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I told me to beco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62
61화 – 보물 창고. (3)
엘레나는 꽤나 긴 시간동안 고민을 했다.
그런 엘레나를 지켜보던 태성은 주인장과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그녀랑 오래 알고 지냈나봐요?”
“사하로프 씨에게 여러 가지 도움을 받은 적이 있었거든. 아, 혹시 착각하지는 말게. 나는 어엿하게 부인도 있는 몸이야.”
“그런 생각 전혀 안 했는데 오해가 있었군요.”
“불확실한 것보다는 나으니까.”
“그렇기는 하죠.”
중요한건 그녀가 전수 받은 연구였다.
이리스가 관련 지식을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핵융합 같은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전문가가 같이 있는게 좋았다.
“지금 바로 정해야 하는건가?”
“아쉽게도 러시아에 머물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말이지. 내일 오후에 프랑스로 향하는 비행기를 통해 떠날 예정이야.”
“그럼 늦어도 내일 아침까진 결정을 내려야겠네.”
“엘레나, 어떻게 생각하느냐?”
“글쎄요. 너무 갑작스러워서.”
“일단 난 돌아갈게. 내가 머무는 곳은 여기니까 오후 2시까지 답해줘.”
“그럴게.”
그렇게 태성이 떠난 이후 엘레나는 뭔가를 빠트렸다는 듯 말했다.
“아, 이름도 안 물어봤네.”
“내일 들으면 되지 않느냐.”
“그렇기는 하죠.”
“그나저나 어쩔거냐?”
“글쎄요.”
다른 가족이라도 남아 있었다면 거부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올 초에 두 번째 어머니마저 잃었다.
“그래, 결정은 니 자유지. 그래도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보거라.”
“네, 그럴게요.”
조금 떨어진 곳에 대기 중이던 경호원들과 합류한 태성은 바로 숙소로 돌아왔다.
[이러나저러나 러시아에서의 목적은 거의 다 이루었네요.]“마지막이 남았잖아?”
[그렇기는 한데 지금으로도 충분해요.]“그러냐.”
“술도 자주 안 마시는데 바가 익숙할 리가. 예전에 영화 본 기억으로 한거지.”
[그래도 생각보다 능숙해서 조금 놀랐네요.]이리스의 이야기를 뒤로하고 태성은 침대에 누웠다.
이러나저러나 러시아에서의 일정은 내일이 마지막이었다.
그래서 태성은 이후의 일정에 대해 거론을 했다.
“프랑스 돌아간 이후에는 뭘 하더라?”
[별 다른 일정은 없어요. 휴식에 초점을 맞춰서 일정을 짜두었거든요.]“그래? 그래도 되는건가?”
[몇달간 바쁘게 일하시던 회장님이 며칠 쉰다고 뭐라할 사람이 있을까요?]“아마 없겠지. 그래도 혼자서 프랑스 관광은 좀 심심할거 같은데.”
마카로프나 임원들은 짧은 휴식 이후 바로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반면 태성은 여유가 있었기에 이참에 한국에 잠시 들리기로 했다.
[정 비서에게 연락을 넣어둘까요?]“아니, 일단 내일 엘레나가 어떤 결정을 하는지까지는 봐야지.”
기다림은 그리 길지 않았다.
애초에 저녁에 엘레나와 만났고 피로감을 느낀 태성이 일찍 잠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아침부터 올줄은 몰랐는데.”
“당신 평범한 회사원 같은거 아니었어?”
“우리 회사에서 해외 출장을 나갈 정도면 부팀장 정도는 되어야 해. 그렇다고 내가 부팀장 수준인건 아니지만.”
“음, 그러면?”
“열심히 생각해봐. 그 전에 답은 가져왔어?”
“어? 응, 미국으로 갈게.”
엘레나의 답에 태성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러다가 옆의 정 비서에게 말했다.
“혹시 비서진 중에 러시아어가 되는 사람 있을까요?”
“비서 중에서라면… 1명 있습니다. 김여진 비서가 외교관 집안 출신이라 러시아어가 된다고 합니다.”
“그래요? 다행이네요. 김 비서가 당분간 엘레나를 보조하라고 이야기 해주세요.”
“알겠습니다.”
정 비서가 태성에게 고개를 숙이며 물러나는 모습을 보며 엘레나는 태성이 생각보다 더 높은 위치라는 것을 짐작했다.
그러나 아직 정확히 어떤 위치인지까지는 알 수 없었다.
