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rown bear country is mine now RAW novel - Chapter 111
불곰국은 이제 제겁니다 111화
111 앙골라 땅 사기/장쩌민의 꿈
“Su-57(수호이) 한 대당 가격이 얼마나 하나요?”
이사벨의 물음에 대통령도 궁금했던 모양인지 니콜라이를 빤히 보았다.
“1억 달러 정도 합니다.”
대통령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러시아에 Su-57 스텔스 전투기가 몇 대나 됩니까?”
“군사 기밀이라 정확히 말씀드릴 순 없지만….”
“…?”
“…?”
“3년 안으로 1,000대는 만들어질 겁니다.”
“허어, 1,000대라니… 전투기 숫자가 그 정도면 전차나 다른 무기들은 더 많을 텐데….”
핵 잠수함은 이미 20척이나 만들었고, 신형 핵 항공모함도 두 척을 동시에 만들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 까무러치겠다.
“조만간 소비에트 때의 군사력을 앞지를 겁니다.”
대통령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후방 지원을 하던 소비에트가 무너지는 걸 보고 완전히 끝났구나 싶었는데 그동안 이렇게 빨리 발전했다니.
요 몇 년 사이 러시아가 언론에 자주 등장했기에 러시아 경제 상황을 꽤 많이 알고는 있었으나 군사력까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20년을 넘게 끌어온 내전이다.
앙골라의 힘만으로는 이 내전을 끝내긴 힘들다는 걸 알기에 대통령은 러시아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 우리도 참전해야겠지요?”
“물론입니다. 육군 병력이 낮에 대규모로 이동하게 되면 발각될 게 뻔하니 14일 새벽에 이동했으면 합니다.”
“그 많은 병력이 현장에 있으면 틀림없이 적들의 눈에 띌 텐데요?”
“현장에는 병력이 몸을 숨길 수 있는 구덩이를 미리 파 둘 겁니다.”
“그러면 괜찮겠군요. 그렇게 하지요.”
이후로 세세한 부분까지 논의를 마쳤다.
“그건 그렇고. 거기서 다이아몬드와 원유를 찾아내면 가스프롬과 알로사가 상주하게 되겠지요?”
“그렇습니다. 어차피 수익성을 보려면 몇 년으론 어림도 없습니다. 그래서 일대를 도시화할 생각입니다.”
“도시화라… 우리야 좋지만 그리 만만치 않을 겁니다. 알다시피 거긴 사바나 지역이라서 아무것도 없어요. 우물을 많이 판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란 말이지요.”
“전에 말씀드린 대로 자유권을 보장해 주시면 제가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감을 보이는 모습에 대통령은 혀를 내둘렀다.
“흐음. 그래서 땅을 사겠다고 한 거였군요. 땅은 얼마나 원합니까?”
“최대한 많이 샀으면 합니다.”
대통령이 딸 이사벨을 보았다.
두 사람도 니콜라이가 고비사막을 숲으로 만들고 있다는 건 방송을 통해 봤었기에 알고 있었다.
고비사막이 가능하다면 ‘사바나’ 지역을 바꾸는 건 더 쉬울 것이다.
문제는 고비사막은 중국, 몽골, 북한, 한국이 러시아에 나름의 도움이 될 거란 장점이 있으면서 거리상으로도 가깝다.
하지만 여기는 러시아와 너무 많이 떨어져 있고 주변에 도움받을 만한 나라도 전혀 없다는 거다.
다이아몬드와 원유가 나온다곤 해도 사바나 지역을 바꾸자면 많은 돈을 재투자해야 할 텐데….
‘정말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군.’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의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대통령은 지도를 보며 말을 이었다.
“이 넓은 지역을 블랙홀에 팔긴 하겠는데 계약을 꼭 지금 해야겠어요?”
그는 내전이 끝나면 계약을 하자고 했으나 니콜라이는 지금 당장 하길 원했다.
내전이 끝났을 때와 내전 중일 때의 땅 가격이 같겠나?
내전 중일 때 계약을 하게 되면 아주 쌀 거란 걸 알기에 서두른 것이다.
그런 니콜라이를 보며 이사벨은 깊은 호기심을 느끼며 적극적으로 도왔다.
대통령으로서는 앙골라에 좋은 일이기에 니콜라이가 원하는 만큼 땅을 팔기로 했다.
그것도 어마어마하게 싼 가격으로.
쓸모없는 사바나 지역의 대부분이 포함되었다.
다시 텐트촌으로 이동한 니콜라이는 현장 총책임자를 불렀다.
“엑스카베이터(굴착기)로 이 지도에 표시된 곳에 구덩이를 파세요. 한 구덩이당 최소한 10명은 들어갈 수 있게요.”
“몇 개나 파야 합니까?”
“1,000개면 충분할 겁니다.”
“그러자면 온종일 작업을 하더라도 20일은 필요합니다.”
