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 that used future AI RAW - Chapter (112)
미래 인공지능으로 황제재벌기 112화
112화 내려진 황금 동아줄
KM-Investment가 있는 뉴욕.
“어떻게 오셨습니까?”
입구부터 막아서는 보안실 직원들이다.
“제인 존슨 사장을 만나러 왔소.”
“약속되신 겁니까?”
“그건 아니요. 그래도 꼭 만나야 할 것 같군요. 론스타의 존 그레이켄이라고 전해 주시오.”
불안한 얼굴에 떨리는 목소리의 존 그레이켄 회장이다.
그만큼 긴장을 하는 것이다.
여기 와서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은 것은 아니다.
그저 뭐라도 해야 했기에 찾아온 것이다.
“약속되지 않은 방문은 어렵습니다. 돌아가 주시죠.”
“말이라도 전해 줬으면 하는군요.”
“원칙상 보고가 안 됩니다. 돌아가 주세요.”
보안실 직원은 말을 하면서도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었다.
그저 매번 있는 일인 듯 기계적으로 이야기했다.
그만큼 존 그레이켄과 같은 인물들이 KM-Investment에 자주 방문했던 것이다.
그들 중 존 그레이켄 회장보다 더한 인물들도 있었지만, 그 누구도 제인 사장과 만날 수 없었다.
“부탁이네. 딱 한 번만 연락이라도 해 줬으면 하네.”
매달리듯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는 존 그레이켄 회장은 처절해 보일 정도였다.
“······.”
그러나 보안실 직원은 요지부동이었다.
그때 엘리베이터를 통해 제인 존슨 사장의 비서인 타일러 웨어가 내려온다.
그러면서 존 그레이켄 회장 곁으로 다가오는 타일러였다.
모든 보안실 직원이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반갑습니다. 제인 사장님을 모시고 있는 타일러 웨어라고 합니다.”
악수를 청하는 타일러 비서를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는 존 그레이켄 회장이다.
그는 어떻게 된 상황인지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저 우격다짐으로 찾아온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존 그레이켄도 제인 사장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은 것은 아니었다.
“바, 반갑군요. 존 그레이켄입니다. 제인 사장님을 만나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는 존 그레이켄 회장은 바로 정신을 차리며 악수를 했다.
“올라가시죠. 사장님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앞장서서 걸어가는 타일러 비서.
그런 비서의 뒷모습을 보면서 걸음을 재촉하는 존 그레이켄 회장이다.
따라가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는 듯 바로 뒤를 따랐다.
엘리베이터에 탄 두 사람은 아무 말이 없었다.
그저 앞만 바라봐야 한다는 사명이 있는 사람들처럼 그저 가만히 있었다.
그렇게 최상층에 올라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두 사람은 곧장 사장실이란 명패가 붙은 방 앞에 다다랐다.
타일러 비서는 바로 방문을 열었다.
“사장님, 존 그레이켄 회장 오셨습니다.”
“들어오라고 하세요.”
쌀쌀함이 묻어 있는 말투였지만 저 목소리가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
들어오기 힘들다는 KM-Investment 사장실을 존 그레이켄이 온 것이다.
“앉으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그래, 찾아오신 이유가 이번 일 때문이겠죠?”
“그렇습니다. 먼저 죄송합니다.”
사과를 건네는 존 그레이켄의 말에 제인은 꼬고 있던 다리를 풀고 몸을 앞으로 잡아당겨 턱을 괸다.
이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제인 사장의 표현 중 하나였다.
“사과라? 그렇게 끝날 일은 아니라고 보는데요.”
“죄송합니다. 한국에서 벌였던 일은 내 욕심이 과했습니다.”
“사람 죽여 놓고 사과하면 끝날 일은 아니잖아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죠. 총을 쐈으면 나 또한 총 맞을 각오를 해야죠. 그로 인해 한쪽이 죽는다고 해도요.”
한마디로 사과를 받아 주지 않겠다는 제인의 말이었다.
“어떻게 할까요. 알려 주시면 무조건 따르겠습니다.”
“무조건 따른다······. 지금이 무슨 중세시대도 아니고······.”
뭔가 여지가 남아 있는 말이었다.
그건 제인의 목소리와 표정에서부터 조금 차이가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쌀쌀함을 보이는 목소리에 싸늘한 표정이었다면 지금은 딱딱한 목소리에 아무런 표정 없는 상태였던 것이다.
이것만으로 얼음이 떨어져 내릴 것 같은 사무실 분위기가 전환될 정도였다.
“무조건 따르겠습니다.”
“지난번에 알린 대로 항복인가요?”
“그렇습니다.”
“그럼 계약서를 쓰실 수 있나요?”
계약서라는 말에 그저 그런 계약서가 아니란 것을 존 그레이켄은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빛도 없던 하늘에 한 줄기 바늘구멍이 뚫린 상황이다.
그렇기에 다급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입니다. 원하는 대로 계약서를 쓰겠습니다.”