“그나저나 옆의 그건 뭐야?”
“이거? 이제 러시아를 떠나니까 간단하게 짐을 챙겼어. 나머지 짐은 아저씨네가 보내주기로 했고.”
“그래? 짐 챙겨야하니 며칠 더 시간을 주려고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구나.”
엘레나의 적극성은 눈에 띄었으나 나쁜 일이 아니었기에 태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동을 시작했다.
“아침은?”
“급하게 나온다고…”
“쉐프에게 1인분 더 가능한지 물어봐주세요.”
“알겠습니다.”
“어? 그래도 되는거야?”
“당연하지. 오늘까지 3일 뿐이지만 호텔을 빌렸거든.”
“빌렸다고?”
“그냥 방 몇 개만 잡으려고 했는데 가격을 보니 그렇게 비싸지 않아서 그냥 빌렸어.”
아무튼 그 잠깐 사이에 1명의 자리가 더 만들어진 상태였다.
자리에 앉은 태성은 테이블에 준비된 물을 잔에 부어서 마시기 시작했다.
“응? 이거 이 호텔에서 상류층을 위해 파는 물 아니야?”
“난 그런거 잘 모르는데 맞나요?”
“맞습니다.”
“그렇다네.”
“너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고 대체 뭐하는 사람이야?”
“뭐하는 사람일거 같아?”
“일단 돈 쓰는거 보면 부자 같기는 한데… 잠깐만 보통 부자라고 하면 나이 많은 사람이 대부분인데 넌 몇 살이야?”
“나? 얼마 전에 24살이 되었는데?”
“뭐? 나보다 1살 어리잖아?”
엘레나는 당혹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나이가 비슷하다고 느끼기는 했지만 설마 아예 자신보다 어릴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실례합니다. 주문하신 요리 나왔습니다.”
“일단 먹어. 먹어야 계속 움직일 힘이 생기지.”
“연하라니… 그 와중에 이건 왜 이렇게 맛있는걸까.”
엘레나와 함께 아침을 먹은 태성은 그녀를 데리고 공항으로 움직였다.
엘레나가 바로 러시아를 떠날 수 있도록 준비 해둔 덕분에 출발이 지연되거나 하지는 않았다.
“전용기?”
“아니, 그냥 빌린거야. 전용기를 사면 좋기는 하겠지만 요즘 돈을 아끼는 중이거든.”
“뭐 때문에?”
“당연히 머지 않아서 큰 돈이 들어갈 예정이니까.”
숨겨야 할 이야기는 아니었기에 태성은 이후에도 이어진 엘레나의 질문에 차근차근 답을 해주었다.
그러는 사이 출발 준비가 마무리 되었기에 태성은 엘레나에게 물었다.
“바로 출발할까? 아니면 조금 있다가?”
“음, 조금 있다가.”
그렇게 말하며 엘레나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아마 평생을 살아온 나라를 떠나게 생겼으니 이런저런 기분이 들고 있을 것이다.
“여기로 못 돌아오는건 아니야. 자주는 무리겠지만.”
“…정말?”
“내가 언제 거짓말 한거 본적 있… 애초에 만난지 얼마 안 되었구나. 아무튼 난 이런걸로 거짓말은 안 해.”
정치인이나 대기업을 이끄는 수장을 상대할 때라면 조금 다를 것이다.
그래도 태성은 기본적으로 자신을 감추지 않는 편이었다.
“믿어볼게. 애초에 당신 말만 듣고 미국 가는거니 당신을 안 믿으면 믿을 사람도 없지만.”
“걱정마. 나는 먼저 통수 치는게 아닌 이상 신뢰를 저버리지 않을테니까.”
“그러면 좋겠네.”
아무튼 잠깐의 시간이 흐르고 태성과 엘레나를 태울 비행기는 준비가 마무리 되었다.
본래 예정된 시간보다 몇시간 빠르기는 했지만 이렇게 된거 점심을 프랑스에서 먹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서 태성과 일행들을 태운 비행기는 순식간에 하늘을 날아 오르며 러시아를 떠났다.
*
순식간에 날아서 프랑스에 도착한 태성은 엘레나에게 여러 질문을 하고 있었다.
“러시아를 내려다 본 소감이 어때?”
“뭔가 되게 미묘하네.”
“그래? 그러면 다른 나라를 본 소감은?”
“그렇게 물어봐도 아직 실감은 안 나는데.”
“그래? 그렇단 말이지.”
