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lood Knight's Villains RAW novel - Chapter (89)
나의 악당들 089화
23. 어머니의 전사(3)
“……으, 겁나 아프네.”
금이 간 건지, 부러진 건지. 코에 손가락이 닿을 때마다 두드려 맞는 것처럼 쿡쿡 쑤셨다.
“결론은 그거야? 고작 그것 때문에 길바닥에서 그런 개싸움을 했다고?”
“…개싸움이라니.”
허공에 두둥실 떠오른 채 망토 자 락을 붙잡고 따라오던 녀석이 한심 하다는 듯 빈정거린다.
“그게 개싸움이 아니면 뭐야? 거지 들도 그렇게는 안 싸우겠다. 자존심 이 그렇게 중요해?”
“……자존심 때문 아니라니까? 약 한 놈 명령은 안 듣겠다는데 어떡하 냐? 개싸움이라도 해서 설득해야 지.”
그렇게 둘러대며 우테콰이의 발목 을 고쳐 쥐고 질질 끌었다,
개싸움의 또 다른 주인공인 우테콰 이는 떡이 된 채 혼절해 있었다.
장비 효과까지 더해 근력이 24에 이르는 내가 거의 5분 동안 두들겨 팼으니, 살아있는 게 용할 지경이다.
덜컥.
우테콰이의 뒤통수가 갈라진 판석 에 부딪히자 나는 신경질적으로 팔 을 당겼다.
‘빠각’ 하는, 좀 위험한 소리가 나 긴 했지만… 뭐 어때, 이미 걸레짝 이 된 몸인데.
우테콰이를 내려다보던 엘렌이 꺼 림칙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괜찮은 거야? 치료해 줬 다가 또 날뛰면 어쩌려고?”
“또 두들겨 패면 되지 않을까?”
“•••진심이야?”
글쎄,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우테콰이를 때려눕힐 수 있었 던 건 선빵을 친 데다 운까지 따라 줘서였는데. 또 싸우면 이길 수 있 을까?
“뭐, 정 안 되겠다 싶으면 그냥.”
“••••••그냥?” “아니, 아니야. 일단 가자.” 교회에 도착한 우리는 한 시간쯤 기다린 뒤에야 사제를 만날 수 있었 다. 우리에게 성약을 팔았던 바로 그 사제였다.
“또 왔나. 환자는?”
“이놈이랑 접니다.”
눈 밑이 거뭇해진 사제는 목덜미를 주무르며 나와 우테콰이의 상처를 살폈다.
“이놈, 이교도 같은 행색인데?”
“아, 저 멀리 서쪽에서 왔답니다.”
“흐음. 혹시 몰라 말하네만, 이교도 는 헌금은 물론이고, ‘지르’도 내야 하네.”
“지르? 그게 뭔데요?”
그것도 모르냐는 표정을 짓는 사제 대신, 엘렌이 답을 속삭여주었다.
“그냥, 이교도에게는 돈을 더 받겠 다는 거야. 미들월드 사람들 모두가 광명교를 믿는 건 아니니까.”
아하. 돈 뜯기기 싫으면 개종을 하 라, 뭐 그런 건가?
“나름 온건하네. 이교도라면 다 목 을 날려 버릴 줄 알았는데.”
“사, 오십 년 전까진 그랬대. 교회 에 이교도의 목을 오백 개쯤 바치면 누구든지 성기사 서임을 받던 시절 이니까.”
말문이 막힌 내게 사제가 귀찮다는 듯 물었다.
“그래서? 치료할 건가?”
“그럼, 이놈은 지르를 얼마나 내야 하죠?”
“광명의 전당에 들었으니 은화 한 닢, 사제와 대면했으니 또 은화 한 닢, 전당에서 평안히 나가기 위해서 은화 한 닢, 치료를 위한 헌금 은화 두 닢. 총 다섯 닢일세.”
“다, 다섯 닢이요?”
나는 물론이고, 엘렌 역시 입을 딱 벌렸다.
“야. 이거, 비싼 거 맞지?”
