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lood Knight's Villains RAW novel - Chapter (90)
나의 악당들 090화
23. 어머니의 전사(4)
마법을 못 쓰는 원소마법사, 언데 드를 못 다루는 강령술사에 이어서, 광폭화를 못 쓰는 광전사라니.
광폭화의 중요성이 그나마 낮은 문 신트리를 타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 나…….
물론, 광폭화를 할 수 있음에도 우 테콰이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걸 수 도 있다. 당장 루크의 경우만 해도, “식사 끝났다. 따라와라.”
“…따라오라고? 어딜?”
뜬금없는 말에 내가 멍청한 표정으 로 되묻자, 우테콰이는 말없이 내 목덜미를 붙잡더니-
“너 지금 뭐, 으적!”
“꺄악, 포이!”
쿠당탕!
-창문 밖으로 던져버렸다!
나무창을 박살 내고 뒷마당에 떨어 진 난 우물에 뒤통수를 처박기 직전 에야 간신히 몸을 추슬렀다.
“*쿨럭* 이 새끼가,”
뒷마당으로 따라 나온 우테콰이가 주먹을 우두둑거리며 말했다.
“너, 나, 겨룬다.”
“겨루다니, 갑자기 무슨 개소리 야!”
“너, 악한 힘 쓰지 않았다. 하지만 비겁했다. 나, 도전할 권리 있다.”
비겁하긴 뭐가…. 끙, 그래. 조금 비겁하긴 했지.
싸움을 직감한 난 곧장 전신의 혈 액을 돌렸다. 몸이 뜨겁게 달아오르 자 이완되었던 몸이 순식간에 전투 태세를 갖춘다.
“그래. 좋지, 도전.”
“나, 승리하면 떠난다.”
“내가 이기면?”
“동행한다. 너, 명령한다.”
“앞으로 쭉?”
“너, 계속 이긴다면, 옳다.”
“계속 이긴다면, 이라고?”
나는 얼핏 불길한 생각에 미간을 찌푸렸다.
“……설마 이길 때까지 계속 도전 하겠다는 건 아니겠지?”
내 물음에, 광전사는 누런 이빨을 드러내며 활짝 웃어 보였다.
“매우 옳,”
“Ictum!”
갑작스레 들려온 낭랑한 목소리에 사나운 바람 소리가 불어오더니,
빠악!
“트헑?”
보이지 않는 거대한 주먹이 우테콰 이의 뒤통수를 강타했다!
“이 더러운 야만인 놈-” 어느새 엘렌은 뒷마당의 상공에 춤 의 정령과 함께 날아올라 있었다.
“으, Kelanna?”
우테콰이가 신음을 내지르며 고개 를 들었지만,
“•••그래, 몽둥이가 약인 멍청이들 도 있는 법이지.”
엘렌은 바다에서 불어오는 마파람 을 붙잡아 거칠게 내리찍어버렸다.
후우웅, 꽝!
“켁!”
하늘에서 쏟아지는 바람주먹에 우 테콰이는 잽싸게 몸을 웅크렸다. 버 틸 생각인가 본데…….
“Ventus, exaudi me!”
현재 엘렌의 마력은 무려 28이다. 우테콰이의 근력이 동급 최강인 것 처럼, 엘렌의 마력도 동급 최강인 것이다.
게다가 마나의 효율을 높여주는 완 드까지 들고 있으니, 강화된 바람주 먹 정돈 스무 방도 넘게 쏘아낼 수 있을 터였다.
꽝!
그리고, 원래 바람주먹이라는 스킬 은 어지간히 민첩하지 않고서야 피 하는 게 불가능한 기술이다.
“컥, 끄억!”
연거푸 휘몰아치는 광풍에 우테콰 이는 결국 바닥에 납작 엎드리고 말 았다.
그 후에도 바람이 찢어지는 소리는 한참을 이어졌다. 우테콰이가 기절 하고, 엘렌의 마나가 바닥날 때까지.
후우웅.
“별것도 아닌 놈이.”
춤의 정령이 흩어지며 엘렌이 내 품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기고만장한 빛으로 반짝거리는 파 란 눈을 빤히 바라보자, 녀석은 어 깨를 으쓱거리며 물었다.
“왜 그렇게 봐? 얼간이 같, 악!”
나는 어쩐지 뿌듯한 기분이 들어서 녀석의 볼을 꼬집어버렸다.
“으, 요 귀여운 녀석!”
“이이—”
엘렌의 앙탈을 받아주며 여관 안으 로 향했다.
우테콰이야 뭐, 알아서 일어나겠지. 마녀가 죽은 날로부터 며칠이 흘렀 다.