미국에서는 함부로 계약서를 작성하면 안 된다.
아무리 불평등한 계약이라도 당사자 간의 의지로 계약했다면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존 그레이켄 회장은 그저 사과만으로 이번 일을 해결할 수 없다는 느낌을 제인 사장에게서 받았다.
그렇기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생각 외로 멍청하지는 않네요. 회장님은 멍청했으면 하는 눈치던데······.”
회장을 지칭하는 것이 누구인지 잘 알고 있는 존 그레이켄 회장이다.
바로 알파벳의 총수인 한경민 회장이라는 것을 말이다.
한국인이기에 누구보다 자신의 행동에 화가 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인 것이다.
“무조건 따르겠습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말하는 존 그레이켄 회장은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었다.
제발 한 번만 봐 달라고 제인에게 고개를 주억거리는 것이다.
“그런가요. 그럼 이걸 받아들이면 생각해 보도록 하죠.”
“······.”
“현재 있는 모든 투자자를 정리할 것, 한국에서 거둔 모든 이득에 대해 IMF로 피해를 본 이들을 위한 재단을 설립할 것, 앞으로 우리 말만 들을 것, 투자에 대한 모든 정보는 비밀에 부칠 것, 이를 어길 시 회사 및 존 회장님의 모든 재산을 우리에게 아무 조건 없이 넘길 것, 이상이에요.”
여러 가지 단서가 붙어 있지만, 한마디로 KM-Investment로 귀속되라는 말이었다.
그것도 외부에 알리지 않고 집사처럼 행동하라는 말이었다.
“아, 알겠습니다.”
“계약서가 작성되면 투자자 정리를 위해 투자금 형식으로 자금을 지원할 겁니다. 그리고 한 가지 한국의 고위 공무원에 대한······. 그렇게 할 수 있죠?”
“아, 알겠습니다.”
투자금을 넣는다는 말에 더 놀란 존 그레이켄 회장이다.
마지막 한국의 일 처리에 대해 우려가 있었지만, 말을 들어보면 한국에서 이익을 거두거나 투자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기에 모든 것을 수용하는 것이다.
그래도 계약서를 작성하는 일이 남아 있었다.
그게 작성되면 자신의 인생은 KM-Investment에 귀속될 것이다.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자신의 재산을 지킬 수 있고, 더 큰 투자자를 얻었기 때문이다.
***
유일 그룹에 대한 NYGS의 투자가 발표된다.
총 5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 투자.
이 때문에 한국의 주식시장은 난리가 났다.
NYGS에서 유일전자에 투자한다는 말이 나왔었지만, 그 후 몇 개월간 아무 말도 없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아무런 액션이 없던 두 기업이 급작스럽게 50억 달러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상황인 것이다.
그렇다 보니 시장은 미쳐 날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유일 그룹은 그리 밝은 표정이 아니었다.
“22%밖에 인수 못 한 건가?”
“그렇습니다. 거기에서도 4.4%는 NYGS로 넘겨야 할 지분이기에 최종적으로 17.6%입니다.”
NYGS와의 계약 사항인 인수 지분의 20%를 넘기는 일 때문에 취득 지분에서 나눠야 했다.
저렴하게 산 물산의 주식도 있지만, 대부분은 기존 주식보다 더 비싼 가격에 살 수밖에 없었다.
뒤따라 들어온 골드만삭스 때문에 손해를 본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유일 그룹 전반에 걸쳐 지분을 취득했다.
처음에는 골드만삭스 또한 조금씩 구입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닥치는 대로 유일 그룹 주식을 구입한 것이다.
어버버하던 김진영 전무가 사태를 파악했을 때는 저렴한 주식이 모두 소진된 상황이었다.
급하게 뒤따라갔지만, 지분 대부분을 쓸어가 버렸기에 김진영 전무는 상승하는 주식을 손댈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목표했던 지분을 인수할 수 없었다.
“방법은?”
“제삼자 배정 유상증자밖에는 없습니다.”
이것이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였지만, 후일 문제가 불거질 우려가 있었다.
제삼자 배정 유상증자는 회사의 임원이나 종업원, 거래처, 은행 등에 신주를 인수하게 하는 방식이다.
회사에서 가장 빠르게 자본금을 확보하는 방법 중 하나였다.
그러나 자본금이 부족하지 않은 상황에서 물산의 지분을 제삼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을 취하는 것은 모양새부터가 맞지 않았다.
“다른 방법은 없나?”
“모직과의 합병을 빠르게 진행하는 것 또한 방법입니다.”
김진영 전무가 가진 모직의 지분은 총 52%였다.
그러나 물산과 모직의 주식 가치 비율은 1:7 정도였다.
물산이 7배 더 비싼 상황이었다.
“1:2까지만 할 수 있으면 아무 문제 없습니다. 이번 기회에 장학생들을 이용하시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유일 그룹의 장학생.
중, 고등학교 때부터 싹수가 있는 이들의 학비 및 생활비를 지원해 각계각층에 포진하게 한 이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보고서 작성해.”