“당연하지. 아일란트에서는 끽해야 동전 두어 푼 정도였는데……
우리의 속닥거림을 가만히 지켜보 던 사제는 얼굴을 구기며 채근했다.
“우리 교회는 주교님의 지침에 따 라 지르를 책정하고 있네. 불만이 있다면 데리고 나가게.”
“그냥 나가면 돈을 안 내도 되나
요‘?”
“그게 무슨 소린가. 당연히 은화 세 닢은 내야지.”
……X팔.
사제는 거의 유언을 하는 것 같은 목소리로 기도문을 읊어 우리를 치 료해 주었다.
“……어리석은 종의 손에 임하사, *끄으응* 상처를 치유하소서.”
사제의 손에서 하얀 섬광이 천천히 점멸하더니 나와 우테콰이를 감싸 안았다.
으음. 최대한 신성력을 짜내는 것 같긴 한데, 어째 시원찮은걸. 효과도 저번만 못하고.
하지만 교회 안에 부상자가 워낙 많은 데다, 사제가 금방이라도 쓰러 질 것 같은 낯빛이었기에 불평을 할 수는 없었다.
나는 제자리를 되찾은 코뼈를 만져 보다가 문득 입을 열었다.
“아, 혹시 성약을 더 구할 수는 없 을까요?”
“…성약은 신성력이 남아돌 때나 만드는 물건일세. 지금은 어떨 것 같나?”
“……그렇군요.”
내가 쓴웃음을 지으며 치료비를 치 를 무렵, 우테콰이가 정신을 차렸다. 여전히 얼굴은 엉망이었지만 사지는 멀쩡한 것 같았다.
“끄으응.”
“벌써 일어났냐?”
“•••Darran tanka?”
상체를 일으켜 세운 우테콰이는 손 바닥으로 피범벅이 된 얼굴을 쓸어 내리곤 눈을 끔뻑거렸다.
“어때. 이제 좀 곱게 따라올 생각 이 드냐?”
“……당했다. 비겁한 싸움이었다.”
“…아, 그래? 승복 못 하겠으면 한 판 더 해볼까?”
흐룬팅의 퍼멀에 손을 얹자, 우테 콰이는 가만히 내 눈을 올려다보았 다. 그러더니 천천히 고개를 내저었 다.
“아니다. 비겁함, 강함이다. 너, 악 한 힘 안 썼다. 나, 패배다.”
“흠.”
이놈, 내가 혈조술을 안 쓴 줄 알 고 있나 본데…. 하긴, 바깥으로 드 러나는 스킬을 쓴 건 아니니 그럴 만도 하지.
“그래서 결론이 뭔데? 따라오겠다 고, 말겠다고?”
우테콰이는 천천히 일어나더니 기 지개를 켜듯 허리를 뒤틀었다.
그 간단한 몸짓조차도 위협적이기 그지없어서, 주변의 부상병이나 성 직자들이 흠칫 놀라 분분히 흩어졌 다.
진짜, 몇 번을 봐도 적응이 되질 않는 엄청난 거구다. 이런 놈을 어 떻게 때려눕혔지?
우테콰이는 키가 2미터를 훌쩍 넘 지만, 살과 근육이 워낙 많고 허리 도 길고 두꺼워서 언뜻 보면 팔다리 가 짧아 보일 지경이었다. 덕분에 인간이라기보단-
“저, 저건 뭐야?”
“엄청나게 큰데…. 생긴 것도 그렇 고, 하프 오우거 아닐까?”
“피투성이 검사의 일행 같은데.”
“끼리끼리 어울리는구먼……
딴에는 목소리를 죽여 속닥거리고 있는데….
다 들려, 이 새끼들아. 그리고 끼 리끼리라니, 막말도 정도가 있지!
그때, 우테콰이가 불쑥 입을 열었 다.
“나, 어머니 말 들었다.”
“뭐?”
이건 또 웬 엉뚱한 소리야.
“동행한다. 명령받는다.”
“•••내 명령을 받겠다고?”
“옳다.”
