 회장 이주희였다.
[이주희 : 김하준, 지금 생도회실로 올 수 있나?]“··········응?”
하준은 살짝 귀찮을 표정으로 얼굴을 찌푸리다 그대로 침대에서 벗어났다.
간단한 세수를 하고 곧바로 기숙사를 나와 생도 회실을 향했다.
웬일이지? 이렇게 문자를 다하시고.
그렇게 복도를 걸어 도착한 곳은 로키아 아카데미의 생도회장실이었다.
하준은 그대로 똑- 똑- 노크하고 잠시 회장님의 말을 기다렸다.
-들어와도 된다.
그 말에 천천히 문을 열었고 하준은 생도회실 안으로 들어왔다.
고급스러운 가죽 의자에 앉아 책상 앞에 놓여진 각종 종이를 바쁘게 훑어보고 있는 생도회장 이주희.
그녀는 하준이 들어온 것을 확인하고 곧바로 옅은 미소를 지으며 소파로 안내했다.
“일단 여기 앉아라. 할 얘기가 있으니.”
그 말에 하준은 쩌어억- 하품을 하며 생도회실의 중심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
곧이어 그녀 또한 하준을 마주 보며 소파에 앉았고 간단한 커피를 건네며 입을 열었다.
“너를 부른 건 다름 아닌 클럽 활동 때문이다.”
“클럽 활동이요?”
“그래, 이제 보니 클럽 활동 신청서를 안 냈더군.”
아··········, 까먹고 있었다.
애초에 클럽 하나를 만들 생각이라 말 안 한 것도 있지만.
“그래서 이번 기회에 제안하려고 너를 불렀다.”
“··········무슨 제안이요?”
“생도회에 들어오지 않겠나?”
그 말에 정신이 번쩍 뜨인 하준.
갑자기 확 들어온 제안에 하준의 정신이 멀쩡해 졌고 하준은 곧바로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아니요.”
“흠··········, 역시 그런가. 나름 너라면 믿고 맡길 수 있었을 거 같은데 말이지.”
뭘 믿고 맡길 수 있다는 건지··········.
평소 내 행실의 어느 점에서 그런 걸 느낀 거지?
더구나 왠지 믿고 맡길 수 있다는 말이 간단히 인원으로 들어오라는 말로는 들리지 않았다.
“그래, 뭐 일단 예상한 거니까. 그럼 클럽 활동은 어떻게 할 거지? 이미 신청 기간은 지났으니 랜덤으로 배정될 수도 있다만?”
“클럽 하나 창설할 생각인데요.”
“클럽을?”
그 말에 흥미롭게 하준을 바라보기 시작한 이주희.
그녀는 두 손을 모아 턱을 괴며 하준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무슨 클럽이지?”
“어··········.”
그 말에 순간 하준은 조금 설명하기가 망설여졌다.
어떡하지··········.
솔직히 하준이 만들려는 클럽은 딱히 무언가 활동이 정해진 클럽이 아니었다.
단순히 내가 놀고 먹기 위해 또는 아이들의 클럽 활동 에피소드에 참여하기 위해 만든 클럽이라고 해야 하나?
하준은 최대한 그녀에게 듣기 좋게 클럽을 설명했다.
일단 클럽 창설에 대한 모든 권한은 그녀에게 있으니 말이다.
“생도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취미 생활 클럽이요.”
“모든 클럽이 그런 의도로 만들어 진 거다, 하준.”
“음··········, 그냥 여행 클럽인데요?”
“여행?”
그 말에 의아한 눈으로 하준을 바라보며 이주희.
하준은 이어서 설명했다.
“날짜를 맞춰서 여행을 가는 건전한 그런 거요?”
그 애매한 설명에 의아한 표정을 짓는 이주희.
“한데, 그런 클럽이라면 하나 있는데? 여행 클럽이라고.”
하준도 알고 있다.
안나가 들어간 클럽이니까.
다만, 하준이 생각한 건 안나 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의 클럽 활동도 참여하는 것이었다. 적어도 클럽을 창설해 클럽장이 되면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을 테니.
“흠··········, 그럼 인원은?”
“한 명 구해 놨어요. 회장님 동생이요.”
“주아를··········?”
그 말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이는 이주희였다.
하준은 그 의아한 미소를 바라봤고 곧이어 회장의 대답이 들려왔다.
“그래, 허락하지. 단, 클럽 단원이 두 명뿐이라 지원비가 그리 많지 않을 거다.”
“예, 뭐, 괜찮아요.”