울카르 왕자는 소금성에 비축된 식 량을 모조리 풀어 도시민들을 구제 하고 있었다. 조금만 더 버티면 포 위가 끝날 것이라는 소문이 도시에 가득했다.
게임에서의 시나리오에 비춰 보면, 이제 남은 건 도적들의 악에 받친 최후의 공격뿐이다. 그 공격만 막아 내면 챕터 2가 마무리되는 것이다.
보스전의 양상을 알고 있던 나는 아리아드 경을 통해 왕자에게 몇 가 지 조언도 해두었다.
난 컨디션을 완전히 회복했고, 소 금성의 무기고에서 부족한 장비도 갖출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도 상황을 낙관할 수가 없었다.
꿀꺽, 꿀꺽.
“흐으, 맛없어.”
여섯 병째이자 마지막 성약을 마신 엘렌이 소매로 입가를 훔쳤다.
나는 창을 열어 햇살을 들인 뒤 엘렌의 발치에 풀썩 주저앉았다. 그 러곤 녀석의 종아리를 주무르며 물 어보았다.
“어때?”
“…윽, 간지러워.”
“발가락 움직여 봐.”
맨발을 보여서 그런가? 양 볼에 옅은 홍조를 띤 엘렌은 눈을 꼭 감 아버렸다. 그러곤 조그만 발가락 열 개를 수줍게 꼬물거리는 것이었다.
“으으.”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터져 나올 것 같았지만, 나는 애써 태연한 기색을 유지했다.
“발묵-은?”
“음, 잠깐만……
녀석의 미간에 조그만 주름이 잡히 더니 발 전체가 움찔거리기 시작했 다.
굳은살 하나 없는 하얀 발이 작은 원을 완성할 즈음, 엘렌의 이마는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확실히 나아지긴 했네.”
“휴우, 응.”
사제의 말대로, 엘렌에게 하루에 한 병씩 성약을 먹였다. 그렇게 여 섯 병을 모두 마시고 나니 감각은 거의 회복했고 움직임도 미약하나마 돌아오고 있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발을 움직이기 는커녕 아무런 감각도 못 느꼈던 것 에 비하면 엄청난 발전이었다.
상태가 호전된 만큼 캐릭터 시트도 변화가 있어서, 6점이 깎였던 민첩 은 2점만큼, 3점이 깎였던 근력은 1 점만큼 회복되었다.
“나중에 교회에서 성약을 더 구해 보자. 지금은 워낙 바빠서 만들 여 유가 없는 것 같으니까.”
“응.”
걷어둔 바짓단을 내려주고, 리넨 양말(엘렌은 내가 만든 줄 알고 있 지만, 사실 다리아가 만들어주었다) 을 신겨주었다.
리넨은 구김이 많지만 통기성이 좋 아 양말로는 썩 괜찮은 옷감이었다. 현대처럼 탄성이 있는 재질은 아니 라서 끈으로 고정해야 하긴 했지만, 엘렌은 이 맞춤 양말을 썩 마음에 들어 했다.
조용히 양말의 끈을 묶어주다가 문 득 입을 열었다.
“엘렌.”
“미안해.”
“……미안하다니, 갑자기 무슨 소 리야?”
깔끔히 매듭지은 양말 위에 가죽신 을 신겼다.
“이렇게 된 거. 나 때문이잖아.”
“이미 끝난 얘기를 왜 또 꺼내?”
짜증스러운 말투지만, 엘렌의 눈엔 걱정스러운 빛이 스며 있었다. 착한 녀석이다.
잠시 입안에서 말을 골랐다. 난 무 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난 엘렌에 대해, 이 세상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양 굴었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몰랐다.
세상의 흐름이 내 손바닥 위에 있 는 양 굴었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 지 않았다.
도시의 상황도, 엘렌의 마음도, 루 크의 배신도, 무엇 하나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엘렌이 다쳤다.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도 예상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불안했다. 또 엘렌을 위험 에 빠뜨릴까 봐.
조그만 발에 신겨진 가죽신의 끈을 천천히 묶어갔다. 너무 단단히 조여 둘 필요는 없겠지. 엘렌은 아직 걷 지 못하니까.
“며칠 전에.”
“ 응?”
“네가 물어봤지? 우리가 무슨 사이 냐고.”
“……그런데?”
얽히고설키는 상념을 매듭과 함께 갈무리하고, 작은 다짐을 담아 말했 다.
“넌 지원이가 아니야.”
“……갑자기 무슨 엉뚱한 소리야?
‘지원이’라는 게 뭔데?”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너는
나 자신도 정확히 알지 못하는 감 정을 남에게 표현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넌 내게 소중한 사람이야.”
“……므, 무, 뭐라고?”