먼지 나게 뚜드려맞아 놓고 부하가 되겠다고? 이렇게 순순히?
“그, ‘어머니’가 뭐라고 했는데?”
“너, 악한 힘 쓴다. 어머니 말, 전 할 수 없다.”
“그놈의 악한 힘 타령….”
내가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지만 우 테콰이는 무시하고 말을 덧붙였다.
“조건 있다. 나, 거부할 권리, 도전 할 권리 있다.”
“그게 무슨 뜻이야?”
“나, 어머니 뜻 따른다. 너, 어머니 뜻 어기면 나, 따를 수 없다.”
“•••종교적인 문제는 어쩔 수 없지. 그건 그렇다 치고, 도전할 권리라는 건 뭔데?” “너, 승리했다, 명령 내린다. 너, 패배하면 나, 자유다.”
“날 이기면 자유가 된다고?”
“옳다.”
•••딱히 거부할 이유가 없는 것 같 은데?
“뭐, 좋아. 그렇게 하자고.”
내가 간단히 놈의 제안을 승낙하 자, 미덥잖다는 듯 우테콰이를 올려 다보던 엘렌이 불쑥 입을 열었다.
“혹시나 해서 미리 조언하는데, 조 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짓거리를 하면 바로 불태워버릴 거야.”
“야, 엘렌. 아무리 그래도-”
“뭐가? 이런 야만인은 미리 교육을 해놔야 돼. 야, 하탄카인지, 뭔지. 알아들었어?
앙칼진 엄포에 우테콰이는 코웃음 을 쳤다.
“네 앞가림이나 해라, 어린 계집.”
“•••뭐라고?’’
“나, 아버지이고, 딸 가졌다. 내 딸, 너보다 크다. 공손해라.”
“미개한 야만인이 감히 누구한테,”
“나, 하탄카, 어머니의 전사다. 미
개하지 않다. 너, 마녀, 속임수 부린 다. 미개하다.”
“이, 이 돼지 같은 새끼가, 지금 말 다 했어?”
•••우테콰이 이놈, 어쩐지 골치 아 픈 동행이 될 것 같은데.
아니, 골치 아픈 건 둘째치고. 갑 자기 뒤통수를 치면 어쩌지?
내 불안은 하룻밤 사이에 조금쯤 사그라들었다.
간밤의 꿈을 통하여 캐릭터 시트에 탭 ]n가 추가된 것을 확인했기 때문 이다. 세 번째 캐릭터 시트의 주인 공은, 당연히 우테콰이였다.
나는 새벽에 눈을 뜨자마자 곧바로 마룻바닥에 탄필(炭筆)을 휘갈기기 시작했다.
이름 : 하탄카 우테콰이
레벨 : 16
클래스 : 광전사
능력치 : 근력 – 29(57) 민첩 – 12(14) 건강 – 17(24) 마력 – 10(10) 스킬 : 둔기의 무장 문신 (Pas) 5pt, 장막의 가호 문신 (Pas) 5pt, 밤하늘의 축복 문신 (Pas) 2pt, 무쇠도장(Pas) lpt, 무소 강타(Act) lpt, 광폭화(Act) lpt, 우테콰이의 캐릭터 시트는, 내가 예상한 것과 거의 동일했다.
게임적으로 표현하자면, 놈은 근력 에 집중적으로 투자하여 공격력을 올리고, 문신 스킬들로 생존력을 확 보하는 빌드를 타고 있었다.
스킬들을 대충 설명하자면…….
“으, 으으으!”
창틀 사이로 스며든 푸른 새벽빛에 바닥을 비춰 보고 있는데, 어디선가 앓는 소리가 들려왔다.
“……엘렌?” 건너편 침상에서 자고 있던 엘렌은 어느새 식은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 었다. 악다문 입, 좁혀진 미간, 필사 적인 고갯짓…….
바닥에 휘갈겨 둔 글씨를 얼른 흩 어낸 뒤 녀석에게 다가갔다.
“으, 아으, 아아악!”
“엘렌, 엘렌! 정신 차려!