“그 정도면 됩니다. 그렇다고 도로 공사에 쓰이는 엑스카베이터를 모두 사용하면 안 됩니다. 거기 사용할 건 놔두고 쓰세요.”
“알겠습니다.”
이쪽에서는 반군이 쳐들어올 걸 모르고 도로 공사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여 줄 필요가 있기에 한 말이었다.
또, 도로는 비상 활주로로 사용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깔아야 했다.
“1km까진 깔아야 합니다. 9월 10일까지요.”
“10일까지라면 확실히 끝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9월 12일 이후로는 아무도 여길 벗어나선 안 됩니다. 주민들에게 일련번호를 매겨서 숫자로 매일 파악하세요.”
혹시 모를 첩자를 잡아 두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다른 지시까지 모두 내리고 사령부 텐트에는 샤샤와 둘만 남았다.
“블랙홀 본사에서 연락이 왔었는데 정확히 9월 17일에 화물선 두 척이 도착한대.”
화물선 두 척엔 여기서 사용할 각종 식료품과 건설 중장비들이 실리게 된다.
“Su-57 스텔스 전투기 15대가 실려 있는 항공모함은 이미 출발했고.”
“계획대로 잘되고 있군.”
“러시아 항공모함이 움직이면 미국에서 알아챌 건데 괜찮겠냐? 중국도 그렇고.”
“항공모함은 9월 13일까지는 나미비아 해협에서 대기할 거야.”
Su-57(수호이)의 비행거리는 평균 5,500km고 속도는 2,130km/h다.
반군이 쳐들어오는 날이 9월 15일이니, 13일까지는 남대서양의 나미비아 해협에 대기하면서 적들의 판단을 흐리게 만들 것이다.
그러다 15일, 적들의 공격이 시작되면 드론과 함께 일시에 출격하게 될 터.
초전박살을 내겠다는 생각이었다.
텐트 밖으로 나온 니콜라이는 다시 현장을 일일이 둘러보았다.
“주민들이 보통 한 달에 얼마로 생활합니까?”
“딱히 정해진 금액은 없지만, 평균 15달러입니다.”
“한 달이 맞나요?”
“네. 다이아몬드 광산 노동자들의 일당이 70센트니까 쉬는 날을 빼면 얼추 맞습니다.”
“흐음.”
“이건 도시 근로자 평균을 말씀드린 거고 사바나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더 적습니다.”
금액 얘기에 샤샤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여기 현장이 본격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하면 주민들 일당을 얼마로 해 주면 되겠어요?”
“높게 잡아도 70센트로 맞추면 될 겁니다. 여긴 숙소도 있고 음식도 제공하니까요. 지금 일하고 있는 주민들에게 물어봤는데 모두 만족해했습니다.”
이것만 봐도 삶은 불공평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어느 나라에 태어나느냐?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에 태어난 것과 아프리카 후진국에 태어난 것의 차이는 엄청나다.
누구의 자식으로 태어나느냐?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중동 왕실의 자녀로 태어난 것과 여기 주민의 자녀로 태어난 것은 이미 출발선부터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100m를 달린다고 했을 때 이미 90m 앞에서 달리는 사람을 이기는 건 정말 어렵다.
마라톤이라고 해도 40km 앞에서 달리는 사람을 어떻게 앞지를 수 있겠나?
그 나라의 대통령이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후진국일지라도 어느 정도 기회가 있겠으나 대부분 그렇지 못하다.
선진국이라 할지라도 경제 사정이 어려운 가정은 자식에게 교육을 시킬 경제적 여력이 못되니 가난은 대물림되는 경우가 많고.
니콜라이는 전생엔 그래도 한국에서 태어났었다.
그것도 모자라 새 삶을 얻었다.
러시아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의 명문가의 자식으로.
유리 유수포프가 늘 강조하던 가진 자의 마음가짐.
니콜라이도 늘 그것을 마음에 새기고 있었다.
자신이 얻은 이 새 삶을 세계의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쓰겠다고.
그러자면 돈과 힘이 반드시 있어야 하기에 러시아를 부흥시키고 계속해서 돈을 벌려는 거였다.
한편, 모스크바에서는 니콜라이의 행보에 대해 회의를 하고 있었다.
“나미비아 해협 500km 바깥쪽으로 지나가기만 한다고 협조를 해 놨으니 괜찮을 게다.”
외곽으로 500km 지점을 빙 둘러서 가는 것이라 나미비아는 물론, 반군 쪽에서도 의심하진 못할 터였다.
그 주변엔 다른 나라들도 많으니까.
또, 항공모함은 반군이 쳐들어가기 거의 하루 전에 도착하니 외부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반군은 아무런 정보도 얻지 못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네가 다시 확인해 두거라.”
“네, 아버지.”
세르게이 민정수석의 대답에 자하르 대통령이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물었다.
“앙골라 상황을 세계의 언론과 인터넷으로 내보내는 건 어떻게 되었느냐?”
“지금도 송출 중입니다. 여론이 우리 쪽으로 움직이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행이다.