눈을 동그랗게 뜬 엘렌이 새된 소 리를 내었다.
“넌 내게 아주 소중한 사람이야. 절대 잃고 싶지 않은, 소중한 사람.” 꼼꼼히 매듭지어진 리본을 확인한 뒤, 엘렌의 눈을 마주 바라보았다.
“우리가 무슨 사이인지는 모르겠 어. 하지만, 난 어떤 일이 있어도 네 편이야.”
“그러니까…… 이젠 우리가, 흔들 리지 않았으면 좋겠어.”
“가,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 거 야, 이 얼간이가……
말끝을 흐리는 엘렌의 얼굴은 이미 터질 듯 달아올라 있었다.
“앞으로 무슨 일이 닥쳐도, 서로
믿고 헤쳐나가는 거야. 흔들리지 말 고.”
옷자락을 쥐고 있는 두 손을 조심 스럽게 포개어 잡았다. 움찔 놀란 조그만 손들이 거친 품에 안긴 채 떨림을 이어갔다.
귀까지 벌게진 엘렌이 푹 고개를 숙였다.
“알겠지?”
“••••••응, 응.”
아주 작은 목소리로, 어쩌면 울먹 이는 목소리로 대답하며, 엘렌이 고 개를 끄덕거렸다.
가슴 속에 무언가가 차오르는 것만 같았다.
답답하다며 앙탈을 부리던 평소와 는 달리, 엘렌은 아무런 불평 없이 가죽조끼를 입었다.
이틀 전인가? 심장 부분에 단조한 철판을 몰래 덧대두었는데, 녀석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뭐, 먼저 말할 필요는 없겠지.
무장을 한 뒤 1층으로 내려가니 한 테이블에 낯익은 거구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좋은 아침이다.”
“오냐.”
막 식사를 마친 우테콰이가 대접을 내려놓더니 ‘꺼억’ 하고 트림을 했 다. 그러곤 의아한 눈으로 엘렌을 살폈다.
“이상한 오늘이다. 새끼 고양이 같 은 계집, 얌전하다.”
“……밥 다 처먹었으면 입 다물고 꺼질래?”
엘렌의 날카로운 반응에 우테콰이 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나, 틀렸군. 이상하지 않은 오늘이 다.”
“시비 거는 거야? 매질이 부족했나 봐?”
우테콰이는 엘렌의 말을 무시한 채 얼른 일어나 뒷마당으로 향했다.
며칠 전에 당한 참교육 때문인지 우테콰이는 은근히 엘렌을 피하는 눈치였다. 복수를 하려 들 법도 한 데, 그러진 않더라고. 고향에 있는 딸이라도 떠올랐나?
캐릭터 시트가 뜨긴 했지만, 아직 우테콰이를 신뢰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놈과는 방도 따로 썼고, 놈 과 있을 때는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내 경계심과는 별개로, 난 매일 같이 우테콰이와 살을 맞대고 땀을 흘려야 했다. 엿 같은 일이지 만, 나름 보람찼다.
배를 채운 뒤 뒷마당으로 나가니 우테콰이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간단히 몸을 푼 후,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에게 달려들 었다.
“우워어!”
고함에 뒤이은 돌진에, 나는 얼른
옆으로 스텝을 밟았다.
우테콰이는 아침마다 내게 도전을 해왔다. 나를 쓰러뜨리고 명예롭게 자유의 몸이 되기 위해서였다.
정 자유를 원하면 그냥 도망쳐 버 리면 될 텐데, 그러지 않는 건 ‘어 머니의 뜻’ 때문이라나.
나야 뭐, 아직 놈을 신뢰하지는 않 았지만, 일단은 동행하기로 마음먹 은 상태였다. 갈수록 여정이 빡세질 게 분명하니 이 광전사의 조력을 받 고 싶은 건 당연했다.
그런고로, 난 우테콰이의 도전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흥!
묵직한 손길이 머리칼을 스친다. 우테콰이의 등으로 돌아선 나는 숨 을 삼키며 발차기를 내질렀다.
“큭,”
놈이 잠시 경직된 사’이, 나는 잽싸 게 거리를 벌렸다. 우테콰이의 손길 이 재차 허공을 갈랐다.
근력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우테콰 이는 민첩이 나보다 훨씬 뒤처졌다. 덕분에 내가 마음먹고 회피에 집중 하면 놈은 절대 나를 잡을 수 없었 다.
무기를 들고 있었으면 조금 달랐을 지도 모른다.
우테콰이가 다루는 돌메는 길이가 거의 엘렌만 하거든. 그 정도의 리 치에 괜찮은 무기술이 보태진다면 낮은 민첩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을 터였다.