“알겠습니다.”
***
AH(알파벳-홍콩)의 윌 클라크는 제인 사장의 지시에 존 그레이켄 회장을 만나고 있었다.
“중국 투자를 우리가 모두 맡으란 말이군요.”
“모두는 아닙니다. 중요 기업 몇 개는 우리가 직접 투자를 할 예정입니다.”
론스타는 한국에서 얻은 모든 이익으로 재단을 설립해 기부한다는 발표를 한다.
이 때문에 한국 내 불법 뇌물에 대한 론스타의 수사는 주춤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한국 내 고위 공무원과 정치인에 대한 수사까지 주춤한 것은 아니었다.
이 문제는 천천히 해결해 나가면 될 일이기에 이젠 본격적으로 회사를 살려야 한다.
다행히 투자금이 알파벳에서 정상적으로 들어온 상황이다.
“그럼 우리가 투자할 종목은?”
“알리바바란 기업의 지분을 최대한 확보하라는 지시입니다. 거기에 여기 나와 있는 회사들의 지분 또한 마찬가지고요.”
거기에는 여러 회사가 나열되어 있었다.
대부분 인터넷 관련 회사들이다.
“알리바바라면 일본의 소프트뱅크의 마원 회장이 투자한 기업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어떤 방법을 사용하든 지분을 확보하시면 됩니다. 거기에 중국 내 유력 인사들과의 지속적인 친분도 가지셔야 합니다. 그게 존 회장님이 하실 일입니다.”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무슨 말인지 이해한 존 그레이켄 회장이다.
“그럼 이젠 일을 하시면 됩니다. 앞으로 만날 일은 없을 겁니다.”
알파벳의 비밀 자금 성격이기에 소통할 수 없었다.
그저 비밀 지령식으로 지시가 이뤄질 것이고, 그 연결고리는 윌 클라크 AH 지사장이 될 것이다.
그래도 NYGS보다는 느슨한 관리였다.
NYGS는 알파벳 내에서도 아는 이가 극히 일부분인 상황이다.
그러나 론스타는 아니었다.
“알겠습니다.”
존 그레이켄 회장이 나간 후 윌 클라크는 앞으로의 중국 내에서 펼쳐질 론스타의 행보에 실소를 금할 길이 없었다.
윌 지사장 또한 HSBC에 다니면서 일부 권력자와 유대 관계를 형성했고, 이를 한영의 공유기 사업에 소개까지 해 준 상황이지만, 최상층부, 그러니까 권력 서열 30위권 내의 인물들과는 친분이 없었다.
그런데 로비에 특화된 인물인 존 그레이켄 회장이 중국 내에서 판을 친다면······.
볼만한 상황이 연출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딴짓 못 하게 잘 관리하겠지?”
존 그레이켄 회장의 관리는 정보실과 경호실이 이원체제로 할 것이다.
피터 실장을 믿기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있다.
“나도 투자를 해 볼까?”
현재 주력하는 분야는 중국 기간망이다.
통신, 철도, 은행이었다.
이 중 중점을 두는 곳이 차이나텔레콤, 일명 중국 전신이란 회사였다.
홍콩에 상장된 상태로 투자하기에도 편리했기 때문이다.
장기 투자가 아닌 중단기 투자로 전략을 짜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많은 지분 확보가 목표는 아니었다.
최대 3% 이내에서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었다.
“프로그램 도우미가 편리하단 말이야.”
프로그램 도우미는 프로그램 매매의 상위 버전이다.
프로그램 매매를 포함해 직접 투자에 대한 도움을 주고 있는 버전으로, 이것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알파벳 내에서도 손꼽힐 정도였다.
그만큼 뛰어난 성능을 보이기 때문도 있지만, 실상 프로그램에 들어있는 미래 주가 자료 때문이다.
아무리 루비가 제작한 프로그램이라고 하지만,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야 할 처지에서 아무나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 수는 없었던 것이다.
오늘도 이 프로그램 도우미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는 윌 클라크였다.
***
한국의 대선이 끝이 났다.
원래 론스타 때문에 진보당이 주춤함을 보였지만, 역사는 바뀌지 않았다.
아니, 어떻게 보면 론스타 때문에 진보당이 당선되었을 수도 있었다.
정부 고위 관료에 대한 부패는 하루 이틀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런데 보수당의 후보는 아들의 병역 비리가 걸려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청렴함의 이미지가 퇴색되었고, 현 청와대에서도 고위 공무원의 부패 청산을 마지막 사명이라는 듯 몰아치며 성역 없이 수사가 진행되면서 반전이 이뤄진 것이다.
대법관 출신의 보수당, 인권 변호사 출신의 진보당······.
그렇기에 고위 공무원 출신의 보수당 주자가 더 큰 타격을 받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유일 그룹에서는 또다시 회의가 열리게 된다.
50억 달러의 투자를 받은 일 때문에 주가가 연일 상승 기조지만, 계속된 악재가 겹친 것이다.