아무리 러시아가 좋은 마음을 가지고 움직인다곤 하나 세계인들은 모를 수 있으니 니콜라이가 이걸 꼭 선 처리해야 한다며 부탁한 거였다.
“그런데 니콜라이의 말을 들어 보면 이번에 앙골라 내전을 완전히 끝낼 생각인 것 같습니다.”
“20년을 넘게 끌어오지 않았어. 끝내야지.”
“반군 쪽을 지원했던 미국과 중국이 어떻게 나올지 조금 마음이 쓰입니다.”
“그들은 이미 지원을 끊지 않았느냐. 그 말은 우리가 더 적극적으로 나선다고 해도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이야.”
“그래도 아버지의 정치 이념과는 맞지 않은 것 같은데 괜찮겠습니까?”
“이번 일로 인해 나오게 될 사상자 말이더냐?”
“…네.”
클린턴 대통령도 이 부분을 언급했었다.
자하르는 누구보다 전쟁을 싫어하는 인물이라고.
그러나 자하르 대통령은 더 크게 생각했다.
내전을 끌게 되면 더 많은 사람이 고통 속에 몸부림치게 될 터.
이미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고 불구의 몸이 되었나?
최선은 내전을 최대한 빨리 종식하는 거라고 판단했기에 니콜라이의 말을 들어준 것이다.
거기에 더해 미국이 떠난 앙골라를 시작으로 아프리카 국가들에 러시아의 영향력을 행세할 수 있기에 과감히 결단했다.
“크게 생각해야지. 대통령은 욕을 먹더라도 그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해야만 하는 자리야. 나는 니콜라이의 판단이 정확하다고 본다. 참, 니콜라이가 말했던 것들은 모두 준비하고 있느냐?”
“네. 제가 일일이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래. 네가 잘 챙기거라.”
창으로 간 자하르 대통령은 붉은 광장을 보며 과거를 떠올렸다.
소비에트 연방이 무너졌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고통을 받았었나.
소비에트 연방을 무너뜨린 미국. 미국을 지지한 유럽.
러시아 혼자의 힘으로는 그들을 무릎 꿇릴 순 없다.
다른 나라들과 힘을 합쳐야만 가능하다.
독립국들은 벨라루스가 합병되면서 이제 13곳이 남았다.
나머지 곳들을 합병해 나가면서 주변국들에 러시아의 영향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
그런 면에서 앙골라는 하늘이 내린 기회였다.
유리 회장도 그와 같은 마음이었기에 사돈지간을 떠나 두 사람은 손을 굳게 잡은 것이다.
“여태껏 니콜라이가 해서 안 된 일이 있더냐. 너무 걱정하지 말고 우린 지원만 잘해 주도록 하자꾸나.”
자하르 대통령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중국의 장쩌민 주석은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사빔비’가 9월 15일에 쳐들어간단 말이지?”
“네, 그렇게 연락받았습니다.”
“설마 그자가 직접 가진 않겠지?”
“그것까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이번 기회에 니콜라이 그자를 확실히 끝장내야 돼.”
장쩌민 주석은 크렘린궁에서와 고비사막에서 당했던 그 수모를 잊지 않았다.
‘건방진 놈.’
여태 그 누구한테도 그런 대우를 받지 않았는데, 그 어린놈은 마치 부하를 대하듯이 하지 않았나.
‘네놈은 결국 앙골라에서 잠들게 될 것이야.’
장쩌민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밝은 미래를 꿈꿨다.
장쩌민이 허황된 꿈을 꾸고 있을 때, 니콜라이는 드론 부대를 점검하고 있었다.
“드론 한 대에 폭탄이 세 발이라….”
드론과 함께 개발한 고성능 폭탄은 수류탄 20배의 위력을 가졌다.
그런 폭탄이 3발이면 전차는 물론, 그 일대에 있는 적은 완전히 박살 난다고 볼 수 있었다.
앞으로 성능을 더 업그레이드하면 가성비 면에서 드론은 다른 무기들을 압살하게 될 터.
“드론 운용 요원들은 언제 도착한답니까?”
“3일 후에 도착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시간은 충분하네요. 3대만 출격시켜서 성능 시험을 다시 해 보세요.”
“알겠습니다.”
운용 요원이 드론 세 대를 출격시켰다.
작은 소리를 내며 하늘로 수직 상승한 드론 세 대가 목표물인 낡은 트럭의 200m 상공쯤에서 폭탄을 하나씩 떨어뜨렸다.
쾅! 쾅! 쾅!
이어 다른 목표물을 향해 한 발씩 떨어뜨리더니 마지막 폭탄까지 투하했다.
쾅! 쾅! 쾅!
망원경으로 현장을 확인해 본 니콜라이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목표물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네.’
와라!
앙골라 내전은 드론 부대와 스텔스 전투기 15대로 쓸어버릴 테니까.
시간은 흘러 9월 10일.
반군이 움직이기로 한 9월 15일을 5일 앞두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