어차피 사비로 간단하게 해결될 문제이니 말이다.
*
그렇게 간단한 클럽에 대한 문제를 해결한 뒤, 하준은 다시 기숙사로 향하고 있을 때였다.
띠리리링-
“··········응?”
갑작스럽게 온 전화 소리에 하준은 의아한 표정으로 폰을 꺼냈다.
연락을 한 건 김정용 협회장이었다.
‘오늘따라 참 연락이 많이 오네.’
하준은 왠지 모를 귀찮음을 느끼며 일단 전화를 받았다.
곧이어 전화 너머에서는 김정용의 인자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잘 지내셨습니까, 하준 생도님.
“아, 예, 뭐··········. 그래서 무슨 일이에요?”
-다름 아니라 제가 하준 생도님께 작은 선물을 하나 하려고 합니다.
“선물이요?”
의아함에 볼을 긁적이는 하준.
곧이어 김정용 협회장이 말을 이었다.
-저번에 빌런 테러로 인해 집이 부서지지 않았습니까.
“··········아! 설마?”
-예. 혹시 괜찮으시다면 지금 한 번 보시겠습니까?
그 말에 하준의 입꼬리가 기분 좋게 스윽- 올라갔다.
참 상상도 못할 선물을 주시네.
“지금 바로 갈게요.”
-예, 그럼 아카데미 앞에서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 * *
그렇게 5분 뒤, 하준은 아카데미를 나와 협회장의 차를 타고 협회장이 사준 집을 향하고 있었다.
“일단 여러모로 방비가 설치된 집이니 저번과 같은 일은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겁니다.”
“혹시 아파트에요?”
그 말에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젓는 협회장.
협회장이 말을 이었다.
“주택입니다. 보시면 만족스러우실 겁니다.”
그 말에 안도하듯 하준은 미소 지었다.
하긴, 저번처럼 아파트라면 또 그 개 같은 인질극이 발생할지도 모르니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혼자 다니셔도 돼요?”
나름 지위 높으신 협회장이라는 분이 빌런이 판치는 한국에서 이리 혼자서 돌아다니셔도 되려나?
그 말에 오히려 협회장은 하준에게 의아하게 대답할 뿐이었다.
“왜 안 되겠습니까? 하준 생도님이 바로 옆에 계시는데.”
그 말에 하준은 피식- 입꼬리를 올릴 뿐이었다.
그렇게 차를 타고 30분 정도 이동했을까?
“거의 다 왔습니다.”
아카데미에서 생각보다 가까운 위치에 주택이 있던 모양이다.
아마 이런 것도 모두 배려해주신 거겠지.
“근데 뭐, 근처에 불이라도 났나 봐요? 저기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거 보니까.”
“허··········, 그러게 말입니다. 생각보다 큰 불인 거 같은데··········?”
순간 협회장의 표정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뭐지, 뭔 일이 있나?
곧이어 차의 속도를 더욱 높이며 빠르게 불이 난 방향으로 향하기 시작한 협회장.
이때까지도 하준은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협회장은 왠지 모를 굳은 얼굴로 심각하게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렇게 화르륵- 불이 난 주택 앞에 도착했을 때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불타고 있는 집을 바라보고 있었고 불이 타는 집을 바라보는 협회장의 표정은 당황으로 크게 놀라고 있었다.
“이럴 수가··········.”
곧이어 허망한 표정으로 불에 타고 있는 저택을 멍하니 바라보기 시작한 협회장.
당연히 그런 협회장의 반응에 의아함을 느낀 하준이 물었다.
“뭔 일이에요?”
“그, 그게··········.”
그 물음에 주춤- 당황하는 협회장.
그 모습에 순간 무언가를 눈치챈 하준은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협회장에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설마··········.”
“그, 예··········.”
“여기 제 집이에요?”
“··········.”
그 말에 협회장은 무어라 할 말을 없는 듯 얼굴을 푹 숙일 뿐이었다.
“와··········.”
하준은 할 말을 잃고 어이없는 표정으로 현재 화르륵- 불타고 있는 자신의 집을 바라봤다.
“정말 무어라 할 말이 없군요.”
고개를 푹 숙인 협회장은 무어라 그저 하준에게 사과할 뿐이었다.
막상 하준은 협회장의 말이 귀에 들리지 않았다.
그저 어이없이 화르륵- 재가 되는 자신이 집이었던 건축물을 바라볼 뿐이었다.
막상 집이 불타고 있어 구경하러 갔더니 거기가 내 집이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