러시아 밖으로 나온 것부터 시작해서 엘레나는 지금 수 많은 처음을 경험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태성은 적당히 질문을 했다고 판단한 뒤부터 살짝 빠져서 엘레나를 따라갔다.
그리고 조용히 이리스와 대화를 나누었다.
“어때?”
[태성님이 직접 섭외하러 가서 그런지 태성님에 대한 의존이 약간 있는거 같네요. 이 정도는 낯선 곳에 갔을 때 안면 있는 사람을 만난 것 같은 반응이니 신경 쓰실 필요는 없겠네요.]“그래, 그 외에 특이한 점은?”
[당장은 없네요. 다만 궁금한게 있네요.]“궁금한거?”
핵융합 연구에 대한 자료라고 하자 태성은 엘레나가 들고 있는 가방에 눈길이 갔다.
가방의 크기상 서류 정도가 들어가기에 충분했다.
“그래도 이제 막 러시아를 떠나 프랑스로 온 상태니까 당장은 놔두자.”
[알겠습니다. 그리고 1가지 더.]“뭔데?”
[내일 당장 결혼식을 치루실 생각이 아니라면 관계에 주의를 기울이십시요.]“너 평소에 후손이 어쩌구 하지 않았냐?”
[그것과 별개로 우리는 커다란 일을 앞두고 있으니까요. 일이 끝난 이후에는 괜찮아요.]확실히 지금 태성은 점차 다가오는 경제 위기를 대비하기 위해 이리스와 바쁘게 일을 해야했다.
그러니 지금 시기에 이성에 대해 신경 쓰기는 어려웠다.
“그렇다고 엘레나를 방치할 수는 없는데 뭐가 좋을까?”
[게임이나 시켜보죠.]“그럴까?”
[가만히 놔두는 것보다는 나아요. 우리가 어떤 회사인지 알려줄 필요도 있고요.]“그런가. 그러면 유비소프트에 사람을 보내야겠네.”
이전에 유비소프트에서 여분의 콘솔이 있으니 필요하다면 빌려주겠다고 한적이 있었다.
바로 며칠 전의 이야기였기에 빌리는 것은 문제 없었다.
“이건 뭐야?”
“러시아는 아직 출시 안 했던가?”
“출시는 했을겁니다. 그런데 러시아의 사정을 생각하면…”
“그렇겠네요. 아무튼 이건 게임기야.”
“게임기?”
“우리 회사의 주요 업무가 게임을 만들어서 파는 것이거든. 요즘은 다른 분야가 더 활발하지만 시작은 게임이었지.”
“그렇구나.”
프랑스로 넘어오면서 태성은 자신이 TS라는 기업을 이끌고 있고 TS가 어떤 회사인지를 알려주었다.
그것은 엘레나의 상상을 뛰어 넘는 것이었기에 정체를 알게된 직후에는 조금 경계를 했다.
“러시아. 아니 소련일 때 미국에서 사업하는 사람들은 악의 무리라고 배웠거든.”
“그래? 그러면 지금은 어떻게 생각해?”
“너 말고 다른 사람을 안 봐서 모르겠는데.”
아무래도 시간이 필요한 듯 했다.
다행인 점은 당분간 태성도 시간이 남는다는 점이었다.
“회장님, 그러면 저희 먼저 본사로 돌아가겠습니다.”
“네, 저는 좀 더 쉬고 돌아갈테니 당분간 수고 해주세요.”
“좀 더 길게 쉬셔도 됩니다만?”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그렇게 긴 휴식이 필요한건 아니에요. 아무튼 나중에 보죠.”
그러면서 태성은 TS 퓨처 랩에 몇가지 지시를 내렸다.
이번에 러시아에서 영입한 사하로프 이바노비치와 그의 팀을 원자력을 비롯한 에너지 분야의 팀으로 배정한 것이었다.
핵융합이 완성되기 전까지는 핵분열 기반의 원자력이 중심이 될테니 그에 대한 연구를 어느정도 해두는게 좋았다.
“이바노비치 팀장에게 이야기 해주세요. 안전에 신경 쓰라고요. 체르노빌 같은 일은 1번이면 족하니까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전하죠. 그와 별개로 퓨처 랩에서 새로운 제품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새로운 제품이요? 응? 이건?”
“범용 직렬 버스라고 하더군요.”
범용 직렬 버스.
Universal Serial Bus.
줄여서 USB라고 불리는 것이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