근데 우테콰이는 맨손 격투를 고집 하더라고. 뭐, 나한텐 다행한 일이 다.
“Aqun, Orrendae!”
우테콰이가 무어라 외치며 자세를 잡았다.
도발이라도 하는 건가?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 *후욱* 말로 하지 말고 주먹으로 해, 이 새 끼야.”
“으워어!”
잠시 웅크려 있던 놈이 전신의 근 육을 폭발시키며 앞으로 튀어나왔 다. 엄청난 속도의 돌진이지만, “읏차,”
나는 얼른 몸을 날려 우물 틀을 딛곤 우테콰이 위로 훌쩍 넘어가 버 렸다.
간신히 멈춰선 놈은 농락을 당했다 고 생각했는지 거칠게 포효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정말로 농락하 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 근데 난 지금 극도로 긴장한 상태다.
손목이든 어깨든 우테콰이의 손아 귀에 잡히는 순간 승률이 10% 아 래로 곤두박질칠 게 뻔했거든.
체격과 근력 차이 때문이기도 했지 만, 놈이 익히고 있는 전통 무술의 영향이 더 컸다. ‘나부크’라는 이름 의, 씨름과 레슬링을 섞어둔 것 같 은 무술이다.
그래서 그래플링으로 들어가면 무 술이라곤 태권도밖에 모르는 나로선 도저히 당해낼 수가 없었다. 저번처 럼 행운이 따라주면 모르지만, 그건 말 그대로 요행이었고.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건 때리고 피하며 최대한 시간을 끄는 게 다였 다. 그러다 보면…….
“후욱, 후우, Fidhos!”
땀으로 범벅이 된 우테콰이가 무어 라 거칠게 지껄이더니 마침내 털썩 주저앉았다. 끝났구만.
“어후, 씨X. *허억* 뒤지겠네.” 묵직한 갑옷을 걸친 데다가 놈보다 훨씬 빨리, 많이 움직여야 했기에 나도 쓰러지기 직전이었다.
그래도 놀릴 건 놀려야지.
“야, 끝난 거지?”
“너, *후욱, 후* 여우 같은 놈!”
“여우고 나발이고, 더 할 거야?”
몇 차례 콧김을 내뿜은 우테콰이는 결국 바닥에 벌렁 드러누워 버렸다.
“흐, 등신. 너 4전 4패다?”
“패 아니다, 무승부다!”
“그래, 그럼 3무 1패. 잘했다, 임 마.”
놈이 알아듣지 못할 괴성을 낸다.
난 실실 웃으며 우물물을 길어 대 충 땀을 닦아내곤, 두레박 가득 찬 물을 우테콰이에게 확 뿌려 버렸다.
촤악!
“크헑! 너, 개자식!”
“도전 끝났어, 이 새끼야. 말조심 해.”
그렇게 말하며, 놈에게 다가가 손 가락을 까닥거렸다.
“자, 일어나. 2라운드 해야지.”
2라운드는, 내 수련 시간이다. 우 테콰이에게서 나부크를 배우는 시 간.
날붙이를 들고 설치는 실전에서 씨 름이나 레슬링이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배워두면 써먹 을 데가 있지 않을까?
그리고 포이닉스의 몸은 워낙 운동 신경이 좋아서 생소한 무술도 금방 익힌다. 실력이 빨리 느는 것의 가 장 큰 장점은, 배우는 게 즐겁다는 사실이다.
“흐, 좋다.”
사나운 웃음을 흘린 우테콰이가 흙 먼지를 털며 일어났다.
200kg에 가까운 거구가 본때를 보 여주겠다는 듯 험상궂은 표정을 짓 고 있는데, 별로 쫄리질 않는다.
“방금까지 쒸익쒸익거리던 새끼가 이젠 실실 쪼개고 앉았네. 기분 좋 은 일 있나 봐?”
약이 오른 우테콰이가 고함을 내지 르고, 낮은 자세로 태클을 걸어왔다.
왼 다리가 잡힌 나는 오른발로 땅 을 박차 얼른 놈에게 업히듯 뛰어올 랐다.
“어림, 없다!”
철푸덕.
팔로 목을 조이기도 전에 바닥에 메쳐졌지만, 전신을 타고 흐르는 뜨
거운 피는 식을 줄을 몰랐다.
거의 오전 내내 땀을 흘린 뒤 한 숨 돌리고 있을 무렵, 아리아드 경 이 직접 여관으로 찾아왔다.
“해적 함대가 접근하고 있네.”
“해적이요?”
“그렇네. 갈대밭의 동향도 심상치 가 않아.”
“마적들까지, 그렇다면……
“가세. 주군께서 기다리고 계시네.”
드디어, 사우스하버 최후의 결전이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