이를 악문 채 몸부림치던 엘렌이 숨을 삼키며 눈을 떴다.
“허 억!”
“정신 차려. 괜찮아?”
“포, 포이?”
“그래, 나야. 갑자기 왜 그래?” 공포로 물든 눈동자가 제 어깨를 잡고 있는 나를 한 번, 좁다란 방 안을 한 번 홅는다. 나와 둘 뿐이라 는 사실을 깨닫자, 소녀의 얼굴이 안도로 무너진다.
“하악, 하, 하으.”
“왜 그래? 악몽이라도 꿨어?”
작은 끄덕임. 어느새 상체를 일으 켜 세운 엘렌은 양손을 가슴께에 모 은 채 몸을 잘게 떨고 있었다.
잔뜩 움츠러든 어깨가 안쓰러워, 나도 모르게 녀석을 끌어당겼다.
엘렌은 얌전히 내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가쁘던 호흡이 잦아든다.
“좀 괜찮아졌어?”
“……응.”
엘렌은 얼굴을 파묻은 채, 조그만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괜찮아. 요즘 명상을 안 해서 그 런가 봐.”
“명상? 명상이 왜, 아.”
마법사들은 꿈을 잘 꾸지 않는다 고, 엘렌이 말한 적이 있다. 꿈은 의식과 무의식의 괴리가 커져서 생 기는데, 명상을 습관처럼 하는 마법 사는 그 괴리가 적다고 했지.
하지만, 명상을 며칠 못했다고 바 로 악몽을 꿀까? 그게 말이 되나?
혹시, 토굴에서의 끔찍한 경험들이 문제가 된 건 아닐까?
“……아직 해 뜨기 전인데. 더 잘 수 있겠어?”
“잘 모르겠어.”
“그래? 그럼 따뜻한 물이라도,”
“아니!”
내가 엉덩이를 들썩이자, 엘렌의 작은 손이 옷자락을 꽉 붙든다.
“ 엘렌?”
“잠깐만, 잠깐만 이러고 있어 줘.”
“……어?” 엘렌은 아주 작은 목소리로, 애원 을 하듯 중얼거렸다.
“그냥, 그냥…… 아무 말 말고.”
“그래, 알겠어.”
가만히 엘렌의 정수리를 내려다보 던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곤 녀석 을 안아 올렸다.
“읏차.”
“어, 어어?”
내가 자세를 고쳐 앉자, 엘렌은 얼 결에 내 허벅지 위에 앉게 되었다.
“이게 더 편하지?”
“난, 그, 그게.”
당황해서 굳어 있던 녀석은, 내 부 드러운 손길이 어깨를 얼마쯤 토닥 거리자 조금씩 풀어지기 시작했다.
멈춰 있던 숨결이 이어지니 쇄골이 조금 간질거린다. 목덜미에 기대어 진 정수리에서는 좋은 냄새가 난다.
아주 익숙한, 살 냄새가 섞인 라임 향기.
“야, 엘렌.”
으응?” “넌 어떻게 항상 머리에서 좋은 냄 새가 나냐? 무슨 비결이라도 있어?”
“•••비결 같은 거, 없어.”
“없다고? 뭐, 향수나 비누 같은 거 안 쓰고?”
“그, 궁전에 있을 때,”
무어라 대답하려던 엘렌이 홱 고개 를 든다.
“여자한테 그런 거 물어보는 거 아 니야.”
“뭐?”
“여자한테 그런 거, 함부로 물어보 는 거 아니라고. 예의에 어긋나.”
기다란 속눈썹에 물방울을 매단 녀 석이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파란 눈동자에는 이유 모를 성난 빛이 서 려 있었다.
난 그 표정에 웃음을 터뜨리고 말 았다.
“프하학!”
“……뭐가 웃겨?”
“그럼 안 웃기냐? *하흐* 우리 사 이에 예의는 무슨 예의야?” 내 웃음기 섞인 질문에, 엘렌의 표 정이 조금 굳어졌다.
“무슨 사이인데?”
“어?”
한기마저 풍기는 차가운 표정으로, 엘렌이 다시 물었다.
“우리가, 무슨 사이냐고.”
표정과는 달리, 녀석의 눈동자는 작게 흔들리고 있었다.
나는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하고 엘 렌을 빤히 내려다보았다. 그러자 조 금씩 흐려지던 시선은 이내 정처 없 이 허공을 헤매기 시작했다.
가슴께가 간질거린다.
녀석의 말에 담긴 함의를 추리하는 동안, 농담을 던질 타이밍이 지나가 버렸다.
어색한 침묵을 지우려 엘렌의 어깨 를 천천히 토닥거렸다.
얼마쯤 지났을까? 품에 안긴 녀석 은, 결국 색색거리는 숨소리를 내며 곤히 잠들었다.
고마운 숨소리였다.
강전사의 스킬 중 가장 유명한 것 은, 뭐니 뭐니 해도 당연히 ‘광폭화’ 였다.
순간적으로 근력과 속도, 생명력을 뻥튀기하는 대신 캐릭터에 대한 통 제를 잃는 특수한 기술.
죽음의 위기에 빠졌을 때나 당해낼 수 없는 강적을 마주했을 때 히든카 드가 되는, 그야말로 광전사의 꽃이 나 다름없는 기술이지.
“……근데 그걸 못 쓴다고? 광폭화 를?”
“광폭화 아니다. 전사, 어머니, 서
로 하나 되는 것.”
“아니, 어쨌든.”
스튜를 세 대접이나 비우고 입가심 용 맥주로 아침 식사를 마무리한 우 테콰이가 ‘꺼억-’ 하고 트림을 했다.
“으엑. 뭐 하는 거야, 이 무례한 새끼야!”
몸서리치는 엘렌을 잠시 뒤로 하 고, 난 재차 우테콰이에게 물었다.
“그, 어머니와 하나가 되는 거. 너 같은 전사가 그걸 왜 못해?”
“어머니와 하나 되는 것, 귀하고 귀한 일이다. 나, 하탄카, 귀한 전사 다. 그래도 못 한다.”
“그러니까, 왜?”
“어머니와 하나 되는 것, 어머니 뜻. 나, 전사의 어머-”
“어머니의 전사겠지.”
“음, 옳다. 나, 어머니의 전사. 어 머니의 뜻에 따른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대화로 나는 우테콰이가 말하는 단어의 의미를 몇 개 이해할 수 있었다.
먼저, ‘하탄카’.
스스로를 ‘하탄카 우테콰이’라고 소개하기에 하탄카는 당연히 성(姓) 인 줄 알았다. 한데 알고 보니 성이 아니라 어떤 신분이나 직위를 의미 하는 칭호더라고.
소금강 어귀에서 만났던 노인이 전 대 하탄카였고, 그가 죽으면서 하탄 카라는 칭호를 우테콰이에게 물려준 것이다.
그리고, ‘어머니’.
이미 어느 정도 예상한 바였지만, ‘어머니’는 어떤 신적 존재를 의미 하는 것이었다.
하긴, 게임에서도 광전사는 툭하면 어머니의 분노니, 어머니의 자비니 운운했었지. 그 뉘앙스를 떠올려보 면, 어머니는 자연 그 자체를 의미 하는 것 같았다.
“아니, 네가 광폭화해서 날뛰는 거 랑 그 ‘어머니’랑 무슨 상관이 있 어?”
“어머니와 하나 되는 것, 전사 안 분노 지피는 것이다. 분노, 어머니의 것, 귀하다.”
“끄응. 그러니까, 광폭화는 귀한 행 동이기 때문에 어머니의 허락을 받 아야 한다는 거지?”
“충분히 옳다.”
“어머니의 허락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데?”
“모른다.”
“몰라?”
“옳다. 어머니 원하면, 어머니 부름 있다. 부름 있으면 어머니와 전사, 하나가 된다.”
“•••랜덤 발동이라는 소리네, 씨X.”
광폭화 못 쓰는 광전사라.
하, 이젠 놀랍지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